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78
제178화
178화
퍼펙트 올킬은 즉각 그에게 사과했고 애쉬는 제작진과 퍼펙트 올킬을 모두 돌아보며 고개를 흔들어 댔다.
“와…… 진짜 제대로 맞았네. 프로그램 이름이 ‘유 올 라이(You all lie)’인데 내가 너무 방심했어. 처음부터 경고한 건데. 그런데 이건 진짜 무섭다. 분장까지 다 하고. 나는 생각도 못 했어. 그런데 너희는 어떻게 목소리까지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냐?”
“형, 형. 아까 오면서 형한테 퍼펙트 올킬 얘기 물어본 게 저였어요. 모르셨죠?”
민이 묻자 애쉬의 눈이 동그래졌다.
“형 옆에서 같이 걸어온 사람은 저였어요. 형이 저한테 안 힘드냐고 하셨잖아요.”
이빈까지 그렇게 말을 하자 애쉬는 한숨을 쉬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네. 오늘 1박 2일로 촬영한다는 것도 거짓말이에요, PD님?”
“아뇨. 그건 아닙니다. 너무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애쉬 씨.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릴게요.”
“그럼요. 일인데 당연히 그러셔야죠.”
애쉬는 그러면서 퍼펙트 올킬만 잡았다.
“너희 앞으로 조심해라. 내가 반드시 갚을 테니까. 특히 한재훈! 제레미!”
그러나 애쉬의 다짐은 오래가지도 못했다.
“형, ‘유 올 라이(You all lie)’ 막내 작가가 누군지 알아요? 이빈이 동생이래요. 이빈이 동생 수빈이요.”
“……어?”
재훈이 갑자기 치고 들어오자 애쉬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안 속아, 이제. 그리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게 말이 되냐? 정말 수빈이가 ‘유 올 라이(You all lie)’ 막내 작가면 왜 지금까지 ‘유 올 라이(You all lie)’가…….”
애쉬가 말을 하다가 딱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런 건지 알았고 허허 웃어 댔다.
“……죄송합니다.”
애쉬는 자기가 실언을 했다며 사과했고 제작진은 맞는 말을 한 거라면서 괜찮다고 했다.
애쉬는 어떻게 된 건가 하는 얼굴로 재훈을 보다가 아예 이빈을 바라보았다.
“야, 쁨콩이. 너 지금부터 형한테 거짓말하면 혼난다.”
“네, 형.”
“그래. 그러면 솔직하게 말해 봐. 재훈이가 한 말이 사실이야?”
“네. 수빈아, 이리 와 봐.”
그러자 수빈이 이빈의 곁으로 가서 섰고 애쉬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재훈의 분장에 속지만 않았으면 두 사람을 같이 보고 그 말을 바로 믿었을 텐데 불신의 씨앗이 뿌려지고 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쉽게 믿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이에요, 형. 지금부터는 형한테 거짓말 안 할게요.”
재훈이 말했지만 애쉬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거짓말 같아.”
제작진이 웃자 애쉬는 아직 남은 게 있나 하는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또 있는 거죠? 아직 정체를 밝히지 않은 사람이요.”
애쉬의 의심증은 한동안 누그러지지 않았고 결국 강하정 본부장이 전화를 해서 알려 주는 걸로 일단락이 되었다.
강하정은 어디서 어디까지가 정해진 거였는지 알려 주었고 애쉬는 그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았던 것이다.
“아니, 그런데 왜 이번에만 이렇게 무섭게 해요? 원래 ‘유 올 라이(You all lie)’ 안 이랬잖아요.”
애쉬가 PD에게 말하자 PD가 이제부터는 자기들도 바뀔 거라고 했다.
“아아, 뭔지 알겠다. 이 얘기 퍼펙트 올킬이 먼저 꺼냈죠, PD님.”
애쉬의 말에 이효재 PD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떻게 아셨어요?”
“딱 보니까 퍼펙트 올킬 작품 같아서요. 이거 우진이가 말했죠?”
“그건 또 어떻게…….”
“척 하면 척이죠. 퍼펙트 올킬이 뭔가 희한한 걸 하면 그건 우진이 머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아요. 흑막이죠. 최종 보스이기도 하고.”
다른 누구보다 퍼펙트 올킬이 가장 격하게 공감을 표했다.
“맞아요. 저희는 처음에 정말 순진했거든요. 아무것도 몰랐고요. 그런데 우진이 옆에 있었더니 어느 날 세상 풍파에 찌들어 있었어요.”
재훈이 불쌍한 얼굴을 하고 말하자 다른 퍼펙트 올킬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빈조차도 그랬다.
“우리 이빈이 좀 보세요. 처음에 우리 이빈이가 얼마나 순진했는지 다 아시잖아요? 그런데 우진이 형 옆에서 구르더니 요즘에 애가 얼마나 못돼졌는지. 우리 순수한 쁨콩이는 이제 이 세상에 없어요. 그 대신에 사악한 막내가 생겨났죠.”
민이 이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자 수빈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이 얼마나 케미가 좋은지 알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텐션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체력도,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같이 만들어 가려고 하는 동안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의 성격이 드러나게 마련이었고 가식적으로 친한 척을 하던 사람들의 관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곤 했는데 퍼펙트 올킬은 힘이 들면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 장난을 하면서 풀었다.
멤버들이 등을 두드려 주고 어깨를 주물러 주는 건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퍼펙트 올킬끼리 있는 동안에는 자기들끼리 그러더니 애쉬가 오고 나자 그때부터는 애쉬를 챙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제작진은 퍼펙트 올킬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는 동안 즐거워지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싶은 사람.
퍼펙트 올킬은 대형 스타이면서도 그런 존재였다.
“볼수록 진국이네, 퍼펙트 올킬.”
출연진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다음 동선을 짜면서 이효재 PD가 말하자 모두 정말 그렇다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퍼펙트 올킬이 대형 스타가 아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저런 사람들을 그냥 알고 지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은데 금방 하늘로 돌아갈 사람들이잖아요.”
“그러게 말이에요. 저런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어딘가 좀 하자가 한 군데 정도는 있어야 공정한 거 아니에요? 얼굴 잘생겨, 노래 잘해. 성격은 모르겠지만 믿음직스럽고 끌리잖아요.”
“성격도 나쁜 건 아닌 것 같아. 솔직히 이 바닥에서 저 정도 주체적이지 않으면 못 버텨.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까 퍼펙트 올킬이 반대한 사람들이 그동안 안 좋은 소문을 냈던 것 같은데 저 정도면 뭘 더 바라?”
순식간에 퍼펙트 올킬의 팬들이 양산되고 있었다.
* * *
“여기 진짜 좋다. 대표님한테 말씀드리면 우리도 여기에서 쉴 수 있게 해 주시려나?”
애쉬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게 아니었던 듯 퍼펙트 올킬에게 여러 번 그 이야기를 했다.
퍼펙트 올킬도 그 말에 동조했다.
“여기가 VIV 화장품 연수원이니까 잘하면 될 것도 같은데요? 안 되면 회장님을 공략해 보죠.”
“그거 너무 권력 남용 아닌가?”
우진과 재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수빈이 정말 성실하다. 생각도 바른 것 같고. 오빠 덕 보려고 안 하고 자기가 누군지 말도 안 하고 바닥부터 다지고 올라가기로 한 거잖아.”
애쉬는 스태프들과 함께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수빈을 보면서 말했다.
그러는 동안 이빈은 그 주위를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제작진이 수빈을 이빈에게 보내 주었고 수빈은 미안해하면서도 오빠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눴다.
그동안 그럴 시간이 거의 없었던 만큼 두 사람은 정다워 보였다.
“오빠, 고맙지? 나는 항상 오빠 옆에 있잖아.”
갑자기 우희가 툭 치고 나와 말하자 우진이 제레미를 보았다.
“렘아, 너한테 한 말인 거지?”
“그럼요, 형.”
우진은 그때부터 말이 없어졌다.
퍼펙트 올킬과 애쉬가 출연해서 일시적으로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포맷이 받쳐지지 않으면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다시 하락세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
수빈은 자기가 어려웠을 때 받아 준 ‘유 올 라이(You all lie)’ 팀을 좋아했지만 대안은 갖고 있지 못했다.
그것은 PD나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뭘 어떻게 해? 살리기는 이미 글렀어. 괜히 어떻게 해 보려고 하다가 덤터기 쓰지 말고 그냥 우리는 우리가 할 것만 하자. 수빈이도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 필요가 있어. 자기가 좋아하고 정들었던 팀이라고 해도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도태되고 분열되는 거지.”
재훈은 냉정하게 말했지만 그라고 좋아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네가 하는 말이 맞아, 재훈아. 일반적인 경우라면 나도 그렇게 말했을 거야. 포기하라고. 세상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그런데 오빠 동료들이 우리라면 다르게 말해 줘도 되지 않을까?”
우진의 말에 퍼펙트 올킬이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크으. 지리네요, 형.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재훈 형 말도 맞고 우진 형 말도 맞고. 그리고 저도 우진 형이 말한 그 동료가 되고 싶어요.”
민이 말하자 재훈이 웃었다.
“아이고, 이 화상아. 네가 그러니까 내가 매 순간 늙는 거야.”
우진은 재훈을 보고 마주 웃다가 말했다.
“내 말 들어 봐 봐. 듣고 재미없으면 가차 없이 재미없다고 말해 줘.”
“재미없어.”
“듣고나 말해, 인마.”
우진이 말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들려주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핵심이 거짓말이잖아. 속이는 거지. 트릭. 한 사람은 속이고 다른 사람은 그걸 밝혀내는 거면 재미있지 않을까? ‘유 올 라이(You all lie)’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연예인들이야. 사람들은 누군가를 보면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만 그 사람의 인맥에도 관심을 갖잖아?”
“그렇지.”
“출연진의 인맥 중에 특이한 인맥을 활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거야. 예를 들어서 재훈이 너를 생각해 봐. 네 인맥. VIV 그룹의 회장님, 퀸스 워크 대표님, 퍼펙트 올킬, 리지랑 애쉬 형. 그 사람들 중에 가장 편한 상대하고 통화를 하는 거야. 그리고 네가 통화한 내용 중에 스무 개 정도를 뽑는 거야. 그걸 네가 가장 어려워할 만한 사람한테 하는 거지.”
“맥락에 상관없이? 상대방이 뭐라고 하건 간에?”
“응.”
“그럼 바로 끊을 텐데.”
“그러겠지? 그래도 너는 안 끊긴 것처럼 계속 통화하는 척하면서 대사를 전부 읊조리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그런 네 표정을 보면서 언제 전화가 끊겼는지 맞히는 거야.”
“오오!”
재훈은 재미있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다른 퍼펙트 올킬 역시 비슷한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거, 바로 들킬 것 같은데요?”
“나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민과 제레미가 연달아 말했고 재훈은 바로 해 보자고 성화였다.
“괜찮겠지? 재미있을 것 같지? 그럼 PD님한테 먼저 얘기를 해 보자. 괜찮을 것 같으면 우리가 연습 삼아 하는 것도 영상을 따면 좋잖아. 그것도 다 써먹을 수 있을 텐데.”
그러자마자 제레미가 튀어 가서 이효재 PD와 함께 돌아왔다.
“이게 평소에 퍼펙트 올킬들이 일을 벌일 때 일이 진행되는 방식이구나.”
애쉬는 경이롭다는 듯이 우진을 보았다.
신기한 것은 우진만이 아니었다.
다른 동생들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 말에 열띤 호응을 하며 불을 일으켰다.
우진만 있었다면 조금 타오르다가 저절로 꺼졌을 것 같은 불이 퍼펙트 올킬에 의해서 확 살아났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