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80
제180화
180화
이효재 PD가 퍼펙트 올킬 섭외에 성공했고 사전 인터뷰를 하러 가서 찍어 온 영상은 CCS의 몇 사람만 봤지만 거기에 서효섭이 포함되어 있었다.
서효섭을 향해 큰 그림을 갖고 있는 CP가 그에게 영상을 보내 줘서였다.
영상을 본 서효섭이 얼마나 놀랐을지는 따로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효재 PD 따위가 퍼펙트 올킬을 섭외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영상을 보면서 조수빈이 퍼펙트 올킬의 조이빈 동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CP는 그걸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 단계에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 내가 영상을 보여 준 것처럼 하지 말고 생각나서 그러는 것처럼 접근해서 다시 만나면 좋잖아. 그 프로에 서브 작가 하나 정도 더 필요하지 않나? 곧 망할 프로보다는 지금까지 시청률 잘 나온 프로에 조수빈이 가는 게 낫지. 잘해 봐.’
‘그러면 촬영 장소에 가서 CP님이 격려를 해 주시면 어떠실까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수행하겠습니다. 거기에서 퍼펙트 올킬과 인사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섭외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나쁘지 않군. 그렇게 하면 되겠어.’
이야기는 잘됐는데 그 후로 되는 일이 없는 느낌이었다.
조수빈이 조이빈의 동생이라는 소문은 벌써 이리저리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몇 사람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려 하기도 했다.
시청률 제조기 퍼펙트 올킬.
그 마법의 이름.
도대체 조수빈은 자기가 조이빈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언제 말하려고 그런 거였을까.
대박을 터뜨리고 싶어서 애가 달아 있는 걸 다 봤으면서 그때는 왜 그 말을 하지 않았을까.
‘뭐,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해서 뭐 해. 아직 안 늦었어.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
그는 조수빈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연결이 되지 않았지만 녹화 중인가 보다고 생각했다.
아직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일 뿐, 결국 다시 만나게 될 거고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할 수만 있으면 조수빈의 마음을 되돌리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빈이 아직 자신의 얼굴을 보며 감정을 살피고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애태울 거라는 환상에 빠진 채 그는 망상에 허우적거렸다.
* * *
CCS는 파격적이라고 할 정도로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홍보했다.
퍼펙트 올킬이 나온다는 말은 즉각 먹혔다.
방송국에서는 이빈과 수빈이 나란히 걷는 장면을 내보냈다.
수빈의 얼굴은 모자이크된 채였고 이빈은 행복하고 들뜬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빈이 매너 좋기로 소문난 아이돌이기는 했지만 여자와 그렇게 가까이 가면서 전혀 긴장감 없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궁금증은 극대화되었다.
그들의 노림수는 제대로 적중했고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시청률은 그동안 CCS의 어떤 프로그램도 이르지 못했던 기록을 세웠다.
CCS가 가진 9.8%의 기록은 물론 종편 최고 기록이라는 20.1%를 넘는 24.2%라는 기염을 토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퍼펙트 올킬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성공은 예견되어 있었지만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관심을 받으며 제작진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사전 인터뷰가 퍼펙트 올킬의 스태프와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의 두 방향에서 촬영된 것을 깨닫고 퍼펙트 올킬 측의 센스에 감탄했다.
[이런 시점 되게 독특하다. 여기에서 안 찍어 줬으면 쁨콩이 동생 잘 안 보였을 텐데.] [그러게. 이렇게 보니까 내가 퍼펙트 올킬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나고 좋네.]시청자들은 ‘유 올 라이(You all lie)’가 방송되는 내내 감탄을 쏟아 냈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자기들이 느낀 걸 같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집결했다.
[ㅋㅋㅋㅋㅋ. 퍼펙트 올킬 왜 이렇게 귀엽고 악랄하냐. 애쉬 속이는 데 너무 진심인 것 아니냐고. 그 와중에 우리 애쉬 의리 무선 일이고.] [대박. 한 사람 속이자고 특수 분장까지 해 버리는 스케일. 퍼펙트 올킬, 역시 너희는 내 원픽이다.] [애쉬 어쩔. 퍼펙트 올킬이 합심해서 자기 속인 것도 모르고 계속 퍼펙트 올킬 자랑하는 거 너무 예쁨. 애쉬는 정말 한결같아서 너무 좋아.] [세상에, 저걸 저렇게 살리네. 나 이 프로 전에도 몇 번 본 적 있었는데 이거 정말 더럽게 재미없어서 이건 채널 공해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뻘하게 재미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려나?] [가능은 할 것 같은데 퍼펙트 올킬만큼 후덜덜한 인맥을 가진 사람들은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할 때는 이 정도 임팩트는 없을 듯. [빌보드 1위를 밥 먹듯이 하던 머누가 제레미 팬인 줄 누가 알았겠어? 퍼펙트 올킬 강제 공개된 것도 꿀잼. ‘유 올 라이(You all lie)’ 퍼펙트 올킬 편은 대대손손 소장 각이네.]퍼펙트 올킬이 출연한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종편 예능 시청률 순위를 싹쓸이해 버렸다.
재방송까지도 압도적인 수치로 차상위를 차지하면서 종편 예능 전체의 생태계가 재편될 지경이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흥행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방송계에서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퍼펙트 올킬의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본 톱스타들이 ‘유 올 라이(You all lie)’ 출연에 적극적으로 나와서 앞으로 한동안 톱스타들의 섭외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고 우진이 짠 포맷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이유였다.
퍼펙트 올킬이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후덜덜한 인맥을 자랑하는 톱스타들이 나와서 방송에서 잘 볼 수 없던 사람들과 통화하는 장면을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그리고 수빈이 막내 작가로 있는 프로이니만큼 앞으로도 퍼펙트 올킬이 몇 번 정도는 의리상 다시 출연을 해 주지 않겠는가 하는 추측도 이루어졌다.
[퍼펙트 올킬은 규격이 완전히 다른 듯. 예능에 나와 달라고 했더니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놓고 가더니 이제는 종편 예능 시청률 앞자리수를 바꿔 버리네.]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의 평범한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것에 즐거워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다.
수빈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러브 콜을 받았다.
방송 작가는 꼭 한 프로그램만 해야 하는 건 아니었는데 일단 수빈은 ‘유 올 라이(You all lie)’에서 실력과 경험을 더 쌓기로 했다.
CP는 ‘유 올 라이(You all lie)’에 PD와 작가를 더 붙여 주면서 지원을 하려 했지만 이효재 PD는 제작비를 지원해 주는 게 더 낫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안 나올 때는 험한 말로 비아냥대고 무시하던 사람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남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오려는 꼴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 봤자 오히려 팀워크만 와해되는 일이라, CP가 못 알아듣는 척 그 일을 강행하려 했을 때는 자기가 지금 여러 곳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했다.
“저는 변수예요, CP님.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상황에서도 제가 같은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제가 참을성 없는 건 잘 아시잖아요. 다른 곳에 가서 새 프로그램 만들고 퍼펙트 올킬에게 몇 번 출연 좀 해 달라고 하면 퍼펙트 올킬은 거절하지 않을걸요? 당연히 조수빈 작가도 데리고 나갈 거고요. 이런 건 제가 말을 안 해도 예상 가능할 텐데 꼭 이렇게 말을 하게 하시네요.”
CP는 얼굴이 붉어진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제작진은 어느 때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
서브 작가는 조수빈이 자신의 자리로 올라온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수빈이 먼저 나서서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실하게 말을 해 주었다.
“섭외 능력은 좋겠지만 저는 구성 능력을 인정받아서 올라가고 싶어요. 특혜를 누릴 생각이었으면 훨씬 전에 얘기를 했을 거예요. 저희 오빠가 퍼펙트 올킬 멤버고 다른 멤버들이랑도 다 친하다고요. 그러지 않다가 이번에 말씀드린 건 지금 이 팀이 좋아서예요. 이 멤버로 ‘유 올 라이(You all lie)’ 포맷을 잘 만들어요. 그리고 해외에 수출도 해요.”
조수빈의 말은 다른 스태프들에게도 들어갔고 그들은 수빈이 그렇게 진국인지 몰랐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그들의 프로그램은 점점 기반을 잡아 갔다.
퍼펙트 올킬은 여전히 그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기 위해 준비 태세를 갖춘 채 주시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증명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힘으로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수빈은 시청률이 나왔을 때 이빈에게 전화를 걸어 그 소식을 전해 주었다.
이빈이 스피커폰으로 받았는지 퍼펙트 올킬의 목소리가 왁자하게 들렸다.
-시청률 봤어, 수빈아. 축하한다. 잘할 줄 알았어. 정말 대단해. 네가 자랑스럽다.
제레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렸고 다른 멤버들의 축하 멘트도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꾼 부분들 후킹하더라. 늘어지는 부분도 잘 잡아냈고 보완해 낸 방식도 세련됐던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장치를 마련한 것도 좋았고. 이 프로그램에만 안주하지 말고 다른 것도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더라. 그 팀 잘 어울려. 파일럿 프로그램 한번 만들어 봐. 그때도 오빠들이 나가 줄게.
우진의 말은 정확히 수빈이 듣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정말요, 오빠? 정말 감사합니다. PD님한테 그렇게 말씀드릴게요.”
“야, 차우진. 너는 왜 그렇게 말을 하냐? 어? 우리는 그렇게 말할 줄 몰라서 그런 말을 안 한 게 아니잖아. 어? 지금은 그냥 수빈이 칭찬해 주는 자리니까 안 한 거지.”
재훈이 볼멘소리로 말하자 당장 다른 퍼펙트 올킬 멤버들이 재훈의 말에 반격을 가했다.
-아닌데요, 형? 저희는 그렇게 말할 줄 몰라서 안 한 건데요?
-맞아요. 저도 그런 건 생각도 못 했어요. 그래서 역시 우진이 형이구나 했는데요?
-저도요. 역시 배운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재훈도 꼭 따지려고 그런 게 아니라 우진에게 장난으로 시비를 걸려고 그랬던 것뿐이라 멤버들과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수빈은 그들과 통화를 마치고 이효재 PD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려고 급히 회의실로 향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문 앞에 붙어 있는 팻말이 이제는 자랑스러웠다.
전에는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면 이제는 볼 때마다 흐뭇했다.
종편 예능 시청률 전체 1위의 프로그램.
몇 주째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막내 작가가 자신이라는 사실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빈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 때문이었다.
“수빈아.”
수빈은 돌아보지 않고도 그게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