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82
제182화
182화
리지를 생각하면 좋았다.
좋아하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지만 솔직히 자신의 감정에 대한 확신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그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동생들이 그렇게 말을 했던 것이다.
“큼!”
우진은 괜히 어색해서 헛기침을 했고 멤버들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콘서트는 어떻게 할 거냐?”
우진은 퍼펙트 올킬에게 물었고 그들은 일제히 어려운 질문을 받은 것처럼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기도 했고, 이제 행복한 시간은 끝났고 고생이 시작되겠다고 여기는 듯하기도 했다.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다시 관리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까마득했다.
지금도 잘 유지되는 몸이기는 했지만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이제부터는 다시 뼈를 깎는 과정에 들어가야 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약에 그걸 한다면 너는 얼마나 생각하는데? 기간 말이야.”
재훈은 퍼펙트 올킬 멤버들끼리 먼저 거기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려 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처럼 물었다.
“남들이 통상적으로 이렇게 해 왔으니까 우리도 거기에 따라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나도 그렇고 너희도 그렇고 콘서트를 생각하니까 벌써 부담 먼저 들잖아.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콘서트는 우리에게도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
우진이 말하자 퍼펙트 올킬이 동시에 그를 보았다.
“형, 형은 그런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나요? 머릿속에 누군가 있다가 지금 이렇게 말해! 하고 알려 줘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형은 그런 표정이 아니었거든요. 우리보다 더 힘들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말 정말 자연스럽게 나오네요.”
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가며 말했다.
다른 퍼펙트 올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말은 맞는 것 같아. 우리도 즐기면서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고. 살이 좀 붙어 있다는 게 죄는 아니잖아? 우리는 살이 붙은 자연스러운 체형을 가진 사람들을 죄악시하는 풍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러니까 체형 관리는 특별히 하지 말자.”
재훈은 그 분위기를 묘하게 몰아갔다.
퍼펙트 올킬의 다른 멤버들도 그 말에 혹한 듯 서로를 보았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팬들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욕심은 그들 모두에게 있었던 것이다.
“저는, 그냥 관리할래요. 팬들이 오래 기다렸잖아요. 오래 참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콘서트 끝나면 다시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도 있을 거고요…….”
제레미가 힘없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자신을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른 멤버들도 비슷했다.
“우리가 이렇게 해서 최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 거예요.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면 우리도 달라지겠죠.”
민까지 그렇게 말하자 재훈도 더 이상은 의견을 펼치지 못했다.
그도 말을 하는 동안 동조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동조자가 생긴다고 해도 그 말을 적극적으로 따르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래 하지는 말고 우리 편의도 생각해 가면서 하는 걸로 하고 그 시간 동안은 최고로 준비해서 보여 주자는 거지?”
우진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신기해요. 이렇게 웅성거리면서 한 말을 어떻게 단번에 그렇게 명쾌하게 정리를 할 수 있는 건가 해서요.”
이빈이 감탄하자 다른 퍼펙트 올킬도 정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진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다.
글을 오래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는 남들과 다른 재능이 발휘되는 것 같았던 것이다.
그들은 연리지의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우희가 운전을 했고 퍼펙트 올킬은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와 하고 싶은 것들을 저마다 말했다.
“게스트는 누구로 할까요? 게스트를 많이 부를 거예요?”
민이 묻자 재훈은 자기가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을 몇 명 열거했고 그 이름이 나올 때마다 퍼펙트 올킬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퍼펙트 올킬은 그런 부분에서 의견의 합치가 잘 이루어졌다.
그래서 복잡한 일을 정리하고 의견을 모으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면 렘이가 이 내용으로 본부장님이랑 얘기 나눠 봐. 우희도 같이 가고.”
“넵.”
“네, 오빠.”
재훈의 정리에 제레미와 우희가 경쾌하게 대답을 하고, 벌써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아 참, 그때 그 VIV 화장품 연수원에서 콘서트를 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한번 알아보면 좋겠다.”
우진이 말했지만 그 말은 간단히 기각당했다.
잔디와 나무만 해도, 그리고 곳곳에 무더기로 깔려 있는 조약돌만 해도 얼마나 비싼 건지 귀가 닳도록 들었는데 그 장소를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할 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진도 재훈의 말을 듣고 금방 수긍했는데 그래도 아쉬움은 남았다.
“우진이, 거기 되게 마음에 들었나 보다? 뭐가 그렇게 좋았어?”
“그냥, 그 탁 트인 전경? 호수랑 그림 같은 건물들도 그렇고.”
“그럼 네가 사서 만들어. 그러면 되잖아.”
재훈의 말에 퍼펙트 올킬은 처음에 웃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기들이 왜 웃고 있는 건가 하는 것 같았다.
정말 그러면 되는 건데…….
그런 표정이 얼굴에 지어졌다.
이제는 특별히 우진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퍼펙트 올킬 멤버들도 그런 곳을 사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재력을 갖추고 있었다.
“어려울 것도 없겠는데요? 모자랄 것 같으면 제가 돈을 빌려 드려도 되고요.”
민까지 그렇게 말하자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냥 우리만 살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까지 부지가 넓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곳 분위기가 느껴지게 축소판으로 만드는 건 괜찮을 것 같아요.”
이빈이 얼렁뚱땅 말하자 우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만 살다니? 너 나중에도 형들이랑 살려고?”
“어! 그럼 형들은 저희랑 같이 안 살려고 하셨어요?”
이빈의 머릿속에는 퍼펙트 올킬이 활동을 끝내고 은퇴한 후에도 멤버들이 모두 옹기종기 모여서 도란도란 사는 꿈이 채워져 있었던 것 같았다.
“에이, 그래도 그건 아니지. 너희가 아무리 좋아도 너희랑 결혼하는 사람들도 그것까지는 안 바랄걸?”
“나는 바라는데.”
갑자기 우희가 툭 치고 나왔다.
그러자 제레미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우희는 그렇대요. 그럼 나머지 네 명만 해결이 되면 되겠네요. 들어 보니까 이빈이는 이미 그러기로 오래전부터 마음을 먹은 것 같으니까 이빈이도 빼고. 그럼 우선 리지 누나한테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되겠네요.”
제레미가 말하자 우진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야! 그런 소리 하지도 마. 고백을 해도 내가 하니까.”
“너, 좋아한다고는 말한 거지? 여기에서 다시 고백한다는 건 청혼을 말하는 거야?”
재훈이 진지하게 묻자 우진의 얼굴에 다시 한번 열이 올랐다.
“아, 몰라.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희도 남의 사생활에 너무 관심 좀 갖지 마.”
그러나 퍼펙트 올킬이 누구인가.
차우진을 놀려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는데 그 기회를 쉽게 포기할 그들이 아니었다.
우진은 가는 동안 계속 퍼펙트 올킬에게 시달렸고 차에서 내렸을 때는 영혼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연리지를 보는 순간 그런 기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서 와.”
오드리 햅번의 얼굴이 프린팅된 셔츠에 물 빠진 청바지를 입고 편안하게 머리를 묶은 연리지는 반가워하며 그들을 안으로 들였다.
“어서들 와. 뭐 줄까? 배고파? 밥은 언제 먹었어?”
연리지는 퍼펙트 올킬을 보며 편하게 말했고 멤버들은 신경 쓰지 말라며 자연스럽게 냉장고로 향했다.
“저희는 저희가 알아서 챙겨 먹을게요.”
“그래. 역시 퍼펙트 올킬은 이래서 편해. 과일도 많은데 과일 잘 깎는 사람이 과일 좀 깎아서 내와 봐.”
연리지는 그렇게 말하더니 우진과 재훈을 데리고 갔다.
“새로 곡 작업을 했는데 들어 봐. 파워풀한 댄스가 얹어지면 그림이 나올 것 같아.”
“연리지가 만들었으면 당연히 멋지겠지.”
재훈이 말하자 연리지가 웃었다.
방금까지도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연리지가 마스터 키보드 앞에 섰다.
“인트로 분위기는 아직 확실하게 정하질 못했어. 클래식하게 할지 아니면 일렉트로닉 팝 분위기로 채울지.”
“일단은 해 봐. 둘 다 들어 보자.”
재훈의 말에 그녀는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다.
이 부분은 딱히 마음에 안 들지만 기다리다 보면 곧 칭찬할 만한 부분이 나오겠지, 하면서 의리로 들어 줘야 하는 게 아니었다.
우진은 연리지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음악에 흠뻑 취해 들어갔다.
여기.
이제 곧 휘몰아칠 거다.
연리지가 종종 의외성으로 무장해 사람들의 예상을 비껴 나가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는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우진의 마음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노래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폭발시켜 버렸다.
‘와……!’
우진은 자신이 내는 소리가 음악을 망칠까 봐 걱정이 돼서 숨소리까지 죽였다.
웅장하고 대단했다.
모든 소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 느낌.
모든 소리가 정확히 자신의 음을 알고 그곳에 위치하고 있는 느낌.
처음에는 두 가지 버전을 순서대로 전부 들어 보려고 했지만 듣다 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이대로가 좋아. 클래식한 도입부는 안 들어 봐도 될 것 같아.”
우진이 단정적으로 말하자 연리지가 재훈을 보았다.
재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하네. 우와. 연리지, 너는 어떻게 애가 볼 때마다 더 괴물이 되냐?”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면 사. 퍼펙트 올킬한테는 특별히 싸게 판다.”
연리지는 처음부터 퍼펙트 올킬을 생각하고 만든 곡인 듯했고 어느새 다른 멤버들도 모두 와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딱 우리 노래네요. 저는 안무도 어느 정도 떠올라요.”
제레미가 말하자 연리지는 자기가 녹음해 두었던 것을 다시 틀었다.
제레미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특별히 힘주지 않은 안무였는데 좋게 말하면 편안해 보였고 나쁘게 말하면 심심했다.
제레미가 즉흥적으로 춤을 추고 나서 퍼펙트 올킬의 판단을 기다리는 듯 그들을 바라보았지만 누구에게서도 선뜻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별로인가 보네요.”
“응. 심각하게.”
민이 가차 없이 말하자 연리지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퍼펙트 올킬이지. 비수를 아무렇게나 막 꽂아.”
그러자 제레미가 연리지를 콕 찝어서 물었다.
“별로였어요, 누나?”
“……응.”
그러자 제레미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막 꽂으나, 눈치 보면서 꽂으나 비수 꽂는 건 마찬가지잖아요.”
자신의 안무가 퇴짜를 맞았지만 제레미는 그것을 크게 마음에 담아 두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고, 자기가 만든 게 아니라고 해도 그 곡에 딱 맞는 안무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연리지는 그들이 그 곡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 번 더 들려주었다.
퍼펙트 올킬은 각자 음악에 몸을 실었다.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맡겼다는 표현이 딱 맞을 터였다.
바람처럼, 비처럼 음악이 그들의 몸에 스며드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았다.
이 멋진 남자들이 우월한 피지컬로 리듬을 타는 것만 봐도 황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