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86
제186화
186화
“회장님이 갑자기 왜 저러시지? 무슨 일 있었어?”
만경 할머니가 걱정스럽게 말하는 걸 듣고 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별일 아닐 거예요. 갈비찜 정말 맛있어요.”
“그렇지? 짜지 않게 했어. 짜면 밥을 먹게 돼서 많이 못 먹잖아.”
“정말 맛있어요.”
우진은 평소보다 많이 먹고 일어서면서도 조금 더 먹지 그러냐는 말을 들었다.
“할머니, 저 정말 배불러요.”
우진은 불쌍한 표정을 짓고서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고 그길로 강 회장의 서재로 갔다.
“퍼펙트 올킬의 콘서트를 볼 수 있을까? 1열에서.”
강 회장이 기다리고 있었던 듯이 말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억만장자들도 감히 꿈꾸기 어려운 일일 텐데 말이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VIV 화장품 연수원에서 하지.”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초대하고 싶으세요?”
“응. 우리 애들. 마지막이 되겠지. 그리고 한주미나도 초대하지. 초기 멤버들. 퍼펙트 올킬을 만들어 준 사람들 말이야.”
“예.”
“퍼펙트 올킬이 바쁘면 꼭 하지는 않아도 돼.”
“아닙니다, 회장님. 멤버들도 하고 싶을 겁니다.”
“고맙군. 그럼 이제 돌아가. 한 달의 계획을 세워야겠어.”
“예, 회장님.”
숙소로 돌아온 우진은 퍼펙트 올킬에게만큼은 그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과 제레미가 먼저 돌아왔고 재훈과 이빈은 조금 늦었다.
그들은 모두 파김치가 되어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새로운 도전이 즐거워 보였다.
“잘들 하고 왔어?”
“네, 형. 그런데 다른 멤버들이 없으니까 자꾸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더라고요. 정면을 보고 있어도 항상 양옆에 퍼펙트 올킬이 있었는데. 퍼펙트 올킬은 역시 완전체일 때가 가장 좋아요.”
민이 그답지 않게 속을 드러내며 말했다.
“그건 그래요. 다른 사람들도 퍼펙트 올킬 완전체를 보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묻더라고요.”
제레미도 한숨을 쉬며 말했고 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민과 제레미는 우진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걸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래서 몸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우진의 옆을 기웃거렸다.
그러면서도 묻지는 못하고 있다가 재훈이 오자마자 우진이 이상하다고 고해바쳤다.
결국 퍼펙트 올킬은 다 함께 우진의 옆으로 왔고 무슨 일인지 빨리 말해 보라는 재훈의 다그침에 우진은 그렇지 않아도 하려고 했던 말을 꺼냈다.
저승사자가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멤버들을 보면서 우진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분이 왜 다시 너를 찾아와? 전에도 그랬어?”
재훈은 오히려 그 부분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이번이 처음이야. 전에도 저승사자는 못봤거든. 그냥 나 혼자 죽었다가 살아난 거지.”
“아아.”
“그런데 강 회장님이 돌아가신대. 한 달 후에.”
“…….”
퍼펙트 올킬은 그 말을 듣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 건가 하는 고민 같은 것은 처음부터 전혀 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우진은 그들의 얼굴을 보고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하는 사람이 하나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 안 될 건 없죠, 형. 그런데 회장님한테는 말씀드리셨어요?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허송세월하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민이 다급하게 말했고 우진은 그렇지 않아도 뵙고 왔다고 말했다.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더니 우리 콘서트를 보고 싶다고 하셨어.”
이빈은 그 말에 울컥했는지 고개를 돌렸다.
“그래. 당연히 해 드려야지. 우리 하던 건 잠시 접거나 미루고 그것 먼저 해 드리자. 나는 그러면 좋겠다. 회장님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까지 누명을 벗지도 못했을 거야.”
재훈은 강 회장에 대해서 속으로 각별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다.
“좋아하시는 곡이 있으면 먼저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곡들로 꾸미면 좋잖아요.”
“응. 말씀드려 볼게. VIV 화장품 연수원에서 하자고 하시더라.”
“그것도 좋겠네요.”
제레미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어쩌다 그런 일이 생기는 거래요? 우리가 막을 수는 없는 거예요?”
민이 말했지만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저승사자가 그걸 알려 준 것은 죽음을 피하라고 알려 준 게 아니었을 것이고 어차피 이쪽에서 아무리 열심히 죽음을 피하려고 해도 어차피 죽음은 정해진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퍼펙트 올킬도 어느 정도는 그 사실을 이미 예측하고 있는 듯, 거기에 대해서 길게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제야 우진이 왜 그렇게 가라앉아 있었는지 알아차린 듯했고 조용히 물러났다.
“본부장님이랑 대표님한테는 말씀드릴 거지?”
방으로 들어갔던 재훈이 나와서 물었다.
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죽었다 살아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야기를 들어도 믿어 줄 것 같았다.
그리고 더 말할 사람은 이제 딱 그 두 사람 정도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생기냐. 하여간 너도 너다. 네 옆에 있으면 심심할 틈은 없는 것 같아. 별별 일이 다 생겨서.”
재훈이 말하고는 다시 제 방으로 돌아갔다.
* * *
강하정과 강준형은 우진의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각자 달랐다.
강 회장은 오랫동안 그 두 사람에게 모질었고 강 회장과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우진은 그들의 감정까지 다독일 시간은 없어서 곧바로 강 회장을 찾아갔다.
강 회장이 일찌감치 우진을 불러들였던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았어.”
강 회장은 자기가 죽을 거라는 걸 알게 된 사람치고 의욕이 넘쳐 보였다.
“오디션을 여는 거야.”
“오디……션요?”
“응. 그 단골 레퍼토리 있잖아. 클리셰라고 해야 하려나? 그걸 하는 거야. 콘서트는 그 뒤로 미루도록 하지. 그 아이들도 초대해서.”
우진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하면서 열심히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연예계물이라고 불리는 소설을 많이 봤는데 오디션을 보는 장면은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자주 나오더군. 오디션 장면을 쓸 때마다 힘이 들었어. 본 적이 없었으니까. 면접 보는 거랑 비슷하려나 하기는 했는데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
“그렇겠지요?”
“그러니까 오디션을 보는 거야.”
“그런…… 이유만으로요?”
“그런 이유만은 아니지. 퀸스 워크도 그렇고 VIV 미디어도 그렇고 새 얼굴이 필요해. 사람들을 뽑기 위해서 공개 오디션만큼 좋은 것도 없잖아. 그런데 나는 이번에는 특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오디션을 봤으면 해. 그동안 쉽게 오디션을 볼 수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그들 중에 자질을 가진 사람이 있을 거야.”
“그게 누군데요?”
“찾아봐야지. 같은 꿈을 꾸고도 그 꿈을 일찍 포기해야 했던 아이들을.”
얼른 생각나는 아이들은 보육원 출신의 아이들이었다.
지금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 중에도 특별히 재능이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곳 출신의 아이들이라고 해서 특혜를 주지는 못한다고 해도 그 아이들만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놓는다면 상대적으로 공정하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을 듯했다.
각지에 있는 보육원에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해서 오디션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진이 말하자 강 회장도 비슷한 계획을 세워 두고 있었던 듯했다.
“퀸스 워크를 통해서 하실 생각이십니까?”
“VIV 미디어가 낫지 않을까 해. 규모가 상당히 커질 테니 말이야. 일단 원하는 사람에게는 전부 기회를 주고 싶어. 어디까지나 평가를 받을 기회까지만이겠지만 말이야.”
평가를 받을 기회.
그것만 해도 마냥 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우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최종 인원은 처음부터 정해 놓을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중에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트레이닝을 시켜 주는 거지. 괜찮다면 퍼펙트 올킬의 공연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배울 기회도 준다면 좋겠지. 퍼펙트 올킬의 공연을 가까이에서 직접 본다는 건 대단한 기회일 테니까 말이야.”
우진은 강 회장이 어디까지 내다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걸까 했다.
VIV 미디어와 퀸스 워크가 급성장을 거듭하고 어느덧 세계 음악 산업의 선두 주자를 위협할 정도까지 이르자 각국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덩치가 큰 회사들끼리 몸을 합치는가 하면 함께 오디션을 보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관심이 집중되었다.
우진은 VIV 미디어도 곧 거기에 발맞춰서 뭔가를 하지 않을까 하고 있었는데 강 회장의 아이디어는 그 흐름에 어느 정도 부합되는 측면이 있었다.
다르다면 이번에 오디션을 볼 아이들이 소외 계층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거였다.
“처음에는 거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 재능이 있다고 해 봐야 계단 한두 칸 차이 정도겠지. 그렇지만 출발선에서 앞선 아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그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네.”
기획사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아티스트로 키우는 것을 말하는 듯했다.
우진은 그가 그리는 그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달은 긴 시간이 아니지. 그렇지만 짧은 시간도 아니야. 내가 뿌린 씨앗이 다 자라서 열매를 맺는 것까지 보고 싶다고 하면 지나친 욕심이겠지. 그래도 싹을 틔우는 것까지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해.”
“함께하겠습니다, 회장님. 멤버들에게도 말해 보겠습니다. 퍼펙트 올킬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군.”
강 회장이 우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누렸네. 신이 나를 왜 이렇게 편애하신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랬지. 그러면서도 마음이 늘 허전했는데 이제는 기대하면서 내일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군. 아침에 눈을 뜨면 들뜰 것 같아.”
우진은 웃음을 지었다.
자신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만이 주어진다면 그는 그렇게 의연할 수 없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강 회장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철저하게 분배를 해 놓고 있었다.
“지금부터는 나도 많이 바쁠 거야. 일을 시켰으면 일이 되도록 나도 뭔가를 해야겠지.”
아이돌을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는 강 회장도 이제 빠삭하게 알고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 돈이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았다.
한꺼번에 다인원 그룹을 열 개 정도 키워 낸다고 해도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을 사람이 바로 강 회장이었다.
“그럼 한번 해 보지.”
“예, 회장님.”
그때부터 그들의 시간은 정말 빠르게 돌아갔다.
폭풍처럼 흘렀다고 해도 무방했을 것이다.
퀸스 워크의 대표 강준형과 강하정 본부장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에 어리둥절했다.
슬픔에 잠겨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들은 보육원에 공문을 보내 VIV 미디어와 퀸스 워크가 함께 주최하는 대규모 오디션에 대해 설명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