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96
제196화
196화
때마침 그 앞을 지나가는 중이라 그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그 말이 맞았다.
우진은 자기 실력으로 이기고 있었다.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더니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윤이재는 우진이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안 돼…….’
윤이재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렸고 그는 페이스를 잃었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만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두 사람을 열심히 응원했다.
막상막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진은 그것을 노리거나, 아니면 자신의 압도적인 실력을 숨기려고 그러는 게 분명했다.
윤이재가 치고 나가는데도 우진은 계속 속도를 줄였다.
‘……!’
이렇게 하면 자기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격차가 줄면 다시 속도를 내려나?’
윤이재는 우진의 등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다.
바람이 일었고 어느 순간 우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윤이재가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일부러 져 준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기쁠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은 전력으로 달리고 나서 바닥에 쓰러져 거친 호흡을 골랐다.
윤이재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우진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거친 호흡조차도 인위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헉, 헉. 선배님.”
“헉, 헉. 어?”
“호, 혹시요.”
“응?”
“로봇이십니까?”
그 말에 우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더 빨랐던 거야. 나 이기기 쉽지 않은데 이긴 거고. 자랑할 만해. 사람들한테 자랑해도 돼, 이재야.”
“…….”
윤이재는 커다란 산 같은 우진을 바라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말할 수 없이 벅찬 감격이 가득 차올랐다.
괴물을 만난 것 같았다.
제 옆에 누워 같이 힘들어하는 차우진은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일부러 져 주신 거죠?”
“내가?”
“네. 다 봤습니다. 속도를 줄이신 거요.”
“내가?”
우진은 웃으면서 다시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담으며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은 쾌재를 불렀다.
시청률이 폭주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던 것이다.
* * *
[뭐고. 또 무선 일이고. 우진이 뭐고.] [차우진은 그렇다고 해도 차우진을 이기는 사람은 또 뭔데?] [저 사람 유명 인사야. 육상 선수라고 검색하면 육상 선수 윤이재라고 검색어가 완성됨. 잘생겨서 팬도 많았고. 운동 그만뒀다고 하더니 퀸스 워크에 가 있었네. 장하다, 퀸스 워크! 정말 큰일을 한 거야!]‘유 올 라이(You all lie)’가 먼저 방송이 되자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퀸스 워크 연습생들에 대한 호기심까지 증폭되며 시청률은 그야말로 천장을 뚫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그동안 절대 경신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됐던 최고 기록에서 2% 포인트를 다시 올렸다.
‘유 올 라이(You all lie)’는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연습생들과 함께하는 퍼펙트 올킬을 보면서 ‘다크서클’을 떠올린 사람은 이 PD와 강하정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감회가 새롭다고 말하며 감격에 젖었다.
[근데 차우진은 너무 사기캐 아님? 어떻게 혼자만 춤을 그렇게 출 수가 있는 거냐고. 혼자만 블루투스 이어폰 끼고 있었던 거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정말 이해 불가임.]우진이 헷갈리지도 않고 완벽하게 춤을 추고서 200점을 획득한 장면도 계속해서 회자되었다.
[으악. 미친, 뭐가 저렇게 귀엽지? 제작진 표정 봤음? 팀끼리 못 먹는 거 사다 줄 줄 알고 다른 팀 장을 보라고 한 것 같은데 다 식재료만 사왔어. 그리고 같이 요리하고 함께 먹어. 딱 퀸스 워크답다.]사람들은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통해 퍼펙트 올킬을 다시 보게 된 것을 반가워했고 퀸스 워크 연습생들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보냈다.
[퍼펙트 올킬이 저렇게 가르치면 투애니투도 잘될 수밖에 없겠다. 저렇게 믿고 가르쳐 주는데 퍼펙트 올킬을 배신할 수 없어서라도 열심히 하겠지.] [생기기도 잘생겼어. 퍼펙트 올킬 후배로 손색이 없다. 오디션 프로 찍고 있다더니 그것도 빨리 나오면 좋겠다. 다 챙겨 봐야지.]투애니투 오디션 프로그램을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프로그램 포맷을 상상하고 있었다.
이미 그런 비슷한 프로그램은 많이 나왔으니 그런 식으로 나오지 않겠냐고 했던 것이다.
시청률을 위해 타깃을 정해 놓고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도 아닐 것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혈안이 될 터였다.
시청자가 제작진보다 더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이건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코치까지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상황.
그것이 어쩌면 작금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특징일지도 몰랐다.
[퍼펙트 올킬도 같이 찍었으면 심사 위원이겠지?] [퍼펙트 올킬이 심사 위원이라. 자격은 충분히 있지만 이런 프로그램에서 보여 줘야 하는 걸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퍼펙트 올킬은 퍼펙트 올킬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는 사람들인데 무슨 걱정? 퍼펙트 올킬 특유의 멘토링을 하겠지. 아…… 기대된다. 퍼펙트 올킬 자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 투애니투 데뷔조 연습생들도 다 너무 훈훈하고. 빨리 보고 싶어.]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그만한 프로가 없었을 만큼 효과가 좋았다.
퀸스 워크와 VIV 미디어는 예정되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방영을 시작했다.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사람들이 가장 놀란 부분은 퍼펙트 올킬이 투애니투를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퍼펙트 올킬을 현장에서 보면서 제작진들이 느꼈던 것을 이제는 시청자들이 똑같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나 아는 사람 YGM 오디션이랑 퀸스 워크 오디션 같이 볼 거라고 하던데 내가 적극적으로 말렸다. 퀸스 워크에 올인해야 돼. 퀸스 워크처럼 가르쳐 주면 스타가 만들어지는 건 시간문제겠다.] [퍼펙트 올킬 진짜 보석 만드는 장인이냐고. 저걸 어떻게 저런 식으로 가르치지? 나를 저렇게 가르쳤으면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을 거다.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인 건 다 스앵님들 탓이야.] [222] [333]투애니투 데뷔조 오디션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했고 거기에 출연한 사람들 중 몇 명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우진을 이겼던 윤이재와 더불어 서하준도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걸 본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이 작정하고 손을 대기만 하면 이 바닥의 판도가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화면 속의 퍼펙트 올킬이 즐거워하고 있었고 그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것도 느껴져서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이 아이돌 발굴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여겼다.
[퍼펙트 올킬이랑 저 멤버들 그대로 같이 공연하면 좋겠다. 진짜 기대된다.] [한 달만 지나도 저 사람들 완전히 다르게 변해 있을 것 같아. 퍼펙트 올킬은 멘토로서도 타고났네, 타고났어.] [오디션을 저렇게 해 준다면 당연히 퀸스 워크 오디션을 봐야 하는 거 아님? 오디션만 봐도 배우는 게 생기겠다.]그것은 뜻하지 않은 효과였다.
오디션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대거 퀸스 워크로 향했던 것이다.
* * *
일론 베리와 YGM은 퀸스 워크라는 복병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미래 사업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자기들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과 자금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 것뿐이었다.
그들의 생각에는 자기들이 충분히 몸집을 키우면 시장에 경쟁자가 없을 것 같았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퀸스 워크의 행보가 상당히 의심스러웠다.
지금으로서는 한국에만 국한된 움직임이었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도록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처음에 아예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퀸스 워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 봤자 바꿀 수 있는 건 없겠지만 아예 도전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본보기가 필요해요.”
일론 베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말했고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는 무슨 방법이건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게 야비하고 비겁하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았다.
여러 방법을 모색한 끝에 일론 베리는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채널을 사용해 강하정이 속해서 활동했던 A&R 팀의 흠집 내기에 나섰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 되었다.
퍼펙트 올킬은 공격을 당한 것이 만약 자기들이었다면 일론 베리에게 자비를 베풀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론 베리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연일 강하정과 A&R 팀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그들이 해 왔던 음악과 업적을 깎아내리며 인종 비하까지 하자 참지 않았다.
퀸스 워크의 강준형 대표와 강하정은 일로 베리가 공개 저격을 하자마자 퍼펙트 올킬이 뒤집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말리려 했다.
지금 퍼펙트 올킬이 나서는 것은 자기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을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웬일로 고분고분 말을 듣는 것 같던 퍼펙트 올킬은 뒤에서 자신들의 채널을 이용해 일론 베리의 압살을 시도했다.
* * *
[일론 베리 진짜 불쌍한 듯. 강하정 본부장을 건드리냐. 차라리 퍼펙트 올킬을 직접 욕하지. 퍼펙트 올킬은 자기들이 욕먹는 건 참아도 강하정 본부장이랑 A&R 팀이 욕먹는 건 못 참을 텐데. 일론 베리는 그 유명한 K 다크서클도 안 본 거임? 아주 그냥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네. 일단 나는 오징어랑 팝콘 다 준비됐어.] [역시 버터구이가 낫겠지? 나도 금방 준비돼.] [여기서 팝콘 팔면 장사 좀 되려나?] [나도 하나 줘.]네티즌들은 일론 베리가 강하정을 공개 저격하자마자 흥미진진해진 듯했다.
YGM과 퀸스 워크의 오디션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도 일론 베리가 퀸스 워크의 강하정 본부장을 저격하자 괜스레 빈정이 상했다.
누가 뭐래도 한국인이 아닌가.
퍼펙트 올킬에게 가끔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그건 자기들이 먼저 퍼펙트 올킬을 서운하게 만들어서 그런 거고 퍼펙트 올킬은 국보급 아이돌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퍼펙트 올킬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말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려울 거였다.
그러니 퍼펙트 올킬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뭉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퍼펙트 올킬에게는 사람들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조용히, 평소에 하던 것처럼 비디오 라이브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평소처럼 일상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우진이 말했다.
“저희 퍼펙트 올킬이 데뷔한 지도 벌써 꽤 지난 것 같아요. 퀸스 워크에 왔을 때도 우리는 한참 된 아이돌이었잖아요. 누군가 차트를 만들어 놓은 걸 보니까 저희가 지금까지 한 공연 횟수가 정말 많더라고요? 전 세계 뮤지션을 전부 통틀어서 7위이던데요? 그렇게 많이 했는지 몰랐는데.”
우진이 별 의미 없이 하는 것 같은 말에 퍼펙트 올킬 멤버들이 정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을 왜 하냐면, 저희가 그렇게 오랫동안 활동을 했는데도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에 대해 이미지를 만들고 자기들이 만든 이미지대로 믿어 버리는 모양이에요. 사실 우리는, 퍼펙트 올킬은 착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하지도 않거든요. 음악이라면 몰라도 인생에서는. 그럴 깜냥도 안 되고 관심도 없어요. 그래도 남한테 폐는 끼치지 말고 살자고 생각하고 있죠.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요.”
팬들은 퍼펙트 올킬의 입에서 무슨 폭탄 발언이 나오려고 저렇게 서론이 길어지는가 해서 전전긍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