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41
제41화
41화
우희를 보고 민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으, 귀여워. 포메라니안 같아.”
민이 말하자 제레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우희는 꼬부기 닮았어. 엄청 귀엽다는 건 인정.”
두 동생 라인이 주거니 받거니 하자 재훈이 그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너희, 우희 예뻐해서 그러는 건 알지만 활동 시작하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너희가 우희 챙기는 걸 보면 사람들이 우희를 싫어하고 괴롭힐 수도 있어. 특히 너희는 인기도 많은데 여자 팬들이 우희 질투하게 하지 마.”
할 말은 있었지만 재훈의 말이 그럴듯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우희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모니터 뒤의 우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게 상상될 뿐이었다.
“우리 우희 겁주지 마. 우희가 대장부같이 생겼어도 마음도 여리고 겁도 많단 말이야. 그렇지 우희야?”
우진이 말하자 우희가 자기 얘기 하는 게 맞냐는 듯이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며 눈을 크게 떴다.
별소리를 다 듣겠다는 얼굴이었다.
멤버들은 웃으면서 역시 우희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우희가 매니저라서 불편한 것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그런 부분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전에는 매니저가 해 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기대했다면 이제는 자기들이 스스로 하려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것도 있었다.
전에는 매니저가 등짝을 때리면서 일으켜 세워 놓지 않으면 일어나지 못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문밖에서 우희의 목소리가 들리면 벌떡 일어나서 욕실로 가서 대충이라도 인간 몰골을 하고 나오곤 했다.
우희는 다른 매니저들이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케어하는지 열심히 배우고 퍼펙트 올킬을 챙겨 줬다.
그 부분은 대표와 강하정도 놀라는 부분이었다.
확실히 매니저가 바뀌고 나서 퍼펙트 올킬의 표정도 편안해 보이고 여유가 넘치는 것 같았다.
오랜 덕질 경력 때문인지 어떤 때는 퍼펙트 올킬보다 노래와 무대를 더 잘 기억해서 의외의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퍼펙트 올킬에 멤버가 한 명만 더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활용할 수 있는 대형도 정말 많을 텐데. 그런데 이제 와서 새 멤버를 영입하는 건 그렇겠죠? 아니면 제가 끼어서 5인조로 만드는 건 어때요?”
우희가 그런 소리를 하면 다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면서도 재미있어했다.
귀 기울이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는 이야기.
우희의 이야기는 늘 그랬다.
“그런데 대본 리딩에 가면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오겠죠? 다른 역에 누가 캐스팅됐는지 물어보셨어요? 퀸스 워크 배우분들도 많이 캐스팅됐을까요? 투자도 많이 했으니까 많이 됐겠죠? 일단 드라마 방영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광고 제의가 정말 많이 들어오겠죠? 와. 그때는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다.”
대답을 해 주려고 별러도 이미 질문이 지나가 버려서 멤버들은 아쉬워하며 입맛만 다셨다.
퀸스 워크로 오면서 광고주들의 러브 콜이 물밀 듯이 밀려왔지만 강 대표는 급할 게 없다면서 일단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까지 답변을 보류한 상태였다.
퍼펙트 올킬은 그런 대표를 보면서 역시 사업가는 다른 것 같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들이라면 그 기회가 언제 날아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덥석 물을 것 같았던 것이다.
그룹이 함께 캐스팅됐다는 건 여러모로 좋았다.
쉬는 동안에도 함께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연습의 상대역이 돼 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역주행’과 차이가 많이 나는 대본을 받은 이후 퀸스 워크에서는 대응을 하지 않았고 퍼펙트 올킬은 제작진이 보내 준 대본으로 연기 연습을 했다.
대본 리딩 현장에서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터뜨리고 대본을 바꾸지 않을 경우에 보이콧을 행사하는 게 그들의 계획이었다.
그냥 듣기로는 어려울 게 없을 것 같았지만 ‘잠재력을 최대한 터뜨린다’는 부분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그게 좀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사람을 극한에 처하게 만드는 안무 연습 때문에 다른 일은 걱정을 할 틈도 없었다.
걱정도 어느 정도 힘이 남아돌아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새롭게 깨닫고 있었다.
* * *
대본 리딩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기들이 뭘 해야 하는지 정도만 간단히 입력을 한 채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리딩 현장에 가기 직전까지도 안무 연습을 하는 바람에 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는 정말 잘하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녹화한 영상을 보면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보였고 보다 더 나을 것 같은 안무가 생각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계속 바꿔 왔는데 해 놓고 보면 결과물이 항상 좋았다.
“그래도 오빠들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파김치예요.”
지친 퍼펙트 올킬을 안쓰러운 듯이 보며 우희가 말했다.
그 말에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말로 격려하는 매니저는 우희밖에 없을 거야.”
그렇게 도착한 곳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멤버들이 알고 있는 배우들 외에, 출연 예정이 없던 아이돌 그룹도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어떤 변경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추가로 더 캐스팅됐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며 퍼펙트 올킬이 먼저 인사했지만 그들은 인사를 받지도 않고 빙글빙글 웃기만 했다.
사람의 기분을 불쾌하게 하는 웃음이었다.
퍼펙트 올킬은 자기들이 먼저 인사를 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고 우희와 함께 회사에서 나온 매니저들은 제작진과 배우진에게 회사에서 준비해 온 간식과 음료수를 나눠 주며 퍼펙트 올킬을 잘 부탁한다고 인사했다.
이제부터 우희가 본격적으로 매니저 활동을 하는구나 하면서 퍼펙트 올킬은 안쓰럽게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회사에서 출발하기 전에 대표실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참지 마. 너희는 안 참아도 돼. 그러려고 내가 열심히 회사 힘을 키워 놓은 거고 회사 이미지를 유지해 온 거니까. 너희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다닐 녀석들이 아니라는 건 이미 나도 충분히 알았어. 너희가 뭔가 일을 저지른다면 그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 거라는 걸 믿을 거다. 그러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면 참지 마. 뒤에 퀸스 워크가 있다는 거 잊지 말고.
그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상당히 뜻밖이었다.
그리고 리딩 현장에 오고 나서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러는 건지는 모르지만 드라마 신화의 성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퍼펙트 올킬 역시 별 상관 없는 사람처럼 관망만 할 수도 있었지만 우진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누가 뭐래도 ‘역주행’은 그의 소설이었고 다른 사람이 ‘역주행’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망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먼저 서로 소개를 하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자신의 소개를 먼저 마친 감독의 말 뒤에 작가 천지연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잘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게 많겠지만 워낙 멋진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 그 작품을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나 퍼펙트 올킬이 큰 역할을 맡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가 많이 되네요. 잘해 보도록 해요.”
천지연의 시선이 탁하게 퍼펙트 올킬을 훑고 지나갔다.
멤버들은 자기들이 느낀 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불쾌했다.
몇 사람의 소개가 이어지고 퍼펙트 올킬이 소개되었다.
리더인 재훈부터 인사를 해 나갔고 그때마다 박수 소리가 나왔다.
기자도 많이 와 있었는데 그때마다 플래시가 터졌다.
퍼펙트 올킬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지만 전보다 훨씬 더 능숙하게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세련되고 능숙해 보여서 기자들은 연신 그들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다른 사람의 차례가 되고도 마찬가지였다.
관심은 퍼펙트 올킬에게 집중되었고 거기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저도 캐스팅됐는데 저한테도 관심 좀 가져 주세요. 퍼펙트 올킬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차별하면 너무 섭섭하잖아요.”
그러자 기자들이 피식피식 웃으며 예의상 그런다는 듯 사진을 몇 장 찍기는 했지만 그곳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퍼펙트 올킬은 다른 사람들에게 괜한 미움을 사고 싶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모른 척 외면하지도 않았다.
자기들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배우와 제작진의 소개가 끝나고 감독은 다음 순서를 빠르게 진행해 나갔다.
“자, 대본은 다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화’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워낙 훌륭하신 천지연 작가님께서 합류해 주셨고 우리 드라마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여러 작업을 해 주셨습니다. 모두의 마음에 들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드라마의 성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부탁하겠습니다.”
그것은 여기에서 대본이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는 통보와도 같았다.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퍼펙트 올킬은 유독 천지연과 시선이 자주 마주쳤다.
그녀의 시선은 살면서 받아 본 시선 중에 순위에 들 정도로 악의적이었다.
끈적한 점액을 뿜어내고 그것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기괴한 생명체를 보는 것 같은 느낌.
우진도 천지연의 그런 시선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몇 번 둘의 시선이 정면에서 부딪쳤다.
‘뭐지? 뭔가를 알고 있다는 것 같은 저 눈초리는 뭐야? 되게 재수 없게 쳐다보네?’
그러면서 우진은 천지연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했다.
그리고 그는 처음부터 최악의 경우를 상정했다.
만에 하나.
어떤 루트를 통해 그렇게 된 건지는 몰라도 천지연이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역주행’의 원작자가 누구인지 안다고 치더라도 우진은 이제 그렇게 겁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퀸스 워크에서 강하정과 가장 자주 나눈 이야기 중 하나가 그 부분에 대한 논의였다.
곡이니 안무니 하는 것은 하석이 알아서 잘할 테니까 자기는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강하정은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 보자고 했었다.
해결하자는 것이 자백을 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었고 그 일이 발각됐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자는 거였다.
만약 강준형 대표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도 그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가장 먼저 세웠을 거라고 하면서 강하정은 그 일에 적극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껏 퍼펙트 올킬이 정상에 올라갔는데 그 일이 터져 여론이 악화되거나 이미지가 실추되어 광고주나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그때까지 이루어 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다 날아갈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꿈이 사라지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