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66
제66화
66화
“이빈이 이름을 뭐라고 하지?”
“뭘 고민해? 두 자짜리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다 뒤집었잖아. 이빈이도 그렇게 하면 되지. 빈이.”
“조빈이?”
“응.”
“…….”
뭐. 조금 이상한 것 같기는 했지만 규칙이라면 규칙이었으니까 그렇게 하기로 하고 우진은 술술 글을 적어 나갔다.
* * *
조이빈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역주행’이 올라올 때에 맞춰 소설을 읽으러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러다가 눈이 튀어나올 만큼 커지고 그 자리에서 바로 튕겨 일어났다.
아직은 퍼펙트 올킬과 숙소를 같이 사용하지 않았는데 ‘신화’의 촬영에 집중하고 있는 퍼펙트 올킬과 일정이 달라서였다.
‘이, 이…… 이게…… 이게 뭐야?!!’
이빈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전화가 걸려 왔다.
동생을 시작으로 가족들이 전화를 하고 친구와 지인들의 전화가 연달아 이어졌다.
한밤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화는 계속 걸려 왔다.
-오빠! 이 빈이가 오빠 맞지? 세상에! 우리 오빠가 ‘역주행’에 나오다니. 이거 꿈 아니지? 내가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오빠?
“응. 꿈 아닌데 전화가 계속 걸려 온다. 일단 내일 다시 통화하자.”
-그래. 오빠. 나도 ‘역주행’ 읽어야 돼. 오빠 나온 거 보고 너무 흥분해서 전화했어. 잘 자, 오빠. 그리고 축하해. 오빠가 너무 자랑스러워.
“그래, 고맙다.”
다른 전화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들은 이빈을 열렬히 축하해 주고 ‘역주행’을 읽어야 해서 오래 얘기는 못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빈은 한 글자 한 글자를 아껴 가면서 읽었다.
지면이 자신을 위해 할애되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그 많은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알게 될 거라는 것도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다.
천지연에 대한 얘기는 없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욕심, 춤 실력과 노래 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었다.
이빈은 모르겠지만 우진은 이미 이빈에 대한 내용을 써놓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이빈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전에 쓴 것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됐다.
그때는 설명이나 감정이 모두 추상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이빈을 잘 알게 되면서 훨씬 더 자연스럽게 친밀하게 적어 나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빈은 신기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같은 회차를 몇 번이나 읽었다.
그는 그냥 그였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본 모습이 문장으로 나열되며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게 전혀 싫지 않았다.
관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알려지고 싶었기에 그동안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건가 보다고 생각하며 이빈은 조심스럽게 액정을 만졌다.
그렇게 제 삶이 만져지는 것 같았다.
그의 입가에 감격스러운 웃음이 지어졌다.
자기가 조빈이라는 사람을 전혀 몰라도 그 글을 보고 나면 그 사람에게 저절로 호감을 갖게 될 것 같았다.
“와아…….”
이빈은 혼자 감격하고 있다가 댓글이 달렸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댓글을 살폈다.
‘역주행’의 댓글란은 순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실상을 따져 보면 절대로 순한 맛이라고 볼 수 없었지만 퍼펙트 올킬의 입장에서 보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댓글들이었다.
댓글란에는 퍼펙트 올킬에 세 멤버가 들어오는 거냐면서 우려와 환영의 소리가 비슷한 비율로 올라왔다.
퍼펙트 올킬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었지만 새로운 멤버에 대해서는 아직 믿음을 가질 근거가 부족했으니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퍼펙트 올킬 멤버들이 소설 속 조빈이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보며 자기들은 퍼펙트 올킬의 안목을 믿는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우리가 뭐라고 떠들건 퍼펙트 올킬이 멤버를 새로 받아들이기로 했으면 그 일은 그렇게 이루어질 텐데 여기서 우리가 이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나는 지지할 거야. 빨리 보면 좋겠다. ‘신화’에도 나오려나? 춤 잘 추는 것 같던데 우진이 메인 댄서에서 밀리면 어떡하지?] [5인조 퍼펙트 올킬이라니. 상상만 해도 너무 흥분되잖아. 네 명으로도 충분히 멋지기는 했지만 한 사람만 더 늘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었는데. 퀸스 워크 A&R 팀이 뼈를 갈아 만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상상하니까 숨을 못 쉬겠다!!] [보여 줘!! 조이빈!!] [그렇구나. 조이빈이겠구나. 작가님이 두 글자 이름은 전부 뒤집어서 지었으니까. 어떡해. 이름 개 귀여워!!]이빈은 자기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고 조금 신이 났다.
‘내가 지금 잠이나 잘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네 레벨에 잠이 오냐는 명언이 떠오르며 조금이라도 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빈은 그 밤중에 일어나 거울 앞에 서서 춤을 연습했다.
쿵쿵거리는 동작은 하지 못했지만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연습은 넘치고 넘쳤다.
‘퍼펙트 올킬…….’
여전히 현실감은 잘 들지 않았고 그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은 벌렁거렸다.
“퍼펙트 올킬 조이빈!”
이빈은 제 이름을 크게 한번 불러 보고 커다랗게 웃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었다.
* * *
강하정의 급한 호출을 받고 갔을 때 우진은 지금의 자기가 누구인지 입력을 완료했다.
그는 지금 우진과 주미나와 ‘신화’의 작가, 세 사람 역을 맡아 하는 중이었다.
지금은 ‘신화’의 작가였다.
강하정이 그를 부른 곳도 P.A. 매니지먼트였다.
“어서 와, 우진아. 촬영은 끝났어?”
“네. 제 분량은 많지 않았는데 그것도 몰아서 찍어 주셨어요.”
그것은 굉장한 특혜였는데 강하정이 국장에게 말하고 국장이 현장에 입김을 불어넣어 우진은 남들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우진은 그녀가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본부장님?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그게, 너한테 집중적으로 출연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 아니, 순서대로 말하자. 우선은 ‘신화’의 연장 방송에 대한 요청이 있어.”
“연장 방송요?”
‘신화’의 시청률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었으니 TNBC 입장에서는 잘되는 드라마를 일찍 끝내는 것이 아쉬웠을 것이다.
사람들은 관성에 젖어서 이제는 ‘신화’에서 퍼펙트 올킬이 뭘 보여 주건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퍼펙트 올킬이 그냥 여행을 해도, 아니면 어떤 장소에 가서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거나 게임을 하면서 놀기만 해도 좋아하면서 ‘신화’를 볼 터였다.
단순히 퍼펙트 올킬이어도 안 되는 것이고 단순히 신화여서도 안 되었다.
‘신화’ 속의 퍼펙트 올킬.
꼭 그들이어야 했다.
우진은 강하정이 하는 말을 이해하고 있었고 그것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크게 놀라지도 않았다.
촬영장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잘 느껴졌다.
천지연이 균열을 만들고 드라마를 흔들어 대려고 했을 때 퍼펙트 올킬을 맹비난했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그들 주위를 어른거리며 연장 방송에 대해 묻곤 했다.
배우들은 모두 연장 방송을 하고 싶어 했다.
해외에 판권이 팔려 방영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퍼펙트 올킬만 허락을 해준다면 연장 방송은 어렵지도 않을 것 같았고 그렇게 된다면 그들도 좀 더 오래 얼굴을 비칠 기회를 확보하게 되는 거였다.
몸값이 오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을 터였다.
그러나 우진은 회의적이었다.
그들은 아이돌이었고 팬들과 무대에서 만나는 시간을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신화’가 이렇게까지 성공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할 필요도 없었을 고민이었다.
강하정도 그걸 안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게 어지간히 잘하지, 어지간히.”
“그러게 말이에요.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는 건 줄 알았어요.”
우진이 말하자 강하정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지도 않은 채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 연장은 단 한 편도 없는 거야?”
“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퍼펙트 올킬 멤버들의 생각은?”
“녀석들은 반반인 것 같아요. 빨리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신화’를 끝낸다는 사실에 허전함도 느끼고요.”
“그래. 그러는 게 맞겠지.”
강하정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우진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금 우리가 ‘신화’의 판권 판매를 두고 여러 곳이랑 접촉하고 있는 거 알지?”
“네, 본부장님.”
그거야말로 정말 재미있는 일이었다.
처음에 사람들은 ‘신화’의 엄청난 인기로 인해서 TNBC가 돈방석에 앉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TNBC는 그저 국내 방영권만을 가졌고 판권은 제작사가 가졌었는데 그 판권이 다시 퀸스 워크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계속해서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던 퀸스 워크가 마침내 모든 지분을 획득해서 그 부분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취득했던 것이다.
퍼펙트 올킬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처음에는 지분 모두를 넘기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제작사는 천지연이 기자회견을 하고 돌연 하차하겠다고 선포하면서 위기를 느끼고 그때 협상에 나섰다.
그게 퀸스 워크에게는 하늘이 준 기회나 다름없었다.
“정말이에요? 그러면 엄청난 거잖아요, 본부장님.”
“응. 지금 가장 적극적으로 나오는 건 일본이야. 일본에서는 퍼펙트 올킬에 대한 반응도 좋아. ‘신화’ OST가 발매되자마자 음원 차트를 석권한 건 알고 있지?”
그걸 우진이 모를 리가 없었다.
국내 음원 차트 1위뿐만 아니라 아이XX 차트 117개국 1위의 기염을 토해 내기도 했다.
특히나 일본에서는 그 열기가 거세서 거의 광풍이라고 할 만했고 OST에 참가한 퍼펙트 올킬을 직접 공연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극한에 이르는 실정이었다.
강하정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우진에게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연장 방송으로 인해서 얻는 이득의 대부분이 TNBC로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판권이 퀸스 워크에 있다면 상황이 달라지는 거였다.
“어떻게 했으면 좋으시겠어요? 본부장님이 하자는 대로 할게요.”
“그러면,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4화 정도 더 연장 방송을 하면 어떨까 해. 너희를 보면 점점 더 스케일이 커지고 해보고 싶은 게 많아지거든. 그러면 제작비가 엄청나게 많이 들 거야.”
그 정도면 충분했다.
강하정이라면 그런 것을 요구하며 여러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우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본부장님이랑 대표님이랑 정말 대단하시네요. 잘 안 될 수도 있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판권의 전 지분을…….”
우진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퀸스 워크와 일하면서 가장 좋은 건 바로 그런 점이었다.
그들은 퍼펙트 올킬을 전적으로 믿어 주었고, 그래서 일할 보람이 나게 만들었다.
“대본 쓰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 네 편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어요. 퍼펙트 올킬의 비중을 좀 줄인다면 연장 방송을 하면서 앨범 준비에 더 시간을 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강하정은 그 말에 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