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69
제69화
69화
이미 대스타가 되어 있으면서도 먼저 다가와 주는 퍼펙트 올킬을 보면서 기자단은 신선한 기분을 느꼈다.
“오늘 인터뷰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퍼펙트 올킬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한데요, 기자님. 저희 연기 연습 엄청나게 했는데요.”
민이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보며 기자들이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뜨렸다.
전에는 자기에게 질문을 할까 봐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던 사람이 이제는 잔뜩 여유를 가지고 말하는 게 신선해서였다.
“이제는 우주 대스타가 돼 있어서 인터뷰 순서 기다리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한 말이었습니다. 연기는 정말 훌륭했죠. 해외 전역으로 수출되는 드라마의 주역들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솔직히 저도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계속 챙겨 봤습니다.”
“여기에서 이럴 게 아니라 장소를 옮겨서 편하게 하시죠. 좋은 곳으로 준비해 뒀습니다.”
이분은 어디에 있다가 이렇게 소리도 없이 나타나는 걸까 할 정도로 강 대표는 이번에도 조용히 나타나서 말했다.
사람들이 먼저 떠난 곳에 남아 퍼펙트 올킬 멤버들은 뒷정리를 도와주었다.
스태프들은 ‘신화’의 주인공들이 빨리 가서 종방연 분위기를 띄워 줘야 하지 않냐고 했지만 내심은 퍼펙트 올킬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함께해 주는 게 자랑스럽고 좋았다.
퍼펙트 올킬은 꼭 스태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기들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싶어 현장을 둘러보며 정리를 해나갔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이라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다.
드라마나 영화를 다시 하게 될 수는 있겠지만 ‘신화’를 함께 촬영하던 순간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묵직해지는 것 같았다.
“고생했다, 민아. 고생했다, 렘아. 우리 쁨콩이도.”
재훈이 동생들을 돌아보며 말하자 그들이 형도 수고하셨다며 웃었다.
“야. 사람 차별하냐? 왜 나한테는 고생했다고 안 해?”
우진이 다가가서 시비를 걸자 재훈이 피식 웃었다.
“쨉도 안 되는 게 까부네?”
“쨉은 될걸?”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그들은 함께라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 *
예약해 둔 음식점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퍼펙트 올킬을 기다리고 있었다.
퍼펙트 올킬이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기자들만 그러는 것도 아니었고 그동안 함께해 왔던 사람들도 퍼펙트 올킬의 사진을 남겨 두고 싶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허, 잘도 생겼지. 이런 거 보면 세상 정말 불공평하다니까? 얼굴도 잘생겨, 노래도 잘해, 춤도 잘 춰, 연기까지 잘하고 말이야.”
“성품도 좋잖아. 요즘 사람들 같지 않고.”
“그렇죠. 인성 하면 퍼펙트 올킬이고 퍼펙트 올킬 하면 인성이죠.”
여기저기서 그런 말들이 나오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기자단이 자세한 얘기를 해달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자리가 묘했다.
잠깐 있다 갈 게 아니라 꽤 오래 버틸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던 것이다.
퍼펙트 올킬은 두리번거리다가 강하정과 우희가 손을 흔드는 걸 보고 그쪽으로 가서 앉았다.
“야, 너는 매니저가 먼저 와서 먹고 있냐?”
“오라는데도 안 온 게 누군데?”
우희가 말하자 기자들이 그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이 보며 웃었다.
“우희 씨랑 우진 씨, 이따 잠깐 같이 인터뷰해 줄 수 있어요? 요즘 가장 핫한 매니저라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 것 같네요. 퍼펙트 올킬을 한 손에 쥐락펴락하는 것 같은데요?”
한 기자의 말에 우진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래서야 쉬는 것 같지도 않을 것 같고 술은 적당히 마시면서 실수하지 않게 조심해야 할 듯했다.
“안 가려나 보네요?”
우진이 작은 소리로 강하정에게 묻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들 중에 연차 높은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주축이 돼서 버틴다. 그래도 짓궂은 사람은 아니고 지금까지 우리한테 유리한 기사도 많이 써주고 했으니까 오늘은 인터뷰도 해주고 기분도 맞춰 주자.”
“네. 다른 건 상관없는데 혹시 술에 취할까 봐서요.”
“그러면 안 되지. 마시는 척만 하고 그냥 마시지 마. 내가 흑기사 해줄까?”
“본부장님이요?”
우진이 웃자 강 대표가 피식 웃으며 우진을 보았다.
“우진아,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본부장이 술이 말술이야, 말술.”
퍼펙트 올킬은 종방연의 분위기를 잘 몰랐고 일단 모인 사람으로 끝이 아니라 그 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것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나중에는 국장도 왔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앉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손님을 맞이했다.
어느 정도 통제가 되고는 있었지만 열정적인 팬들이 들어오는 것을 다 막는 것은 불가능한 듯했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퍼펙트 올킬 멤버들 개개인에 대한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퍼펙트 올킬은 또다시 벌떡 일어나서 인사를 하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드라마가 잘돼서 이러는 거지 잘 안 됐어 봐. 거기다 조기 종영이라도 했으면 참석 안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거야. 이렇게 북적거리는 종방연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 돼.”
대표의 말에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여 가며 열심히 배웠다.
그런 퍼펙트 올킬을 보면서 국장이 웃었다.
“저는 대표님이 참 부럽습니다. 퍼펙트 올킬은 인기가 많아졌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말 안 되는 걸 요구하지도 않지 않습니까.”
“그렇죠. 저도 이쪽에 있으면서 그런 사람들은 정말 수도 없이 봤는데. 그런 사람들은 오래 못 가더라고요.”
“당연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무슨 일이 있기만 하면 인터넷을 통해서 번져 나가서 더 그렇죠. 퍼펙트 올킬처럼 인성이 갖춰진 사람들이 진국입니다. 오래 활동해도 말 나올 일이 없고 오히려 미담만 나오니까요.”
그러나 이야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중간중간 기자들의 인터뷰와 사진 촬영 요청에 자주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중에서도 우진은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차우진 씨는 전 소속사에서의 데뷔 앨범 이후 드라마로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고 연기자로 더 크게 이름을 알리게 된 것 같은데요. 현재의 포지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작품으로 메가톤급 성공을 거두어서 앞으로도 연기에 비중을 더 두고 싶을 것도 같은데요.”
“그래도 저희 퍼펙트 올킬은 가수고 노래하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이니만큼 다음에는 무대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팬분들께서 정말 오래 기다려 주신 걸 알고 있어서 이제는 공연 준비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이번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드라마는 좋은 대본과 좋은 연출, 그리고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배웠는데 이번에는 그것들이 두루두루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나요?”
“분명히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더 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고 아마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가 언제쯤이 될까요? 여운이 정말 깊게 남는 드라마라서 저만 해도 당장 다음 주에는 뭘 할지 멍해질 것 같거든요.”
“늦지 않게 돌아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원을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할 말을 하나하나 생각해야 했는데 비슷한 질문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답변을 재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몇 사람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고 돌아가자 이빈이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말을 걸어 주는 사람도, 인터뷰를 요청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주위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 사진 촬영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우자 혼자 남겨져 그런 듯했다.
그동안 퍼펙트 올킬 멤버들에게는 약간의 정도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비율로 관심이 분산되었기에 우진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이빈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뭐 해?”
“네? 아, 네. 그냥 있어요.”
이빈이 조심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다른 멤버들은 어느덧 이런 자리가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긴장하는 모습이 없었는데 이빈은 아직 그게 그렇게 편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게 아직 좀 어색하지? 만나기 어려운 분들도 많이 오시고.”
“네.”
“금방 익숙해질 거야. 처음을 드라마로 해서 우리도 좀 꼬이기는 했어. 너는 더 그렇겠다. 준비도 거의 되지 않은 채로 들어오게 된 거잖아.”
“그래도 원망은 안 해요.”
“어?”
원망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그 말이 의외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빈 입장에서는 원망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준비도 안 된 녀석을, 이건 정말 좋은 기회라며 정글에 떨어뜨려 놓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른 멤버들이 잘하고 있으니 이빈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고 이빈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는데 다음에는 동생들에게 말해서라도 이빈을 챙겨 주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말 걸어 주는 사람이 없는 곳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다.
그때도 이빈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그것도 우진이 지금껏 가장 믿어 왔던 한주미나에게.
한주미나의 구성원은 그동안 많이 바뀌었고 다른 아이돌의 팬이었다가 한주미나가 된 사람도 있어서 막연히 한주미나가 그랬다고 하면 오해의 소지도 있었지만 이빈을 괴롭히는 게 한주미나라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종방연에서 본 모습은 우연이었고 다른 멤버들이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왔을 때는 이빈도 다시 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는데 우진은 혼자 있던 이빈의 모습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런 걸 재훈이 알아차렸는지 조용히 물었다.
“왜?”
“아니야.”
“뭔데?”
“이빈이, 잘 적응하고 있는 거 맞지?”
“그렇지 않나?”
그들이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본 것은 ‘역주행’에 달리는 댓글 반응이었다.
거기에는 이빈을 환영하고 좋아해 주는 댓글이 많아서 퍼펙트 올킬의 다른 멤버들은 이빈이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재훈은 우진이 갑자기 그 이야기를 묻자 그도 이상하게 여긴 듯 이빈을 보았다.
웃고 있지만 표정이 어둡다는 생각을 한 것은 미안하게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재훈이 이빈에게 말을 하려 하자 우진이 재훈을 막았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이빈은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괜찮다고 할 것 같고 다른 멤버들이 자기를 걱정하지 않도록 멤버들과 있는 시간에도 신경을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재훈도 우진의 말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냥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이빈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이빈은 그게 또 고마운 듯 넙죽 인사를 하며 받아 마시는데 그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마음고생이 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종방연이 끝나고 수많은 기사가 나왔지만 우진과 멤버들은 이빈의 이름으로 각종 게시물을 찾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기들이 거둔 성공에 도취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축하하고 환호하는 함성에 귀 기울이며 웃음 짓고 있다가 그들의 곁에서 동료가 지쳐 가는 걸 놓친다면 안 될 일이었다.
“형, 이거 좀 보세요.”
가장 먼저 이상한 게시물을 찾은 사람은 제레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