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74
제74화
74화
강하정은 이 인간들의 일 처리 방식에 기가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지금까지 퍼펙트 올킬과 함께해 왔으면서 이럴 줄 몰랐다고 하는 것도 웃기는 얘기일 것 같았다.
[이 글도 다 삭제해도 상관은 없어요. 그런데 우리 팬도 아닌 사람들이 우리 팬 이용해서 자기들 배 불리려고 팬 카페 접수하는 꼴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라는 건 확실히 알아 두는 게 좋을 겁니다. 팬이랑 멤버를 같이 건드려요? 혹시 미치신 건가요? 이건 모욕적인 언사가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미치신 건가 해서요. 미치신 거면 제가 이렇게 심하게 말씀드리면 안 되는 거니까요. 미쳐서 그러신 거라고 해도 선처는 없습니다. 이미 선을 너무 많이 넘으셨어요.]처음에는 다른 멤버들의 눈치를 보기라도 하는 것 같더니, 다른 멤버들이 올린 글의 수위가 더 높은 걸 알고 점점 더 수위가 높아졌다.
그때부터는 강하정이 더 정신이 없어졌다.
수위가 위험한 게 있으면 빨리 삭제하라고 말을 해야 해서 자체 검열에 들어간 건데 글이 불어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었다.
퍼펙트 올킬에게 절대 탈퇴하지 말라고 하는 글이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했고 자기들은 한주미나이며 팬 카페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퍼펙트 올킬 멤버들이 그곳을 자주 찾아 주니까 기다린 거라고 썼다.
이빈에 대해서는 자기들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데 자꾸 이상한 글이 올라왔고 거기에 다른 댓글을 달면 바로 삭제되곤 했다는 말이 순식간에 백 개가 넘게 달렸다.
“너희는 이제 그만 써봐!”
멤버들이 올린 글을 다 읽기도 벅차서 강하정이 말하자 우진과 재훈은 슬그머니 손을 내렸지만 민은 자기가 쓰던 건 마저 다 쓰고 싶었던 듯 몰래 글을 마치고 잽싸게 올려 버렸다.
[모니터 뒤에 사람 있어요. 이빈이가 계속 힘이 빠진 채로 멍하니 집중을 못 하기에 무슨 일인가 하다가 우리가 너무 늦게 알았어요. 지금은 렘이가 이빈이랑 함께 있어요. 나는 이빈이가 퍼펙트 올킬 멤버가 됐을 때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 우리 멤버가 돼달라고 부탁했던 게 오늘처럼 이렇게 미안해질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우리는 이빈이까지 다섯이 퍼펙트 올킬이에요.]그 말은 꽤 그럴듯하게 여운까지 남아서 강하정도 다시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여운을 느낀 건 그들만이 아니었는지 거기에는 다른 글에 달린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오빠, 이빈 오빠한테 한줌들이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꼭 좀 전해 주세요. 그리고 이 거지 같은 팬 카페 말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당장 알려 주세요. 제가 이빈 오빠 사진이랑 짤도 엄청 많이 쪄놨다고요. 클립도 올리고 싶은데 올리지도 못하고. 여기다 올렸더니 다 삭제하고 지랄이고! 으어어어어!! 그래서 내가 내 최애를 제대로 못 파고 있었는데 그동안 내 최애는 그것도 모르고 울고 있었다니!!] [저도 이빈이가 제 최애예요. 내가 나이 먹고 돌판에 뛰어들지 누가 알았겠수? 그런데 이빈이 보는 순간 강제 개안이 되었단 말이오. 세상의 빛! 내 인생의 의미! 이빈아, 너는 나한테 그런 존재야. 양심이 있어서 차마 누나라고는 못 하겠고 이모님 정도는 된다만 이빈아, 항상 힘내. 이 이모가 너를 많이 애낀다!!] [와, 진짜 욕 나오네. 저도 신고하고 고소하고 사회 정의 실현할게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댓글 달았다가 삭제됐다는 것도 몰랐어요.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이빈이가 마음에 안 드나 했거든요. 카페에 자주 오지는 못해서. 어휴, 우리 이빈이. 그것도 모르고 마음고생했을 걸 생각하면……. ㅠ] [그런데 개인 조공은 좀 허락해 주세요. 비싼 건 멤버 간에 위화감 조성해서 안 되면 3만 원 이하라거나 그렇게 금액이라도 정해서 허락 좀 해주세요. 이빈이랑 똑같은 인형을 발견해서 제가 그걸 왕창 사놨단 말이에요! 그래서 운영진한테 그것 좀 전달해 줄 방법 없겠냐고 했더니 읽고 씹었어요!!]글이 올라오는 걸 보면 이빈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다.
“이렇게 안 했으면 어쨌을 뻔했어요?”
민은 그제야 팬들의 마음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도 팬 카페를 옮기는 건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여기는 운영진이 안티니 얼마든지 삭제가 가능하잖아.”
강하정이 말하더니 멤버들을 근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너희,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건 알고 있는 거지?”
“네. 한 사람의 안티가 얼마나 집요하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알아요.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는 잘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빈이가 이 글을 보면 어떨지 상상할 수 있잖아요.”
우진이 말하자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줌들 중에는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저, 퍼펙트 올킬이 처음이 아니었거든요. 다른 돌 파다가 퍼펙트 올킬로 갈아탄 건데 정말 과거의 저를 얼마나 칭찬하고 싶은지 모를 거예요. 오빠들은 정말 대단해요. 저는 이런 가수들 처음 봤어요. 팬 생각하는 마음도 정말 최고고 멤버 위해 주는 마음도 그렇고……. 퍼, 퍼펙트 올킬 포에버!”
한줌이 수줍게 엄지를 들고 말하자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 구호를 따라 했다.
“앞으로 우리 구호 이걸로 하자. 퍼펙트 올킬 포에버!”
재훈의 말에 우진과 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세상에!! 제가 지금 퍼펙트 올킬 구호를 만든 거예요?”
조용하던 윤이나가 스마트폰을 보여 주었다.
“오빠들 사진도 올렸어요.”
새 카페였다.
“카페 주소 ‘역주행’ 댓글란에 올려도 될까요?”
“그러지 말고 그건 제가 작가님한테 전해 드릴게요. 작가님이 작품 후기에 올리거나 공지에 올리도록요. 안 그러면 다른 팬 카페 주소도 달릴지 몰라요.”
“아, 그렇겠네요.”
그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한주미나의 엑소더스가 이루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 *
멤버들의 숫자대로 모두 다섯 개였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네 개였다가 조빈이의 칫솔이 꽂히면서 이제 다섯 개가 됐다.
양치를 하는 내내 흐뭇한 시선이 칫솔들에 닿았다.
자기가 지금 리와쳐블 멤버들이 사용하는 숙소에 짐을 풀었고 앞으로는 이곳에서 살면서 같이 앨범을 준비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 하루에도 몇 번, 몇십 번씩이나 너무 벅차서 과호흡이 올 것 같았다.
정신 차리고 이를 닦자고 생각해도 입이 저절로 벌어져서 거품이 흐르기 일쑤였다.
조빈이는 빛의 속도로 양치를 끝냈다.
그러고는 물기를 탈탈 털어서 칫솔꽂이에 칫솔을 꽂았다.
조빈이가 밖으로 나갔지만 욕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그는 금방 다시 돌아와서 스마트폰으로 다섯 개의 칫솔 사진을 찍었다.
‘쁨콩이 거!’
제 이름을 써놓았는데 너는 왜 이렇게 글씨를 못 쓰냐고 하더니 인이 그렇게 차이 나지 않는 악필로 다시 이름을 써주었다.
쁨콩이 거라고 썼을 거라는 걸 알고 봐야 해독이 가능한, 도저히 한글로는 보이지 않는 복잡한 표식이었다.
‘쁨콩이 거!’
그 글씨가 잘 나오도록 각도를 맞춰서 한 장을 더 찍으려고 하고 있는데 다급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벌컥 문이 열렸다.
“쁨콩아, 멀었어? 형 오줌보 터지겠다!! 양치질을 대체 몇 분을! 너 뭐 하냐? 왜 칫솔을 찍고 있어?”
“네, 형.”
훈재는 빈이가 나가자마자 시원하게 소변을 보고 따라 나왔다.
“그런데 칫솔은 왜 찍었어?”
훈재의 말에 멤버들이 일제히 빈이를 보았다.
“빈이가 칫솔을 찍어? 혹시 빈이……!”
제레니모가 미간에 골을 잡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은 사생팬이 아닐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형들 칫솔 옆에 제 칫솔이 있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서 찍어 놓고 싶어서요…….”
그러자 멤버들이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사생팬이라고 하지. 칫솔 찍었다는 게 더 웃긴다.”
멤버들은 그 말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쁨콩을 놀리는 게 재미있어서 보는 사람들에게마다 그 얘기를 해주었다.
“본부장님, 쁨콩이가요!”
“대표님, 쁨콩이가요!”
“팀장님, 쁨콩이가 있잖아요!”
그러나 리와쳐블의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다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게 뭐가 이상해? 나라도 그러겠다. 쁨콩이가 정상이지.”
그랬다.
쁨콩이는 정상이었다.]
그것은 ‘역주행’의 특별편으로 올라온 글이었다.
퍼펙트 올킬의 새 공식 팬 카페 주소를 공지와 작품 후기로 올리면서 무료 편으로 공개한 그 글은 멤버들이 직접 썼다는 설명에 더욱 큰 환호를 받았다.
더군다나 실화라는 말에 팬들은 더욱 열광했다.
‘역주행’ 속 ‘조빈이’가 보인 반응이 너무 귀엽고 실제로 퍼펙트 올킬과 같이 합숙을 하면서 공연을 준비한다면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공감대까지 이루어져서 그랬다.
그 글에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조이빈에 대한 응원 글이 주를 이루었다.
아이돌이 공식 팬 카페에 난입해서 탈퇴하겠다며 윽박지르고 고소 드립까지 친 전대미문의 사건이 사람들에게 퍼지지 않았을 리 만무했고 ‘역주행’의 독자들도 그 일을 알고 있었다.
소식에 느린 사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댓글을 보면서 알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갑자기 공지 글에 퍼펙트 올킬의 새 팬 카페 글을 올린 것만 해도 이상한 일이었으니 알게 되는 게 당연했다.
[퍼펙트 올킬 진짜 웃기는 듯. 그런데 나는 퍼펙트 올킬의 이 똘기가 너무 좋아.] [퍼펙트 올킬이 한주미나를 그동안 얼마나 아끼고 부둥부둥해 줬냐. 그런데 한주미나가 그렇게 뒤통수를 제대로 쳤으니 빡돌 만도 했겠다. 멤버 욕을 하면서 횡령까지 하고 있었다니.] [그것들은 한주미나가 아니라잖음. 이상한 것들이 정치질해서 자리 뺏은 다음에 한주미나 행세한 듯.] [이게 맞음. 진짜 한주미나도 파란만장하다. 그래도 퍼펙트 올킬이 그렇게 아껴 주니까 뿌듯하기는 하겠네. 퍼펙트 올킬은 일단 자기 사람을 누가 건드리면 확실히 꼭지가 돈다는 게 정설이네.] [ㅇㅇ. 이게 맞음] [22222] [33333] [이번엔 이거 몇까지 갈까? 10001000도 찍을 수 있을까? 가보자!!]누가 그런 거에 호응하겠냐고 생각했겠지만 927927까지는 갔다.
* * *
퍼펙트 올킬이 벌인 기행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신화’가 최종회를 앞둔 상태에서 최고의 이슈 메이커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었는데 벌인 짓도 상상을 초월하다 보니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퍼펙트 올킬이 공식 팬 카페를 닫게 해버린 사건에 대해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한동안 그들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가수가 팬들을 향해 과격한 언사를 사용해 가며 공격을 퍼부었다는 편파적인 기사도 있었지만 지금은 언론이 하나의 권력 집단에 독점되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런 기사가 올라오면 즉각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실 관계를 댓글로 정확히 밝히고 이런 기레기 버리는 곳은 따로 있는지 공손하게 질문을 남기기도 했다.
관련 글들을 통해 퍼펙트 올킬은 다시 한번 자기들의 존재감을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인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