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79
제79화
79화
“우리 굿즈 가격대 정도로만 받아. 그렇다고 지금까지 찍던 거 퀄리티 팍 떨어뜨리지 말고. 그리고 퀸스 워크 아티스트 해외 나갈 때 옆자리에 앉아서 가면서 사진 찍어서 파는 홈마들은 언니가 처리 좀 해줘.”
“너희 회사 연예인들을 전부 다? 그건 나도 벅차.”
“언니, 실망시킬 거야?”
“아오! 알았어. 일단 말은 해볼게.”
“언니만 믿어. 내가 좋은 자리도 챙겨 주잖아.”
“그래. 알지. 고마운 거 다 알아.”
어쩌다 보니 가해자는 소외되고 있었고 매니저와 홈마의 치열한 딜이 오고 간 끝에 양쪽 모두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론에 이른 듯했다.
“그럼 이건 어떻게 해?”
그나마 홈마가 그 존재에 대해 먼저 기억하고 말하자 우희가 힐끔 쳐다보았다.
“글 하나 쪄줘. 헛소리 못 하게. 다 찍었지?”
“당연하지.”
“그런데 트위드 랜드 원래 이래?”
홈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못 해. 다른 멤버들은 말리지도 않고 웃고 지나가고.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난리를 치는 거야. 자기가 이러면 멤버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애쉬가 보살이네.”
“어쩌겠냐. 들어간 돈이 있으니까 물어내고 나가라고 했겠지.”
“애쉬가 리더 아니었어? 인기도 많고 보컬 라인 하드 캐리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러자 홈마가 목소리를 낮춘 채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거지. 부업 뛰느라고 다른 아이돌 사진 찍으려고 쫓아다니면서 보면 인성은 진짜 좋아 보이던데 루머가 퍼졌어. 말도 안 되는 루먼데 여기 팬층이 나이가 어려. 그러다 보니까 선동을 잘 당하는 것 같더라고. 애쉬가 하지 않았을 법한 얘기를 했다고 해도 그 말만 믿고 애쉬 공격하고.”
우희도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그룹 내에서 인기 있는 멤버에게 출연 제의가 빗발치고 혼자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다 보면 다른 멤버들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몸은 지쳐 가게 마련이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팀을 알리려는 노력은 알아주지도 않고 다른 멤버들이 질투를 하고 따돌리기라도 하면 상황은 악화일로에 접어드는데 트위드 랜드 역시 그렇게 된 것 같았다.
“옆에서 가만 보니까 애쉬가 남 잘못을 감싸 주려고 하는 성격에다가 자기 공치사는 못 하는 것 같더라. 그런 성격이 말 만들기도 쉽고 이용하기도 쉽잖아.”
사랑받던 아티스트가 루머에 휩싸여 한순간에 추락하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났다.
“알려 줘서 고마워. 나는 들어갈게. 글만 좀 쪄줘. 부탁할게.”
“오케이. 나한테 맡겨. 아 참, 그러면 나도 ‘역주행’에 나오는 거야?”
“말해 볼게.”
“오케이!!”
우희가 사옥에 들어갔을 때 퍼펙트 올킬 멤버들은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하정이 같이 갔으니 길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우희가 헤맬까 봐 기다려 준 듯했다.
우희는 자기가 듣고 온 이야기를 그 자리에서 전부 해주고 싶었는데 애쉬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애쉬의 옆에서는 이빈이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애쉬는 자기가 참 불쌍해 보였나 보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배려가 고마웠다.
“그래서 형들이 저를 ‘쁨콩이’라고 불러요. 혹시 ‘역주행’ 보세요, 선배님? 그 소설에 제 얘기가 나왔어요. 거기서는 퍼펙트 올킬이 리와쳐블로 나오고 멤버들 이름이 조금씩 바뀌어서 나오잖아요? 저도 거기에서는 ‘빈이’라고 나왔어요.”
“봤죠. 당연히 봤죠. 그거 안 보면 하루가 끝난 것 같지도 않은데. 제가 나가면 쉬애라고 나올까요?”
“아…… 정말 그러려나요?”
“아…… 많이 심각하네요. 쉬애라니.”
한 사람은 상대방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한 사람은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열심히 대꾸를 해주고 있고.
딱 봐도 평소에 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그렇게 불편해 보이지도 않았다.
서로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서 그러는 것 같았다.
“방송 분위기는 어때요, 선배님? 스태프들은 편하게 잘 대해 주세요?”
재훈이 묻자 애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다들 편하게 잘해 주세요. 그리고 이제 퍼펙트 올킬 정도 되면 어딜 가건 다들 편하게 해주지 못해 안달이 날걸요? 방송사마다 서로 모셔 가고 싶어서 난리일 텐데. 부러워요.”
애쉬가 웃으면서 멤버들을 보았다.
퍼펙트 올킬은 왠지 그의 속마음을 알 것 같았다.
정말 부러운 건 멤버들 간의 관계일 거라는 걸.
* * *
대기실에서 퍼펙트 올킬은 강하정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강하정도 긴장 좀 하라는 생각에 주의를 주려는 것뿐이었지 우진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여러 번 말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정말 조심하기는 해야 돼. 여기는 소문으로 모든 게 결정 나니까. 아까도 운이 좋아서 그랬지 잘못했으면 네가 애쉬를 구하고도 다른 일의 가해자로 몰릴 수 있었어.”
“네, 본부장님. 항상 명심할게요.”
우진도 건성으로 대답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
정말 그럴 것 같다고 그 역시 느끼고 있어서였다.
우희는 강하정의 눈치를 보다가 이제 자기가 말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때부터 홈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저도 그 얘기 자주 들었어요. 애쉬 선배님 정말 좋은 분이라던데.”
“그런 것 같아. 처음 보는 우리한테 하시는 걸 봐도 느껴지는 게 있잖아.”
이빈의 말에 재훈이 대꾸했다.
“애쉬 선배님이 솔로로 활동하시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이미 회복 불가인 것 같은데.”
민까지 나서서 말하자 강하정이 다시 나섰다.
“이제부터 너희는 너희가 할 일만 신경 써. 느슨해지면 바로 실수하는 거야.”
“네. 들어가기 전에 한번 맞춰 보자.”
재훈의 말에 모두가 대형을 갖추고 춤을 맞춰 보았다.
“완벽해!”
거울 속에서 닿은 시선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것을 잃은 사람을 가까이에서 보고 나자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 믿음이었다.
* * *
현역 배우인 MC 이여울은 퍼펙트 올킬이 출연한다는 사실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재능 있는 사람을 아꼈고 일단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기가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해서 그 사람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래도 일단 녹화를 하는 동안은 자신의 총애를 어떻게든 억누를 생각이었는데 그것은 절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볼 때는 예의를 차린 웃음을 짓다가 퍼펙트 올킬만 보면 얼굴에 꽃이 만개한 것처럼 표정이 환해졌으니 그의 마음이 어떻다는 것은 굳이 설명을 할 필요도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퍼펙트 올킬에게만 질문을 하고 싶고 그들과 한마디라도 더 나눠 보고 싶었지만 큐시트에는 그러지 말라고 되어 있었다.
이여울은 순서에 따라 진행을 해나갔다.
그러다가 다른 가수들이 노래를 하는 시간이 되면 퍼펙트 올킬에게 말을 걸었다.
워낙 음악 소리가 커서 목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았지만 퍼펙트 올킬은 이여울이 자기들을 신기해하고 있다는 걸 알 것 같았다.
그건 피차 비슷한 감정이었다.
퍼펙트 올킬도 이여울이 마냥 신기하고 엄청나게 보였던 것이다.
“혹시 해보고 싶은 거 있어요?”
이여울이 우진에게 물었고 우진은 별로 오래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말했다.
“트위드 랜드 선배님들 댄스 커버요.”
“그래요? 그건 큐시트에는 없던 건데. 그래요. 알았어요. 다 같이요?”
그가 멤버들을 보자 다른 멤버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살짝씩 고개를 젓는 것이 트위드 랜드의 댄스를 잘은 알지 못하는 듯했다.
“다른 멤버들은 잘 모르는 모양인데 우진 씨 혼자 할 수 있어요?”
“애쉬 선배님이 도와주시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아…….”
이여울은 그것도 재미있겠다는 듯이 애쉬를 보았다.
애쉬는 이여울이 우진과 나누는 이야기를 잘 듣지 못했는데 이여울이 바라보는 걸 알고 그에게 다가갔다.
“애쉬 씨, 우진 씨가 트위드 랜드 곡 댄스를 커버하고 싶다는데 같이해 줄 수 있어요? 뭐 할 거예요, 우진 씨?”
그것은 그렇게 즉흥적으로 성사되었다.
다른 팀이 노래를 하는 동안에.
이여울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듯 신이 나는 표정이었고 우진과 애쉬는 급하게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리얼 유는 춤이 어려워요. 할 수 있겠어요?”
애쉬는 우진이 너무 위험한 곡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몇 번이나 말했다.
그러나 우진은 그 곡이 낫다고 생각했다.
일단 그 춤을 둘이 함께 추면 우진에게 쏟아지는 관심 때문에 애쉬에게도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거라고 믿었다.
실력으로 승부한다면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우진은 그 기회를 주고 싶었다.
“제가 모든 파트의 춤을 아는 게 아니니까 선배님이 다른 걸 받쳐 주세요.”
“알았어요. 그러면 해봐요.”
나중에는 애쉬도 자기가 우진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린 것 같았다.
이재호 PD는 예정에 없던 커버 댄스를 흥미롭게 여겼고 두 사람의 무대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고 해봐야 애초에 세트의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능한 선에서는 모든 것을 했다.
우진은 서서히 박자에 몸을 실었다.
춤인 듯 아닌 듯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데 그것조차도 지극히 세련되고 매력적이어서 순식간에 몰입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애초에 퍼펙트 올킬에게 호감을 가졌건 무관심했건 거기에 상관없이 넋을 잃고 그의 춤에 빠져들었다.
춤 선은 역동적이고 파워풀했다.
동작이 크면서도 섬세했고 부드럽고 치명적이었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어떤 동작은 트위트 랜드의 원래 안무와 달랐는데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애쉬는 우진의 동작이 원래의 안무와 달라질 때 우진이 동작을 잊어버렸나 보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흠결 없는 완결성을 갖는 것 같다고 깨달으며 그 역시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그는 우진을 살피면서 우진이 맡은 파트가 아닌 다른 파트를 적절히 이어 나갔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그날 처음 맞춘 거라고는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잘 맞았다.
우진이 한 손을 들어 제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어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많은 이들이 작게 탄성을 냈다.
‘미쳤다……!’
이재호 PD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미 눈에 보이는 듯했다.
‘대박이다. 도대체 이 생각은 누가 해낸 거야?’
시선이 가는 춤 선도 춤 선이지만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표정으로 나타내는 표현력이었다.
손에 가려졌다가 드러나는 얼굴에서 치명적인 표정이 드러나며 누구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웨이브가 이어졌다.
그런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우진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끌어갔다는 것을 생각하면 애쉬야말로 괴물이라고 할 만했다.
음악이 절정으로 향하면서 두 사람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말은 없었지만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춤을 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화려한 턴과 웨이브.
너무나 아름다운 도약.
무릎을 꿇고 앉아 몸을 젖히고 한 번에 일어서며 다시 턴.
음악이 끝을 향해 치달을 때는 그 음악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