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rep Job RAW novel - chapter 81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드라우프니르(Draupnir), 오딘의 팔찌요. 아흐레마다 똑같은 무게의 황금 팔찌 여덟 개를 만들어낸다는 물건. 하지만 이것도 설마 오딘이 직접 사용하던 녀석은 아니겠지.”
아이반은 팔찌 안쪽에 흐릿하게 새겨진 문양을 보았다. 길을 잃은 대전사의 창, 메긴기요르드에 새겨진 것과 정확히 동일한 무늬였다. ‘셋 중에 드라우프니르가 가장 완성도가 높았어. 순간 내가 홀릴 뻔하다니.’ 아이반은 황금 팔찌를 만지작거리다가 시아린 이븐우드에게 물었다.
“이런 물건이 요정의 창고에 있다니, 놀랍군. 혹시 어떻게 얻게 된 물건인지 알 수 있겠소?”
시아린 이븐우드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난쟁이가 정말로 사라졌다고 생각하십니까?”
난쟁이는 노르드 신화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 자체로 무언가 활약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나, 그들의 손재주는 무척이나 신묘하여 노르드 신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기물을 만들었다고 했다. 천둥신의 망치, 묠니르가 그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주신 오딘의 창, 궁니르 역시 그러했다. 글레이프니르와 브리싱가멘, 스키드블라니르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장인의 영역에서만큼은 신보다 뛰어났다고 전해지는 자들, 그게 바로 난쟁이였다. 라그나로크 이후 파괴된 땅을 떠나 노르드인들이 이 세계에 정착한 후로 난쟁이를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아이반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이제는 오랜 세월이 지나 흐릿한 기억 속에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난쟁이가 있다, 그건 확실한 것이오?”
아이반이 묻자 시아린 이븐우드는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확답을 내리지 않고 말을 돌렸다.
“글쎄요,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왜 꺼낸······.”
“하지만 드워프들은 그들을 만난 적이 있다는군요.”
이 땅의 드워프와 노르드의 난쟁이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그러나 둘은 아주 많은 것이 비슷했다. 특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장인의 종족이라는 점에서. 그런 드워프들에게 난쟁이의 존재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것이었다. 신마저 감탄했다는 위대한 장인들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몇몇 모험심이 넘치는 드워프들은 난쟁이를 찾기 위해 수백 년간 대륙을 떠돌아다녔습니다. 그 팔찌는 그런 오랜 노력의 결과인 셈이죠. 그게 바로 난쟁이가 남긴 흔적입니다.”
아이반은 황금의 팔찌, 드라우프니르를 만지작거렸다. 아흐레마다 똑같은 무게의 황금 팔찌 여덟 개를 만들어낸다는 물건. 그 신비로운 이적이 다른 형태로 새겨져 있음을 알았다. 아이반의 오른쪽 눈, 황금으로 빛나는 지혜의 눈이 그것을 알려주었다. 아이반은 한참이나 그것을 만지작거리다가 물었다.
“내가 이것을 가져가도 되겠소?”
“물론입니다.”
“이것이 어떤 물건인지 알면서도?”
“아니까 하는 말입니다. 당신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니까요.”
시아린 이븐우드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스가르드의 전사, 신들의 챔피언, 오딘의 화신. 그건 당신의 것입니다.”
오딘의 화신이라는 표현에 아이반은 기분이 언짢아졌지만 입을 다물고 황금의 팔찌를 자신의 팔뚝에 둘렀다. 붉은 계곡 소용돌이 부족이 주었던 유물, 뱀신의 황금 방패역시 평상시에는 황금색 팔찌의 형태라 양손에 하나씩 황금 팔찌를 나눠 낀 모습이었다. 피의 검 브리카, 황금 멧돼지 가죽 갑옷, 뱀신의 황금 방패, 난쟁이가 만들었다는 메긴기요르드와 드라우프니르의 복제품까지. 화려한 장비가 온몸을 감싸고 있으니 든든할 법도 하건만 아이반은 안심이 되기보다 불안해졌다. 자신이 강해지는 만큼 그가 상대해야 할 적이 강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괜찮은 창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으련만.’ 새삼스럽게 길을 잃은 대전사의 창이 아쉬웠다. 그보다 효율적인 장비도 많지 않은데.
“드워프가 찾아낸 난쟁이의 작품이 어째서 요정의 창고로 흘러들어왔는지는 모르겠소만, 이번 일이 끝나면······.”
아이반의 말을 짐작한 시아린 이븐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때는 난쟁이의 흔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드리죠.”
“알겠소. 그때를 기다리지.”
아이반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었다. 지금 당장은 존재도 흐릿한 난쟁이를 쫓는 것보다 밀려 내려오는 거인의 군세를 막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시아린 이븐우드는 사라졌다. 기척도 없이 홀연히 떠나버린 것이다. 그렇게 그녀가 사라진 뒤에야 아이반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아린 이븐우드에게서 은연중에 흘러나오던 초월자의 존재감 때문에 알게 모르게 제법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후, 역시. 최상위권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군.”
사실 필멸자가 초월자를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아린 이븐우드는 역대 세계수의 무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적합도를 가지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부족하긴 마찬가지. 그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정령계에서 잠들어있었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세계수가 그만큼 아이반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소리겠지. 어쨌든 그렇게 장비를 선택한 후 요정의 창고 입구에 서 있으니 델피노와 사나운 이빨이 상당히 흥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다들 마음에 드는 장비를 찾은 듯했다.
“과연 요정의 창고로군요. 이곳에서 오래된 성자의 지팡이를 찾다니, 물론 그가 오백여 년 전에 엘프들과 인간의 화해를 주선하였던 역사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설마 이렇게 그의 유물을······.”
델피노는 은세공이 되어있는 지팡이를 들고서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었다. 아이반은 잘 모르지만 저게 제법 종교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냥 종교적인 가치로만 골랐다면 곤란한데······.’ 아이반이 눈을 가늘게 뜨고 지팡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팡이에 깃들어있는 힘이 심상치 않았다. 그저 역사적 가치만 있는 유물은 아닌 모양이다. 반면에 사나운 이빨은 푸른색의 보석으로 장식된 목걸이를 흔들고 있었다. 그는 흡족한 듯이 설명했다.
“정령마를 소환할 수 있는 목걸이다. 이제 나도 말을 탈 수가 있다!”
덩치가 크고 신체 구조가 인간과 다른 그는 말을 탈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일행이 이동할 때는 무조건 마차를 빌려야만 했고. 사나운 이빨은 그것이 내심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그저 이동수단을 선택하기엔 너무 아까운데. 정말 그것으로 되겠소?”
“물론. 그리고 정령마와 함께라면 더욱 과감한 전투를 할 수가 있다.”
“뭐, 그렇다면야.”
보통의 말이라면 초인들의 격렬한 전투를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정령마라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적응만 잘한다면 아주 나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 그렇게 다들 만족한 표정으로 요정의 창고에서 나오니 엘레나 이븐우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무심한 눈동자가 아이반에게 닿았을 때 슬쩍 빛이 난 것을 보면 그녀의 언니, 시아린 이븐우드가 아이반에게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듯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대신 미끈하게 생긴 활을 내밀었다.
“이것은 이레인 팔라시온, 그녀의 것입니다. 전해주세요.”
“팔라시온?”
아이반은 활을 건네받으면서 눈을 크게 떴다. 어딘가 익숙한 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반의 반응에 엘레나 이븐우드가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팔라시온에 대해 아십니까?”
“···그렇소.”
“놀랍군요. 그를 기억하고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왜 세계수가 그대에게 희망을 보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 대화를 들은 델피노와 사나운 이빨은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한 모양이었지만 엘레나 이븐우드는 설명하지 않고 그들을 배웅했다.
“위험한 전장으로 가시는군요. 당신들의 앞길에 축복이 함께하길 빌겠습니다.”
길잡이를 맡은 낯선 엘프와 함께 몇 걸음을 움직이니 일행은 어느새 요정의 숲을 벗어나 물질계로 돌아와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숲. 그들이 떠나기 전 그대로였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며칠 놀다 오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이레인이 근처 나무 위에서 반쯤 몸을 누이고 곰방대를 뻐끔뻐끔 피워대며 말했다. 그녀는 훌쩍 밑으로 뛰어내려 일행에게 다가오다 아이반이 들고 있는 활을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그걸 왜 당신이 들고 있어?”
“당신에게 건네주라더군, 이레인 팔라시온.”
이레인은 활을 받아들며 코웃음을 흘렸다. 아이반의 말투에서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 팔라시온. 그게 왜?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잖아?”
“그렇다고 태초에 이 땅으로 스스로 내려와 육신을 만들었던 일곱 고대 요정 중 하나의 이름을 성으로 삼고 있는 것이 평범한 일은 아니지.”
“맞아, 나의 멀고 먼 선조는 일곱 요정 중 하나인 팔라시온이지. 그런데 그게 뭐? 지금의 엘프는 모두가 그들의 후손이야. 새삼스럽게 그걸 지적해봐야 큰 의미도 없어.”
이레인이 어깨를 으쓱이며 활을 만지작거렸다. 아이반은 그것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그게 팔라시온의 활이오? 고대 요정의 신기?”
그제야 이레인이 고개가 돌아갔다.
“뭐야, 그런 것까지 알고 있다고? 당신은 그런 미래도 보았단 말이야?”
일행들은 아이반이 단편적인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아이반이 그렇게 유도하기도 했고, 실제로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아이반은 팔라시온의 활을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고대 요정의 신기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았소.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지.”
“요정의 신기‘들’이라고? 이게 몇이나 모습을 드러냈다면 상황이 아주 안 좋았겠어.”
그러했다. 세계수가 불타서 무너지고, 요정의 숲은 파괴되어 찢어지고. 살아남은 엘프의 영웅들이 고대 요정의 신기를 사용해 적과 싸우던 모습. 아이반은 그것에 대해 차마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지만 이레인은 모두 짐작한 듯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세계수의 예언이 정말로 가까이 다가왔다는 말이네.”
그녀는 고대 요정의 신기, 팔라시온의 활을 굳게 쥐었다. 그러자 활이 빛을 뿜으며 그녀의 손등에 스며들었다. 활과 화살을 형상화한 무늬가 그녀의 손등에서 빛나다가 이내 사라졌다.
“바로 출발하지. 지금도 거인이 움직이고 있어.”
그녀의 재촉에 따라 일행이 또다시 움직였다. 안내자 엘프를 따라 몇 걸음을 걷자 단번에 공간을 뛰어넘었다. 물질계의 모든 숲과 연결되어있는 요정의 숲의 특이성을 이용해 장거리 포탈처럼 사용한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 스치고 지나간 요정의 숲을 보며 잠시 아련해졌던 이레인의 눈동자가 단단해졌다. 그녀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을 따라 일행이 움직였다. 스읍, 후-. 뽀드득뽀드득. 입에서 시린 김이 흘러나오고 새하얀 눈이 밟힌다. 완연한 겨울의 숲이었다. 다들 평범한 인간과는 상당히 떨어진 몸이었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추위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육체파가 아닌 델피노는 물론이고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리자드맨인 사나운 이빨의 표정이 특히 좋지 않았다. 그들의 표정을 본 아이반이 손을 내저으며 마력을 흩뿌렸다. 순식간에 싸늘한 냉기가 빠져나가고 훈풍이 불었다. 그러자 사나운 이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이 정도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니.”
추위에 약하다고는 해도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몸속으로 마력을 돌리면 추위 정도야 막아낼 수 있으니까. 각자 마력을 끌어올리면 될 걸 아이반이 나서서 공간 전체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마력 낭비였다. 그런 우려에 아이반이 요정의 창고에서 찾은 황금 팔찌, 드라우프니르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마력은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마시오.”
난쟁이가 새로 만들었다는 드라우프니르는 새로운 황금을 낳는 대신 마력을 증폭했다. 막대한 수준의 마력 저장고를 얻은 아이반에게 지금 정도의 마력 소모는 전혀 부담이 될 수가 없었다. 그때 아이반의 날카로운 감각에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가볍고 조용하고, 그러면서 날카로웠다. 아이반이 무기를 꺼내려 할 때 이레인이 말했다.
“괜찮아, 적이 아니니까. 아무래도 마중을 나온 모양이야.”
탁! 발자국도 거의 남지 않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눈 위를 달려 나타난 것은 엘프들이었다. 두꺼운 방한복으로 몸을 가리고 새하얀 동물의 털을 목도리처럼 두르고 있는 혹한의 요정, 프로스트 엘프. 무심한 듯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보통의 엘프들과는 달리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들을 살피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따뜻한 것이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로군. 얼어붙은 땅에 온 것을 환영한다, 젊은이들.”
젊은이들이라며 말을 걸어온 엘프 역시 외형은 무척이나 젊어 보였으나, 엘프는 원래 장수종이라 겉만 보고 나이를 짐작하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이레인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면 그의 나이가 그럴만한 수준은 되겠지. 눈빛이 깊은 것을 보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이 느껴지긴 했다.
“여기서 이야기를 나눌 것도 아니니 우리의 거처로 가지. 따뜻한 스프와 보드카를 대접할 테니.”
프로스트 엘프의 안내를 받으면서 아이반은 힐끗 주변을 살폈다. 눈 덮인 침엽수림, 말하자면 타이가 같은 곳이었다.
그런 새하얀 숲을 한참이나 걸어가니 프로스트 엘프의 영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싸늘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꽤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을 전체를 감싸는 결계가 적당히 온도조절을 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뜨거운 스프와 독한 보드카로 이루어진 술상이 차려졌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이쪽 엘프는 원래 술을 달고 사는 모양이었다. 아이반이 보드카를 한잔 들이켰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독한 술맛에 내장의 생김새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제는 초인적인 몸을 가지게 되어 웬만한 술로는 취하지 않는 아이반이었지만 이건 제법 술을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자면 물을 탄 알코올에 가까울 정도로 도수가 높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아이반이 그렇게 술을 털어 마시니 프로스트 엘프가 무척이나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화끈하군. 하긴, 아스가르드의 전사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지지 않겠다는 듯 병째로 술을 들이켠 프로스트 엘프는 자신을 이곳의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니까 프로스트 엘프의 수장이라는 소리다.
“발티무어 이리딘, 편하게 불러주게.”
이리딘은 스스로 육신을 만들어 물질계로 내려왔다는 일곱 고대 요정의 하나였다. 이레인 팔라시온처럼 그 역시 일곱 요정의 직계 후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처럼 중요한 인물임에도 아이반은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건 아마 아이반이 알고 있는 원래의 흐름에서는 그가 사라졌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