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d as the Tyrant’s Daughter-in-law RAW novel -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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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며느리로점찍혔습니다 (0)화(1/173)
프롤로그
“갈넴에 도착했습니다.”
가시 같은 따가운 바람이 높은 산과 골 사이에서 매서운 소리를 내며 불어왔다.
정체를 숨겼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제국 최고 권력자들이 딱딱한 표정을 한 채 말 위에 앉아 있었고, 그 뒤로는 칼 같은 군기가 잡힌 철혈의 병사들이 미동 하나 없이 서 있었다.
이들의 군주이자 고귀한 황가의 혈통, 4황자 파르메스 아슬렛은 서리를 떠올리게 하는 은빛의 머리칼과 붉은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눈빛은 꽤나 건조하면서도 먹이를 노리는 야수와 같이 형형했다.
“이 땅이 제패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전하.”
파르메스의 옆에 앉아 있던 안경을 쓴 남자가 이어 말했다.
독과 약이 함께 모여드는 마을, 겉보기에는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땅.
갈넴은 황위를 노리는 파르메스가 비밀을 숨기고 음모를 꾸미기에 탁월한 요지였다.
파르메스가 말에서 내리자 은갑주를 입은 병사 하나가 재빨리 말 옆에 엎드렸다.
그의 발이 병사의 등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차가운 돌과 시체와 피만 즈려밟아 왔던 무자비한 발걸음을, 앞에 펼쳐진 흙길로 내디뎠다.
세 걸음쯤 걸었을까, 파르메스의 눈썹 끝이 미미하게 움직였다.
제 발아래 샛노랗고 잎이 큰 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다.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던 파르메스의 입가에 아주 옅게, 차가운 미소가 감돌았다가 사라졌다.
그의 시선은 다시 정면을 향했고, 그의 구두는 무신경하고 무자비한 걸음으로 꽃을 짓밟고 지나갔다.
모두가 파르메스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