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d as the Tyrant’s Daughter-in-law RAW novel - Chapter (86)
폭군의며느리로점찍혔습니다 (86)화(86/173)
86
화
마치
전장의
한가운데처럼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
내가
한
손을
쫙
펴고
당당하게
외쳤다
.
“
검은
구두
신은
사람
접어
!”
그
말에
이든과
브리튼의
눈썹이
동시에
꿈틀
움직였다
.
서로를
견제하고
있던
눈동자
두
쌍이
자연스레
나를
향했다
.
그리고
동시에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
이든의
입술이
달싹였다
.
“
한
사람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
브리튼이
그
말을
이었다
.
“
변수가
있었군요
.”
* * *
“
올해
책을
오백
권
이상
읽은
책벌레
접으세요
.”
브리튼이
온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이에
이든이
손가락
하나를
바들바들
떨며
접었다
.
이제
둘
다
손가락
하나씩만
남은
상황이었다
.
나는
두
개가
남아
있었고
말이다
.
다음은
이든의
차례였다
.
최후의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던
이든이
결국
첫
승을
가져가는
것일까
.
이든은
잠시
고심하더니
,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입을
열었다
.
“
제가
최근에
읽은
책
중
,
연애의
경제학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과연
흥미롭더군요
.
수학적
능력이
좋은
사람이
좋아하는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확률도
높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아무튼
……
이
책을
보지
않은
사람은
접으십시오
.”
이든은
눈을
살짝
감으며
미소를
지었다
.
나는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
이제
남은
손가락은
하나였다
.
잠시
후
,
피식
웃으며
시선을
브리튼에게
돌린
이든이
말했다
.
“
그럼
이
게임은
역시
저의
승리로
…….”
하지만
나와
이든의
예상과는
달리
,
브리튼의
손가락
하나는
여전히
꼿꼿하게
펴져
있었다
.
이든이
굳은
안색으로
황급히
말했다
.
“
이건
말도
안
되는
…….
설마
그
책을
읽으셨다는
겁니까
?”
“…….”
브리튼은
이든의
질문에도
꾹
입을
닫고
있을
뿐이었다
.
그런데
어쩐지
그게
긍정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
이든은
급하게
덧붙여
물었다
.
“
읽으셨다면
저자의
이름은
아시겠죠
?”
“
해리스
로만
.”
“
그렇다면
목차의
주요
내용은
.”
“
경제학과
심리학의
관계
,
정략혼과
연애혼의
경제적
효용
차이
,
효용
가치가
큰
결혼을
위해
상대를
유혹하는
법
,
그리고
…….”
브리튼의
푸른
눈동자가
승리의
빛을
담고
일렁였다
.
“
라이벌의
착각을
이용하여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법
.”
놀란
듯한
이든이
주먹을
움찔했다
.
그
책
…….
대체
어떤
내용인
거야
.
목차부터가
심상치
않잖아
.
“……
이런
…….”
이든은
완전히
낭패라는
얼굴을
했다
.
브리튼이
그런
책을
읽을
줄은
예상치
못했던
모양이었다
.
그는
언제나처럼
단정한
얼굴로
생글거리며
말했다
.
“
완벽한
짝이
되기
위해서는
,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죠
.”
“
큭
…….”
이제
우리는
편
손가락
하나만
남아
있었다
.
그리고
마침내
,
나의
차례가
돌아왔다
.
“…….”
“…….”
두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
그
눈빛들만으로도
서로의
소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부디
저
자식을
떨어뜨려
달라
.
잠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현
약혼자인
브리튼을
선택할지
,
아니면
애덤의
부탁을
받아
장부
작업을
열심히
해
주고
있는
이든을
한
번
도와줄지
.
짧은
고민을
마치고
,
나는
결심했다
.
“……
머리카락이
저보다
짧은
사람
접으세요
.”
두
사람의
눈썹이
동시에
꿈틀
움직였다
.
마치
배신당하기라도
한
눈빛
.
뭐
,
치사해도
어쩔
수
없다
.
“
부인
,
정말이지
…….”
“
페어플레이는
아니군요
.”
결국
,
두
사람은
동시에
손가락을
접었다
.
“
오예에
!”
내가
최후의
승자였다
.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각
잔에
보라색
주스를
따라
주었다
.
하나는
이든의
앞에
,
그리고
다른
하나는
브리튼의
앞에
놓았다
.
“…….”
……
응
?
그런데
방금
수상한
기포가
올라온
것
같은데
?
이든이
떨리는
손으로
그
잔을
집어
들었다
.
“
아버지께서
언제나
독살을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
이
순간
왜
그
이야기가
떠오를까요
.”
잔뜩
경계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
이쪽도
마찬가지입니다
.”
브리튼과
이든의
표정이
살짝
굳어
있었다
.
수상한
액체를
먹는
이
순간이
,
마냥
기대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
하지만
벌칙은
벌칙인
법
.
“
그럼
동시에
마시기로
하죠
,
소공작
.”
“
알겠습니다
,
황태자
전하
.”
또
나왔다
.
아까도
찰나의
순간
스쳐
간
동료애의
눈빛
.
역시
아무리
원수
같은
사이라고
해도
위기에
처하면
서로를
조금은
의지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
분명
이런
요지의
내용을
동물
프로에서
봤었지
.
원수처럼
싸우는
강아지
두
마리를
어둠
속에
두었더니
…….
“…….”
아니다
.
황족
모독이자
귀족
모독
같은
이런
생각은
그만해야지
.
나는
잡생각을
지우고
음료를
들이켜는
둘을
바라보았다
.
탁
,
탁
.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은
빈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
표정의
변화는
……
없었다
.
멀쩡한
거
같은데
?
운
좋게
달콤한
맛이었나
?
“…….”
나는
의아해하며
바론이
준
병을
바라보았다
.
분명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준
선물인데
,
효과가
신통치
않은
모양이었다
.
“…….”
“…….”
두
사람은
그저
태연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
“
어떠혔흡이까
.”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이든이었다
.
그런데
발음이
…….
혀가
실종된
듯한
목소리였다
.
“…….”
브리튼은
아무
말도
없이
이든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
입술을
달싹이지도
,
괜찮은
맛이라며
미소
짓지도
않았다
.
두
사람
설마
……?
“
여씨
.
도금
따기만
했던
제
잔과는
달
…….
읍
.”
이든은
자연스레
팔짱을
끼며
브리튼에게
한마디
하려
했지만
,
곧장
입을
틀어
막을
수밖에
없었다
.
후폭풍이
밀려드는
모양이었다
.
그가
황급히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
“
물
…….”
“
나가면
하녀가
들고
있어요
!”
그러자
곧장
일어서서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
그런데
……
그
냉철하고
이성적인
이든이
이렇게
혀
짧은
소리를
낼
정도로
짠맛이었다고
?
분명
바론은
영애들끼리
재미있는
게임을
하며
담소를
즐길
만한
장난감이라고
해서
……
그냥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맛
정도로
생각했는데
.
이든이
달려나간
뒤
나는
천천히
브리튼을
돌아
보았다
.
“……
부인
.”
다행히
브리튼은
이든처럼
혀가
마비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
발음은
또렷한
걸
보면
.
“……
괜찮아요
,
황태자
전하
?”
내
물음에
브리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
착각일까
.
브리튼의
볼이
유난히
붉어
보인다
.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눈망울이
마치
파도가
치는
듯
일렁이고
있었다
.
또르르
.
어
…….
방금
?
* * *
그러니까
,
사람이
우는
모습이란
보통
그렇게
단정하지
않다
.
나만
해도
눈물이
날
때는
코와
눈
주변이
빨개지고
콧물도
나오고
…….
예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
하지만
몇
방울의
눈물을
흘린
브리튼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에서
예쁘게
울던
요정
같은
주인공처럼
,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
이
정도면
얼굴을
빚은
신이
지나치게
불공평한
거
아니냐고
!
“
괴로운
맛인가요
?
어서
나가셔서
물을
드시는
게
…….”
내
말에
브리튼은
고개를
저었다
.
소년의
영롱한
푸른
눈동자에는
여전히
이슬이
잔잔하게
맺혀
있었다
.
“
괴롭지
않습니다
.
단지
……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맛이라고
해야겠죠
.”
“
그리운
……
맛이요
?”
생소한
표현에
고개를
갸웃했다
.
예쁜
손가락을
들어
,
수상한
보라색
주스가
든
잔을
한
번
쓰다듬은
브리튼이
입술을
열었다
.
“
내면적으로
아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
그때는
무엇도
저를
위로할
수
없다고
믿었죠
.”
나는
멍하니
브리튼을
바라보았다
.
브리튼이
황태자라고
해서
마냥
온실
속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
파르메스가
황위를
찬탈하기
전까지의
브리튼은
,
드넓은
황궁에서
유령
같은
존재로
방치당했다고
하니까
말이다
.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
그때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
“
저는
방황했습니다
.
그래서
하나의
임무를
자청했죠
.”
그때를
떠올리는지
브리튼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고였다
.
“
어린
나이에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임무였습니다
.
단지
티
나지
않게
바깥에서
보호하고
감시하는
게
목적이었을
뿐이었죠
.”
“…….”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그런데
그
경험은
제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
여태껏
산전수전을
겪어
왔다고
자부했던
제
삶조차
,
온실
속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
임무를
하며
엄청난
고생이라도
한
걸까
.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브리튼의
눈동자에
회한이
보이지
않았다
.
“
살아남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나가는
누군가가
있었고
,
저는
그
찬란한
눈동자
안에서
진정한
삶의
의지를
발견했습니다
.
햇살처럼
아주
밝아서
,
금방이라도
꺼질
듯
허약한
불을
일렁이던
저의
심지를
자극했죠
.”
음
…….
동굴
속에서
생존의
달인이라도
만났던
것일까
?
아무튼
그
경험이
여러
생각으로
방황하던
브리튼을
도운
것은
확실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