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d as the Tyrant’s Daughter-in-law RAW novel - Chapter (97)
폭군의며느리로점찍혔습니다 (97)화(97/173)
97
화
* * *
내
집으로
향하는
조용한
마차
안
.
“
저
,
오늘은
꼭
묻고
싶은
게
있어요
.”
나는
아까
카르힌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
“
아슬렛은
흑반에
의해
제
명을
채우지
못하고
잡아먹혀
죽게
되어
있어
.
마일라
후작이
흑반
치유에
대해
끈질기게
연구한
모양이지만
치료법을
밝히지
못하고
죽었고
…….
그래
,
내가
죽였지
.”
언젠가
서재에서
보았던
아빠의
종이에도
적혀
있는
그것
.
“……
흑반병
.”
그
말에
맞은편에
앉아
있던
브리튼이
천천히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
내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
그가
복잡한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눈을
옅게
일렁였다
.
적어도
뭔가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구나
,
하는
것은
알
수
있었다
.
“
흑반병이
뭔가요
?”
“…….”
알아야
했다
.
파르메스와
,
어쩌면
브리튼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그
저주
같은
병에
대해서
.
그건
아빠가
연구했던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
브리튼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
“
귀족들
중에서도
고위
귀족을
제외하고는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
아슬렛
황가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유전병이
있습니다
.”
유전병이라는
말에
나는
흠칫
놀랐다
.
원작의
내용을
떠올려
보았지만
,
폭군
파르메스
아슬렛에게
유전병이
있다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
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것일
뿐
,
병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
테다
.
“
그리하여
모든
황제들은
단명합니다
.
타고난
수명이
다하기
전에
흑반에게
잡아먹히죠
.
그
뿌리는
…….”
브리튼은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왼쪽
가슴에
올렸다
.
“
심장에
단단하게
박혀
있습니다
.”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장이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
“
황제의
수명은
각기
다른데
,
선황께서는
마흔다섯의
나이에
의식을
잃으셨고
…….
황의의
소견으로
폐하께서는
마흔을
넘기기
힘드실
거라고
하더군요
.”
담담한
목소리에
다시
한번
가슴이
덜컹였다
.
아저씨가
지금
삼십
대
초반이니까
…
앞으로
살날이
십
년도
남지
않았다는
거야
?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
나는
주먹을
꼭
쥔
채
급한
어조로
브리튼에게
물었다
.
“
치료법은요
?
아직도
치료법을
찾지
못한
건가요
?”
그것을
연구하던
아빠가
돌아가신
지
십
년이
넘게
흘렀고
,
만약
이어서
연구하던
사람이
있었다면
혹시
…….
그러나
침묵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
그리고
그
침묵이
어느
정도
이어졌을
때
,
나는
그
답을
느낄
수
있었다
.
브리튼은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
“
알려진
바로는
없습니다
.
만일
치료법이
있었더라면
흑반병이
아슬렛
황가의
영원한
저주라고
불리지는
않았겠죠
.”
“
그럼
…….”
나는
브리튼을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
“……
황태자
전하도
마찬가지인가요
?”
그
말에
브리튼의
푸른
눈동자가
짙어졌다
.
그리고
한참
뒤
,
소년은
대답
대신
몸을
기울이고는
흰
장갑을
낀
손을
올려
내
눈가를
닦았다
.
그의
장갑에
내
눈에서
흘러나온
투명한
눈물이
묻어났다
.
그가
곤란하다는
듯
옅게
미소
지으며
내게
말했다
.
“
이런
표정으로
물으시니
……
어렵군요
,
부인
.”
카르힌의
말대로라면
몸이
천천히
마비되고
,
보존
치료가
없다면
수
개월
뒤에는
숨
쉬는
근육까지
마비되어서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
.
그것이
흑반병의
정체였다
.
파르메스의
비밀이자
,
브리튼의
비밀이기도
했고
말이다
.
“
폐하께서는
진심으로
부인을
아끼십니다
.”
쓸쓸한
눈빛의
브리튼이
옅은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었다
.
“
제가
보통의
아슬렛이었으면
,
부인의
약혼자로
저를
선택하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
“…….”
“
황의의
말로
저는
다른
아슬렛들보다는
오래
살
것이라고
합니다
.
흑반은
비슷한
시기에
발병하겠지만
,
저는
특별히
오래
……
부인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
“……
특별히
……
라니요
?”
“
마일라
후작의
업적입니다
.
당시
흑반의
초기
연구를
담당했던
그는
저를
임신한
어머니께
약을
주사하였고
,
비록
흑반을
극복한
채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
죽어
가는
몸으로라도
십수
년을
더
살
수
있게
생명을
연장했죠
.”
그
말에
나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
그런
일이
있었다니
.
대체
파르메스는
……
그리고
브리튼은
,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
그렇게
무서운
병이
발병한다는데도
,
그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루하루
연명하며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듯
말하는
브리튼은
대체
…….
“……
싫어요
.”
“…….”
“
정말
싫다고요
.”
내
말에
브리튼은
복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그리고
입술을
달싹였다
.
“……
역시
그런
무서운
병에
걸린
남편은
싫으시겠죠
.”
“
그
말이
아니라
,
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요
!”
내
말에
브리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
나는
또렷하게
브리튼을
바라보며
말했다
.
“
폐하가
죽게
된다는
거
!
그리고
브리튼
……
전하가
발병하게
된다는
것도요
.”
수
대가
이어지도록
아슬렛
황가의
황제들이
흑반병이라는
것으로
죽었다면
,
확실히
현재까지
개발된
유효한
치료법은
없다는
그의
말이
맞을
것이다
.
하지만
나는
치료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빠의
쪽지
.
‘
빛의
정령사만이
흑반을
치료한다
.’
아빠는
대정령사였다
.
그리고
아빠가
남긴
쪽지에는
흑반을
치료할
수
있는
존재가
쓰여
있었다
.
그저
쪽지
하나에
적힌
아득한
이야기였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
볼
것이다
.
“
부인
…….
하지만
…….”
“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
어떻게든
치료법을
찾아낼
거예요
.
제가
아빠의
뒤를
이어서요
!”
확신을
담은
내
말에
브리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
파르메스는
이미
내
소중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
그리고
눈앞의
브리튼은
그의
아들
.
언제나
다정하게
날
좋아해
주는
아이
.
“
그러니까
…….”
나는
브리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
소년의
부드러운
볼의
감촉이
손바닥을
통해
느껴진다
.
브리튼의
푸른
눈동자가
잔잔한
밤
호수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
“
전하도
포기하지
말아요
.”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
브리튼은
한참
뒤에야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
네
,
부인
.”
그리고
그때
,
마차가
크게
덜컹거리며
멈추어
섰다
.
* * *
“
응
?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
바퀴가
진창에
빠진
듯한
느낌은
아닌데
,
마차는
한참이나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
뭔가
시간을
지체할
일이
있다면
마부나
,
호위
기사가
곧장
와서
보고했을
텐데
그들도
조용했다
.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하는데
,
브리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
그때였다
.
일어서려던
브리튼이
문득
무언가에
밀리며
강제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소년의
입술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
“
큭
…….”
“……?”
나는
내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
어디선가
훅
나온
얇은
검날
같은
것이
내
맞은편에
앉은
브리튼의
배와
왼손을
꿰뚫었다
.
하지만
검이라고
하기에는
기이하게
길고
휘어진
모양새였는데
,
철이라고
볼
수도
없는
새까만
색이었다
.
“……
저
,
전하
?”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악한
내가
덜덜
떨리는
손을
올렸다
.
고통스러운
표정을
한
브리튼이
입술을
간신히
달싹였다
.
“
도망가
…….”
나는
너무
놀라서
안면
근육이
굳은
채
손에
힘을
모았다
.
도망가라니
.
싫다
.
브리튼을
구해야
해
.
정령의
힘을
끌어
올려
검은
날을
부수려는
순간
,
주변에서
우지끈
소리가
들렸다
.
그리고
내가
앉아
있는
마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
“……?!”
푸스슥
–
마차가
반파되어
떨어져
나갔다
.
브리튼이
앉은
좌석과
내가
앉은
좌석이
서로
갈라진
것이다
.
우리의
거리가
조금
떨어지고
나서야
나는
브리튼을
꿰뚫은
그것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
나는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
윽
,
그림자
……!’
내
발아래
그림자에서
검은
날이
튀어나와
있었다
.
“…….”
그리고
쪼개진
마차
옆으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남자들이
보였다
.
마부와
우리를
호위하던
기사들이었다
.
지금
브리튼을
공격하는
저
그림자가
한
짓이
분명하다
.
“……
설마
!”
그것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
아까
마주했던
카르힌의
기운이었다
.
카르힌은
분명
죽었다
.
하지만
그가
죽기
전
내
그림자에
흑마법을
걸어
두었다면
……?
그래서
브리튼을
공격하게
한
것이라면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
발목을
옭아매는
그림자
때문에
발을
뗄
수가
없었다
.
“
윽
…….”
그것이
브리튼을
못
박듯
꿰뚫고
있었다
.
나는
울먹이며
손에
담은
정령력으로
그것을
내리쳤다
.
보통은
네
가지
속성
중
알맞은
속성을
생각하며
정령력을
사용하는데
,
이번은
전에
가면
무도회의
급박한
상황처럼
나조차
확실한
속성을
알
수
없는
빛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
“
싫어
!
저리
가
!”
환한
빛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
그림자는
마치
흡혈귀가
태양을
피하듯
오소소
마차
밑으로
사라졌다
.
브리튼의
배와
손에
박힌
날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지만
,
그것이
입힌
상처는
그대로인지
피가
빨갛게
번지는
것이
보였다
.
“
황태자
전하
!”
발목이
자유로워진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는데
,
본능적으로
마차
창틀을
붙잡았다
.
마차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말은
브리튼의
쪽에
있는데도
,
바퀴
두
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내
편의
바퀴가
엄청난
속도로
구르고
있었다
.
‘
바퀴로
간
그림자가
……
움직이고
있어
?’
브리튼이
자리에서
일어나
피가
흐르는
왼손으로
배를
감싼
채
창백한
얼굴로
오른손을
내게
뻗고
있었다
.
하지만
내
쪽의
마차가
굴러가기
시작하며
우리의
거리가
점차
멀어졌다
.
“
안
돼
.
안
돼
,
아리넬
…….”
마차에
가속도가
붙으며
브리튼의
목소리가
점점
작게
들려왔다
.
더
위험해지기
전에
뛰어내리기로
결심하며
급하게
발을
내디딘
순간
,
내
두눈이
크게
뜨였다
.
붕
떠오르는
느낌과
함께
발밑에
까마득한
바위들과
물이
보였기
때문이다
.
생각해
보니
아까부터
물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
“…….”
그
혼돈의
와중에도
나는
기시감을
느꼈다
.
언젠가
꾸었던
꿈
.
그
속에서
이런
풍경을
본
적이
있었다
.
귀가
멍하고
현실이
현실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
그때
,
문득
정신을
깨우는
외침
소리
.
“
아리넬
!”
절규하는
듯한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