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d as the Tyrant’s Daughter-in-law RAW novel - Chapter (99)
폭군의며느리로점찍혔습니다 (99)화(99/173)
99
화
* * *
“
이곳의
여름은
……
원래
이렇게
추운가요
?”
나는
내
작은
몸집에
비해
크고
두꺼운
담요를
드레스
위에
두르며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
내
옆에
앉아
있던
엄한
인상의
할아버지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
“
지난여름은
어땠더냐
.”
나는
그
말에
방긋
웃으며
말했다
.
“
당연히
덥
…….”
하지만
내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
지난여름이
어땠더라
.
문득
귀에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쏟아질
듯한
은하수와
아름다운
풍경도
머릿속에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
.
하지만
그
기억의
끝은
언제나
.
“
읏
…….”
나는
이마를
짚었다
.
알싸한
통증이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고는
내
회상을
가파르게
끊어
냈다
.
그렇다
.
나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
나의
첫
기억은
,
물속에서
허우적대다가
헬리오
삼촌에게
건져져
퀘사
고모에게
안겼던
때로부터
시작된다
.
그
뒤로
몇
번을
기절했는지
가물가물하다가
제대로
정신이
든
건
하늘에
닿을
듯
높고
웅장한
이
북부의
방벽
앞에
섰을
때
.
할아버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
백발에
가까운
흰
머리카락이
차가운
칼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
백전노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엄숙한
분위기와
날카로운
눈빛
.
헬리오에게
안겨서
처음으로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를
회상해
보면
…….
“
으헝
…….
무서워요
.”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을
꺼내
버렸었지
.
짐승
가죽을
씌운
은색
의자에
앉아
위압감
넘치는
덩치와
기운으로
나를
형형하게
보던
할아버지는
,
전설
속에나
나오는
무서운
설인을
연상하게
했으니까
.
“
몰골이
못
봐주겠구나
.”
비실비실한
병아리를
탐탁지
않아
하듯
거친
소리를
내는
할아버지의
평가에
나는
무릎이
덜덜
떨렸다
.
그렇게
눈물이
날
정도로
나를
무섭게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움츠린
채
딸꾹질을
하는
내
머리를
방패만큼
커다란
손으로
짓누르더니
,
아니
,
쓰다듬더니
…….
다음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함께
산책을
가자고
하셨다
.
또
저녁에는
항상
식사를
같이하자고
했다
.
‘
내가
추워하며
재채기를
하니
거위
털이
가득한
이불을
가져다주고
,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폭신한
인형도
몇
개
챙겨
주셨지
…….’
한
번도
미소
같은
걸
짓는
모습은
본
적
없지만
말이다
.
‘
여전히
무서운
얼굴이시지만
,
그래도
이제는
조금
덜
무서워
.’
벌써
북부에
온
지도
한
달째
.
어느
순간부터
할아버지의
무뚝뚝함
속에서
다정함을
찾을
수
있었다
.
“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로구나
.”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에서
벗어난
나는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
네
…….”
“
기억하지
않는
것이
좋다
.”
할아버지의
말에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
“
약한
것들은
기억할
가치가
없지
.”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
뭔가에
화를
내고
계신
것
같기도
하고
.
그리고
그때였다
.
어디에선가
칼바람을
타고
종이
하나가
날아와
공중에서
몇
바퀴
돌더니
내
무릎
앞에
사뿐하게
떨어졌다
.
종이는
꽤
오래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떠돌았는지
많이
낡아
있었다
.
현상금
종이처럼
가운데에
누군가의
사진이
붙어
있고
아래에
금액이
써
있는
종이었는데
,
하필이면
사진
부분이
찢어져서
어떤
얼굴인지
보이지
않았다
.
나는
무심코
그
종이의
글을
읽었다
.
“
위
사람을
찾는
데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1
억
브링을
지급함
.
궁내부
재상
알렌스
.”
그런데
1
억
브링이면
얼마지
?
과자
한
봉지에
1
브링이니까
…….
히익
,
아무튼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
그리고
그때
,
종이
몇
장이
또
우수수
떨어졌다
.
사진은
꾸깃꾸깃해지고
바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
글자는
뚜렷했다
.
“
위
사람에
대해
유의미한
제보를
할
경우
1
억
브링을
지급함
.
군사부
재상
거먼트
.
위
사람을
찾는다면
…… 5
억
브링
.
경제부
재상
지크프리트
.”
대체
재상들로부터
이런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내걸린
사람은
얼마나
극악무도한
죄를
지은
걸까
.
또
하나의
종이가
내려앉으려
할
때였다
.
할아버지는
두꺼운
손을
뻗더니
종이를
잡아채
구겨
버렸다
.
‘
날아온
종이들
중
제일
멀쩡해
보였는데
…….’
팔랑거리며
내려앉는
와중이어서
종이
속
얼굴은
이번에도
보지
못했다
.
종이를
한
손에
구긴
할아버지는
탐탁잖은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
“
쓸모없는
것들이
하늘을
더럽히는군
.”
탁하고
거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위잉
–
바람이
다시
강하게
불자
나는
작은
손으로
담요를
움켜쥐어
내
몸을
더
감쌌다
.
할아버지가
천천히
시선을
옮기더니
내게
말했다
.
“
이만
들어가자꾸나
.”
마침
추웠기
때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
네
.
좋아요
.”
* * *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움직임
없이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들의
곁을
지나갔다
.
“
충성
!”
곧바로
우레와
같은
병사들의
목소리가
울러
퍼져
골짜기
같은
방벽과
본성
사이의
우렁찬
메아리가
되었다
.
‘
깜짝이야
…….’
처음보다는
익숙해지기는
했어도
,
이럴
때마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았다
.
놀라
반사적으로
그들을
올려다보았지만
,
그들은
눈동자도
돌리지
않고
바깥만을
응시하며
서
있을
정도로
군기가
잡혀
있었다
.
“
들어가자꾸나
,
아리넬
.”
“
네에
.”
우리는
웅장한
북부
대공저의
본성으로
들어왔다
.
북부의
방벽만큼
단단한
본성은
압도될
정도로
강해
보였다
.
벽에는
철판이
틈
없이
덧대어져
있었고
,
바깥을
향하고
있는
철침의
붉은
자국들은
허락받지
않는
손님들의
최후를
짐작게
했다
.
이곳에서
강한
것은
건물뿐만이
아니었다
.
대공가의
병사들은
모두
놀랍도록
강했으며
,
충성스러워
보였다
.
마치
매와
같은
눈매를
한
병사들은
대부분
코와
입
,
목을
가리는
가죽
방한대를
착용했다
.
갑옷은
얼음에
얼지
않는
특수한
재질의
철로
만드는데
,
그
색이
검푸른색이어서
마치
그들은
검은
전사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
“
대공
전하
.”
로비의
계단에
쭈그려
앉아
화살을
손보고
있던
삼촌
헬리오가
갑옷의
쇳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
그의
발치에는
늑대
가죽
한
장이
있었다
.
털의
상태로
보아
오늘
막
잡아
손질한
것
같았다
.
“……
말랑
.”
대공을
향해
주먹을
쥔
손을
가로로
가슴께에
대며
인사한
헬리오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
흠칫
.
분명
내게
적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
나는
이
청록색
눈동자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목이
뻣뻣해질
만큼
긴장이
되었다
.
“
아
……
안녕하세요
,
삼촌
.”
헬리오
마일라는
우리
아빠의
형이라고
했다
.
하지만
할아버지의
집무실에
걸린
아빠의
초상화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
.
이런
말은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
아빠는
나처럼
눈매도
둥글고
어딘가
말랑하게
생기신
것에
비해
마일라가의
친척들은
모두
설산의
맹수
처럼
잔혹한
분위기를
풍겼다
.
머리카락
색과
눈
색이
같지
않았더라면
,
아빠
혼자
입양된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의심했을
것이다
.
“
산책은
어땠니
,
우리
아기
요정
.”
나는
뒤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다시
흠칫했다
.
포니테일의
잿빛
금발
머리
,
그리고
시원한
눈매
속
사냥꾼의
녹색
눈동자
.
고개를
내민
여자의
얼굴은
헬리오와
많이
닮아
있었다
.
그녀의
이름은
퀘사
마일라
.
헬리오
마일라의
쌍둥이
여동생이자
아빠의
누나이다
.
나에게는
고모이기도
하고
말이다
.
두
사람은
수도
체르안에서
물에
빠진
나를
구해
준
뒤
이곳에
데려왔다고
한다
.
기억을
잃어
내가
왜
물에
빠졌는지
,
어쩌다
두
분이
그곳에
계셨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
두
분은
내
생명의
은인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