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al Streamer RAW novel - Chapter 20
따님을 계승 중입니다
“조가휘가 가주님을 뵙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소년의 위풍당당한 등장에, 제갈기는 소년의 곁에 선 시녀, 아니, 정확히는 시녀로 위장한 장자원주를 향해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그녀가 아닌 소년에게서 돌아왔다.
“제가 참을성이 부족하여 늦은 시간에 결례를 범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진법을 통과한다면 가주님께 안내해달라고 억지를 부렸으니, 벌하시려거든 저를 벌해주십시오.”
“크흠···.”
얼핏 듣기에는 시녀를 걱정하는 소년의 갸륵한 마음씨 같지만, 실상은 어린아이를 진법에 가둔 것도 모자라 엄한 데 화풀이까지 하냐며 꾸짖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졸지에 수하와 아우 앞에서 옹졸한 사람이 되어버린 제갈기는 언짢음과 민망함에 목만 가다듬었다.
바로 그 때,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또 다른 불청객이 등장했다.
“가가. 조가장에서 온 아이를 장자원으로 보냈다는 게 사실··· 어머?”
“조가장의 가휘가 제갈부인을 뵙습니다.”
“귀여워라.”
“휘아!”
“우희야! 잘 있었어?”
제갈기는 조가휘와 인사를 나누는 딸과 아내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세가 내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권위가 통하지 않는 두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켰건만.
제갈기가 혀를 차는 사이, 딸은 간만에 재회한 소년과 회포를 풀고 있었다.
잔뜩 신난 제갈우희는 당장이라도 승천할 듯 광대를 씰룩이며 가휘에게 물었다.
“휘아, 나 만나러 온 거야?”
“응. 그것이 약속이니까.”
“진법은? 혼자 빠져나온 거야?”
“응, 어쩌다보니.”
“대단해, 휘아.”
입술을 질겅거리며 둘이 하는 꼴을 지켜보던 제갈기는, 당장이라도 소년을 끌어안을 기세의 딸의 모습에 더는 참지 못하고 버럭 호통을 쳤다.
“희아! 내가 당분간은 얌전히 있으라 하지 않았더냐!”
“세가 밖으로 나가지 말랬지. 여긴 세가 내잖아.”
“너 아빠한테···.”
“그만 심술부리세요, 당신.”
제갈기를 향해 온유하게 말하는 여인의 목소리엔 묘한 강단이 있었다.
그렇게 부녀의 다툼을 말린 아내가 소년을 향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우리 희아가 소년 영웅께 신세를 졌다고 들었어요. 어미인 남궁지약이에요.”
“과찬이세요, 부인. 이런 말씀드리면 실례겠지만, 사실 부인께서 가주님을 가가라 부르시기 전까진 우희의 언니이신 줄만 알았어요.”
“이, 이노옴! 누구에게 수작질이냐!”
“어머, 가가, 아이가 한 말에 뭘 그렇게 흥분하세요.”
아이가 한 말이라고는 했지만, 제갈기를 말리는 그녀의 입꼬리는 숨길 수 없을 만큼 위로 휘어 있었다.
반대로 제갈기의 기분은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저 영악한 놈!
어떻게 우희의 환심을 샀나 했더니 비위를 맞추는 재주가 있구나.
제갈기가 남몰래 허리춤도 안 오는 꼬마에게 경계심을 키우는 사이, 지약은 오늘 소년이 겪은 일을 대신 사과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희아를 만나러 온 거죠? 남편의 결례에 대해선 제가 사과할게요. 사나흘 정도 머물 거라고 들었어요. 편히 지내다 가요.”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왜 그러나요?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나요?”
“아뇨. 가주님께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
“으음?”
자신의 인색한 반응에도 풀이 죽기는커녕 오히려 묻고 싶은 게 있다며 눈을 빛내는 소년의 모습에 제갈기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자신을 향한 소년의 눈빛을 가만히 마주하던 제갈기가 헛기침을 내뱉으며 물었다.
“무엇이 궁금한 게냐?”
제갈기의 퉁명스런 대꾸에도 소년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가주님은 비상한 두뇌와 고강한 무공만큼이나 금기서화에도 조예가 남다르시다 들었어요. 종종 세가의 손님들과 그런 분야들로 내기를 즐겨 하신다고 듣기도 했고요.”
내가 일부러 심술을 부리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도대체 저 어린놈이 무슨 꿍꿍이지?
제갈기는 눈매를 가늘게 뜨며 소년에게 물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냐.”
“저도 가주님과 그 내기를 한번 할 수 있을까요?”
“허! 내기라?”
소년의 당돌한 발언에 집무실에 모인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속에서 소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우희처럼 무공에 대한 엄청난 자질이 있지 못해, 아직 성취가 뛰어나지 못하니까···.”
“흐, 흠 우희가 자질이 남다르긴 하지.”
자연스레 금지옥엽을 띄워주는 말에 제갈기의 입술이 씰룩였지만, 가휘는 모른 척 계속 말을 이었다.
“금기서화 중 하나로 내기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하!”
제갈기는 기가 차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감히 제갈세가의 가주인 자신에게, 그것도 그의 주 종목이나 다름없는 금기서화를 주제로 내기라니?
소년의 무모함에 놀란 것은 평소 제갈기의 실력을 아는 식솔들이 더했다.
심지어 조가휘라면 무한한 신뢰를 보내던 우희조차도 이번만큼은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휘아, 그건···.”
“괜찮아.”
옅은 미소와 함께 딸의 입술에 검지를 붙이는 가휘의 모습에, 제갈기의 두 눈에 불꽃이 튀었다.
“좋다! 받아들이마. 내기엔 조건이 있어야겠지?”
“네. 제가 지면 가주님의 허락 없이는 우희에게 함부로 얼씬도 하지 않을게요.”
가휘의 통 큰 조건에 오히려 사색이 된 우희가 제갈기에게 매달려 칭얼거렸다.
“아빠! 어린애 상대로 그러는 게 어디 있어!”
“저 녀석이 먼저 내기를 제안하지 않았느냐? 어찌 가주가 되어 손님의 청을 그리 매몰차게 거절하겠느냐!”
제갈기의 교묘한 화술에 우희도, 제갈신도 아무런 말을 못하던 순간, 가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이기면.”
“그 땐 너희들 맘대로 하거라!”
그의 입에서 확약이 떨어진 순간, 소년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조가휘가 가주님께 바둑으로 한 수 가르침을 청합니다.”
포권을 하는 소년의 한쪽 눈은 굳게 닫혀 있었다.
***
탁.
···탁.
탁.
······탁.
탁.
“으음···.”
제갈기는 거침없이 전진하는 흑돌 앞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마치 생각조차 안 하고 두는 듯한 엄청난 속도였다.
소년의 맹공에 놀란 것은 지켜보던 구경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쏟아내며, 그렇잖아도 예민한 제갈기의 신경을 박박 긁어놓았다.
“생각은 하고 두는 걸까?”
“내 생전에 가주님이 바둑에서 밀리는 모습을 볼 줄이야.”
“허-. 재주가 끝이 없는 아이로구나.”
그래도 그 정도까지는 참을 만했다.
문제는 소년의 입이었다.
아까부터 뭘 그리 중얼거리는지, 제갈기는 도무지 정신이 사나워 견딜 수 없었다.
“허! 조용히 좀 둘 수 없나! 아까부터 뭘 그리 중얼거리는 게냐.”
“죄송합니다, 가주님. 익힌 무공이 이러한지라.”
“에잇···.”
마지못해 돌을 고르는 그의 눈에, 놈의 곁에 찰싹 달라붙은 딸의 모습이 보였다.
“휘아, 바둑은 언제부터 그렇게 잘 뒀어?”
“어? 아니, 뭐··· 그냥.”
“대단해, 휘아.”
놈을 바라보는 딸의 눈빛이 기쁨과 기대로 반짝였다.
제갈기는 딸 앞에서 망신을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바둑판을 노려봤다.
***
“허! 조용히 좀 둘 수 없나!”
[미디어드림e : 빡쳤다ㅋㅋㅋ 뭔 말인진 모르겠는데 빡친 건 알겠음ㅋㅋ] [띠껍쓰 : 아 6살한테 지는데 어떻게 안 빡침ㅋㅋ] [즙애기 : 저 아저씨 연기 잘하네 ㅋㅋㅋ 근데 무림인은 화낼 때 갈! 하는 거 아니에요?] [it’s Ah! : 방금 허! 라고 한 게 갈 짱개 발음이예요. 우리나라에 잘못 전파된 거] [ㅌㅌㅌ : 꾸짖을 갈이 아니라 꾸짖을 허였냐곸ㅋㅋ] [burn9 : 근데 갈이 입에 더 쫙쫙 붙긴 함]나와 마찬가지로 접객당과 장자원에서 수 시간을 허비한 시청자들은, 제갈기의 고전을 누구보다도 통쾌해 했다.
하지만 정작 그와 대국 중인 나는, 채팅의 홍수 속에 오직 한 사람의 채팅만을 골라내느라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다.
[뽀미 : 13, 8] [뽀미 : ㅇㅇ 13, 7]바둑에 문외한인 내가 제갈기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다름 아닌 ‘치팅’덕분이었다.
우선 선착순으로 선정된 시청자는 온라인 바둑에 접속해 제갈기가 두는 그대로 대국을 흉내낸다.
이어서 최고 레벨로 설정해둔 인공지능이 대응을 알려주면, 그 결과를 다시 채팅창을 통해 알려주는 심플한 방식.
그나마 이것도 시청자가 두 자릿수이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게 아니라 수천, 수만 명이 보는 방송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물론 별도의 채팅창을 띄워주는 후원 기능, 슈퍼채팅을 쓴다면 말이 다르지만···.
[뽀미 : 빨리 구독자 천 명 좀 채워봥, 슈퍼채팅 쓰게] [뽀미 : 일단 그 보노보노 같은 시점부터 어떻게 할 수 없을까?]시점 얘기만 나오면 벙어리가 되는 나였다.
치팅 바둑을 가능케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이 시대의 바둑판이 현대와 마찬가지로 상하종횡 19줄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 한 달간 방송 소재를 찾아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던 과정에서, 방송을 보던 한 시청자의 제보로 알게 된 정보였다.
덕분에 나는 거리낌 없이 제갈기에게 바둑내기를 제안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보는 대로 만족스러웠다.
환생 이전부터 이미 인간을 꺾고 바둑의 왕좌에 군림했던 인공지능은 내가 죽은 사이 발전을 더 거듭한 듯, 무협 세계관 최강자인 제갈기를 어렵지 않게 압도했다.
더구나 이곳에는 치팅 의혹을 판단할 인공 일치율 검사 프로그램마저 없었다.
“으음······.”
다음 수를 고심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제갈기를 보자 문득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희에게 듣기로 그의 나이는 올해로 마흔하나, 아무리 내게 심술을 부렸기로서니 애지중지 기른 늦둥이 딸을 멀리 떠나보내는 서운함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내 마음과는 달리, 유감스럽게도 채팅창에 제갈기의 편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게 모두 그의 아내인 남궁지약의 외모 때문이었다.
우희가 크면 저렇게 되는 걸까 기대하게 될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도 얼굴이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기껏해야 20대 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가 실은 올해로 서른아홉이라는 사실이었다.
덕분에 제갈기는 그녀보다 기껏 두 살이 많음에도 채팅창에서 도둑놈 취급을 받고 있었다.
[Bzax : 지약 눈나···.] [빅격포 : 솔직히 아빠랑 큰 딸이라고 해도 믿을 거 같은데] [레몬즙먹방 : 촬영 끝나면 어차피 헤어질 사이임 과몰입 ㄴㄴ] [리듬이안 : 아직도 깐휘님 진짜 전생자인거 모르는 뉴비가 있넼ㅋㅋ] [또친 : 난 짜고 치는 거 알아도 재미있는뎈ㅋㅋ 약간 wwe 보는 느낌으로 보고 있어요] [양뽈락 : 깐휘님 근데 왜 남궁지약인데 제갈부인이라고 부르나요? 중국에서도 결혼하면 남자성 따르나요?]모처럼 정상적인 질문이 나왔다. ‘깐휘’라는 별명만 아니었으면 딱 좋았을 텐데.
난 제갈기의 다음 수를 기다리며 질문에 답했다.
[gstdfy : ?? 불편러를 의식하는 6살이 있다?] [리듬이안 : 진짜 환생한 거 맞다니깐] [고수욜 : 깐휘님 불편러 붙을 만큼 구독자도 없잖아욬ㅋㅋ]그렇게 시청자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을 무렵, 턱수염을 매만지며 고민에 빠져 있던 제갈기가 깊은 한숨과 함께 손에 쥔 돌을 힘없이 내려놓았다.
“내가···졌다.”
-말도 안 돼.
-진짜 이겼다고?
제갈기의 패배 선언에, 숨죽인 채 대결을 바라보던 제갈세가 사람들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 와는 정반대로 채팅창에서는 자축파티가 벌어졌다.
[추루룹룹 : 고스트 짱뚝왕 탄생!] [죠뚜 : 바둑 조까치 두넼ㅋㅋ] [비화0123 : 부들부들잼] [n6579 : 아 알파고는 킹정이짘]시청자들에 이어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인 뽀미 님 역시, 채팅창에 묵직한 소감 한 마디를 남겼다.
[뽀미 : 쏘 이지]마냥 즐거운 시청자들과 달리 나는 제갈기의 표정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중원 5대세가 중 하나인 제갈세가주에게 밉보여서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결 말미에는 접대바둑으로 전환할까 고민도 해봤지만, 패배 시 내가 내건 조건이 마음에 걸렸다.
더구나 인공지능은 이기는 방법은 알아도 자연스럽게 지는 방법까지는 알지 못했다.
난 괜한 배려로 제갈기의 자존심을 긁느니, 차라리 시원하게 이기는 길을 택했다.
제갈기의 반응을 주시하길 잠시, 자신의 패배를 믿기 힘든지 바둑판만 뚫어져라 보고 있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며 외쳤다.
“한 판만 더···!”
“가가? 이제 조공자도 쉬어야죠?”
“그래도···.”
“가가.”
남궁지약의 목소리에 한기가 서리자 뜨끔한 얼굴을 한 제갈기가 마지못해 우리를 놓아주었다.
저 아저씨도 어지간히 잡혀 사나보네.
“끄응. 이만 나가 보거라.”
“아빠, 약속은?”
“지킬 테니 이만 나가봐···.”
“으흐흣.”
마침내 자유를 손에 넣은 우희가 까르르 웃더니 내 귓가에 입술을 붙이며 속삭였다.
“멋있었어.”
“야, 놀랬잖아. 그런데 부모님도 계신데 조금만 떨어지는 게···.”
“앞으로 잘 부탁해. 휘 가가.”
쪽-.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를 꼭 끌어안은 우희가 내 뺨에 입을 맞췄다.
그 순간, 다 죽어가던 제갈기의 눈이 다시금 활활 불타기 시작했다.
“떨어지지 못해! 허락은 취소다! 취소야아아!”
“그만해요, 가가.”
“형님, 진정하시고··· 너희들은 어서 나가보아라.”
“그래, 얘들아. 어서 가봐. 희아는 휘 공자를 새 거처로 안내해주렴?”
“우리 희아가! 가가라니!”
끼익- 쿵.
-가가라니이이!
닫힌 문 너머에서 제갈기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제갈신과 남궁지약의 도움 하에 간신히 가주의 집무실에서 탈출한 나와 우희는, 이내 서로를 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아하하, 아빠 그런 표정은 처음 봤어.”
“넌 그래도 너희 아빠잖아. 난 엄청 무서웠어.”
“흐흣. 가자, 휘 가가. 내가 우리집 안내해줄게.”
“응.”
그녀의 손을 잡기 위해 뻗은 손이 허공을 갈랐다.
“······?”
의아함에 고개를 들자 손을 등 뒤로 감춘 채 곱게 눈을 흘기는 우희가 보였다.
“휘 가가.”
“응?”
“휘.가.가.”
“아···. 희야.”
뒤늦게 나 역시 애칭을 입에 담자, 그제야 우희가 새침한 표정을 풀며 내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매일처럼 잡고 다니던 손이 오늘따라 쑥스러운 까닭은 왜일까? 오랜만이어서?
난 괜히 어색한 기분에 몇 번이고 손을 빼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우희가 손아귀에 내공을 담아 버티는 탓에, 이러한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게 우리는 단 한 번도 손을 놓는 일 없이, 등불이 은은하게 비추는 제갈세가를 오래도록 거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