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al Streamer RAW novel - Chapter 48
미행 (2)
“네놈! 지닌 기운도 보잘 것 없는 놈이 주제를 모르고 설치는구나!”
사내에게 무시당한 청검이 발끈하여 외쳤다.
그 의견에는 벽려군도 동의했다.
실제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선 남자의 기도는 결코 고수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그러나 사내는 자신만만했다.
“시험해보시겠습니까?”
“건방진···!”
그가 맨손으로 달려들자 청검이 코웃음을 치며 검을 들어올렸다.
벽려군의 머릿속에 그가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콰아앙-!
검과 사내의 주먹이 부딪치며 천둥이 치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 격돌에서 밀려난 것은 다름 아닌 청검이었다.
쐐애액- 구구궁-.
청검과 충돌한 흙벽의 일부가 크게 무너져 내리며 공동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이후 흙먼지가 걷히고, 흙벽에 파묻힌 청검의 처참한 모습이 장내에 드러났다.
“푸허억!”
내상까지 입은 듯 피를 울컥 쏟아내는 그의 모습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특히 청검과 쌍벽을 이루는 녹야의 놀람은 더 했다.
“당신도 덤비실 겁니까?”
“···설마 반박귀진? 어떻게···.”
무공이 극에 달하여 도리어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게 되는 경지, 노인은 그 가능성을 입에 담았다.
그러나 사내는 의문에 답하는 일 없이 그저 태연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이러면 결정을 내리기 좀 수월하시겠습니까?”
청년의 품에서 나온 둥근 구슬을 본 녹야가 대경해 외쳤다.
“피독주···!”
“노익장의 안목이 참으로 대단하오.”
저게 바로?
벽려군은 사내의 손에 들린 백색 구슬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산전수전을 겪은 그녀조차 풍문으로만 들었을 뿐, 어떤 독이든 해소해준다는 기물을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곧 그녀의 코앞으로 구슬이 다가왔다.
“소저, 이걸 입에.”
“네···?”
“독기가 가라앉을 것이오.”
사내의 나직한 음성 뒤로 한결 정중해진 녹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하의 정체가 무엇이오. 혹시 황실에서 나오셨소?”
“어찌 그리 생각하십니까?”
“어미 뱃속부터 영약을 먹은 게 아니라면 그 나이엔 불가능한 공력이지. 거기에 보기 드문 보물까지···.”
“글쎄요.”
사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노인이 잠깐의 고민 끝에 힘겨운 한 마디를 내뱉었다.
“···물러난다면 보내주시겠소?”
“노야! 약속과 다르지 않소!”
“자네도 잘 생각하게. 저자가 아까와 같은 신위를 보인다면 난 감당할 수 없네. 그리고 피독주의 공능이 소문대로라면 검후도 곧 기운을 회복할 것이네.”
“큭···.”
노인이 약한 소리를 내뱉자 중년인이 황급히 손에 쥔 기폭장치를 들어올렸다.
“네놈은 벽력탄이 두렵지 않느냐!”
“그대 뒤의 굴 안에 들어있던 그것이라면, 내가 이미 치웠소.”
“뭣···! 어디서 거짓을!”
“그 굴과 입구 쪽 통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소? 정 못 믿겠다면 확인해보심이···? 난 움직이지 않겠소.”
“윽···.”
“또한 이 공동과 지상을 연결하는 비밀통로가 적어도 네 개 이상 존재한다는 것도 알고 있소.”
중년인의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리는 모습에, 벽려군은 사내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신비한 사람이었다.
측정할 수 없는 내력도 내력이지만, 토굴의 구조는 어찌 저리 잘 아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대가 만나길 바라던 사람.’
그 말의 의미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떠오를 듯 말 듯 묘한 기시감에 벽려군이 미간을 찌푸리는 찰나, 다시 한 번 노인의 입이 열렸다.
“우릴 보내주려는 이유가 무엇이오.”
“비록 기폭장치의 연결을 제거하긴 했으나 벽력탄은 아직 이 안에 있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토굴에서 함부로 힘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소. 그쪽도 싸움의 여파를 염려하여 벽력탄을 몸에서 떼어둔 것이 아니오?”
“음··· 좀 전의 공력이라면 조심하는 것도 이해가 가오.”
완전히 마음이 기운 노인이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는 청검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친구를 데려가도 되겠소?”
“물론. 노익장들의 우정이 보기 좋소. 그리 하시오.”
“고맙소.”
포권을 한 노인이 곁에 선 중년인을 재촉했다.
“자네도 오늘은 이만하고 물러감세.”
“······.”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네.”
“···알겠소, 노야.”
분개한 얼굴로 물러나는 그에게 사내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벽력탄은 제법 공들여 숨겼으니, 괜히 찾으려 고생 말고 바로 떠나시오.”
“큭.”
잠시 뒤, 청검을 업은 두 사람이 공동을 빠져나가자, 마침내 긴장이 풀린 벽려군이 제자리에서 비틀거렸다.
“흑-.”
“괜찮으시오, 소저?”
어깨를 감싼 탄탄한 팔뚝에 몸을 기댄 채, 그녀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감사를 전하기 위해 회색빛으로 물든 피독주를 뱉어낸 순간,
“우욱-.”
검은 피가 울컥 쏟아져 나왔다.
단순한 마비독인 줄 알았건만, 이제 보니 상당한 맹독인 듯 그녀가 지닌 기운으로도 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가 빌려준 피독주가 아니었으면 진즉 까무러쳤으리라.
그 사이, 손수건으로 벽려군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준 사내가 다시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헝겊이오. 혹시 피독주가 목 뒤로 넘어갈 수 있으니 이것부터 입에 무시오.”
“고마워요, 소협···. 그런데 아까 제게 하셨던 말은···?”
그는 답해줄 생각이 없는지 그저 빙긋 웃은 게 전부였다.
“운기를 하기엔 장소가 여의치 않으니, 잠시 실례하겠소.”
“꺅?”
사내의 팔에 안긴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외간남자의 품에 안기다니! 평생을 검 한 자루에 의지해 살아온 그녀에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허둥지둥, 그녀는 황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걸을 수··· 있어요.”
“기가 많이 쇠했소. 잠시 쉬시오.”
그녀의 요구를 묵살한 사내가 입구가 아닌 토굴 안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문득 엄한 상상을 한 벽려군은 다급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로 가시나요?”
“적들이 탈출하면서 출구에 무슨 짓을 했을지 어찌 알겠소. 아까 말한 다른 출구로 가는 중이오. 그리고 가는 김에 벽력탄도 챙기고.”
한 점 흔들림 없는 목소리가 믿음직스러웠다.
동시에 그녀는 짙은 피로를 느꼈다.
비록 청록이로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렇다 할 강적은 없었으나, 피를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심력을 소모하는 일이었으니.
함정일지도 모르는 장소로 스스로 기어들어가는 긴장감은 또 어떻고.
그렇게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낸 그녀는, 사내의 팔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와 자장가 같은 흔들림 속에 자기도 모르게 깜빡 눈을 감고 말았다.
······.
···.
.
-살거라. 군아.
“헉!”
꿈결처럼 들려오는 스승의 목소리에 번쩍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방안에 옅은 새벽빛이 번지고 있었다.
방에는 전날의 복면사내 또한 함께였다.
“정신이 드오?”
“여기는···.”
“어제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민가요. 치료를 위해 잠시 방을 빌렸소. 겉보기에 별 다른 이상은 없으나 독 때문에 장기가 상했을지 모르니 당분간은 보중하시오.”
그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벽려군은 슬그머니 자신의 몸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한 행동이 쓰러진 자신을 돌본 상대에게 결례임을 알지만, 남자와 단 둘이 밤을 지새운 것이 처음이다 보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비몽사몽간 드문드문 샘솟는 간밤의 기억들은 자못 민망한 것들이었다.
그의 놀랍도록 정순한 기운을 빌려 독기를 몰아내던 순간들과 침상에 누워 추궁과혈을 받던 순간들까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이상야릇한 신음을 떠올린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도화 빛으로 물들었다.
어떡해···.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상념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럼 정신을 차린 듯하니 난 이만 가보겠소.”
“아··· 이름이라도 알려주세요.”
“다시 보게 될 것이오.”
포권을 마친 사내는 처음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홀연히 사라졌다.
이름도 얼굴도 밝히지 않은 채.
벽려군은 그가 떠나간 문에서 오래도록 시선을 떼지 못했다.
***
벽려군이 홀로 남은 가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이내 경공을 전개해 자리를 벗어났다.
그러나 난 얼마 못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으음···.”
입가로 비릿한 피 한 줄기가 흘러나왔다.
그녀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사실 내 몸도 그리 정상은 아니었다.
이게 모두 무리해서 내공을 끌어다 쓴 탓이었다.
처음에는 적들을 짚단처럼 베어 넘기는 그녀의 무용에 안심하고 벽력탄 찾기에만 몰두했으나, 청록이로의 등장과 더불어 수세에 몰린 그녀를 보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전대의 고수들을 상대하기엔 아직 내 수준이 한참 미흡했다.
스승께서 전수하신 격산장(擊山掌)이란 비장의 수법이 아니었다면 결코 승리하지 못했으리라.
격산장은 불어 넣은 내공만큼 위력이 강해지는 장법으로, 지닌 내공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내게 일종의 필살기나 다름없었다.
다만 위력과 비례하여 커지는 반탄력을 감당하기 위해 막대한 내공이 추가로 필요했고, 몸에 걸리는 부하 역시 만만치 않아 결코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수법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목숨이 위험할 때나 사용할 법한 구명절초(救命絶招)!
청검이란 자는 방심하고 있던 탓에 굳이 정면대결을 택했으나, 한 차례 격산장의 위력을 본 녹야마저 그럴 것이란 기대는 힘들었다.
허장성세가 통해 망정이지, 녹야까지 달려들었다면 수세에 몰렸을 게 분명했다.
그 외에 스승님께 받은 천잠사로 엮은 보의나 도검불침의 수투 역시 이번 싸움에서 큰 보탬이 됐다.
그것들이 아니었다면 손을 비롯해 온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으리라.
“퉷-.”
적당한 뒷골목을 찾아 입에 고인 피를 뱉어냈지만, 울렁거리는 속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긴 내가 언제 그렇게 많은 시체를 보았겠는가.
검후를 도우러 내려왔다가 지하에 펼쳐진 참상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스너프필름이 따로 없었다.
혹시나 싶어서 카메라를 지상에 남겨두고 오길 천만다행이지.
“쯋?”
“어, 놀랐지? 괜찮아.”
나는 피를 뱉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내민 고든람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숨을 가다듬었다.
사실, 시산혈해로 인해 촬영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제 시간에 맞춰 비밀통로와 벽력탄을 찾을 수 있었던 것에는 람쥐의 공이 컸다.
뿐만 아니라 녀석은 전투가 벌어진 동안 방치된 시청자들을 달래기 위해 토굴 안쪽에서 견과류 먹방까지 수행했다.
잠시 뒤, 입가에 묻은 피를 모두 닦아낸 나는 복면을 비롯해 걸치고 있던 장포마저 깔끔히 처리했다.
복면으로 정체를 감춘 이유는 벽려군보다도 적들에게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처럼 혈혈단신도 아닌데다, 다른 후기지수들과 달리 무가가 아닌 상가 출신이니.
천무학관의 교관마저 노릴 만큼 대범한 이들에게 원한을 사서 좋을 게 뭐 있겠는가.
이럴 줄 알았으면 스승님의 역용술을 좀 더 열심히 익혀둘 걸.
그나마 눈매를 비롯해 간단한 이목구비를 바꾸는 정도는 내 실력으로도 가능했다.
안면이 있는 벽려군조차 못 알아본 걸 보면, 적들에게 정체를 들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
검정색 수투야 그리 드문 것도 아니고.
그보단 무단외박에 대한 징계가 걱정인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뒤 부랴부랴 학관으로 돌아온 나는, 학생 출입을 관리하던 맹의 고수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잠시 들러서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무에 그리 힘들다고.”
“죄송합니다.”
“술을 얼마나 마셨으면 안색이 그리 창백할까. 사시가 끝날 때(오전 11시)까지 소식이 없었으면 관주님께 보고하려던 참이다.”
“아···하하.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술은 입에도 못 대봤는데 불량학생 취급을 받는구나!
그래도 이게 낫지. 혼나기 싫다고 무림맹의 담을 넘다 걸리면 꾸중만으론 안 끝날 테니.
그렇다고 주제도 모르고 사파 고수에게 덤볐다고 고하면 더 큰 문책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괜히 벽려군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르고.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무사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던 그 때,
“무슨 일이죠?”
이런.
등 뒤에서 들려온 맑은 목소리에 우수수 소름이 돋았다.
벽려군의 목소리였다.
좀 더 쉬다 올 줄 알았더니 벌써.
아니지, 내가 중간에 시간을 너무 허비했나?
고개도 돌리지 못한 채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내 곁으로 벽려군이 얼굴을 내밀었다.
“조가휘 수련생?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요?”
“아, 교관님. 그게···.”
“무단으로 외박을 해서 혼나는 중이었습니다.”
무사의 설명에 벽려군이 뜻밖이라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정말인가요?”
“···네.”
이거, 괜히 억울해지는 기분인데.
그러나 잠시 내 얼굴을 살피던 벽려군은,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로 나를 옹호했다.
“한창 호기심이 많을 나이이니 그럴 수 있죠.”
“그야 그렇지만···.”
“조가휘 수련생도 반성하는 듯하니 이만 들여보내주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교관으로서 따로 지도하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마지못해 물러난 그가 내게 다시금 주의를 줬다.
“마침 어제가 외박이 가능한 날이고, 규칙을 어긴 것도 이번이 처음인 듯하니 오늘은 이쯤에서 넘어가마. 교관님께 감사하도록.”
“감사합니다, 교관님.”
“아니에요. 이만 들어가죠.”
그렇게 난 벽려군의 도움으로 잔소리를 듣는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었다.
잠시 뒤, 함께 학관을 향해 걷던 그녀가 싱긋 웃으며 속삭였다.
“이걸로 빚은 갚았죠?”
“네?”
“전에 준 신비조 잘 쓰고 있어요.”
“아, 네. 신비조요.”
화들짝 놀랐던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답했다.
“다 쓰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흣, 네. 저는 맹에 볼 일이 있어서 이만.”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세요. 앞으로 밤놀이는 적당히 하시구요?”
“아하하··· 네.”
들킨 줄 알았네.
벽려군과 헤어져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방에 들어서기 무섭게 침상으로 몸을 날렸다.
“으아- 죽겠다···.”
설이나의 추파 의혹부터 미행과 전투까지.
정말 기나긴 밤이었다.
침상에 누우니 피로와 함께 근육통과 더불어 자잘한 생채기에서 오는 통증들이 몸을 엄습했다.
“아··· 피곤해.”
팔을 앞으로 뻗어 손에 난 상처들을 살펴보던 그 때였다.
손목에 감긴 푸른빛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을 발견한 것은.
아깐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청검과의 대결에서 검의 예기(銳氣)에 스치기라도 한 걸까?
우희의 소중한 선물을 망가뜨렸다는 생각에 기분이 가라앉았으나,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벽려군 앞이나 길바닥에서 안 흘린 게 어디야.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툭-.
“아?”
얼굴 위로 푸른빛이 내려앉았다.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