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al Streamer RAW novel - Chapter 60
월례비무 (1)
천무학관의 공식 비무 일정은 ‘월례비무’와 ‘학기말 비무’ 두 가지로 나뉜다.
이중 학기말 비무야말로 우리가 흔히 아는 우승자를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로, 월례비무는 그 전까지의 연습게임이나 마찬가지.
특히 이번 학기말 비무는 학관 개설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이니만큼, 중원각지의 유명단체나 문파, 가문을 관중으로 초빙하여 교육의 성과를 선보이는 중요한 자리가 될 거라고.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 학기말 비무의 이야기이고, 월례비무는 교관과 수련생만으로 조촐하게 진행된다.
평소 수업 중 이루어지는 대련의 연장선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사용가능한 무공과 병장기에 제한이 없다는 것은 다르지만.
“아미타불-. 좋은 아침입니다, 조 시주.”
“아, 정 소협.”
“비무는 자신 있으십니까?”
“평소처럼 하는 거죠.”
소림사 정훈에 이어 화산파 홍예령도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 소저, 오늘 초홍과 겨루게 됐다죠?”
“맞아요.”
“초홍이 비록 용봉지회에서 막내라지만 손이 매서운 아이이니 방심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예요.”
천무학관에 입학한지도 어느덧 한 달, 그동안 나름 유명세를 탄 탓에 먼저 아는 체를 하는 이들이 꽤 늘어났다.
문제는 그들의 옷소매에 하나같이 ‘구독과 좋아요’가 새겨져 있다는 것.
얼마 전, 비무에서 언지광을 쓰러뜨린 다음부터였을까.
그동안 우희의 소맷자락을 보고도 결정을 망설여왔던 자들이 너도 나도 유행에 탑승하기 시작한 것은.
마치 그 여섯 글자에 정말 어떤 효능이라도 담겨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스운 일이었다.
언지광도 소매에 동일한 글자를 새겼던 것은 까맣게 잊은 것인지.
이런 믿음은 특히 중소군파에 소속된 녀석들이 더 했다.
심지어는 내게 홀딱 빠진 우희가 제갈세가에서 비밀리에 개발 중이던 비전을 몰래 전수해준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돌 정도.
우희가 내게 보물인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지만.
어찌됐든 이와 같은 이유로, 지금 학관은 그야말로 제2차 ‘구독과 좋아요’붐을 맞이하고 있었다.
“화화, 이것 봐. 나도 새겼다고.”
“아, 응.”
“흑안룡, 오늘도 멋진 비무 부탁해요.”
“아앗, 네···. 그런데 그 별호 좀 안 부르면 안 될까요?”
오고 가는 포권들 속에 휘몰아치는 글자들의 향연에, 난 그만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단상에 모습을 드러낸 학관주가 안내를 시작했다.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13인과 개인사정으로 미리 불참을 알린 한 사람을 제외하고 총 60인의 수련생들로 월례비무를 진행하겠다. 각자의 상대가 누구인지는 이미 나흘 전에 공지된 명단을 통해 숙지했으리라고 보고, 바로 월례비무를 시작하겠다. 일차로 배정된 열 개의 조는 각자의 비무대 앞으로!”
“네!”
총 30개의 조가 10개의 비무대에서 3번에 나누어 경기를 치르는 방식.
내 순서는 가장 마지막이었다.
“휘, 난 이 친구랑 먼저 가볼게.”
“으하하!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 창천룡!”
“황보 형은 나와 그리 자주 겨뤘는데 지겹지도 않아?”
“치고 박고 싸우면서 땀 한 번 시원-하게 흘리면 그게 재미지! 잘 부탁하네!”
호탕하게 소리친 황보결과 남궁현이 떠나간 뒤, 마찬가지로 첫 번째 순서로 배정받은 약빈 역시 내게 이별을 고했다.
“다녀올게.”
“응, 조심해서.”
우희 앞이라고 일부러 새침하게 행동하는 그녀를 웃으며 배웅했다.
“다음 순서인 열 개 조 역시 미리 위치로 이동한다.”
“가가, 저도 가볼게요.”
“응, 희야. 너무 괴롭히지 말고.”
“응.”
“방심하지도 말고.”
“흣, 알았어요.”
우희마저 떠나간 뒤, 홀로 남겨진 나는 남궁현과 약빈이 올라간 비무대 위를 번갈아 바라봤다.
절친과 애인 중 누구의 비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남자 녀석들이야 알아서 잘 싸우겠지.
카메라를 날려서 양쪽을 동시에 관전하는 방법도 고려해봤지만, 사실 시야 분할은 급할 때나 쓸 만하지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는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옥당화(玉棠花)의 경기인가?”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주강은.
어쩌면 정체를 숨긴 황자, 아니 황녀일지도 모르는 존재의 등장에 내 어깨가 움찔했다.
“강은, 너도 세 번째 차례야?”
“응. 너도 잘 아는 빙궁의 하영영 소저가 내 상대지.”
“그런데 옥당화는 또 뭐야?”
“하하, 오히려 당사자들이 소식이 늦네. 주약빈 소저 말이야. 붉은 옷을 즐겨 입지 않나.”
곧 녀석의 입가에 얄궂은 미소가 피어났다.
“화화공자의 곁에서만 피어나는 미소가 마치 나뭇가지에 핀 산당화(山棠花)라, 별혹에 옥이 붙은 까닭은 가까이 서 본 자네가 더 잘 알겠지.”
“싸우면서 닮는다더니, 존명이한테 옮았어?”
“하핫! 그러니 더 들려주고 싶은걸? 화화공자 곁에 핀 두 송이 꽃이 있으니 백옥이화(白玉二花)라!”
“재밌냐? 그보다 무진은 비무 준비 중이야?”
“음. 존명과 시합이 있어서 저쪽에···. 아, 마침 이쪽을 보는군.”
강은이 비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둘 사이의 관계를 주군과 호위무사로 의심하는 내 눈엔 그마저 심상치 않은 광경으로 비쳤다.
그나저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뒤늦게 강은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비무대 위의 약빈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빈아.
-응?
-너 별호가 옥당화래.
-옥당화?
꽃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나쁘지 않았는지 입술을 오물거리는 그녀.
쑥스러움을 숨기려는 특유의 표정이다.
-잘 어울려. 붉은 옷 입었을 때 내 눈에만 예뻐 보이는 게 아닌가봐.
-···고마워, 휘 랑.
난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게 재차 당부했다.
-비무 조심해서.
-응···. 저기, 휘 랑.
-응?
-나 이기면 이따가 밤에···.
평소보다 한층 대담한 요구가 귓가를 간질였다. 본능을 못 이기고 고개를 끄덕인 순간,
“각자 위치로.”
심사를 맡은 교관이 명하자 약빈과 당초홍이 비무대 중앙에 마주보고 섰다.
이어서 그가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독을 제외한 모든 공격이 인정된다. 허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무에 불과하다. 지나친 호승심에 미래의 동료를 해하는 일이 없도록.”
독봉(毒鳳)이라는 별호를 지녔을 만큼 독에 정통한 당초홍에겐 꽤나 불리한 규칙.
그러나 독의 위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특별전형 시험 대신, 비무대 위를 선택한 것은 오롯이 그녀의 선택이었다.
더구나 사천당가의 절기는 독뿐만이 아니었다.
어디에서 날아들지 모르는 암기.
진짜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다.
“그럼 비무를 시작한다.”
교관의 신호에 당초홍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지께 들었어요. 암기술 수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시는 분이 계시다고.”
올해 15살로 용봉지회의 막내인 그녀는 조그마한 키에 깜찍한 외모를 지닌 소녀였다.
자신감과 총기로 두 눈이 반짝이는 소녀가 싹싹하게 고개를 숙이자, 약빈 또한 정중히 포권했다.
“저도 당가기 교관님께 손녀분 자랑은 많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최선을 다할게요.”
약빈의 소매에서 손잡이에 장미꽃 한 송이가 양각된 비수가 튀어나왔다.
언젠가 사부의 시험을 통과하여 손에 넣은 매옥비였다.
비록 적양권이 권법의 고수로 알려져 있긴 하나, 그 딸이 비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의아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전무공이 몸에 맞지 않아 다른 스승을 두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럼.”
비수를 든 약빈이 서서히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반면 당초홍은 언제든 발출할 수 있도록 열 손가락에 가느다란 침을 끼운 채, 다가오는 약빈을 피해 거리를 벌렸다.
“······.”
숨소리조차 지워진 비무대.
지루한 탐색전 끝에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약빈이었다.
스륵-.
바닥을 박차는 소리도 없이 그녀의 신형이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신투가 말년에 창안한 보법, 허요보였다.
스스스-!
순식간에 당초홍 앞으로 도달한 그녀의 손이 번개처럼 상대의 요혈을 노리고 쇄도했다.
지금도 눈만 감으면 선명히 떠오르는 나와 그녀의 첫 만남.
6년 전, 시장에서 내 품의 전낭을 노리던 바로 그 수법이었다.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
“헉!”
소리도 없이 들이닥친 암수에 화들짝 놀란 당초홍의 신형이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회전했다.
그와 동시에 사방으로 쏘아지는 날카로운 암기.
마치 고슴도치가 가시를 세우듯 단 한치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몸짓이었다.
핏핏핏핏.
매서운 반격에 약빈의 신형이 뒤로 스르륵 미끄러졌다.
동시에 그녀의 붉은 옷소매가 부지런히 허공을 휘저었다.
투두두둑-.
소매에서 일어난 바람에 부딪힌 암기들이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생겨난 아주 잠깐의 여유, 그러나 당초홍이 숨을 고르고 반격을 준비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새로운 암기를 꺼내기 위해 품안에 집어넣은 손이 허공을 움켜쥐지만 않았어도.
“어?”
당초홍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다음 순간, 자신을 향해 가죽 주머니를 흔드는 약빈의 모습을 확인한 그녀가 분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와, 저걸 훔치네.
나였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
나 또한 어엿한 무림인이라는 걸까? 나도 모르게 솟구친 호승심에 주먹을 불끈 쥔 순간, 당초홍의 허리춤에서 두 번째 암기 주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것조차 예상한 듯 약빈의 신형이 먼저 움직였다.
슥-.
다시 당초홍의 지척으로 도달한 약빈의 손이 허공에 매끄러운 궤적을 그렸다.
조금 전 제대로 낭패를 본 당초홍은 감히 경시하지 못하고 암기 주머니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것이 그녀의 패착이었다.
퍼억-!
“아흑!”
나와 종합격투기를 수련한 것은 우희만이 아니었으니.
사각에서 꽂혀든 브라질리언킥을 손목으로 간신히 막아낸 당초홍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아마 비수를 쥔 상대가 느닷없이 발차기를 날릴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으리라.
승기를 잡은 약빈은 여세를 몰아 비수와 팔꿈치, 무릎 등 전신을 이용해 그녀를 압박했다.
파바바밧-.
“으윽-.”
옷자락 휘날리는 소리와 뼈와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그러나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당초홍이 아니었다.
땡그랑-!
“읏.”
비수를 바닥에 떨어뜨린 약빈이 신음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무슨 일인가 하고 살펴보니, 그녀의 팔꿈치에 꽂힌 침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마비에 걸린 듯 벌벌 경련하는 팔뚝도.
아마 침을 이용한 당가 비전의 점혈법이겠지.
마비는 약빈이 팔꿈치의 침을 뽑아낸 뒤에야 간신히 풀렸다.
아직도 팔이 저릿한지 주먹을 몇 차례 쥐락펴락하며 상태를 점검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도 손해만 본 것은 아니었다.
툭-.
뒤늦게 약빈이 비무대 구석으로 던진 것의 정체를 확인한 초홍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조금 전까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두 번째 암기 주머니.
“너무해!”
귀신에 홀린 듯 외치는 그녀를 향해, 어깨를 으쓱한 약빈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남은 암기가 없는 걸까, 울상을 지은 당초홍이 황급히 권각술 자세를 취했다.
이윽고 둘의 신형이 화려하게 부딪히기 시작했다.
파바바박-.
“이잇!”
“읏.”
키가 작고 호리호리한 두 여인의 대결은 마치 고양이들 간의 싸움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비등비등해 보이던 것도 잠시 뿐, 두 번의 소매치기로 비장의 수를 모두 잃은 당초홍은 금세 손발이 어지러워지며 수세에 몰렸다.
바로 그 때,
쿵-.
옆 비무대에서 들려온 굉음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자, 남궁현의 검 앞에 무릎 꿇은 황보결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남궁 형은 강하군. 한 수 배웠네.”
“나 역시 많은 도움이 됐어.”
확실히 현이가 세긴 세구나.
승부 결과만 확인한 뒤, 잽싸게 다시 약빈에게 시선을 돌렸다.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이쪽의 대결 역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후두두둑-.
설마 아직도 숨겨둔 암기가 있을 줄이야!
날아오는 침 한 무더기를 피해 허공으로 날아오른 약빈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고 다시 한 번 높이 도약했다.
묘기를 부리듯 가볍고 신묘한 몸놀림에 비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앗!”
대경한 당초홍이 하늘을 향해 다시금 암기를 흩뿌렸지만, 이미 그곳에 남은 것은 주인을 잃은 장밋빛 장포 뿐.
그야말로 완벽한 금선탈각(金蝉脱殻)!
매미가 허물을 벗듯, 웃옷만 남겨두고 밑으로 쏙 빠져나온 그녀의 신형이 당초홍의 어깨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대로 허벅지 사이에 당초홍의 머리를 가둔 그녀가 무방비나 다름없는 정수리에 손을 겨눈 순간,
“졌습니다···.”
항복 선언을 받은 약빈이 손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당초홍은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비무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싹싹하게 포권했다.
“많이 배웠어요, 언니!”
“아··· 응.”
“아까의 각법은 정말 무서웠어요.”
깨끗하게 승복한 그녀는 오히려 배움을 얻었다는 듯 눈을 빛내며 말했다.
열다섯 살밖에 안 됐는데 정말 의젓하구나.
당가기 교관님이 손녀를 끔찍이 아끼는 것도 이해가 갔다.
-휘 랑!
-축하해. 멋있었어.
칭찬을 들은 약빈의 얼굴에 기쁨이 만개했다.
옥당화라는 별호만큼이나 귀엽고 아름다운 미소였다.
그렇게 가장 비등했던 대결이 끝남과 동시에, 철혈권의 음성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곧 두 번째 비무가 시작된다. 해당되는 수련생들은 비무대 위로 오르도록. 또한 세 번째 순서인 수련생들도 미리 위치에서 대기한다.”
“우리도 이만 가보지.”
“아, 강은.”
곁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새까맣게 잊고 있던 또 하나의 경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 쪽은 어떻게 됐어?”
“예상대로지, 뭐.”
어깨를 으쓱하는 그녀의 등 뒤로, 분한 얼굴로 강무진에게 시비를 거는 존명이의 모습이 보였다.
누가 승자고 패자인지는 묻지 않아도 뻔했다.
“쟨 졌으면서 뭘 저렇게 할 말이 많아.”
“그러니까. 한동안은 좀 조용하겠다 싶었더니, 저걸 보니 무리겠어. 난 이쪽인데 자네는?”
“난 저쪽. 건투를 빌어, 강은.”
“음. 가휘 자네도.”
강은과 헤어진 뒤 배정받은 비무대로 향했다.
대전 상대인 팽소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한편, 비무대 위에선 다음 비무를 앞둔 수련생들 간에 팽팽한 기싸움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내 시선은 그들이 아닌,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른 비무대 위에 쏠려 있었다.
내겐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무감정한 눈빛으로 자신의 대전 상대를 바라보는 그녀에게.
우희와 언지광.
승패야 안 봐도 뻔하지만 기대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학관에서 재회한 지도 벌써 한 달이 흘렀지만, 그녀의 진짜 실력을 볼 기회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
과연 우희는 나와 헤어진 5년 동안 어떤 성취를 이뤘을까?
난 부푼 마음을 안고 눈꺼풀 안쪽의 중계방송에 시선을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