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al Streamer RAW novel - Chapter 66
천무전 (1)
“배첩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여기 있소.”
“호북 조가장··· 아, 조가휘 수련생의 가문이군요. 확인됐습니다.”
장부에 기록을 마친 사내가 마차 문을 닫으며 외쳤다.
“신원과 짐 모두 이상 없습니다, 조장님!”
“음, 통과. 여러분, 무림맹에 오신 것을 환영하오.”
한동안 멈춰 있던 마차가 드디어 무림맹 정문을 통과했다.
그제야 교은은 콩닥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웃어보였다.
“지은 죄도 없는데 왜 이리 떨리는지 모르겠어요, 가가.”
“우리 같은 양민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소.”
빙긋 웃은 자헌이 그녀에게 몸을 붙였다.
“이러면 좀 안심이 되오?”
“···가가도 참.”
어깨를 감싸는 다정한 손길에, 교은은 마차 맞은편에 앉은 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저나 정주에 들어설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붐비네요.”
“맹에서 내빈들이 머물 곳을 제공해주니 다행이오. 그나저나 가휘 그 녀석이 신비조 홍보를 좀 했을지 모르겠구려.”
“농담 아니셨어요?”
“무림맹의 규모를 보니 없던 욕심도 생기는구려. 수련을 하다 보면 땀도 많이 흘릴 것 아니겠소? 입소문을 타면 수련생들의 연고지에서도 판매량이 늘 것이고···. 아무래도 이번 비무 기간 동안 부지런히 움직여봐야겠소.”
아들을 만나러 와서도 매상을 생각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상인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남편의 그런 성실함에 반한 것이고.
“저도 다른 엄마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어요.”
“그들이 당신을 대화에 끼워줄지 모르겠소.”
“어째서요?”
“아직도 이리 젊고 예쁘니, 어찌 장성한 아이를 둔 어미로 보겠소?”
“가가도 참···.”
끝을 모르고 익어가던 분위기는, 참다못한 딸아이가 헛기침 소리를 낸 뒤에야 비로소 끝을 맺었다.
무림맹 무사의 안내에 따라 숙소를 배정받은 뒤, 함께 온 일꾼을 시켜 짐을 내리고 있을 무렵, 소식을 들은 아들이 부부를 찾아왔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안녕하셨어요?”
교은은 아들 곁에 꼭 붙어 인사를 건네는 약빈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학관으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티격태격하던 아이들이 언제 저렇게 친해진 걸까?
“오라버니이-!”
“어이쿠, 몇 달 만에 이렇게 컸어?”
도도도 달려드는 동생을 번쩍 안아 든 가휘가, 다시 한 차례 인사를 올렸다.
“오는 길에 별 일은 없으셨어요?”
“오냐. 너도 얼굴을 보아하니 잘 지내는 듯 하구나.”
“아들 이리 와봐. 엄마가 한 번 안아보게.”
“하하.”
“어서.”
민망한 듯 웃는 아들과 포옹을 마친 그녀는 이어서 약빈에게도 팔을 벌렸다.
“빈아도 고생 많았어.”
“아···. 감사합니다, 부인.”
“아버지 많이 보고 싶었을 텐데 아쉬워서 어떡해.”
“그래도 이렇게 두 분을 뵐 수 있어서 좋아요···.”
“몇 달 새 많이 의젓해졌네, 우리 빈아.”
약빈의 등을 몇 차례 토닥인 뒤 포옹을 푼 그녀는, 이어서 함께 온 일행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쪽은 함께 오신 제갈세가 분들과 장원의 무사님들.”
“덕분에 부모님께서 먼 길을 떠나신다는 소식에도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뒤이어 장원의 일꾼 한 사람, 한 사람과도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는 아들의 모습이, 교은의 눈에는 부쩍 어른스러워 보였다.
“그나저나 항아는 안 왔어요?”
“응. 저번 달에 아이를 낳아서 정신없어, 지금.”
“진짜요? 와··· 항아가 벌써 엄마라니. 실감이 안 나요.”
기쁨 가득한 얼굴로 상상에 잠겨 있던 가휘가 이내 두 부부를 향해 물었다.
“학관 구경하시겠어요?”
“그래도 괜찮니?”
“이번 학기 수업은 다 끝나서요. 학관생 가족이나 동문 사람들에겐 개방되어 있어요.”
호위책임자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저희는 이곳에서 대기할 테니 오랜만에 가족끼리 해후를 나누심이 어떠십니까?”
“음, 그럼 부탁드리오. 부인, 갑시다.”
“네, 가가.”
그렇게 오랜만에 상봉한 네 식구에 약빈을 더해 다섯 사람은 천천히 천무학관의 교정을 거닐기 시작했다.
“저쪽이 교관님들이 지내시는 숙소고, 이쪽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 앞에서는 다들 아이가 되는 걸까.
오늘따라 들떠 보이는 아들의 설명을 들으며 걸음을 옮기고 있으려니, 주위를 지나던 학관생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아는 체를 해왔다.
“화화, 또 여자 꼬시냐?”
“엄마다···.”
이를 악문 대답에 말을 건 청년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앗, 미안. 실례했습니다. 야, 너희 어머니 왜 이렇게 아름다우시냐.”
“산서 육검문의 종서라는 친구예요.”
“반가워요, 종 소협.”
“조금 전엔 실례했습니다, 부인. 너무 젊어보이셔서···.”
으레 하는 말임을 알았지만 그녀 또한 여인인지라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가 그리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아들의 학관 친구와 인사를 나누던 그 때, 또 다른 불청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화공자?”
“아, 설 소저. 하 소저.”
“그분들은 누구시지?”
“저희 부모님이세요. 이쪽은 제 동생 소희.”
그 말에 여인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아! 반갑다, 아니 반갑습니다? 빙궁의 설이나···예요.”
“저 멀리 북해에서 오신 설이나 소저예요. 중원 말이 조금 서투니 이해해주세요.”
반짝거리는 은발에 새하얀 피부를 지닌 이국적인 여인을 멍하니 바라보던 교은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반가워요. 가휘 어미인 벽교은이에요. 아들이 신세지고 있어요.”
“아니다, 아니에요. 저야말로 아드님? 께 신세를···”
어딘지 안절부절못하는 소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으려니,
“화화 쟤 여자들한테 인기 엄청 많아요.”
“바람둥이예요!”
한 마디씩 보태며 지나가는 남녀수련생들을 보며, 아들의 얼굴에 처음으로 난처한 기색이 떠올랐다.
“휘아, 행실 바르게 지내고 있는 거 맞지?”
“아하하···. 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을 둘러싼 인파는 줄기는커녕 빠르게 늘어갔다.
이윽고 또 다른 여인 하나가 사람들을 헤치고 일행 앞으로 다가왔다.
같은 여인이 보기에도 단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다들 무슨 일인데 이렇게 모여 있··· 조가휘 수련생?”
“조가장에서 오신 분들이래요.”
한 수련생의 첨언에 그녀가 급히 손을 들어 포권했다.
“안녕하세요. 어··· 조가휘 수련생의 누이 되시나요?”
“어머, 오늘 사람들이 왜 이러지? 휘아, 이 소저도 학관 친구니?”
“교관님이세요, 어머니.”
가휘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놀랐다.
“교관님?”
“어머님? 아, 실례를. 검술 지도를 맡은 벽려군입니다.”
서로 머쓱하니 고개를 숙이던 그 때,
“조 부인, 그간 강녕하셨어요?”
교은은 새로 등장한 인물을 보며 두 눈을 깜빡였다.
누군데 아는 척을 하지?
내가 이렇게 예쁜 아가씨를 알았나?
“누구···.”
“저 기억 안 나세요? 옛날엔 딸처럼 예뻐해 주셨으면서.”
그 순간, 기억 속 당돌한 꼬마 아가씨의 모습을 떠올린 벽교은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설마···. 설마 희아니?”
“희아가 부인을 뵈어요.”
“어쩜···! 이렇게 고와졌구나. 이리 와보렴.”
5년 만에 만난 그리운 얼굴에, 조금 전까지 인사를 나누던 다른 사람들의 존재는 순식간에 머리에서 잊혀졌다.
교은은 우희의 얼굴이며 머리칼을 수차례나 쓰다듬던 끝에, 양팔을 벌려 그녀를 꼬옥 끌어안았다.
“너무 오랜만이다. 잘 지냈지?”
“네, 부인···. 부인께선 여전히 아름다우세요. 제 언니라고 해도 믿겠어요.”
“어머, 얘는. 가가! 이리 좀 와보세요. 우리 희아가 이렇게 컸어요.”
그녀의 말에 다른 수련생들과 인사를 나누던 자헌이 화들짝 놀라 다가왔다.
“희아가 왔소?”
“장주님, 희아가 인사드려요.”
“허···.”
얌전히 고개를 숙이는 우희를 본 자헌의 눈 역시 휘둥그레졌다.
“네가 진정 희아가 맞느냐? 못 본 사이에 아가씨가 다 됐구나.”
“과찬이세요, 장주니임-.”
그녀의 콧소리에 여기저기서 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왜들 저러지?
교은이 고개를 갸웃한 순간, 우희의 말이 이어졌다.
“저보단 소희가 더 많이 컸죠. 소희야, 언니 기억나?”
“언니, 내가 바보야? 당연히 기억하지!”
“어쭈, 이제 컸다고 언니한테 덤비네?”
제 엄마를 따라 우희를 와락 끌어안았던 아이가, 이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근데, 언니. 현 가가는 안 오셨어?”
“아, 남궁세가도 오늘 오전에 도착해서. 지금쯤이면 네가 왔다는 소식 들었을 거야.”
“아희. 난 벌써 뒷전이야?”
가휘의 투덜거림에도 소희는 아랑곳 않고 새침하게 맞받아쳤다.
“오라버니랑은 혼인 못 하잖아.”
“허허, 소희 말이 맞다. 오라비랑은 혼인을 못하지. 우문현답이구나.”
남편이 껄껄 웃는 사이, 교은은 슬며시 우희와 약빈의 기색을 살폈다.
우희가 왔음에도 가휘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않는 약빈과, 그 모습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우희.
허나 가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담긴 애정은 어릴 적보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못하지 않았다.
얘들이 설마?
세 사람 사이에 흐르는 심상치 않은 기류에 생각이 깊어지려는 찰나, 딸의 목소리가 그녀를 상념에서 일깨웠다.
“오라버니, 비무대회는 언제야?”
“사람들 더 도착하고, 사흘 뒤에.”
“몇 등 할 거야?”
“아하하···.”
동생의 당돌한 질문에 식은땀을 흘리던 가휘가 주위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오빠가 몇 등 하면 좋겠어? 소희가 하란 대로 할게.”
“음···.”
고민에 잠겨 있던 아이는 이윽고,
“이등?”
“내가 제갈세가주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되네. 너 진짜 어떻게 그러냐? 내가 남궁현이는 절대로 이긴다.”
우애 좋은 남매의 모습에, 교은은 아들의 여성 편력에 대해 생각하던 것도 잊고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
“하북팽가 팽조영, 승!”
와아-!
심판의 외침에 수천 명이 모인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좀처럼 보기 힘든 남매간의 대결이었던 만큼 관심이 몰려 있던 탓이다.
허나 아쉽게 패배한 소혜의 얼굴에 걸린 개운한 미소와 달리, 정작 승자인 팽조영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완전한 검술을 잡고 끙끙거리던 동생이, 불과 두 달 만에 자신과 수백 초를 겨룰 수 있는 검수로 성장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잠시 뒤, 비무대를 내려오던 소혜가 날 발견하곤 반갑게 두 손을 흔들었다.
대견한 녀석.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진짜 많이 늘었네.
나 역시 감개무량한 얼굴로 손을 흔들어줬다.
선수 대기석이 아닌, 패자 대기석에서.
윽, 동생한테 몇 등 하면 좋겠냐고 큰 소리를 쳐놓고 설마 1라운드에서 떨어질 줄이야.
입맛이 썼지만 어쩌겠는가, 대진 운이 나빴던 것을.
설마 제비뽑기로 고른 16강 1차전 상대가 우희일 줄 누가 알았겠어.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지만 그것과 승부는 별개.
아니, 서로가 서로를 한 사람의 무인으로 인정하는 만큼 싸움은 오히려 더욱 격렬했다.
그러나 완력을 제외하면 내가 그녀보다 나은 건 열 갑자에 이르는 막대한 내공 뿐.
하지만 비장의 수를 여기서 드러낼 순 없는 일. 이게 어떻게 모은 내공인데, 비무에서 날려.
난 우희와 손속을 겨룬 지 얼마 되지 않아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녀가 다른 무공을 두고 굳이 신산심적권만을 펼친 것은 나로서도 예상 외였다.
덕분에 비무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객석에선 사문이 다른데도 서로 같은 무공을 사용한 우리의 관계에 대해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저 여우.
관중석에서 가주님과 제갈신 대협이 골치 아픈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아나 몰라.
한편, 내 실력을 정확히 모르는 부모님께선 그저 상가 출신인 아들이 16강 본선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라고 기뻐하시는 눈치였다.
그거면 된 거지, 뭐.
객석에서 눈을 뗀 나는 다시 비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어느새 그곳에선 설이나와 구파일방 중 하나인 점창의 후기지수, 청송자 간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오늘따라 기합이 바짝 들어간 설이나는, 평소엔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수법까지 펼쳐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앗!”
뾰족한 기합성과 함께 그녀의 손에 북풍한설이 몰아쳤다.
북해빙궁의 무공 중에서도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빙백신장의 등장이었다.
콰아아-!
“크윽···.”
“오오-!”
공기를 찢어발기며 발출된 얼음폭풍에 청송자의 입에선 고통스런 신음이, 객석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장면을 보여준다 한들, 시청자들 사이에서 설이나의 이미지는 이미 시큼이로 굳어진지 오래였다.
[뽀미 : 빙백’신’장] [미카엘 : 슙ㅋㅋ 우리 시큼이 그만 놀려!] [훠궈아저씨 : 시큼한 살얼음? 급 냉면 땡기네 ㅋㅋ] [갸신 : 중원을 덮친 액취괴물]미안해요, 설 소저···.
명예회복은 이제 무리 같아요.
그녀에게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찍은 것을 반성하는 사이 어느덧 비무가 끝났다.
“북해빙궁, 설이나 승!”
와아-!
설이나 역시 팽소혜와 마찬가지로 무대를 내려오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별 생각 없이 손을 들어 올리던 나는 그만 움찔하고 말았다.
객석 여기저기서 꽂혀드는 ‘또 너야?’라는 시선들.
이러다 우희 또 마음 상할라.
황급히 손을 내린 나는 전음으로 축하를 대신했다.
-축하해요, 설 소저. 멋있었어요.
-그대가 그리 말해주니 기쁘다.
-다음 시합도 힘내요.
이어진 다음 순서는, 무려 이번 천무전의 최고 기대주인 우희와 남궁현의 8강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이 비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무림명숙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제갈세가주의 딸이 천고의 기재라 소문이 자자하던데, 오늘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있겠구려.”
“아무렴 검왕의 손자만 할까.”
“학관에서 권법을 가르치는 내 사제가 이르길, 제갈가 아이의 부채를 주시하라 하더이다.”
귀빈석을 지난 카메라가 조가장 식구들이 모인 객석에 이른 무렵이었다.
난 관전을 하다 말고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중년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저 사람은?
분명 부모님이 도착하신 첫날 소개받은 장원의 일꾼들 중에 하나였는데··· 소변이라도 보러 가나? 근데 여기 길 엄청 복잡한데, 혼자서 잘 찾아가려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니 꽤나 볼일이 급한 모양인 것 같은데 말이야···.
아직 경기가 시작되려면 좀 남았으니 조금만 따라가볼까?
난 카메라를 날려 그를 뒤쫓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장원에 고용된 일꾼이 혹여 넓은 무림맹 부지에서 길을 잃진 않을까,
아무 데나 노상방뇨를 하다 고약한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 걸려 해코지를 당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비롯된 작은 호의.
그러나 어느 인적이 드문 장소에 이른 그의 신형이 길게 늘어난 순간, 난 더 이상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헉!”
이게 무슨?
순간 등에 소름이 돋았다.
저런 경신법을 펼치는 고수가 보름 가까이 가족들 틈에 숨어 있었다고?
아니지, 어쩌면 맹에 들어온 이후 바꿔치기 된 것일지도.
허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마교와의 갈등이 심해지는 이 시기에 정체를 숨기고 몰래 맹을 활보하는 고수.
심지어 그 자가 사고라도 일으키게 된다면, 그를 이곳에 들인 조가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난 황급히 그의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