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Assassin of the Ronan RAW novel - Chapter (184)
암살검가 로이넨-184화(184/258)
제184화. 황명 (1)
‘팔뚝이 저릿하군.’
통증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검을 온전히 받아내겠다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결투 양상이 되어버렸지만, 루빈은 후회하지 않았다.
‘데이몬을 기준으로 보자면, 마렉 헬리드는 그 아래가 분명해.’
같은 6성이어도 결의 차이가 명확했다.
흑영가주 마렉이 대단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본가의 저력이라 할 수 있는 데이몬이 대단한 것이지.
그때였다.
“루빈.”
“예, 가주님.”
세이렌과 마주하는 건, 흑색탑 이후 처음이었다. 2년 만이다.
‘아직까진 냉랭하시네.’
세이렌은 여전히 가주의 위엄 속에 있었다. 가문이 무너질 때에야 보여주었던 본모습을 드러낼 리는 없었다.
“몇 년이 걸리겠느냐?”
순간, 물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헬리드 가주를 뛰어넘기까지 몇 년이 걸리겠냐는 뜻이다.”
“…….”
“물론, 네가 전력을 다했고 운이 따라줬다면 오늘도 승리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누군가를 ‘뛰어넘었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느냐?”
완벽한 승리가 가능한 시점을 묻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싸우는 내내, 마렉을 뛰어넘을 시기를 가늠해봤던 루빈이었으니까.
“2년입니다.”
2년도 넉넉히 잡은 것이지만, 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2년이라, 나쁘지 않은 대답이다. 내 예상보단 빠르구나.”
놀라지 않는 반응에, 루빈은 세이렌이 이미 직속가신에게서 보고를 받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오러, 마법, 새로운 암술까지 모두 알고 계시는군.’
그렇다면, 로젠탈러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알고 있을 터.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남아 있을 텐데도, 어머니에게선 이어지는 질문들이 없었다.
“2년 뒤-”
“……?”
“너의 그 대답을 증명해 보거라. 마렉과의 비무를 마련해줄 테니, 그를 ‘뛰어넘었다’는 걸 보여주어라. 그리고-”
저벅.
세이렌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러자 세이렌을 중심으로 안개가 확 물러났다. 마치 안개를 사방으로 밀어내는 무언가가,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듯했다.
“네가 증명해 보이는 날이 오면, 그땐 널 차기 가주로 생각하겠다.”
“…알겠습니다.”
세이렌의 말이 끝나자마자 밀려나 있던 안개가 흘러들며, 다시 두 사람 사이를 가득 메웠다.
루빈은 주먹을 그러쥐었다.
‘차기 가주로 생각하겠다.’
전생에서도 어머니에게서 들었던 말이다. 다만 전생에선 서른 무렵에, 그것도 암살검가가 무너지는 도중에 이 말을 들었다.
후회와 체념이 함께 했었지. 그때의 ‘차기 가주’란, 모든 게 무너져가는 와중 세이렌의 사후를 대비한 것에 불과했으니까.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앞으로 2년 뒤라. 무려 15년을 앞당기는 것이다. ‘차기 가주’라는 말에 배어나는 분위기도 전혀 다를 것이다. 세이렌의 사후를 대비하는 게 아닌, 로이넨가의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니까.
그때, 세이렌의 말이 다시 울렸다.
“그건 그거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내주지.”
해야 할 일?
“칙명부 수장 룰포를 태운 그랑버드가 내일 아침 이곳에 도착할 거다. 하지만 내 저택에 그랑버드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건 용납할 수 없지. 그래서 안개 밖에서 머물라 했다.”
납득이 갔다. 암살검가의 운명과는 관계없이, 세이렌은 제국의 발치에 있는 걸 항상 못마땅해했으니까.
“그래도 격식은 차려야지. 네가 칙명부 수장을 마중하여 이곳으로 데려와라.”
“진짜 황명을 가져왔겠군요.”
그러자 세이렌이 루빈을 지긋이 쳐다본다.
루빈이 ‘매피스의 장례식’이 아닌, ‘황명’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였다.
‘형제의 죽음보다, 가문의 운명에 더 관심을 갖는 아이라니.’
장례식은 명분일 뿐, 진짜 속내는 룰포의 손에 쥐여져 있음을 아는 것이다.
세이렌의 눈빛에 약간의 흥미로움이 묻어났지만 찰나일 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잡담은 퓌레에게나 해라. 이만 가지.”
멀어지는 세이렌의 뒷모습을 보며, 루빈은 어금니를 악물었다. 암살검가를 향한 황제의 징벌이 무엇인지 밝혀지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 * *
이튿날.
루빈은 칙명부 수장을 마중하기 위해 로이넨 저택을 나섰다.
이 임무를 맡은 건 루빈만이 아니었다. 루빈은 본가를 대신하는 것이었고, 흑영에서도 두 명이 나가기로 했다.
저택을 나선 지 십 분쯤 됐을까.
루빈은 자신과 함께 움직일 두 흑영을 기다렸다. 이윽고, 이쪽으로 오는 두 인영을 감지했다. 둘은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오고 있었다.
“…….”
먼저 다가온 한 명은 흑영가주들 중에서 유일하게 얼굴을 알고 있던 자였다.
‘카반 크로키슨.’
바로 쿤의 아버지이자 대대로 흑영의 지위를 유지하는 가문의 주인.
‘꽤 놀란 얼굴이네.’
본가의 대리자로 루빈이 나올 거라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세이렌이 직접 나오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킬리언이나 데이몬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크로키슨 가주님.”
“루빈 도련님, 몰라보게 성장하셨군요.”
잔잔한 인사였지만, 카반의 심정이 다소 복잡해졌다는 건 분명히 느껴졌다.
물론 어제 훈련장에서 있었던 루빈과 마렉의 비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카반이었다. 이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흑영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니 오히려 비밀은 더 무거워지겠지.
그러나 이 자리에 루빈이 나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카반은 세이렌이 막내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로이넨 저택에서 룰포를 맞이하는 중대사인데…….’
더구나 룰포의 첫 방문이었다.
그동안 암살검가의 의식에 여러 번 참여한 바 있는 룰포임에도, 로이넨 저택 안으로 발을 디뎌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암살검가가 릴리크 제국에 속할지라도 이곳은 불가침의 영역.
‘황제의 대리자를 호위하는 데 루빈을 내보낸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세이렌은 이번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암시하는 걸까? 룰포에게뿐만 아니라, 흑영들에게도.
그때, 루빈이 슬쩍 물었다.
“가주님. 쿤이 어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아, 저도 깜빡하고 있었군요.”
카반은 자신이 아들에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심드렁한 태도로 말했다.
사실은 정반대였다. 그는 로이넨서 비칸델로부터 지속적인 보고를 받고 있었다. 가장 최근엔 쿤의 경지가 3성의 끝에 다다랐다는 보고를 받은 터였다.
고작 열세 살에, 4성을 앞두고 있다는 것.
대대로 흑영을 배출해내는 크로키슨 가에서도 이만한 성장세는 없었다. 이 정도라면 세이렌만큼 성장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었다.
사실, 카반 크로키슨은 아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금껏 환경 조성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
쿤의 위장 신분은 크룰티 지방에 있는 제국해군의 소년병.
워낙 극한의 신분이기에 일상만으로도 극악의 체험을 해나갈 수 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쿤은 직접 해상 전투에 뛰어들어 싸우기까지 했다.
게다가 그간 혼자 힘으로 해적 두목급의 수급을 열 개나 가져왔다. 1년간 두목급 수급을 하나만 취해도 성공이라 말하는 곳에서, 자그마치 열 개였으니. 그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오는군요.”
카반이 뒤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함께 움직일 또 다른 흑영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저 사람은… 혹시 샤케스 페아르?’
안개를 헤치며 등장한 가주는, 상당한 미남에 흑영 기준으로 보자면 젊은 축에 속했다.
‘정말 듣던 대로 귀공자 같네.’
초면이긴 해도 그 명성은 전생에서나 현생에서나 들어왔던 터.
서른을 조금 넘긴 나이로 현 흑영 중에선 당연하게도 가장 젊었다. 게다가, 샤케스 페아르는 또 다른 의미로 유명했다.
“이렇게 뵙게 되었군요. 루빈 도련님. 그 이름을 전해 들을 때마다 얼마나 뵙고 싶었는지요.”
“샤케스 페아르 님이시군요.”
“제 이름을 아시다니, 영광입니다.”
모를 수가 없다. 암살검가 통틀어 그보다 유명한 위장신분은 없을 테니까.
그는 대륙의 유명한 극작가이자 시인이었고 또 소설가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륙의 모든 왕국에 뻗어 있었고, 왕실과 귀족가에는 그의 추종자를 자처하는 자들이 있을 정도였다.
대담하게도 그는 샤케스 페아르라는 본명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다만, 작가로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얼굴 없는 작가인 것이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은 샤케스가 실은 암살검가의 방계 가주이고, 굵직한 암살 사건의 가해자라는 걸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 정체를 알고 있는 건 암살검가 사람들과 칙명부 수장뿐.
“제가 흑영을 대표해서 마중을 나온 건 별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칙명부 수장께서 제 책을 좋아하기에 분위기나 띄워보려는 거죠.”
샤케스가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생김새만 보자면 도저히 꽃조차 꺾지 않을 사람 같았다.
샤케스의 무구는 무엇이고, 6성의 특성은 무엇일까? 마음 같아서는 마렉과 겨뤘듯, 다른 흑영들과도 한 명씩 겨뤄보고 싶었다. 글쎄. 머지않아 그럴 기회가 올지도.
“출발하죠.”
카반이 앞장섰다. 그랑버드가 도착할 장소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랑버드가 착륙할 언덕에 도착한 뒤.
카반과 샤케스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상위 흑영에서 한 명, 하위 흑영에서 한 명 나와서 그런지, 그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샤케스는 나무에 등을 기대고 중얼거리며 수첩에 뭔가를 적어댔다. 시라도 창작하는 모양이었다.
그때.
휘우우웅! 휘우우웅!
샤케스의 중얼거림을 멈추는 거대한 날갯소리. 세 사람 다 동시에 한쪽을 바라봤다.
그랑버드였다. 거대한 새의 비행에 따라, 지상의 마을들에는 구름이 움직일 때처럼 그늘이 드리워졌다.
잠시 후, 그랑버드는 비행을 조정하며 언덕에 내려앉았다. 일순간 나무들이 부러질 듯 기울어졌다가 다시 일어섰다.
‘역시 호위 병력을 데려왔군. 백여 명 정도인가.’
그랑버드 위, 룰포의 호위를 맡은 병력이 감지됐다. 역시 제 안위에는 빈틈없는 자다.
“나왔군.”
카반의 말대로 그랑버드 가장자리로 모습을 드러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룰포였다.
호위 병력은 그랑버드에 남고, 그 혼자만 움직이기로 협의가 된 상태. 룰포는 망설임 없이 공중에 발을 내디뎠는데,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발아래에서 그를 떠받쳤다.
염동마법으로 판석을 움직인 것이다.
휘이이잉.
룰포를 태운 판석이 부드럽게 바닥으로 착지했다. 술기운에 얼굴이 잔뜩 불콰해진 룰포는 지상에 발을 디디면서 슬쩍 휘청거렸다.
그는 끌끌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말했다.
“어허, 반가운 얼굴들이군. 안녕들 하셨소?”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하는 말이 ‘안녕했느냐’라니. 세상에서 가장 룰포다운 말이었다.
“아, 페아르 가주가 아니신가? 이번에 출간된 책은 내 지금 한창 읽고 있지! 이번 책도 제도에서 인기가 아주 대단하오.”
페아르 가주에 이어 크로키슨 가주까지 한 번씩 쳐다보며 인사를 나눈 룰포. 그러다가 루빈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가 잠깐 뜸을 들였다. 루빈을 하대해야 할지, 적당한 예우를 해줘야 할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2년 전 ‘2차 선택’에서는 마음껏 하대를 했지만, 흑영 가주들과 동석한 이 자리에서는 함부로 그리할 수는 없었다.
“…루빈 공자도, 다시 보니 반갑소.”
결국 흑영가주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예우하기로 결정했는지, 어울리지 않는 존대가 흘러나왔다.
“아, 그러고 보니 칙명부의 꽤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지? 듣고서도 한동안 놀랐소.”
“그저 그리어스 가주를 도왔을 뿐입니다. 칙명부의 문제가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다행이고말고. 워낙 막무가내 놈이어서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지. 그래서 말이지, 나는 암살검가와 칙명부가 정말이지 괜찮은 조합이라 생각하오! 칙명부 문제는 암살검가가 해결해주고, 암살검가 문제는 칙명부가 해결해줄 수 있으니.”
“…저희 가주님의 생각도 그러리라 믿습니다.”
“그렇지? 아, 그나저나… 그 재밌던 마법학교를 나와 버렸으니. 좀 아쉽겠군요?”
“재밌던 마법학교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지루하고 난해한 수업을 더 받지 않게 되어 만족스러울 뿐입니다.”
룰포가 클클클 웃었다.
로젠탈러 제거 명령에 대해 모르는 카반과 샤케스는 흥미로운 눈으로 둘의 대화를 지켜봤다.
애초에 둘은 룰포가 나타나면 루빈은 부자연스럽게 소외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칙명부 수장과도 선선히 대화하는 루빈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대화 흐름이 살짝 어그러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아, 루빈 공자가 왔으니 오히려 잘 됐군. 확인 절차가 필요했던 터인데.”
“……?”
룰포는 고개를 들어 올려 그랑버드의 등 쪽 어딘가를 쳐다봤다. 손가락을 튕기자, 기다리고 있던 두 사람이 나타났다.
무인. 루빈은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이 칙명부의 비전검술을 익힌 자들이라는 걸 알아챘다. 로젠탈러와 같은 간부급인 것이다.
그들은 무언가를 나누어 들고 있었다.
‘관구(棺柩)?’
시체를 담은 관의 앞쪽과 뒤쪽에 동아줄을 연결해서 각각 들고 있었다.
훌쩍.
그 상태로 그랑버드에서 뛰어내리는 두 무인. 그들을 위한 염동마법은 펼쳐지지 않았기에, 무인의 순수한 도약이었다.
쿵!
들고 있던 관이 살짝 들썩거렸다.
‘의도된 모욕인가.’
관 안에 누가 들어있는지는 빤했다. 임무 중 치명적인 실책 끝에 죽어버린 매피스 로이넨.
“매피스 형님이군요. 그리고 저 둘은?”
“걱정할 거 없소, 루빈 공자. 저 둘의 임무는 저택 앞까지 ‘이걸’ 옮기는 것이지. 저택 안까지 따라 들어가진 않을 테니, 신경 쓰지 마시오.”
그것 때문에 물은 게 아니었는데. 룰포도 기민하게 그걸 눈치챈 듯하다. 루빈은 화제를 돌렸다.
“형님의 얼굴 좀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그러도록 하시오. 아비는 다를지라도, 가주의 피가 섞여 있으니 좀 닮은 구석도 있지 않을까 싶으니.”
모든 게 의도된 모욕이다. 장례식이라는, 이전에는 없던 의식까지 치르게 하면서, 암살검가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루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단은 참아야 했다.
저벅저벅.
룰포를 지나쳐 관으로 다가갔다. 머뭇거리지 않고 관의 뚜껑을 열었다. 마법을 통한 완벽한 방부 처리. 역시나 시취는 없었다.
“…….”
얼굴 곳곳이 찢겨나간 상태로 죽어 있는 매피스. 루빈은 묵묵히 그 얼굴을 바라보고는, 곧바로 뚜껑을 덮었다.
“맞습니다. 이제 운반하면 되겠습니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사무적인 태도.
그 덤덤함에 룰포는 또다시 끌끌끌 웃었다. 역시 서늘하기 그지없는 암살검가란 말이지. 하지만 그렇기에 제국의 사냥개로 유용한 것이지.
“따라오십시오, 룰포 님. 조금만 걸으면 됩니다. 로이넨가 가주님이 기다리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