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Assassin of the Ronan RAW novel - Chapter (224)
암살검가 로이넨-224화(224/258)
제224화. 희생양 (3)
“…….”
“…….”
대족장의 투흔푸.
이냐키투 맞은편에 ‘투흔의 불꽃’과 ‘투흔의 바람’이 앉아 있다.
그 얼굴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이냐키투를 통해 루빈의 뜻을 전달받은 것이다.
이마카룸이 제 머리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젠장!”
“심호흡해, 이마카룸.”
그러자 성난 눈으로 쿤달리트를 째려보는 이마카룸이었다.
“쿤달리트! 넌 어떻게 그리 침착할 수 있는 거냐?”
“차가운 머리로 다가가야 한다. 적어도 우리에겐 선택지가 있어. 최악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차가운 머리? 선택지? 네가 내 입장이 되어 봐라. 나는 그놈이랑 죽기 직전까지 싸웠다가 기절했던 거였어. 깨어나 보니, 이 사달이 나 있는 거라고.”
“…….”
이마카룸의 큰소리에도, 족장 쿤달리트는 눈을 감고 침묵만 지켰다. 그는 이마를 짚으며 생각에 잠겼다.
내면세계를 다스리는 루빈의 면모를 마주했던 대족장 이냐키투, 수인화 상태에서 싸움을 벌였던 이마카룸. 그나마 저 두 사람은 각자의 경험을 통해 루빈이 예사 신분이 아니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었지.
반면 쿤달리트는 루빈이 몰고 올 폭풍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생각을 넓혀 나갔다. 무엇이 투흔에 최선일지 고심하면서.
‘어쩌면.’
그 순간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한 줄기 생각. 문득, 루빈이 희생양으로 염두에 둔 인물이 자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이냐키투와 이마카룸은 라유비아를 대신하는 희생양이 될 수가 없었다.
우선, 이냐키투.
대족장은 오래전에 다리를 다쳤다. 그리고 라유비아의 오러가 발견됐던 장소는 초원 접경지. 조금만 조사를 하더라도 제국은 이냐키투의 거짓을 밝혀낼 터였다.
그리고 이마카룸.
‘마찬가지로 논리적인 허점이 있지.’
막 생각을 정리하려는 그때, 이마카룸이 숨을 크게 내쉬며 자신의 가슴을 퉁퉁 두드렸다.
“쿤달리트, 이냐키투.”
“……?”
“내가 투흔을 위해 희생양이 되겠다. 대족장과 족장도 나랑 똑같은 마음인 거 아는데, 그래도 내가 제격이야.”
“왜? 어차피 넌 감옥에서 도망쳐 나온 몸이니까?”
“그래, 쿤달리트! 제국이 정말 반길 만한 대상은 나라고.”
그 말에 쿤달리트가 피식 웃었다.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 하지만 말했다시피 희생양이 되기엔 이마카룸의 행적에는 논리적 모순이 명백했다.
“넌 안 돼, 이마카룸.”
“……?”
“넌 라유비아가 가축을 죽이던 그때, 여기 투흔초원에 있을 수 없는 몸이었어.”
“어, 어…….”
이마카룸이 다시 제 머리를 움켜쥐었다. 라유비아가 오러의 흔을 남겼던 시점에 이마카룸은 트레스덴의 ‘협곡 감옥’에 갇혀 있었다.
저들이 누구인가. 미약하게 남긴 오러의 흔을 완벽하게 분석해낸 제국 놈들이었다.
물론 탈옥한 범죄자야 반갑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확연한 논리적 틈을 대충 넘어가 줄 리 없었다.
“내가 나설게.”
“너? 넌 쇄골부족을 이끌어야 할 놈이다. 언젠가는 대족장이 되어 투흔의 다섯 부족을 모두 이끌 놈이라고!”
“루한 멜라스는 내가 희생양이 될 만한 용기를 지녔는지 알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만든 거고.”
“오크 잠꼬대 같은 소리 그만해, 쿤달리트. 루한 멜라스가 왜 너를 염두에 뒀겠냐?”
“사실 나는 거짓말을 제일 잘하는 투흔인이거든. 루한은 그걸 알고 있고.”
쿤달리트의 말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몰라서 나머지 둘은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
그때.
콜록콜록! 콜록콜록!
쿤달리트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온몸을 깨트릴 것 같은 거센 기침이었다.
몸을 들썩이면서도 쿤달리트는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때마침 잘 됐구나. 늘 자신을 괴롭히던 이 기침이란 놈이 지금만큼은 몹시도 반가웠다.
“너, 아직도 감기 안 나았지? 감기엔 늑대 고기가 최고라니깐! 엘키오는 라유비아가 키우는 놈이라 죽이진 못하겠고… 어디 원정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마카룸.”
그 순간, 입을 틀어막고 있던 쿤달리트 손가락 사이로 한 줌의 피가 흘러나왔다. 심각하기 그지없는 각혈이다. 그럼에도 애써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그였다.
“자, 내가 어떤 거짓말을 해왔는지 알겠지? 나, 초원의 바람으로 돌아가기까지… 얼마 안 남았어. 이게 내가 해온 거짓말이다.”
초원의 바람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건 죽음을 의미했다.
“루한 멜라스는 내 병을 알고 있어. 그러니 내가 나서기를 기다리는 거야.”
* * *
같은 시각, 루빈은 쇄골부족 영역 근처의 언덕에 올라와 있었다. 이곳에 서니 쇄골부족의 수많은 투흔푸가 훤히 내다보였다.
-정말 쿤달리트가 희생양을 자처할 거라 확신하나?
‘세 사람 다 희생양이 되기를 원할 겁니다. 그 진심을 의심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루빈이 원하는 건 제국을 납득시킬 수 있는 투흔인이었다.
모든 면에서 맞아떨어지는 이는 쿤달리트뿐이었다. 브리온 오러를 익히지 않았지만, 그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라유비아가 추적의 빌미로 남겼던 오러의 흔 역시 그 경지는 미약했으니까. 빠른 시일 내에 쿤달리트에게 브리온 오러를 전수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쿤달리트는 이마카룸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냉철한 사람이었다. 루빈의 제안에 응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걸, 그 스스로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럼 쿤달리트의 최후는…….
하네케가 말끝을 흐렸다. 대장군에게도 별로 내키지 않은 상상이겠지. 자신 때문에 손자 펠키온이 죽은 것처럼, 결국 쿤달리트도 라유비아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는 꼴이었으니까.
운이 좋으면 제국의 감옥에 갇히겠지만, 황제가 직접 찾아내라는 명이 있었으니 그럴 확률은 극히 작았다.
‘쿤달리트가 살 확률은 반반입니다.’
-음?
‘그를 칙명부에 넘긴 다음, 일을 꾸며서 구출할 수 있긴 해요.’
-그런데도 확률이 반반이라는 건?
‘제가 쿤달리트 일에 전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루빈이 직접 나선다면 쿤달리트의 목숨을 살리는 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칙명부에게 넘긴 다음, 사고를 조장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건 선택의 문제였다. 그의 목숨을 보전해주겠다고 단언하기엔, 앞으로 그 앞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니.
-무슨 말인지 알겠…….
그때, 대답하던 하네케가 루빈의 내면에서 사라졌다. 하네케가 내면에서 사라지는 경우는 하나뿐.
스스스슷.
하네케는 내면에서 사라지는 대신 눈앞에서 육화했다. 라유비아가 흑혼검을 움켜쥔 것이었다.
‘이제 시작하려는 건가.’
사실 루빈이 언덕에 올라와 있는 건, 한가하게 산책하면서 투흔족의 집이나 내려다보려는 게 아니었다.
어느덧 브리온 오러 3성에 진입한 라유비아. 엘키오에 따르면, 3성은 ‘적운의 성주’로 선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 했다.
“할아버지! 이제 보여드릴게요.”
“그래, 루빈과 함께 지켜보마.”
라유비아의 그림자에서 걸어 나온 하네케가 루빈 옆으로 다가와 섰다. 오히려 하네케가 더 긴장한 얼굴이었다.
‘성주의 선언.’
즉, ‘적운의 성주’로서의 선언이었다. 이 의식을 거쳐야만 적운이 그녀를 향해 다가올 거라 했다.
솨아아아아아.
초원에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언덕 저편, 호젓하게 서 있는 ‘적운의 파수’ 엘키오.
평상시와 다른 모습이었다. 바람에 잿빛 털이 나부끼는데, 이윽고 공기 덩어리가 그 몸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지지지짓. 지지지짓.
공기 덩어리 안으로, 혈관처럼 전류가 비쳤다.
엘키오 자체의 변화는 없었다. 그는 그대로였지만, 그를 둘러싼 공기 덩어리가 점점 부풀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내부에 퍼져나가는 전류의 핏줄들도 굵어지며 매서워졌고.
“허, 마법을 부리는 것 같구만.”
이윽고, 공기 덩어리는 엘키오에서 떨어져 나가더니, 제 나름대로 어떤 형상을 빚기 시작했다.
바람과 번개로 이루어진, 풍뢰의 육신. 그건 엘키오를 본딴 거대한 늑대였다.
“저 정도 크기라면… 그랑버드의 천적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겠는데.”
루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네케에게 덧붙였다.
“그런데 제가 듣기론, 하늘의 성은 지상이 아닌 상공에 존재할 거라 했습니다. 적운의 옆에서요.”
“그럼 상공을 디딜 수 있다는 뜻이군.”
성주를 위해 구름을 이끌고 지키는 것. 그게 ‘적운의 파수’의 존재 이유였다.
이윽고, 루빈과 하네케의 시선이 10미터 앞쪽에 서 있는 라유비아에게로 향했다. 이제는 그녀의 차례였다.
양손으로 흑혼검을 쥔 라유비아의 눈빛이 한층 짙어졌다.
위우우웅.
흑혼검에 세 겹의 오러가 빠르게 응집했다. 브리온 오러를 품은 그녀는 엘키오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타다다다닷.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림과 동시에, 바닥을 박차며 뛰어오른다. 곧 ‘풍뢰의 늑대’의 발목에 착지하더니, 그대로 그 육신을 거슬러 올라갔다.
발목으로 전류가 번쩍거리며 타고 올랐지만, 그녀는 거침없었다. 빠르게 올라가 늑대의 정수리 위로 뛰어오를 뿐.
투우우웅!
거대한 늑대의 정수리에 검을 박아 넣는다. 또다시 전류가 그녀 몸을 감쌌다.
다만 이상하게도 고통보다는 안온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사아아아아아.
그 검격에 따라 그대로 사라지는 ‘풍뢰의 늑대’.
탓.
라유비아가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그녀 머리 위로 작은 공기 방울 하나가 생겨났다. 마찬가지, ‘적운의 파수’ 머리 위에도.
피이이이이.
두 공기 방울은 서로 회전하면서, 그대로 하늘 위로 올라갔다. 상공을 넘어 창공의 아득한 높이로.
“선언이 이뤄졌다, 라유비아.”
“그럼 ‘적운의 성’은? 날 위한 구름이 나타난다며?”
“선언이 이뤄졌으니, 조만간 하늘에 거대한 구름이 나타날 거야. 말 그대로 구름이지만, 주변으로 강대한 결계가 쳐져 있지. 발을 디딜 수 있는 땅과 같을 거야.”
“발을 디딜 수 있는 구름? 나 혼자서 거기서 살아야 해? 엄청 심심하겠는데.”
“아니, 다른 사람들을 들일 수도 있어. 단, 네가 허락한 자들만. 네 경지가 오를수록 적운의 면적도 늘어날 거야.”
“후우, 면적을 늘려 사람들을 많이 받아들이려면, 늑장 부릴 틈이 없겠구나.”
라유비아가 돌아서서 하네케와 루빈 쪽을 바라봤다. 혈연, 그리고 혈맹과 다름없는 관계.
하네케는 마법과도 같은 장면에 흡족해했고, 루빈은 언제나 그렇듯 다소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때.
‘왔군.’
루빈의 암연에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왔다.
“하네케, 저는 이만 쿤달리트와 이마카룸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그러시게나. 나는 라유비아에게 가보겠네.”
루빈은 언덕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곧 투흔인 둘이 마주 걸어오는 게 보였다.
“이봐, 라유비아는?”
이마카룸이었다. 의식을 회복하고 루빈과는 처음 마주하는 셈. 패배의 기억이 쓰라리게 각인됐으면서도, 그는 언제라도 루빈에 대적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승부라면 언제든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것 같은 그 모습에, 루빈이 피식 웃었다.
“언덕 저쪽에 잘 있어.”
“정말이지?”
“그나저나, 결정 내린 건가?”
“…….”
이마카룸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역시 예상대로 쿤달리트가 다른 두 사람을 설득한 것이리라.
이윽고 쿤달리트가 입을 열었다.
“일단 라유비아를 대신하여 우리에게 선택권을 준 루한께 감사를 표합니다. 대족장이 해준 말로는, 당신은 제국감찰관이지만 황제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진 않다고 하더군요.”
쿤달리트는 진심으로 예를 표했다. 정중한 태도에, 루빈도 그를 이마카룸과는 달리 대하기로 했다.
“쇄골부족 족장이 나서기로 결정하셨군요.”
“예, 어차피 저만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서 내어준 선택권이잖습니까. 그런데, 루한 님.”
“……?”
“이마카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계의 대장장이를 만나기 전까진, 탈옥한 죄수 이마카룸을 제국에 넘기는 것도 루빈의 계획이었다. 황제를 흡족하게 하려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 결심을 바꿨던 터였다.
“제국은 아직 이마카룸의 소재를 모릅니다. 그러니 감옥으로 돌아가진 않을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자유를 줄 생각도 없습니다.”
“예?”
“여기에 남아 있으면 쿤달리트를 대신하여 쇄골부족의 족장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렇게 되면, 제가 이마카룸을 놓아준 사실이 밝혀질 겁니다.”
“…초원을 떠나야 한다는 거군요.”
“하지만 혼자는 아닐 겁니다.”
루빈이 뒤를 돌아봤다. 언덕 위에는 라유비아와 엘키오가 그들을 막 발견한 직후였다. 라유비아가 활짝 웃으며 머리 위로 팔을 크게 흔들었다.
“설마, 라유비아와 함께?”
“예, 라유비아도 초원을 떠날 겁니다. 브리온 오러를 갖고서 여기에 계속 남아있을 순 없으니까.”
그러면서, 루빈은 시선을 돌려 이마카룸에게 말했다.
“곧 라유비아만을 위한 독특한 운송 수단이 올 거다. 넌 그걸 타고 라유비아와 함께 떠나라. 그 아이를 지켜.”
독특한 운송 수단? 당연하게도 그게 뭔지 예상도 못하는 둘이었다.
* * *
‘그 오만한 감찰관은 언제쯤 일을 끝내는 거야?’
히베르다드 성주의 집무실.
커다란 보아뱀이 똬리를 틀어 네르하임의 의자가 되어 있었고, 네르하임은 거기에 깊이 파묻힌 상태였다.
창밖, 광활하게 펼쳐진 북부초원을 바라보며 그녀는 인상을 팍 구겼다. 다스리지 못한 늑대에 대한 아쉬움이 떠나질 않았다.
제국감찰관이 초원을 떠나기만 하면, 당장 초원으로 들어가 그 투흔족 계집한테서 늑대를 빼앗을 작정이었다.
샤샤샤샥.
그때, 의자로 있던 뱀이 갑자기 대가리를 들어 올리며 문 쪽을 내다봤다.
집무실 문밖에도 또 하나의 파수꾼 뱀이 있었기에, 네르하임은 부관이 찾아왔다는 걸 알아챘다.
“무슨 일이야? 나 어젯밤에 초원에서 돌아온 거 몰라? 웬만한 업무 아니고는 내일부터 하겠다고 했잖아.”
부관이 난처한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죄송합니다, 성주님. 하지만 중요한 공문이 왔습니다.”
“공문? 어디서?”
“군영도시 히클리온입니다. 성주님이 돌아오신 걸 알고 보낸 것 같습니다.”
히클리온이라면, 히베르다드처럼 북부초원에 접경한 군영도시였다. 관문 개념이 강한 히베르다드와는 달리, 그곳은 제국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주요 거점 중 하나였다.
같은 성주라고는 해도, 히클리온 성주는 네르하임의 상관이었다. 그곳에서 온 공문이었으니 부관도 미뤄둘 수 없었을 터.
샤샤샤샷.
네르하임의 보아뱀이 대가리를 뻗어 부관에게서 공문을 받아들었다. 그대로 전달받은 네르하임이 밀봉을 뜯어 공문을 읽어나갔다.
“……!”
뜻밖의 내용에, 네르하임은 눈에 힘을 주며 공문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어갔다.
‘성주들의 중요 회의? 약물과 성과를 검증한다니… 대체 뭔 소리야?’
하지만 가장 놀라운 부분은 마지막에 있었다. 바로 회의 주최자의 이름.
‘…성주 회의에 제국 대장군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