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Assassin of the Ronan RAW novel - Chapter (256)
암살검가 로이넨-256화(256/258)
제256화. 작별 인사
초원의 밤이 깊었다.
적운이 만들어낸 비는 그쳤고, 적운도 본래의 형태로 돌아간 뒤였다. 상공에 적운이 머무르는 가운데, 지상은 전쟁의 뒤처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오크랑 괴수들 처리하는 데 시간 좀 걸리겠네요.”
블라네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루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침입자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초원에 구덩이를 파고 매몰하는 것이지만, 투흔인들은 그러기를 원치 않았다.
그들은 시체를 모두 극지의 장벽 너머로 돌려보낼 계획이었다.
그러기까지 우선 운반 수단부터 준비해야 했다. 사체의 수는 1만을 넘었고, 장벽은 초원의 최북단에 있었다. 앞으로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는 건 당연했다.
“뒤처리에만 수개월이 걸리겠지. 어차피 그건 투흔이 알아서 할 일이야.”
루빈이 방향을 돌려 걸어 나가자, 블라네가 따라나섰다. 이윽고, 그들의 발걸음이 다시 멈춘 곳.
칼란타의 시체 앞이었다.
“…….”
어쩐지 아직도 살아있는 것 같았다. 비록 적으로 마주했지만, 죽은 그 모습에선 장엄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무릎을 꿇은 채로, 상반신이 빳빳하게 세워진 모습. 착용하고 있던 중갑은 곳곳이 박살이 난 상태였다. 그걸 보자니, 불과 몇 시간 전의 전투가 생생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놈을 덮친 ‘투흔의 해일’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셋이 협공하지 않았더라면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을 거였다.
“블라네, 부상은 괜찮아?”
“예, 심각하지 않습니다. 회복 중입니다.”
블라네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협공 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건 블라네였다. 그녀는 칼란타에게 발목이 붙들렸었다. 그대로 땅에 몇 번인가 패대기쳐지면서, 하마터면 치명상을 입을 뻔했다.
악어 수인과 코뿔소 수인이 한 명씩 다가왔다. 이제 칼란타의 시체도 나머지와 똑같이 처리하겠다는 의미의 눈길. 루빈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제국에선… 투흔초원을 어떻게 할까요?”
글쎄. 그건 루빈의 궁금증이기도 했다.
사실, 투흔인들은 머지않아 제국의 또 다른 진압군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각오를 다진 뒤였다.
다섯 부족이 한곳에 집결하여 생활하고, 초원 지하로 수많은 비상 통로를 구축하며, 여기저기 함정을 설치하는 것. 즉, 저항군으로서의 삶이었다.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지도 모르지. 황제는 즉각적으로 군사를 보내지 않을 수도 있거든.”
“대장군이 여기서 죽었는데도 말인가요?”
루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군이 너무도 은밀하게, 그것도 단독으로 초원에 나타났던 점 때문이었다.
루빈은 이 점이 걸렸다. 그래도 대장군의 호위 부대 정도는 끌고 나타날 줄 알았는데.
텔마흐의 의지는 어디에 있는 걸까? 초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은밀하게 수습하는 게 그에겐 더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어쩌면 투흔초원은 황제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 어쨌거나 대규모로 병력을 투입해야 할 테니까.”
이제 초원은 더 이상 그저 오크와 괴수를 이용해 삼켜버릴 수 있는 땅이 아니었다.
‘투흔의 해일’은 여전히 버티고 있고, 수인 부대까지 생겼다. 거기에다가, 그랑버드의 천적인 엘키오까지.
“블라네, 제국의 힘을 집중시켜야 할 표적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봐.”
“다른 표적이요?”
블라네는 마땅히 예상할 수 없겠지만, 루빈은 암살검가 정벌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적어도 루빈만은 알고 있었으니까.
루빈이 전생에서 마주했던 황제의 군대는 단순히 진압 작전을 펼치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 규모는 엄청났고, 제국군의 전력 상당수를 투입했던 작전이었다.
그 정도 수준의 작전이 또다시 펼쳐질 거라면, 지금의 황제는 쉽사리 초원 개척을 결정하지 못할 터.
‘초원 개척이냐, 암살검가 정벌이냐…. 텔마흐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에 힘을 집중하겠지.’
물론 대륙을 주무르는 텔마흐였으니, 그 마음을 쉽사리 예측하는 건 위험했다. 투흔족도 암살검가도, 제 나름대로 황제에 맞설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초원의 운명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 일단 중요한 건, 이제 우리도 초원을 떠날 때라는 거지.”
그러자 블라네가 물었다.
“예, 곧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런데 도련님, 저는 아베른으로 돌아가면 되겠습니까?”
“아니, 나와 함께 본가 로이넨으로.”
“아, 로이넨 저택으로…….”
최고의 가주 세이렌이 있는 곳으로 간다는 생각에 블라네가 괜히 침을 꿀꺽 삼켰다. 당연히 아베른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그 궁금증을 눈치챈 루빈이 가볍게 웃었다.
“내가 왜 너를 본가로 데려가는지, 가면 알게 될 거야.”
“예, 알겠습니다.”
퍼드덕! 퍼드덕!
뒤이어 티나와 오호스가 그들 곁에 내려섰다.
“루빈! 이젠 정말로 집으로 돌아가는 거지?”
“그래, 돌아갈 때가 됐어.”
“초원에만 있으니깐, 이젠 초록색만 봐도 토할 거 같아. 세이렌이 보고 싶을 지경이라구.”
애초에, 루빈은 조용히 떠날 계획이었다. 작별인사 같은 건 생략한 채로.
하네케 덕분에 ‘적운의 성주’ 라유비아와는 언제든 소통할 수 있으니 문제될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가려는 거지?”
어떻게 알았는지, 루빈 곁으로 라유비아와 엘키오가 다가왔다. 둘 뿐이 아니었다. 뒤이어 쇄골부족의 이마카룸, 쿤달리트까지.
그들에게 루빈은, 인사 없이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초원의 운명을 가르면서, 투흔의 새 미래를 열어준 자였으니.
“모든 투흔의 배웅을 받는 게 마땅하겠지만, 이해해 주십시오. 콜록콜록.”
먼저 루빈 앞에 선 것은 쿤달리트였다. 인간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배웅하는 내내 기침을 터뜨렸다.
“원한다면, 병을 고칠 방법을 알아봐드릴 수 있습니다. 투흔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좀 더 건강을 챙기시는 게 좋을 텐데요.”
“초원의 바람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투흔의 운명인걸요. 게다가 제가 없더라도 투흔의 앞날은 괜찮을 겁니다. 이마카룸도, 라유비아도 있으니까 말이죠.”
쿤달리트가 이마카룸 쪽으로 눈길을 돌리며 씩 웃었다. 이번엔 이마카룸이 루빈 앞에 섰다.
“내 힘이 필요하면 말해. 얼마든지 도와주지. 아까 저 오크놈 죽일 때, 내 공격이 결정타였던 거. 봤지?”
“그래, 힘이 필요하면 라유비아의 도움을 받도록 하지.”
“그래, 고맙… 뭐, 라유비아? 내가 아니고?”
“머지않아 라유비아가 널 뛰어넘을 테니, 그쪽이 확실하겠지.”
“뭐라고! 이봐, ‘오크사냥꾼’. 네 생각은?”
이마카룸이 눈을 부릅뜨며 블라네를 쳐다봤다. 그래도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전장에서 활약했던 사이이니, 자신의 자존심을 세워줄 대답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블라네야말로 냉철하기론 그 누구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그녀는 1초의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지. 라유비아보다 내가 더 빨리 널 뛰어넘을 것 같거든.”
“뭐?! 아까 내가 널 구해줬잖아! 저 오크한테서!”
“그랬나? 잘 모르겠네. 내가 칼란타한테 정통으로 맞은 게 너 때문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다음은 라유비아였다. 그녀는 흑혼검을 만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하네케는 어느새 내면세계로 돌아온 뒤였다.
“잘 가, 루빈. 다음에 볼 땐 이번하고는 비교도 안 될 대전쟁이겠지?”
그럴 것이다. 그땐, 대륙의 잃어버린 균형을 되찾기 위한 전쟁일 테니까. 라유비아와 엘키오만이 아니라, ‘선택받은 마법사’ 오스카와 셀록도 함께할 대전쟁.
루빈이 단호히 고개를 끄덕이자, 라유비아가 씨익 웃었다.
“상관없어. 이젠 안 무섭거든. 그리고 루빈, 너도 있으니까 걱정 없어. 초원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 하네케 할아버지 통해서 말야.”
“기대하지, 라유비아.”
“아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하네케 할아버지 말인데, 내 곁에 좀 오래 머물러도 괜찮을까? 난 최대한 빨리 강해지고 싶거든.”
수련을 위해, 하네케를 자주 소환해도 괜찮겠느냐는 물음이었다. 그럴 경우, 루빈의 내면세계는 텅 빈 날이 많아질 것이다.
루빈은 긍정의 의미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거야말로 루빈이 원하는 것이었으니까.
“크흠.”
신난 라유비아 옆으로, 엘키오가 잿빛의 털을 흩날리며 잠시 고개를 숙여 보였다.
“흑혼검에 이어 또 빚을 졌군.”
루빈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티나가 끼어들었다.
“혹시 빚을 졌다는 생각에 계속 신경 쓰이는 거라면, 뭐라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거라든가?”
엘키오는 으스대는 로이네크로우를 무시해버렸다. 엘키오다운 대처다.
“다음에 만날 땐, 네 신수도 함께 볼 수 있겠군. 기대하지. 이 환혈족과는 비교도 안 될 존재일 테니.”
그 말 덕분에 루빈은 잊고 있던 신수에 대해 떠올렸다. 암연의 선택을 받은 자에게 주어지는, 엘키오나 셀록과 같은 신수.
신수는 다른 로이네크로우처럼 길리필드 수목원의 안개고목에 맺힌 상태였다. 태어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았겠지만-
‘태어나면 저절로 주인을 찾아올 거라 했으니까. 당장은 기다리는 수밖에.’
이외에도, 이번 투흔초원에서 얻은 것들이 많았다.
적운의 성주, 라유비아.
풍뢰의 늑대, 엘키오.
5성 경지의 표범 수인족, 이마카룸.
오크사냥꾼 블라네와 레먼리브의 기계수까지.
‘머지않아 있을 텔마흐와의 전쟁에서 모두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렇게 모두와의 작별 인사도 끝이 났다.
퍼드덕! 퍼드덕!
투흔인들을 뒤로 하고, 루빈과 블라네는 각자의 로이네크로우에 올라탔다.
밤하늘로 두 까마귀가 날아오르자, 곧바로 어둠 속에 파묻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도, 달이 배경이 될 땐 잠시 그들의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배웅하는 투흔인들은 루빈 일행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봤다.
* * *
2주가 지난 뒤, 황궁.
황좌에 앉아 턱을 받치고 있는 텔마흐. 오늘은 ‘일몰 작전’의 최종 보고를 받는 날이었다.
황제의 웅장한 집무실 한가운데에는 룰포가 바짝 엎드려 있었다. 황좌와의 거리, ‘삼십 보’ 지점이었다.
그러나 곧이어 그 거리가 무의미해지는 일이 일어났다. 황좌에서 일어난 텔마흐가 기다란 옷자락을 끌며 룰포 쪽으로 걸어왔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룰포는 긴장했다. 뒤이어 텔마흐의 웃음소리가 발소리를 뒤엎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우습단 말이지. 안 그래, 룰포?”
룰포는 몸을 한껏 더 움츠릴 뿐이었다. 미세하지만 황제의 목소리엔 분노가 감돌고 있었다.
“대장군부에서 벌인 작전인데, 네가 보고를 해야 한다니.”
“송구하옵나이다. 폐하.”
본래라면, 보고를 해야 할 당사자는 대장군 레먼리브였다.
그러나 레먼리브는 그랑버드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초원에 들여보낸 날부터 지금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생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대장군부의 차기 서열이 대장군을 대신하여 황제를 알현해야 했지만, 그건 황제가 허락하지 않았다. 더는 ‘일몰 작전’의 실패가 새어나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몰 작전’에 대해 알고 있고, 황제가 믿을 수 있는 신하. 결국 룰포가 대장군부를 대표하여 최종 보고를 하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보고뿐만 아니었다. 황제를 마주하기 직전까지 룰포의 시간을 뺏고 있는 건, ‘일몰 작전’의 뒤처리였다.
대규모 숙청. 대장군부 본부와 북부2군단 내에 관련 정보를 취득한 모든 이들을 말끔히 처리한 것이다.
“차기 대장군 임명을 서둘러야 할 것 같사옵니다.”
“그러니까, 레먼리브가 죽었을 거라는 말이지?”
“제국에 대한 대장군의 충성도로 보자면… 지금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이유는 그것뿐이라 생각하옵니다.”
“하지만 초원에서 아무런 폭발이 없었잖아? 레먼리브가 죽으면 기계수가 폭발했을 텐데, 죽었다면 어떻게 폭발이 없을 수 있지?”
스윽스윽.
텔마흐는 말을 하는 내내 가만히 있질 않았다. 끌고 다니는 옷자락 소리가 룰포 주변에서 끊어지질 않았다. 이는 허공을 찢는 검의 소리와 비슷해서, 룰포의 얼굴엔 땀이 맺히고 있었다.
“…초원을 공식적으로 조사하는 군대를 조직할 수도 있사옵니다. 대륙의 마법명가, 검술명가들 중 일부를 소집해 그에 마땅한 명분을 내세운다면-”
“아니. 좋은 생각이 아니야.”
“…….”
“암살검가를 없애려면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한지, 너도 알잖아? 대륙의 그림자를 없애는 일인데, 괜히 거기에 힘을 뺄 순 없지.”
이번 사태로 인해 초원은 미지의 적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초원에 아무리 강대한 힘이 숨겨져 있다 한들 암살검가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암살검가부터 절멸시킨 뒤, 그 이후라면 초원 개척은 더 쉬운 작업이 되어 있을 터였다. 지금보다도 더 완전한 지배자가 되어 있을 테니까.
“초원은 일단 놔둬. 그건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지.”
“알겠사옵니다, 폐하.”
“이 작전을 알고 있는 나머지들은?”
“관련 병사와 장교 모두 정리했사옵니다. 다행히 비밀이 엄수된 작전이었고, 제국군이 직접 투입되었기에 모두 깨끗이 정리할 수 있었사옵니다.”
텔마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황좌로 돌아왔다. 황좌 옆에는 룰포가 정리한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 무심히 보고서를 살피던 텔마흐의 눈길이 한곳에서 멈추었다.
“그랑버드가 셋이나 죽었나? 둘이 아니라.”
“대장군을 초원에 내려주고 군단 본부로 복귀하던 그랑버드 또한 ‘상황판’과의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상황판과 연결이 끊어졌다. 즉, 그레하임의 심장과의 연결이 끊어졌다는 뜻이었다. 이는 죽음밖엔 이유가 없다.
“폐하, 현재 칙명부는 차기 거조통제관을 찾는 작업에 착수했사옵니다. 랑카는 그때까지 살려두시면 될 것이옵니다.”
카랑카가 아닌 랑카였다. 두 머리를 달고 있는 놈들에게 황제의 검이 놓였고, 결국 사투 끝에 살아남은 머리는 털복숭이 랑카였다. 물론 그놈 수명도 몇 년 안 남았지만.
“차기 거조통제관이라… 그레하임의 후손이 이번 ‘일몰 작전’에 있다 하지 않았나?”
“히베르다드 성주 네르하임은 작전 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사옵니다.”
“아쉽군.”
보고서를 덮은 황제는 다시 턱을 괴었다. 그는 무심한 손짓으로 룰포를 내보내려 했다.
룰포가 일어서서 뒷걸음질로 집무실을 나가려던 그때.
“아, 잠깐.”
“예, 페하!”
“루빈 그 아이, 세이렌 곁으로 돌아왔나?”
“그러하옵니다. 이틀 전 귀환한 것으로 보고되었사옵니다. 루빈 로이넨과 관련하여 하명하실 것이 있사옵니까?”
텔마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음 과업을 무엇으로 내줄지 고민 좀 해봐야겠구나. 이 넓은 대륙에, 그 아이의 쓰임새가 어디에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