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Assassin of the Ronan RAW novel - Chapter (27)
암살검가 로이넨-27화(27/258)
제27화. 길리필드 영감의 수목원 (4)
한꺼번에 날아오른 수많은 성체 로이네크로우들. 드리워진 나뭇가지들 사이로 보였던 하늘이 까마귀들 무리로 뒤덮였다.
퓌닉이 탄성을 질렀다.
“이게 바로 제왕을 가리는 질주.”
로이네크로우들의 새로운 제왕을 뽑는 경주는 십여 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 퓌닉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목숨을 잃는 로이네크로우들도 꽤 있을 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길리필드 영감은 퓌닉에게 망원경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질서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경쟁이란다, 퓌닉. 잘 보고 기억해 두어라. 오늘 이 경주로 우리의 연구 과제는 또 늘어날 테니까.”
두 고목지기는 망원경으로 까마귀들의 질주를 관찰했다. 우선 뒤엉키는 까마귀들 사이에서 티나부터 찾았다.
티나는 두 고목지기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꼬리에 민트색 리본을 묶어두었다.
‘살다 살다 왕까마귀들의 경주에 참여하다니. 나만큼 별 이상한 경험을 해보는 환혈족도 없겠지.’
귓가를 짓이길 정도로 날갯소리가 쏟아지고 있었다. 선두로 나선 까마귀들은 의도적으로 큼직한 나뭇가지들을 부러뜨리기까지 했다.
바로 옆에 있던 로이네크로우가 큼직한 나뭇가지에 맞고 그대로 추락해 버렸다.
‘이런 젠장할! 죽음의 비행이라는 거, 진짜잖아?’
티나는 엉켜 있는 무리에서 빠져나와 좀 더 안전한 비행을 하는 것으로 전략을 정했다.
수직으로 나아가지 않고, 나선의 방향으로 나무줄기를 휘감으며 정상으로 나아가는 방법.
날아가는 거리가 훨씬 늘어나는 데다가 무리를 이룬 비행에서 벗어나 공기의 저항까지 늘어나는 셈이었지만, 초반의 혼란스러운 경쟁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길, 나만 이 방법을 택한 게 아니었네.’
티나의 앞과 뒤쪽으로 똑같이 나선을 그리며 나무줄기를 거슬러 오르는 로이네크로우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부리에 흉터가 선명한 녀석도 있었다. 제왕이 되면 폭군이 될 거라는 바로 그 까마귀였다.
‘저놈들 봐라? 설마 날 노리는 거?’
아니나 다를까, 폭군을 중심으로 대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티나의 앞과 뒤에 위치해서 날아가고 있던 두 무리 모두가 한패였다.
까아아악!
끄르르르르.
까악! 까악!
인간이라면 알아듣지 못할 까마귀들의 대화. 그러나 로이네크로우로 변신한 티나에겐 정확하게 번역되고 있었다.
-날개를 뜯어내고 부리를 분질러라.
-발목을 끊어내.
-눈알을 파버려.
섬뜩한 말들을 이해한 티나였지만, 공격에 대비할 시간까지 주어지진 않았다.
티나의 앞에 위치하던 다섯 마리 까마귀들 중 세 마리가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티나의 뒤를 추격하던 까마귀들은 이제 벌어질 충돌을 알아차렸는지 모두 안전하게 피신한 상태.
까아아아악!
티나는 부리를 벌려 멈추라는 뜻의 울음을 내었지만, 폭군의 명령이 더 절대적이었다.
까마귀 두 마리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데도 티나를 향한 역주행을 멈추지 않았다.
‘으악! 저것들, 진짜로 죽을 셈인가? 신성한 경주는 개뿔! 살인 경주잖아!’
같은 시각. 안개의 고목 꼭대기에 올라선 루빈의 싸움 또한 계속되고 있었다.
루빈은 양손으로 나무줄기의 끝을 움켜쥐었다. 줄기와 접촉한 손을 통해 그가 지닌 순결한 암연이 주입되는 중이었다.
‘까마귀들이 날아오고 있어.’
안개가 사라지면서 까마득한 지상이 나타났다. 꼭대기를 향해 솟아오르는 까마귀 떼가 보였다. 검은 얼룩이 뒤엉키는 것처럼 여러 까마귀 무리는 뭉쳤다가 흩어졌다.
그러나 선명했던 시야는 곧 점차 거세게 흔들렸다.
암연을 주입하면서 루빈의 체력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 이상이라고는 해도 그래도 아직은 어린아이의 몸.
‘안개의 고목이… 날 시험하는 건가?’
처음엔 무난하게 주입되던 순결한 암연이 어느 순간 턱 막혔다.
마치 벽과 같은 느낌.
암연으로 뚫어내야 할 것처럼 단단했다.
그러다가 겨우 벽을 뚫어내면, 잠시 후에는 더 두꺼운 벽이 나타나 가로막았다.
‘이런 건 예상 못 했는데.’
이제껏 안개의 고목을 재생시켰던 순결한 암연은 모두 세이렌을 포함한 선대 가주들의 것이었다. 전부 일정한 경지에 올라선 자들이었을 테니, 고목의 저항은 간단하게 뚫었을 터.
‘아니 어쩌면 저항조차 하지 않았겠지.’
선대 가주들에 비하면 지금 루빈의 암연은 미약했다. 다시 태어나면서 남들보다 빠른 시기에 개화했을지라도, 인제 고작 9년을 품은 암연.
문득 루빈은 고목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 가다간 다시 안개가 퍼져 로이네크로우들이 미쳐 버릴 거야. 첫 번째 환을 개방해야 하나?’
암살검가의 모든 사람들은 예외 없이 단 한 개의 환만을 지닌다. 그러나 루빈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또 다른 환이 있었다.
바로 회귀 전의 환, 5성 경지의 암연이었다. 이를 개방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제어하지 못한다면 죽음만 앞당길 뿐. 무려 5성의 암연을 아홉 살 몸으로 다루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좋은 방법은 아니야.’
암연을 가로막는 벽이 점점 더 강해졌다. 계속해서 하나씩 하나씩 뚫어내던 루빈의 암연이 흔들리면서, 결국 몸도 한 차례 휘청였다.
‘그래도 만약 성공한다면…….’
암연 주입은 간단히 완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엔 몸이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티나, 언제 오는 거냐.”
루빈은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바람조차 멎은 상공, 저 멀리 날갯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기대하기에는 일렀다. 도착하기까진 거리가 꽤 남아 있었다.
‘제길! 이번 벽은 너무 버거운데……!’
고목의 저항도 다시 한 단계 올라갔다. 이번엔 더 크고 두꺼운 벽이 루빈의 암연을 가로막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틴다.”
흐릿해지는 정신을 억지로 붙잡으며 루빈은 암연을 계속 밀어 넣었다.
한편, 죽음의 비행에 출전하고 있는 티나는 가까스로 선두 행렬로 올라섰다. 앞선 까마귀들의 수가 얼마 없었다.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잖아.’
폭군 까마귀 무리의 충돌 작전은 실패했다. 티나가 순간적으로 낙하하면서 두 놈은 서로 부딪혔고, 그대로 추락해 버렸으니까.
이후에도 티나를 향한 폭군 무리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지만, 그때마다 티나는 비행의 궤도를 바꿔 가는 식으로 피해 나갔다.
그르르르.
까아아악!
다른 까마귀들을 따라, 나선 모양으로 꼭대기를 향해 나아가던 티나는 어느 순간 수직으로 치솟았다.
추격하던 폭군의 무리도 티나를 따라 수직 비행으로 전환하려 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며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낸 녀석들은 대부분 낙오하고 말았다.
결국 티나의 뒤를 쫓는 건 단 한 마리뿐이었다.
흉터 난 부리. 폭군 까마귀였다.
까아아악!
‘질긴 놈.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시지!’
티나의 선천적인 특기가 ‘속력’이라면, 십수 년 암살자로 교육받으면서 길러낸 후천적 특기는 바로 ‘체력’이었다.
‘대륙 최고의 암살자들에게서도 도망쳤는데, 너 따위한테 잡힐까 봐?’
컨디션이 좋았다. 이대로라면 변신이 풀릴 때까지도 최고 속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루빈, 멀쩡한 건가?’
이미 예상했던 것보다 경주 시간이 훨씬 길어지고 있었다. 티나는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변신이 풀리기까지 시간도 충분히 남아 있었다.
그러나 루빈의 상태는 알 길이 없었다.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다. 길리필드 영감이 우려했던 것처럼 순결한 암연의 주입이 도중에 멈춰 버린다면?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주변에 안개가 다시 차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심상치 않은데…….’
기분 탓이라 해도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티나는 속도를 더 내어 선두 무리 중에서도 가장 앞서 나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뒤처져 있던 폭군도 속도를 높여 티나에게 접근했다.
까아아아악!
비행하는 내내 다른 부하 까마귀들의 도움으로 체력을 보전했던 폭군 까마귀. 녀석은 어느새 티나의 발끝까지 따라붙었다.
줄지 않는 속력. 폭군의 흉터 부리가 매섭게 날아들었다. 단숨에 티나의 목을 노릴 기세로.
“으앗! 이게?”
공격을 피한 티나가 더 앞질러 나아갔지만, 폭군은 다시 들러붙어 부리를 딱딱 부딪쳐 댔다.
심지어 이번 공격엔 티나의 등허리에 올라타려는 시도까지.
“이게 감히!”
티나는 모가지를 돌려 역으로 폭군의 모가지를 물어버렸다. 역공에 당황했는지 폭군이 위협적으로 울어댔다.
끄아악! 까아아악!
“이 누나가 약해서 받아주고 있던 게 아니라고!”
티나는 폭군의 모가지를 움켜쥔 그대로 고개를 비틀었다.
아무리 커다란 덩치의 폭군이라 해도, 고속 비행 중에 대가리가 비틀리면 균형을 잃는 법. 녀석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까아아아악!
폭군은 추락하는 와중에도 깃털이 뽑혀 나갈 만큼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덕였다.
그걸 본 티나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기억할게! 다음 생엔 꼭 제왕이 되길 바란다!”
이걸로 폭군 무리는 처리했고.
티나는 날개를 움직여 속도를 더 내었다. 경쟁자는 없었지만, 당장이라도 독안개가 차오를 것만 같았다.
지금은 변신한 상태라 암연이 전혀 없는 상태. 독안개에 노출되면 티나라 해도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불안한 예감처럼, 때마침 고목의 꼭대기 부근으로 독을 품은 안개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너머로 조그마한 실루엣이 보였다.
‘보인다! 루빈!’
기어이 체력이 바닥난 루빈은 위기를 넘어서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시험하는 고목을 향한 정면 돌파를 위해서, 숨겨왔던 또 다른 암연, 첫 번째 환을 개방하기로.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을지는 루빈 역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었다.
‘통제만 할 수 있으면 끝까지 버틸 수 있다.’
조금이라도 통제 범위에서 벗어날 것 같다면, 그 순간 다시 거두어들이면 된다. 물론 그게 가능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만약 실패하면, 난 폐인이 된다.’
가진 모든 환이 깨져버리고, 담겨 있던 암연이 폭발한다. 어쩌면 몸속 모든 장기가 터져 버릴지도 모른다.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그럼에도 시도해야만 하는 이유는, 이보다 훨씬 큰 위험 부담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암연 주입이 중단되면, 로이네크로우는 멸종하고 말 거야.’
로이네크로우가 없는 암살자는 이 빠진 호랑이. 암살검가의 전투력은 반 토막이 나겠지. 루빈이 아무리 강해지더라도, 결코 황제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순간, 안개의 고목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루빈이 주입하는, 전혀 다른 암연을 느낀 것이다.
새로운 결, 새로운 깊이의 암연.
30년 동안 단련된, 5성 경지의 암연이었다.
‘일단 개방하는 데까진 성공이다.’
첫 번째 환에 담긴 암연은 고목에 주입되자마자 빠르게 가로막혀 있던 부분까지 나아갔다. 그리고 그 끝에서, 두 개의 암연이 한데 뭉쳤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불안정하지만, 아직까지는 통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직 3분의 1만 드러냈을 뿐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호기심.
‘혹시 여기서 더 드러낼 수 있을까?’
3분의 1만으로도 고목의 저항은 사라졌지만, 더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난다면, 루빈이 활용할 수 있는 암연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
다시 말해, 한순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하네케?’
-가타부타하지 않겠네. 자네의 선택이니.
냉철하고 간단명료한, 군인다운 조언.
-하지만 나라면, 내 한계가 궁금했을 걸세.
루빈은 씩 웃었다. 역시 7성 경지를 이룩한 무인다운 생각이었다. 루빈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는지, 하네케도 흥미로워하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저도 궁금하네요. 아쉽기도 하고요.’
-아쉽다? 무엇이?
‘경주가 끝난 거요.’
저 아래. 드디어 티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늦었지만, 장담한 대로 ‘신성한 경주’에서 1등을 한 것이다.
“꼬맹아, 내가 왔다!”
티나가 부리를 움직여 소리쳤다. 루빈은 불안정하던 암연을 거둬들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좀만 늦었으면 직접 내려가서 널 끌고 오려고 했는데.”
“후. 이 몸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넌 꿈에도 모를걸?”
그러면서 티나는 루빈과 같은 고도로 올라섰다. 티나의 부리가 루빈이 손을 얹고 있던 고목의 꼭대기에 닿았다.
새로운 로이네크로우 제왕의 등극이었다.
이어지는 티나의 격앙된 외침이 숲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야, 폭군! 듣고 있나? 넌 이제 뒈졌다!”
터엉!
다음 순간, ‘안개의 고목’ 곳곳을 채우는 둔탁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신성한 경주’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였다.
“할아버지! 안개가 다시 나타났어요!”
아래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길리필드 영감과 퓌닉의 눈앞에도 안개가 차오르는 게 또렷이 보였다.
“루빈 도련님이 실패한 건가요? 아니면 다른 까마귀가 우승한 건가요?”
퓌닉은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길리필드는 한동안 말없이 수염을 만지작댔다.
“아니다, 퓌닉. 저건 모든 게 우리 의도대로 되었다는 뜻이야. 저 안개는, 고목이 재생했다는 의미야.”
어쩔 수 없이 루빈의 뜻에 따르기는 했지만, 길리필드 영감은 이 계획이 성공할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루빈이 기어이 성공시킨 것이다.
“이제 편하게 잠 좀 잘 수 있겠군.”
비행에 출전했던 수많은 로이네크로우들이 속속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티나에게 보기 좋게 당한 폭군도 있었다.
추락의 여파로 녀석은 온몸이 망가진 상태였다. 아마 다시는 서열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어! 저기! 저기 와요, 저기요!”
뒤이어 날개를 넓게 펼친 민트색 눈동자의 로이네크로우가 안개를 뚫으며 나타났다.
새로운 제왕, 티나의 활공이었다.
다른 로이네크로우들은 부리를 땅에 갖다 대며 까악까악 울어댔다. 제왕을 인정하겠다는 의미였다.
“내가 바로 제왕이다! 그나저나 폭군 어딨냐? 좋은 말로 할 때 순순히 나와라.”
잔뜩 신나 소리치는 티나. 그런 티나 위에 올라탄 루빈도 한마디 했다.
“이번 제왕은 체통이란 게 없구나?”
“뭐라고? 이 미천한 꼬맹이가 어느 안전이라고 입을 놀리고 있느냐!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알지 못하는 퓌닉은, 기쁨에 차 암살검가 도련님과 환혈족 여인을 향해 손을 흔드는 중이었다.
루빈도 퓌닉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티나. 여기서 왕 노릇 똑바로 하면서, 영감 잘 도와야 해. 내가 돌아올 때까지.”
“2년 뒤라고 했지?”
“그래, 2년 뒤. 그때 다시 만나자.”
이미 티나는, 루빈에게 2년 뒤에는 고목지기의 조수가 아닌 다른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약속 하나는 확실히 지키는 꼬마니까. 짐이 믿어주겠노라.”
지상으로 내려온 티나는 몸을 낮춰 루빈을 내려주었다. 루빈이 땅에 내려서자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수천 마리 로이네크로우가 일제히 울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