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0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00화(100/431)
제100화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는 20일 차의 전장.
서준은 세 번의 게임을 마치고 게임을 관전 중이었다.
[패링 한번 쳐 봐! 어디 한번 쳐 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악에 받쳐 있냐
-딱 봐도 방장이 관전할 줄은 모른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겨
-어디서 배워 온 거야
현재 보는 대상은 천하제1검객.
랭커도 아닌 이 유저의 게임의 결과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게 뻔하지만.
“제 제자입니다.”
서준은 굳이 천하제1검객의 게임을 틀었다.
이유는 스승의 마음.
[니들이 아냐? 니들이 아냐고. 학교 선배라 쌩 깔 수도 없는 기분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쟤는 스승으로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요?
-근데 진짜 실력 좋아졌네. 쟤 초보자 아니었음? 깔끔하네
“그렇죠? 제가 잘 가르친다니깐요.”
방송 켜고 가끔 예열용으로 적당하게 가르쳤는데 이렇게 웬만한 유저들은 다 이기는 것 봐라.
조금 전엔 패링도 쳐서 반격도 했다.
모두 그가 심어준 움직임이다.
-도대체 헬스장에선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마개조 했다 ㄷㄷㄷ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냥 과학자보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리학자임
-물리학자 ㅇ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리를 연구하는 게 아니라 물리를 행사하지 ㅋㅋㅋ
[도망치고 싶은데 점점 운동이 좋아지는 기분을 아냐고!]그건 좋은 거다. 지극히 정상이다.
원래 수련도 계속해서 시키다 보면 나중에 가서는 다들 웃으면서 좋아하게 된다.
실성한 거 아니냐고?
‘아니지.’
재미를 찾은 거다.
서준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겼다! 제발 오늘로 해방하자!]검객이 이기고 싶은 이유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근데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안 놓아줄 건데.
“역시 잘 배운 것 같네요. 그러면.”
이제 게임을 슬슬 할 시간이다.
왜냐하면 정말로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이다.
전장이 닫히기까지 한 20분?
-드디어 하냐?
-이거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ㅋㅋㅋㅋ
-ㅗㅜㅑ 시청자 수 많은 것 보소
네 번째 판을 지금에야 하는 이유로는 별거 없었다.
-시청자를 ㅈㄴ 빼먹으려고 ㅋㅋㅋㅋㅋㅋㅋ
-거하게 뽕 뽑으려는 것 보소
-원래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지
-ㄹㅇㅋㅋ
저런 속물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원활한 저격을 위해서 기다렸을 뿐이죠.”
안 그래도 시작 전에 마지막 게임은 대부분의 싸움이 치러진 다음에 할 거라고 사파한테 고지했었다.
# 1 / 천마14 / 11만 5,254
10일 차 서준의 기여도 숫자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서준은 방송 화면에 기여도 랭킹을 띄웠다.
# 1 / 천마14 / 236만 8,741
# 2 / 싱싱미역상태 / 26만 4,712
# 3 / 사파의품격 / 25만 7,523
# 4 / 이런건무림이아니야 / 22만 1,876
-236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차이
-볼 때마다 웃음벨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말이 되냐곸ㅋㅋㅋㅋ 근데 말이 됨
-정파 놈들 랭킹에서 사라진 거 너무 좋고
도대체 협을 위하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 자극적인 랭킹은 다른 게임 유저가 보면 무슨 버그가 났거나 게임이 망했나 의심하기 너무나 좋았다.
1등하고 2등의 수치가 10배나 차이 난다?
게임에 무슨 핵이라도 뚫린 게 아닌 이상 웬만해선 나오기 힘든 그림이었다.
딱 보고 조작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정작 그 당사자는 평온하게 말하며 게임을 잡았다.
“마지막 날에 마지막 게임이네요.”
-마지막 날 아니다
-개소리 ㄴ
-오늘 만큼은 이길 거다
-ㅋㅋㅋㅋㅋ 사파 놈들 부정 시작한다!
-우리도 다 겪어봐서 알아. 맘 편하게 와
정파의 유저들은 이탈 당한 이후부터 집요하게 사파를 공격하고 마교를 응원했다.
우습게도 그래야 균형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마교의 우승이 문제가 아니다.
사파가 본거지를 한 번도 점령당하지 않은 세력이 되는 게 진정한 문제다.
“그래서 한 번 2, 3, 4등하고 붙어 보고 싶더군요. 마지막 날이니깐.”
서준은 굳이 한 번 더 강조하며 전장의 지도를 띄웠다.
-아 마지막 날 아니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쒸익 쒸익
-내일 보자고 ㅠㅠ
그리고 사파의 본거지가 있는 지역 광동(이 역시 유저들이 맘대로 부르는 명칭이다)을 눌렀다.
깔끔하다.
[천마14] [산적왕]마교 쪽 남은 인원과.
[싱싱미역상태] [사파의품격] [이런건무림이아니야]기여도 랭킹 2, 3, 4등.
이걸 위해서 기다렸다.
저격은 그가 하는 것이 아닌 적들이 한다.
어떻게든 한번 막아 보라고 서준은 기회를 준 것이다.
분명 철저히 대비를 했을 거다.
그리고 하루가 여유 있다곤 해도 이번엔 지면 기세가 꺾여 불리해질 게 뻔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 건.
“정말로 마지막이니깐요.”
낭만이다.
-크!
-왜 가려고 해 ㅠㅠㅠ
-마교에 평생 남자
-아니 마지막 아닌데요?
-다음 전장부턴 제발 오지마
-근데 여기서 매칭 안 잡히면 대참사?
다행히도 게임은 5분 남긴 시점에 잡혔다.
* * *
이 한 판에 걸린 포인트가 어느 정도일까?
전체에 비하면 미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미미한 포인트들이 항상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던 전장인 만큼.
그리고 서준에게 굉장히 큰 무게가 걸려 있는 만큼 이 마지막 게임의 결과가 곧 전장의 결과라고 믿는 사람이 많았다.
이 게임을 서준이 져도 사파가 질 수도 있다.
이 게임을 서준이 이겨도 사파가 이길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무비 소프트는 자세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상상의 영역에 맡긴다.
왜냐하면 그것이 낭만이기 때문이다.
누가 자신이 한 게임이 사실은 필요 없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겠는가.
어쩌면 내가 게임을 해서, 내가 게임을 이겨서.
세력이 이겼을 수도 있다는 감정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일반적이진 않네요.”
서준의 마지막 게임.
아니 어쩌면 20일 차의 마지막까지 남은 게임이 될 수 있는 이 게임은 평범하지는 않았다.
[녹(綠): 0] vs [적(赤): 0]사파는 전장에서 녹으로 표현된다.
당가와 녹림을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요새의 체력은 전부 소진된 상태였다.
서준의 레벨도 만렙을 향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전투는 단 한 번도 치러지지 않았다.
“한 번의 싸움에 모든 걸 걸겠다는 거겠죠.”
서준은 중앙에서 적들은 양 거점을 점령하고 오브젝트를 챙겨가며.
적은 서준을 두 번 잡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을 거다.
그래서 요새가 파괴될 때까지 마주치는 걸 의도적으로 피했다.
“급습만 조심하죠.”
그리고 서준은 불리함에도 이에 응해줬다.
단 한 번의 싸움으로 결판 나는 마지막 싸움.
꽤 괜찮았다.
* * *
‘이걸 노렸던 건가.’
적은 시작부터 철저히 그를 몰아붙였다.
속도를 극도로 높여 몰아붙이는 살막.
큰 공격으로 한 번에 경로를 크게 틀어막는 사파.
뒤에서 암기로 보조하는 당가.
그들은 철저한 소모전을 걸었다.
자원의 이득을 누리려 한다.
왜냐하면 서준의 팀원은 둘이고 저쪽은 셋이니깐.
1 대 1의 비율로 교환해도 이득이다.
거기에 녹림도 있다.
정말로 철저히 준비한 것 같았다.
첫 동선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밀리기까지.
“내가 오늘 저격하라고 7시에 말했었으니 2시간 동안 열심히도 생각했군.”
“치사하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었소. 당신은 이렇게라도 상대해야 하니.”
약간 오글거린 말을 내뱉으며 대검이 서준의 이동을 다시 제한한다.
전방에서는 빠른 속도로 그를 몰아치지만 절대로 깊숙이는 들어오지 않는 살막의 유저가 서준을 남은 마지막 방향으로 몬다.
동시에 날아드는 비수.
이동수가 맡은 당가의 유저가 날린 비수다.
‘철저하게 안정적으로, 차분히 모네.’
적들의 최우선 목표는 손실을 보지 않는 것.
치사하다는 채팅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런 구도를 준비하고 저격할 수 있게 한 것도 서준이었고, 단 한 번의 싸움으로 게임이 끝나게 허용한 것도 서준이니 불평할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서준도 만만치 않게 치사한 놈이었다.
‘안 될 텐데.’
서준에게 비수를 날림으로서 당가의 랭커는 이동수에게 아주 작은 틈을 보였다.
그리고 그 틈을 메꾸기 위해 근처에서 싸우던 산적이 이동수 쪽으로 간다.
불과 몇 보 안 떨어진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또한 적의 매우 작은 틈을 공략하기 위해 이동수가 더 큰 허점을 보인 만큼 서준이 도와줘야 했다.
그렇다면 필시 그가 산적왕을 도와주러 가는 사이에 살막의 유저가 무언갈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즉.
처음 당가가 보여준 틈부터가 의도된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분명히 치사했다.
‘아, 이렇게 편하네.’
굳이 산적왕, 아니 이동수를 데려온 이유.
맨날 깨져서 허당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동수는 모든 게이머들의 정점이다.
단순히 협을 위하여의 최고 랭커 수준으로도 부족한.
게이머들의 정점.
저들이 저격을 했다면 서준은 함정을 판 것이다.
그게 재밌고 편하니깐.
적들은 산적왕이 선수의 부캐라는 걸 모른다.
그렇기에.
서준이 이동수를 도우러 오지 않자 의아해했던 이런건무림이아니야는 어느 순간 자기 목에 들이민 흑수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동수.
그 또한 처음부터 적들의 모든 걸 눈치챈 상태였다.
“크흑.”
체력이 주르륵 줄어든다.
동시에 서준이 혼자남은 살막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당가의 랭커는 서준에게 비수를 날리지만 이동수가 빠른 반응속도로 흑장을 날려 그 비수를 공중에서 쳐냈고.
이동수는 뒤에서 또 한 번 다가오는 대검을 보지 않고 피했다.
선수는 괜히 선수가 아니다.
2 대 1 정도는 집중하면 할 수 있는 존재들.
‘도대체 저 형은 뭐 하던 사람이야.’
하지만 이동수는 2 대 1을 하면서 약간은 빠듯하게 느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3 대 1도 가볍게 하는 서준에 대한 어이없음으로 이어졌다.
서준이 무명의 가슴팍을 베면서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산적왕. 너도 80년 정도 정진하면 나와 조금은 합을 맞출 수 있겠구나.”
* * *
게임을 이겼다.
서준의 체력은 절반이 넘게 남아 있었고 이동수는 3분의 1 정도.
어렵게 이긴 건 아니었다.
-캬
-마교 우승 확정!
-아닌데?
-으는데?
-내일 보자고 ㅋㅋ
시간은 10시 20분.
전장은 닫혔고, 마지막 게임이 끝났다.
“나가자.”
“네. 재밌었어요.”
“나도.”
어떻게 될까.
시청자들의 긴장은 한껏 풀린 모습이었다.
시답잖게 서로 놀리고 있었으니.
내일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그들은 이겼을까?
고민하면서 서준은 게임에서 나갔다.
그리고.
-??????
-어?
-뭐임?
-미친
게임에서 나오자 전장의 인터페이스가 자동으로 떠오른 서준은 눈을 크게 떴다.
인터페이스 중앙에 한 문구가 떠올라 있었다.
더 이상 세력이 하나밖에 남지 않아서 그런 건가?
[승리 세력: 마교]왜 이게 벌써 뜨지?
-버근가?
-어우마? 어우마? 어우마? 어우마? 어우마? 어우마?
-이거 진짜야? 이거 진짜야? 이거 진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