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0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06화(106/431)
제106화
[시청자 2.5만 명]이틀 휴방한 후에 방송을 켠 것 치고는 엄청나게 성공적인 화력이 나왔다.
마지막 방송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나온 걸까.
“네? 아 오늘은 그냥 가볍게 켠 거예요. 그냥 잡담하는 잔잔한 방송 하려고요.”
길게 할 생각은 없고 그냥 사람들이랑 노는 게 목적이었다.
게임을 할 때도 안 놀았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렇게 풀어지는 날도 있어야 한다.
-이틀 휴방하고 이러는 게 맞냐
이틀 휴방했어도 말이다.
-협위 이제 진짜 안 들어갈 거야? 협위 이제 진짜 안 들어갈 거야? 협위 이제 진짜 안 들어갈 거야?
-교주 해주기로 했잖아. 교주 해주기로 했잖아. 교주 해주기로 했잖아. 교주 해주기로 했잖아.
-그냥 들어와 줘…… 진짜 우리 버려진 것 같아
-우리 협위 착해요. 안 물어요.
채팅창이 한결같이 어지럽다.
[‘해석’님이 100,000원 후원!] [수금하러 켰다 새끼들아. 징징대지 말고 빨리 도네나 박아라]도네이션도 마찬가지.
조금 전 이백만 원이 터지긴 했지만 수금하러 킨 것은 아니었다.
“후원 감사합니다.”
그건 그거고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다.
서준은 의자에 편하게 기댄 채로 채팅창과 도네이션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협을 위하여에선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것 같았다.
일단.
[‘ㅇㅇ’님이 30,000원 후원!] [마교로 전향한 랭커 한 명도 없는 거 실화냐?ㅋㅋㅋㅋㅋㅋ]-어차피 지는 해다 이거지
-뽀록 한 번 터졌다고 누가 다 헤진 집에 가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만 남으면 ㅠㅠㅠㅠㅠ
-마교는 3등이 딱임
이런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소식도 들려왔고.
[‘당소세력전향선언’님이 40,000원 후원!] [???: 내 덕분에 사파와 마교는 전장에서 우승할 수 있었지. 이제 나의 도움을 받을 세력은 단 하나 남은 것 같네! 그래서 나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한 단타의 신
-내기에 져서 마교에 온 거 아니었냐? 왜 지가 캐리한 것처럼 말하냐 ㅋㅋㅋㅋㅋㅋㅋ
-상승장 매도하고 튀네 ㅋㅋㅋㅋ
어처구니없는 소식도 들려왔다.
저거 분명 그가 적어도 다음 전장에는 안 나올 것 같다고 판단 되자 마교는 가망 없다고 다른 곳에 간 것 같은데.
역시 그놈답다.
말만 이상하게 하면서 상황 판단은 정확하게 다 하고 있다.
[‘1등경쟁없었는데도’님이 30,000원 후원!] [이번 전장 재밌었다 ㅇㅈ?]-ㅇㅈ
-마교만 그랬을 듯?
-정파는 재미없었습니다
“아. 1등 경쟁도 있었죠.”
원래는 1등 경쟁도 어느 세력이 승리할지만큼 주목받던 요소라고 하는데 서준이 워낙 압도적으로 명성치를 쌓아버려서 관심도 못 받은 채로 끝났다.
[‘마교가미칠수밖에없는이유’님이 20,000원 후원!] [마교에서부터 대충 중원의 중심까지 오려면 3,500km가 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들이 괜히 미치는 게 아님. 사악한 마공은 무슨. 저 거리가 더 사악하다]오.
생각해 보니 그렇네.
서준이 박수를 탁 쳤다.
“괜히 강자존이 아니었네요. 중원에 가는 것도 강한 체력이 필요할 테니.”
천마신교의 중요한 비밀을 하나 알아버렸다.
-도대체 어떤 싸움을 해 오신 겁니까 마교 형님들 ㅠㅠㅠㅠ
-침공 한 번 하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걸 8번 넘게 해야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우리가 전장 이겼는데 왜 자꾸 놀리냐? 짜증나네
-그것이 마교니깐!
시청자들은 커뮤니티의 글을 퍼다 나르기도 하고, 서준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며 소통했다.
시작 전에도 가볍게 해 왔지만, 이렇게 각 잡고 하니깐 더 재밌었다.
“자. 그러면 이제 내일부터는 다른 게임으로 오겠습니다.”
-우리. 단물만 쏙 빨리고 버림받는 거야? 그래도 좋아. 우승했으니깐…
-ㅠㅠㅠㅠ
-그래도 전장 끝났으니깐 방장 방송 계속 볼 사람들은 개추 ㅋㅋㅋㅋㅋ
-ㄱㅊ
-ㄱㅊ
-그래. 어차피 볼 것도 없어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채팅들을 눈으로 읽으며 서준은 말했다.
“내일 제가 무슨 방송 할지는 아시죠?”
공지는 이미 올라갔다.
내일 태우랑 합방을 하게 될 거라고.
태우는 협을 위하여를 안 한다.
컨셉이 싫어서…… 는 아니고 그냥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고 안 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모를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서준의 방송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튜브도 챙겨본다.
즉.
-동창생 동료 스트리머 합방? 이건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흑역사 서로 오픈할 준비하세요
-어떻게 같이 사는 친구 둘 다 스트리머냐 ㅋㅋㅋㅋㅋㅋㅋ 꿀잼각 많이 나오겠다
-태우도 꽤 큰 스트리머잖아
-숙제방송 ㅊㅊㅊ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단순히 숙제 방송이라 부른다고 숙제하듯 처리하면 안 된다.
광고는 스트리머 수입의 큰 축을 차지한다.
이전에 받은 무비 소프트의 광고는 명분용이라서 사실상 제대로 된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럼, 내일 봐요.”
평소처럼만 잘하자.
광고주도 그 모습을 보고 광고를 제안한 것일 테니.
미팅할 때 봐서는 많이 후회하는 것 같지만.
아무튼 평소처럼만.
* * *
방송을 마친 서준은 캡슐에서 나오지는 않았다.
아예 안 들어갔기 때문에 그냥 의자에서 일어나면 끝이었다.
서준은 냄새를 맡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거실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난다.
하.
방종 후 야식.
“미쳤군.”
이게 바로 인생인가?
전생에선 못 느껴 본 새로운 행복에 서준은 진중한 표정으로 방을 나섰다.
거실의 탁자 위에는 배달 온 치킨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어째 매번 치킨만 먹는 것 같지만 오히려 좋다.
서준은 진중하게 컵을 놓고 냉장고를 열어서 콜라를 꺼내고 식기를 챙겼다.
“아직 방송 중인가 보네.”
태우는 음식을 받고 탁자 위에 놓은 뒤 다시 방송하러 들어간 듯했다.
“도방이나 할까?”
서준은 핸드폰의 트래블을 켜 태우의 방송에 들어갔다.
[아니라니깐요!]태우는 들어가자마자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거실로 새어 나오지 않는 거 보니 방음부스의 효과가 굉장히 좋다는 걸 깨달은 서준은 그도 필요한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나저나 뭐가 아니라는 거지.
[아니, 여러분. 저 그래도 티어 마스터에요. 마스터. 상위 0.1%라는 거 몰라요?]-(전) 왜 안 붙임?
-하루 버틴 거 가지고 계속 이러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우릴 거냐!
-마스터 호소인ㅋㅋㅋㅋ
갑자기 들어와 무슨 맥락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었던 서준은 이후 태우의 말에 감을 잡았다.
[짐이라니요. 내일은 제가 캐리할 겁니다. 두고 보세요. 저도 재능충이라니까요?]내일이라 하니 합방 얘기 중인 게 분명했다.
서준은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올려 손가락을 움직였다.
-?
채널 VIP였던 그의 채팅은 여러 가지 효과로 빛나고 있었다.
유독 잘 보이는군.
-서하
-서하
-방종 하자마자 여기 왔는데 방장도 왔네
-서하
채널 주인장 빼고 반겨준다.
[너 물음표 뭐냐? 어? 빨리 말해라. 무슨 의미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사람들도 다 물음표 쳤는데요?
-님이 캐리한다는 게 얼마나 어이없었으면 직접 본인이 등판하겠습니까ㅋㅋㅋㅋ
[빨리 말 안 하냐? 나 거실로 나간다? 어? 확 그냥. 현실에선 쨉도 안 되는 게.]태우가 카메라에다 잽을 날린다.
서준은 코웃음을 치며 손가락을 다시 움직였다.
-ㅋ
[키읔? 와 쫄았냐? 여러분 안 되겠네요. 이제 쟤 참교육해야 해서 방종하겠습니다.]그래, 빨리 나오기나 해라.
서준은 치킨의 포장을 뜯었다.
곧이어 방문이 열리고 태우가 나왔다.
“야!”
“뭐.”
방에서 나온 태우와 탁자에 앉아 있던 서준의 시선이 마주쳤다.
“잘했다.”
그럼 그렇지.
태우가 잽 대신 엄지척을 날렸다.
“네 덕분에 방종각을 아주 잘 잡을 수 있었다.”
“그래?”
“안 그래도 음식 식으면 맛없잖아. 딱 적절할 때 출현해서 나한테 눈치 준 걸 보니 역시 넌 방송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이 있다니깐.”
태우는 자리에 앉아 콜라를 컵에 따랐다.
“그렇군.”
그게 방종하라고 눈치 준 게 될 수도 있구나.
“그렇다니깐.”
그리고 벌컥벌컥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서준은 어디 더 해 보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참교육은 언제 하게?”
“쿨럭. 크흡.”
“다행히 쏟지는 않았네.”
“큽. 아니 참교육은 무슨 참교육이냐. 친구끼리.”
“친구 아니라며.”
“내가 도대체 언제!”
“예전에 너가 전장 마지막 날 휴방하는 기가 막힌 방법을 알려줘서 그대로 하겠다고 했다가, 니가 친구 아니라며.”
태우는 그런 적이 있었나 같은 표정으로 눈을 굴려댔다.
서준은 쪼잔하거나 뒤끝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준은 상황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없는 기억도 편집하는 사람이었다.
없는 기억도 재창조해내는 서준인데 있는 기억이라면 바로바로 소환되는 게 당연하다.
“어허. 어떻게 우리가 친구가 아니냐. 어? 학창 시절만 생각해봐도 내가 얼마나 너한테 빵을 많이 사 줬냐.”
“그렇지.”
“그게 친구들이 흔히 하는 우정 증명 아니냐.”
옳게 된 친구 관계 맞네.
음음.
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치킨을 집었다.
“항상 방송 끝날 때쯤이면 야식도 내가 시키고 어! 그래서 배달 오면 나만 방송 중일 때도 내가 나가서 받고 어! 어?”
태우는 잠시 열변을 토하다 그의 처지를 자각한 듯 보였다.
깨달으면 안 되는데.
서준은 빠르게 답했다.
“그래. 고맙다.”
“그치? 나 내일 체육관 가서 뭐 링 위로 올라갈 필요 없는 거지? 맞지? 서준아? 친구끼리 싸워서 되겠냐.”
“그건 생각해 볼게.”
“흠.”
“뭔 생각 하냐?”
“본가 가서 잘까 생각 중? 설마 니가 내일 아침에 우리 집 찾아와서 깨울 건 아니잖아.”
이후.
둘은 낄낄 웃었다.
“그나저나 아까 방송에서 시청자들이랑 하던 얘기가 뭐였냐?”
“합방?”
“응.”
“아 그거 내일 내가 네 발목 잡을 거라고, 계속 나를 건드려서 한 소리 해준 거야.”
“그래? 근데 맞지 않나?”
“뭐래.”
“너가 날 제대로 보조 못 하면 진짜 말 그대로 발목 잡는 꼴인데?”
“야!”
“뭐.”
“너가 보조하라니깐?”
“그거 의미 없다잖아.”
“아무튼 너가 하라고!”
아직도 둘이 역할을 정하지 못했단 사실을 박혁수가 모른다는 건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