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0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07화(107/431)
제107화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평소보다 이른 5시 50분에 서준의 스트리밍이 켜졌다.
[(숙제) 스트리머 김태우와 합방]새로운 형태의 게임.
사실상 첫 광고 방송.
‘따지고 보면 합방에서 게임 플레이를 같이하는 것도 처음인가?’
오늘의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익숙하지는 않은 일들이 겹친 만큼 서준은 즐거움을 느꼈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할 건데, 그 모든 게임들을 시청자들이 봐 주기란 쉽지 않다.
주력 게임.
한 방송인의 방송 시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으로 아무리 종합 게임 스트리머라도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하나에 묶일 생각은 없지.’
세상에 게임이 얼마나 많은가.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방송하고 싶다.
일이라고, 시청자 핑계 대면서, 수입에 신경 쓰면서 방송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또 사람들이 안 찾는 방송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니.
어떤 게임을 하는 진서준을 찾는 게 아니라 그냥 진서준 자체를 사람들이 찾게 만들어야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차근차근, 계속해서 방송을 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천마 아니냐고요? 네.”
마교도 없는데.
-단호해ㅋㅋㅋㅋㅋㅋ
-컨셉질을 협위 밖에서 유지하는 건 좀 ㅋㅋㅋㅋ
-유기당한 마교도 오열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력 게임이 협을 위하여였다면 모를까 아닌 상황에서는 천마란 이미지가 너무 세게 박히면 좋지 않다.
“천마가 뭔데요? 진짜 모름.”
그래서 일부러 게임 유저들을 상대할 때는 컨셉을 잡아도, 시청자들에겐 말투를 계속 유지한 거다.
스트리머 진서준과 게임 유저 천마14를 사람들이 너무 하나로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대놓고 뻔뻔하게 선 긋기ㅋㅋㅋㅋㅋ
-몰?루
-아 진짜 모른다니깐요ㅋㅋㅋㅋ 자꾸 따라오시면 신고할 거예요! 사이비다!
그렇다고 협을 위하여 얘기를 굳이 막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게임 시작하면 알아서 방송에 관한 얘기를 해줄 테니.
“자 그러면 한 번 초대를 받아 볼까요. 아 채팅으로 알려주실 필요는 없어요.”
누군가 아까부터 굉장히 장문으로 다른 스트리머의 로비로 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놀리는 게 분명했다.
서준은 능숙하게 알림이 하나 떠 있는 초대창을 찾아서 열었다.
[김태우 님께서 로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확실히 마스터했네
-키야!!!! 주모!!!
-옛날에 이거 못 찾아서 알파카한테 직접 물어봤지ㅋㅋㅋㅋ
-교수님이었는데 신뢰도 급하락 했었음
새하얀 방에 의자 같은 기본 사물이 덩그러니 놓여 있던 공간이 교체된다.
‘나도 로비 좀 바꿔야 하는데.’
로비는 다른 스트리머를 초대할 때 만남의 광장으로 자주 쓰이는 장소였다.
게임 안에서 합방 전이나 후에 떠들기 적합한 용도로 만들어진 공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트리머들은 로비를 꾸미는 데에 꽤 신경을 들인다.
진짜 동물 알파카의 서식지에 알파카도 구현해 놓은 고산지대를 배경으로 갖는 스트리머 알파카처럼.
“이제 왔네.”
“안녕하세요.”
“나도.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리고 지금 태우의 로비는 심플하게 한적한 휴양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해변.
그리고 바다 위에 있는 나무 길을 따라 보이는 호텔.
“오.”
서준은 살짝 입을 벌리고 감탄의 기색을 내비쳤다.
진짜 휴양지에 온 느낌이 들었다.
-처음 불을 본 네안데르탈레인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이것이 문명이란 것이다
-방장도 로비 바꾸자ㅋㅋㅋ
-근데 네안데르탈레인이 맞음?
서준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호모 에렉투스 아닌가요?”
불을 처음 사용한 인류.
그런데 그게 뭔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가 로비를 안 바꾼 건 딱히 스토어에서 파는 것 중에서는 원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배경을 바꾸고 설정하는 게 어려울까 봐 미뤄둔 게 아니란 말이다.
너무하네, 거참.
“뭔 얘기 하냐?”
“아. 시청자들이 나 보고 처음 불을 본 네안데르탈레인이라 해서.”
“크크. 어떠냐 이 몸의 로비가.”
“좋네. 근데 공산품이야?”
채팅창에 자기도 똑같은 거라고 올라오네.
태우가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불쌍한 척했다.
“맞아. 아무도 안 만들어 줘서…….”
그러나 금방 들통났다.
“아닌데? 너한테 메일 보내줬는데 씹었다고 채팅 올라왔음.”
그러게 왜 불쌍한 척이야.
태우의 표정이 곧장 돌변했다.
“누구냐. 빨리 우리 방 충신들은 그쪽에 있지 말고 넘어오도록.”
“충신 아니라서 안 간대.”
“음…….”
“맞는 말이네.”
“아씨. 암튼 빨리 넘어와요.”
싫다고 한다.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니네 방에 있었겠지 태우야.
“그건 그렇고.”
“응.”
“게임은 다 깔았냐?”
“당연하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풀리는 발매 시각은 정확히 6시.
1분 남았다.
‘인디 게임 특성상 발매 전부터 미리 다운받고 게임을 바로 하려는 유저는 적을 수밖에 없겠지.’
유명 개발사라면 제작 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유통사에서 이건 무조건 성공한다고 대대적으로 밀어준 경우에도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둘 다 아니다.
그러니 그들의 광고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게임인지 발매된 후에 방송 일정을 잡아도 될 텐데 굳이 발매일 날 방송을 잡은 이유는…….’
아마 자신감?
그 때문이지 않을까.
아무튼.
“여러분 이번 게임은 스트림에서 살 수 있어요.”
서준은 그렇게 말하며 시간의 변화를 지켜봤다.
“시작합니다.”
게임을 실행했다.
[Two Heads are Better]게임의 로고가 먼저 떠오른 뒤 시작 창이 떠오른다.
시작 창은 두 개로 분할되어 있었고 오른쪽에는 서준의 이름이 있었다.
“초대를 하면 되는 건가?”
“아마 그런 것 같은데?”
옆에서 허공을 보던 태우가 그의 말에 호응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내가 초대한다?”
“됐어. 내가 초대할게.”
서준은 답했다.
“왜?”
“그냥?”
“아니 왜?”
진짜 그냥인데.
“풉. 피해의식이네, 이거.”
“?”
“너 기계치라서 내가 무시한다고 생각한 거 아니야?”
벌써부터 살살 긁네.
근데 태우야.
이거 협동 게임이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도 전부터 싸우려 하네
-진짜 쓸데없는 걸로 시비 거는 거 보니 찐친 ㅇㅈㅋㅋㅋㅋ
서준은 가볍게 무시하고 태우를 초대했다.
“됐다.”
“그래. 받았음. 오 떴다.”
두 개로 분할되어 있던 화면에 서준과 태우의 이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밑에 있던 게임 시작 버튼이 활성화된 듯 선명해지고 빛이 들어왔다.
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고.
“이래야 게임을 시작할 수 있나 보네요. 이거 완전 친구 없으면…….”
태우가 웃으며 서준의 말을 가로막았다.
“야, 그런 말 하면 어떡해.”
음?
아.
친구.
-ㅠㅠㅠㅠㅠㅠㅠ
-친구 없으면 못 하는 게임이라니
-그만 때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없는 트수들 의도치 않게 저격당해 화들짝 놀랐다 ㅋㅋㅋㅋㅋ
-게임 최고사양: 친구
-멀티 없음? 멀티 없음? 멀티 없음? 멀티 없음? 멀티 없음? 멀티 없음? 멀티 없음?
서준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맨날 친구 없다고 호소하는 트수들의 컨셉을 그가 존중하지 못했다.
원래 친구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 중 인싸가 아닌 사람이 없지만 일단 넘어가 줘야지.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럼 애인이랑 하시면 되겠네요. 그렇죠?”
“이야. 너 일부러 그러는 거냐?”
-???
-진짜 이러기야?
-하… 방장 주소좀요…
-아무리 검신이라도 진짜 뒤지는 수가 있습니다
한편 태우의 채팅창에서는.
-왜 우리도 스플뎀 맞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합방 당장 멈춰!
-껄껄걸. 요즘 어린애들은 완전 상도덕이 없구만…… 주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우는 그의 친구만큼 사람을 잘 놀리는 사람은 못 봤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시작한다?”
“그래라.”
[진서준 – 시청자 1.9만 명] [김태우 – 시청자 1.5만 명]* * *
[Two Heads are Better]게임은 어두운 배경에 제목이 먼저 떠오르며 영화처럼 시작되었다.
화면이 조금씩 밝아진다.
지금 조명하는 배경은 한 칸짜리 책상이 두 개밖에 없는 좁은 사무실이었다.
앵글의 각도는 그 사무실 한구석 아래에서 위를 비추는 형태.
벌컥!
문이 열리고 어둠에 얼굴이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이 들어왔다.
둘은 서로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하는지는 안 들리고 표정도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위기가 험악하다는 걸 깨닫기란 어렵지 않았다.
[…….] [……!]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의자에 걸려 있던 겉옷을 챙기며 한 사람이 나갔다.
남겨진 사람도 짜증 나는지 머리를 긁다가 컴퓨터와 전등을 끄고 대충 짐을 챙긴 뒤 밖으로 향했다.
끼익.
‘뭐지?’
문이 닫혔다.
그리고 카메라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위로. 사무실 전체를 보여주기 위해 외각을 크게 나선을 그리며.
동시에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으로 인해 사무실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바뀌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감을 표현한다.
그렇게 사무실은 방치된 채로 몇 주가 지난다.
먹다 남은 과자 봉지, 양말, 엉망인 콘센트, 술병들.
무엇을 위한 공간인가.
그 궁금증은 이내 주변을 돌던 화면이 화이트보드를 비추며 잠깐 멈췄을 때 해결된다.
대형 화이트보드에 박혀 있는 수많은 캐릭터 사진들과 어떤 이야기의 개요.
게임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게임 개발 중이었나 보네요.”
서준은 작게 목소리를 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목소리는 나왔다.
채팅도 보였고.
-아마도 그런 듯
-개판이네 ㅋㅋㅋㅋ
-인디 게임 개발인가 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잘 싸우지ㅋㅋㅋ
그렇게 공간을 천천히 보여주던 화면은 모니터 앞으로 갔다.
그리고.
번쩍!
갑자기 그들의 정면에 있던 모니터가 켜졌다.
그리고 마우스 커서가 해킹된 듯 제멋대로 움직였다.
-뭐야ㅋㅋㅋㅋ 개무섭게
-나 저런 적 있음. 해킹당한 게 아니라 마우스 불량이었음!
-나도!
이어서 폴더를 뒤지던 마우스 커서는 한 파일을 실행했다.
그러자 모니터에 갑자기 무수히 많은 검은 배경의 창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저게 불량이라고?
-얼마나 불량이 나야 컴퓨터가 저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좀 무섭다?
모니터에는 계속해서 수많은 창들이 열렸다 닫혔다 반복한다.
그러다가.
번쩍!
다시 한번 모니터가 꺼졌다가 켜졌다.
그리고 나타난 배경은 이전과는 달랐다.
게임이 실행된 것인가?
그 안에서 한 도트로 표현된 캐릭터가 뚜벅뚜벅 2차원 속에서 길을 걷고 있었다.
뚜벅, 뚜벅.
“아까 화이트보드에서 봤던 캐릭터 같네요. 동그라미로 주인공이라 쳐져 있었던 그거요.”
화이트보드에 있던 사진은 2D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시작 화면이라 그런 것 같았다.
뚜벅, 뚜벅.
-오
-게임을 누가 킨 것이야!
-너가 주인공이냐?
아래에는 ‘press start’라는 글자가 깜빡이고 있었다.
뚜벅, 뚜벅.
그렇게 걷던 주인공이라 추정되는 캐릭터의 외형은 단순했다.
약간은 날렵해 보이는 중갑을 입고 있는 전형적인 용사.
그런 용사가 모니터의 중간쯤에 도달했을 때.
끼이이익!
갑자기 엄청나게 큰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용사는 멈춰 선 뒤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2D 도트 그래픽에서는 웬만해서는 보기 힘든 정면의 얼굴.
마치 용사와 눈을 마주친 기분이었다.
-??
-뭐야 호러야?
-무섭게 소리는 왜 나서…
‘이런 종류의 공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서준은 웃으며 기다렸다.
다행히 그의 짐작은 맞았다.
창문의 틈 사이로 누가 봐도 특별해 보이는 초록색의 바람이 커튼을 부드럽게 흔들며 들어와 모니터 앞에 멈춰 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