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18)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18화(118/431)
제118화
[발매한 지 3시간도 안 된 게임의 뉴비와 고인물.avi]서준의 아이튜브에 4분짜리 짤막한 영상이 최초 공개로 올라온다.
구독자가 많이 늘어난 서준의 채널인 만큼 생방송을 안 보는 아이튜브 시청자는 많았고 그 사람들의 반응을 생생히 볼 수 있는 게 바로 최초 공개였다.
영상의 처음.
천장에서 인형이 떨어지고 위협적으로 다가오다 화면이 검어진다.
이윽고 글자가 나타났다.
[뉴비]영상은 통로 안에서 시작된다.
다급한 분위기, 점차 조여오는 압박감.
무엇이 다가오는가? 이들은 무엇을 피해 도망치는가?
텅, 텅, 텅!
누군가가 쫓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으아악!]시야의 주인이 뒤를 돌아보자 인형이 보인다.
비명은 태우의 것이었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점차 가까워지는 인형은 스릴감을 선사한다.
다리를 한순간만 멈춰도 잡힐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긴박한 추격신에서 흘러나오는 이제는 공포 게임의 장인이 된 태우의 반응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태우인가?
-오늘 방송분이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섭긴 하네 ㅋㅋㅋㅋ
-볼 때마다 비명 지르면서 왜 다시 보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도망쳐! ㅋㅋㅋㅋㅋㅋㅋ
직접 들어가는 가상현실만은 못 하겠지만 공포 게임 관련 영상들을 보는 것도 웬만해선 무섭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스트리머가 웃겨 버리면 그 공포는 희석되다가 오히려 재미로 치환돼 버린다.
[그만 와! 그만 오라고!]괜히 몬스터가 공포 게임을 ‘스트리머로서’ 잘하는 사람을 찾은 게 아니다.
공포 게임은 무엇보다 스트리머의 반응이 중요하다.
재밌게 반응해 줘야 공포가 줄어들고 게임에 드는 감정이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고통받았던 게임.
그게 퀄리티도 꽤 괜찮다면 괜히 한 번쯤은 직접 해 보고 싶어지거나, 아니면 다른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하는 걸 또 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즉, 시청자 입장에서 먹여 보려고 하고 싶어지고 이게 유행이 되면 엄청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억지 공포라면, 혹은 갑툭튀라면 싫어할 수 있다.
하지만 추격전은 다르다.
특유의 분위기가 스트리밍에 제격이다.
[열어! 문 열라고 빨리!] [아까 좌회전이었잖아, 멍청아.]그리고 그 순간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리고 앞의 탈출로와 뒤에서 쫓아오는 인형에만 집중된 시야가 옆으로 이동했다.
그 옆에는 살짝 뒤떨어진 채로, 뒤로 걷고 있는 누군가가 앞의 방향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질적이었다.
-저 얼굴은 주인장?
-또 이상한 짓 하나 본데?
-점마 왜 뒤로 걷고 있냐?
하지만 태우의 다급한 발걸음이 무척이나 빨랐기 때문에 서준은 금세 시야와 관심에서 사라진다.
[드, 드, 드, 드으읍!]태우는 앞에서 튀어나올 인형에 잔뜩 긴장해 해석하기 힘든 소리를 내다 결국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피한다.
이후 다음 통로로 가고 기믹을 수행하고, 또 다음 통로로 가서 자동으로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간 뒤 주변을 미친 사람처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서준이 통로에서 뒤늦게 나와 못을 날렸다.
피융!
제어판에 못이 박히더니 위에서 문이 내려오다 만다.
그리고.
텅, 텅, 텅, 텅!
점차 다가오는 소리가 커지더니 인형이 머리부터 들이밀며 통로에서 나오는 순간.
기요틴처럼 내려온 문에 인형의 목이 짤리고 머리카락이 별로 없는 인형의 머리가 데구르르 굴러온다.
[으아아아, 어?]이왕 이렇게 된 거 잔뜩 비명을 내지르려던 태우의 목소리에 순간 긴장이 풀렸다.
추격전이 끝나서 안도한 게 아니다.
왜냐하면.
-어우 무서웠…??
-ㅋㅋㅋㅋㅋㅋ
-뭔데?
-아닠ㅋㅋㅋㅋㅋ
데구르르 굴러온 인형의 얼굴에 누가 봐도 원래 모습이라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못.
그리고 그 못들이 이루고 진한 눈썹.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증이 남았을 때 화면이 어두워지고 장면이 전환된다.
[고인물]이번에도 좁은 통로에서 시작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시야가 달랐다.
화면의 주인은 이동 방향의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통로가 끝나고 어두운 방이 나타났고 시선은 여전히 뒤쪽이다.
그리고 벽을 타고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오는 인형이 보였다.
인형이 빠르고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다시 통로에 들어왔을 때는 몸을 비집고 들어오기까지 했다.
-와! 뒤로 돌기!
-딱 봐도 이거 방장임
-이래서 고인물이냐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더 무서운데?
-ㅈㄴ 호러임
아이튜브로 보는 시청자들의 실시간 채팅들은 정확히 서준의 생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과 똑같았다.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는 것이 깜짝깜짝 놀라는 공포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마주 보는 건 순수 공포였다.
그래서 영상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무섭지 말라고 이러는 건데 오히려 더 무섭다고요? 음.]그러면 그냥 정면을 보면 되는 건데 고인물의 생각은 일반인들과는 달랐다.
[그러면 눈썹 문신을 좀 해 줄까요?]-???
-뭔 소리야
-이해를 포기하면 편합니다 ㅋㅋㅋㅋ
말하는 즉시 행동하는 실행력도 남달랐다.
서준은 뒤로 달리느라, 한 번만 실수해도 잡힐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허리춤에서 바로 못을 꺼내 손으로 날렸다.
그들을 쫓아오는 인형의 눈썹에 못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태우는 힐끗힐끗 보느라 몰랐지만, 점차 이마에 박히는 못들은 쌓여가며 찐한 송충이 눈썹을 만들어 냈다.
인형은 머리가 거의 없는 얼굴을 가지고 있던 만큼 다닥다닥 박힌 못은 그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순식간에 장르가 호러에서 개그로 바뀌었다.
-아니 도대체 왜 인형한테 능욕을 하냐고ㅋㅋㅋㅋㅋ
-아 저 송충이 눈썹 웃음벨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손은 더럽게 빠르네 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
더군다나 서준은 뒤로 걸어가며 최대한 열심히 문신을 새겨주는 와중에도 기믹을 잊지 않고 챙겼다.
마지막 방에 이르러서는 네일건을 통해 미친 묘기를 보여준다.
피융!
-??
-방금 못 뭐냐?
-이게 진정한 고인물?
-발매한 지 3시간 만이라며! 신작 게임이라며!
-뒤로 가기, 미친 실력, 또라이 같은 행동. 이건 아무리 봐도 고인 게 맞다 ㅋㅋㅋㅋㅋ
단 3시간 만에 고여버린 스트리머와 공포 전문 스트리머 태우의 반응이 담긴 이 영상은 노협에 제목 그대로 올라갔다.
협을 위하여 유저들은 서준에게 당한 게 워낙 많았고, 또한 서준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략 알고 있어서 제목을 금세 이해했고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이 글은 많은 관심을 받고 순식간에 탑텐에 올라갔다.
추격전은 안 그래도 재미가 보장된 컨텐츠인데 상극의 반응을 보인 게 워낙 독특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무섭고 두 번째에는 어처구니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이제 게임은 많은 관심을 받게 됐고 화제성은 보장됐다.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다.
* * *
마지막 게임의 스토리는 박스 안에 메시지를 남긴 존재가 사실 요정이었다는 사실과, 그 요정이 주인공 둘에게 본격적으로 협동심을 심어 주려는 걸로 끝났다.
그리고 그들은 게임을 마치고 밖에 나와서 방송을 재개했다.
“네가 공포를 이렇게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
서준이 탁자에 앉은 뒤 말했다.
“나도 몰랐다고.”
현재 그들의 방송 화면에는 태우가 비명을 지르는 순간들을 다 모아 편집한 영상을, 시청자가 도네이션으로 계속해서 틀고 있었다.
“탑텐 1등이라고요? 그리고 인급동에 올라갔다고요? 안 돼. 스테이……. 멈춰!”
태우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있을 무수한 공포 게임의 악수 요청이 연상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 방송에서 나온 장면들은 앞으로 사골 끓이듯 태우의 방에서 계속해서 나올 테고.
“하. 방종해야겠다.”
“그전에 치킨이나 시켜.”
“오늘도?”
“응.”
서준은 태우에게 말한 뒤 처음 튜토리얼 때 걸린 미션을 정산했다.
“감사합니다.”
1인당 100만 원은 넘게 가져갔는데 태우가 난이도를 악몽으로 하고 목숨이 한 개밖에 안 남은 상황을 만들어서 그렇다.
이건 잘했다.
-ㅂㄷㅂㄷ
-다시는 안 당한다!
-안전자산이란 게 없으면 우리는 어디에 투자하라고! 뭐 먹고 살라고!
잠시 방에 들어갔던 태우가 나온 뒤 말했다.
“시켰어.”
“오냐.”
안 그래도 방종 타이밍이 맞으면 야식을 먹던 둘이다.
그런데 오늘은 합방까지 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태우가 말했다.
“여러분 치킨 올 때까지만 할게요.”
-아 왜 먹방 안 함?
-뒤질래요?
-초심 찾아라
-주소 좀 알려 줘^^ 문 막아 버리게
태우 같은 프로 스트리머라면 이 정도의 협박 정도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넘기는 법이다.
서준은 그냥 못 본 척하면서 태우에게 전부 넘겼고.
그도 이제는 프로 스트리머였다.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
시청자들과 서준은 별 시답잖은 얘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까 했던 게임 얘기, 협을 위하여 얘기.
종종 암살단의 여명 얘기도 보였다.
지배자를 다 잡고 히든 퀘스트까지 진행한 사람들과, 크리스티나 컷 신은 아직도 못 봤다는 한탄.
등등.
“다음 게임 뭐 하냐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관심이 가장 많이 몰린 건, 내일부터 서준이 무슨 게임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였다.
서준은 잠깐 고민에 빠졌다.
그가 고민하는 건 내일 무슨 게임을 하는지에 대해서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제 더 리그를 시작해야 하는 게 맞으니깐.
그러나 아직 리그 오브 스트리밍의 신청 공지가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리오스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힐지 말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원래 뽑히기 전까지는 대부분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다음 게임을 더 리그로 한다고 하면은 분명히 그런 질문들도 올라올 테니.
“내일은 휴방…….”
어우.
순간 험악해진 분위기에 서준은 움찔했다.
“농담이고요. 내일부터는 더 리그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마치자 채팅이 2배는 더 빨리 올라왔다.
방금 막 휴방 얘기를 했을 때보다 더.
더 리그는 국민겜이라 불릴 정도로 유저풀이 엄청났다.
가상현실 프로 리그 중 가장 큰 게임도 더 리그.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이란 타이틀은 못 가졌지만, 그럼에도 가상현실 게임 하면 첫 번째로 머릿속에 떠올리는 게임이 더 리그라는 건 많은 사람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캬!
-리그도 재패하자!
-리오스 가나? 리오스 가나? 리오스 가나? 리오스 가나? 리오스 가나?
-맞다 리오스가 있었네 가즈아!
-이제 진짜 프로들이랑 실력 비교해 보자! ㅋㅋㅋ
-근데 이러다 스카웃 제의 오면 어떡함? 스트리머 버릴 거임?
-방장 리그에서도 검 들 거임? 솔직히 좀 별론데
프로 제의는 진작에 받았다.
그리고 검이야, 뭐.
7년 전, 옛날에 했던 게임은 더 리그가 유일했고 그 안에서 했던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검을 들고 있었다.
그때 그는 굉장히 잘했다고 자부한다.
‘7년이 지난 만큼 많은 게 바뀌었겠지만.’
그건 차차 확인하면 된다.
서준은 의도적으로 리오스에 관해서 묻는 채팅을 무시하며 말했다.
“다음 질문 없나요?”
그리고 도네이션이 울렸다.
[‘ㅇㅇ’님이 50,000원 후원!] [태우랑 둘이 처음에 어떻게 친해지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