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2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20화(120/431)
제120화
서피스 연구 개발 센터 소장 오지혜는 화면 너머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정면의 모니터에선,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최상급 캡슐에 들어간 서준의 플레이가 보였다.
그리고 옆에 붙어 있는 모니터에선 서준의 신체 반응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서준이 집에 있는 캡슐로 게임을 할 때도 저장되어 그녀에게 보내진다.
“당연한 일이지.”
원래 유저가 이상 신체 반응을 보이면 서피스는 이를 즉각 알 수 있다.
또한 더 안전한 캡슐을 만들기 위해 동의한 사람들에 한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 한 명에게는 선택의 여지 없이 그냥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했는데, 그게 서준이었다.
물론 오지혜가 직접 서준의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알려줄 텐데.”
그럼에도 그녀는 매일 서준의 데이터를 살펴봤다.
안전은 겸사겸사였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순수한 궁금증.
“참 신기해.”
서준이 지금 들어가 수행하고 있는 테스트는 전투 시뮬레이터라 불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제작자는 그녀.
서준은 지금 가상의 적들에 둘러싸여 상대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전투에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보는 것.
가상현실 게임의 상당수는 직접 몸을 움직이는 전투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운동을 수행할 필요 없이 그냥 전투 상황을 구현해서 바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싶어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감탄 중이었다.
“또 최상이 나오네.”
다른 반응들은 나쁘지 않았다.
신체에 관련된 수십 개의 수치는 적정 수준이었고, 뇌파에 관련된 여러 개의 반응도 동화율에 비하면 좋은 정도였다.
그런데 공격을 보고 쳐내기까지 걸리는 게임 내 반응속도는 달랐다.
[반응속도: 최상]현실 세계의 반사신경이 상위 0.01% 안에 드는 사람이, 이를 손실 없이 전달할 높은 동화율을 가졌을 때나 나올 수 있는 수치가 지금 나오고 있었다.
동화율이 낮은 서준에게는 나오면 안 되는데 말이다.
기준 자체를 동화율이 낮은 사람이 보는 즉시 움직여 공격을 가장 빠르게 쳐낸 것보다 더 빨랐을 때, 최상이 나오도록 설정했으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최상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잘 작동하는지 확인만 하자고.”
오지혜가 키보드를 두드리며 프로그램의 전투 패턴을 껐다.
이 시뮬레이터는 특정한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패턴의 목적은 하나.
복잡하고 수많은 상황을 만들면서도 플레이하는 유저가 반응하기 적절한 전투를 생성해내는 것.
오지혜는 그 패턴을 껐고, 무작위로 바뀐 직후 전투의 상황은 지저분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하다. 나올 수 있는 모든 공격들이 그냥 맥락 없이 랜덤하게 튀어나온다.
난이도가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아닌, 무질서함.
제대로 된 반응을 보기 힘들어지겠지만, 서준을 상대로는 이렇게 해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
오지혜는 프로그램을 껐고 서준이 나오길 기다리며 최종 수치를 확인했다.
[반응속도: 상]이게 서준의 진짜 반응속도였다.
이 수치도 서준의 동화율을 생각하면 나오기가 불가능에 가깝기에, 서준이 그의 신체를 극한까지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었다.
또한 현실의 신체 스펙이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면 아까 최상은 뭐냐고?
서준이 캡슐에서 나왔고 오지혜가 말했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신체에 이상은 없고, 저는 또 졌네요. 본인도 아시죠? 이긴 거.”
“알 수밖에 없죠.”
패턴을 읽혀서 그렇다.
한 마디로 서준은 보고 반응한 게 아니라 미리 움직여서 최상이 나올 수 있던 것이다.
‘패턴의 목적이 있으니 의도야 있긴 하겠지만.’
경우의 수가 몇 개인데 다음 공격을 읽는단 말인가!
오지혜조차도 공식만 짰지, 결과는 절대 예측 못 하고 계산을 기계에 맡길 뿐인데 그걸 예측한다고?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또 패턴을 업데이트해야 하잖아요! 변수를 더, 훨씬 더 많이 추가해야겠네요.”
이건 서준과 오지혜의 소소한 승부였다.
지금까지 다음 공격을 예측한 사람은 서준을 제외하면 전무했기 때문에 업데이트는 필요 없긴 했다.
그럼에도 매번 업데이트해 오는 오지혜는 꽤 승부욕이 넘치는 사람인 것이다.
서준 또한 져주지 않는 성격이었고.
“소장님, 다른 문제는 없죠?”
“네.”
매일 서준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오지혜가 말했다.
앞서 말했듯 안전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데이터를 통해 게임 플레이 도중 뇌파가 언제 나왔는지를 보면 이걸 예측한 건지 보고 반응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이게 궁금했기 때문이다.
서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지에 가까운 예측!
과거, 이러한 재능을 알고 있던 오지혜는 서준이 다시 이 세계에 돌아왔으면 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예전에 보상금도 있고, 집도 여유로운 것 같았지만.’
살 수 있는 것과 사는 건 엄연히 다르다.
그렇기에 미끼를 던졌다.
그리고 오지혜는 확신이 있었다.
다시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할 거라는 확신이.
그 예상은 적중했고, 결국 떠밀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에 오지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 서준 님. 오늘 리오스 참가 신청 공지가 올라올 거예요.”
서준을 오늘 올 수 있는지 물었던 이유.
“오늘이군요.”
“네, 그리고 아마 지금의 시청자 수라면 무조건 참가 되실걸요? 축하해요.”
오지혜는 리오스의 관계자와 아는 사이였고 서준이 스트리밍 중 사고만 안 친다면 나중에 직접 추천할 계획이었다.
서준의 과거를 말해주면 분명 관심을 보일 테니.
그런데 이렇게 스트리머로서 성공해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게 됐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우승하긴 힘들다는 거 아시죠? 팀 게임이니까요.”
“뭐, 잘 알죠. 해 봤잖아요.”
“그렇죠. 그러니 팁을 하나 드리자면 팀이 꾸려지기 전까지만 힘을 조금이라도 숨겨요.”
“네? 왜요?”
서준이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리오스는 팀장이 팀원을 경매하는 방식으로 팀을 꾸려요. 그런데 서준 님이 팀장이 될 가능성은 낮아요.”
“네.”
팀장은 스트리머 경력이 길어서 스트리머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여러 케미를 쌓은 오래된 스트리머들 위주로 뽑는다.
서준은 따지자면 신입이다.
크게 문제가 있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주최하는 입장에선 서준에게 팀장을 맡기는 건 대안이 없지 않은 이상 꺼려지는 선택지임은 분명했다.
“그러면 서준 님은 경매 매물이 될 텐데 옛날에는 이 매물들이 서로 자기가 비싸게 팔리려고 어필을 엄청나게 했어요.”
“인정받으면 좋긴 하죠.”
“네, 하지만 비싸게 낙찰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첫 번째 대회 만에 다들 깨달아 버렸죠.”
그만큼 비싸게 낙찰되면 다른 팀원을 낙찰하는데 팀장이 쓸 포인트가 줄어들어서다.
“내가 비쌀수록 다른 비싼 매물이 팀으로 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거죠?”
“네, 맞아요. 그래서 최대한 본인을 내려치려고 하죠. 아마 서준 님도 힘을 조금만 숨기면 큰 이득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다고 서준이 과연 신경을 쓸까, 생각해보면 아닐 것 같긴 하다.
오지혜는 이어지는 서준의 대답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그렇군요. 제가 또 힘의 3할만 보여주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 보니 괜찮겠네요.”
“전혀 아닌 것 같은데요. 아, 그리고 과거에 게임 했던 건 언제 밝힐 거예요? 궁금하네요.”
“뭐, 얼마나 유명했다고요. 심지어 따지고 보면 그때도 초창기잖아요.”
“그래도 아는 사람 많을걸요? 생각보다 훨씬 더?”
“설마요.”
* * *
스트리밍을 시작할 준비를 마친 서준은 방송 시작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잠시 뒤로가기를 눌렀다.
그 후 들어간 곳은 트래블.
그중에서도 더 리그 카테고리였다.
<더 리그> – 118.5만 시청 중
100만 명이 넘는, 이 숫자는 시청률로 따지면 4%에 달한다.
고작해야 스트리밍 플랫폼의 한 카테고리가 가장 잘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맞먹는다는 뜻이다.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다.
그런 만큼 당연하게도 이 카테고리에는 수많은 스트리머가 몰려든다.
‘스트리머 숫자만 만 명은 우습다고 했지?’
그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메이저 중에서 메이저인 대기업들이 동시에 여러 명이 켜기도 한다.
또한 중견들은 항상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게 기본이다.
그런 생태계다.
시청자가 많은 만큼 스트리머는 더 많은 그런 치열한 생태계.
그리고 지금, 마침내 서준이 그곳에 발을 들이밀게 되었다.
서준은 방송 카테고리를 설정한 뒤 시작 버튼을 눌렀다.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서하
-ㅅㅎ
-방장 왔는가
-ㅅㅎ
알림을 받자마자 누른 반사신경이 뛰어난 시청자들이 주르륵 채팅을 치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오늘은 더 리그입니다.”
-새 게임 ㄷㄷ
-또 어떤 트롤을 보여줄지 궁금하군ㅋㅋㅋㅋ
-뉴비쉑 또 깽판 쳐라
-서폿 걸리면 미니언 지가 다 처먹을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ㄴ 분명 어디 가야 하는지 모르고 지 라인 버리고 다른 데 갈 듯
스포일러성 채팅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 뉴비가 아니었다.
그래서 서준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저 공부해 왔습니다. 닉네임도 이미 정해버린걸요?”
서준은 더 리그를 실행했다.
-이건 아니지!
-그런 중요한 걸 왜 자꾸 맘대로 정함?
-ㄹㅇㅋㅋ 스트리머라면 룰렛 돌려야지
-천마 맞지? 천마 맞지? 천마 맞지?
-도대체 뭐로 했을지 ㅈㄴ 궁금하네 ㅋㅋㅋㅋㅋ
그도 이번만큼은 시청자들과 상의해서 닉네임을 정하려 했었다.
원래 가장 어려운 일이 닉네임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
이럴 때 집단 지성의 힘을 빌리지 언제 또 빌리겠는가.
그런데 어제 메일을 확인하던 한지민에게 연락이 왔다.
바로 누군가가 더 리그의 닉네임을 서준에게 주려고 샀다는 것.
‘백만 원이나 주고 샀다고 했던가.’
고마워서라도 한 번 확인해 봤는데 닉네임이 마음에 든 서준은 바로 연락을 한 뒤 게임에 들어갔다.
닉네임을 사 오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유자가 다른 닉네임으로 변경하는 순간에 맞춰서 그 닉네임으로 아이디를 생성하면 되는 거다.
그렇게 얻은 아이디는.
[검신]-레어닉…이네?
-캬! 검신!
-샀냐?
-얼마 하냐 저런 건 ㅋㅋㅋㅋㅋㅋ
-결국 정파로 배신한 거냐! 네 이놈!
서준은 바로 정정했다. 마교를 배신했단 사실을 정정한 건 아니었다.
“산 게 아니라 고맙게도 시청자 중 한 분이 선물을 해주셔서 이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선물해 주신 분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앗…
-마교 새끼들아 우승도 했는데 천마 닉네임 안 바치냐?
-반성 좀 해야 할 듯
-어쨌든 이번 게임에서도 검만 든다는 건가 ㅋㅋㅋㅋ
-닉네임 그렇게 지었으니 마법사 하면 안 됩니다. 아시죠?
-뚜벅이 가나?
꼭 검을 든 캐릭터만 할 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오랜만에 온 만큼 오늘은 했던 캐릭터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그러면 바로 게임 시작할게요. 튜토리얼은 공부해서 필요 없습니다. 정말로요.”
캐릭터는 준비되었다.
-암요. 당연하죠
-가차 없이 스킵 ㅋㅋㅋㅋ
-이런 놈들 때문에 튜토리얼은 강제로 해야 함ㅋㅋㅋㅋㅋㅋ
-에이, 어제 닉네임 만들면서 튜토리얼도 했겠지!
-방장을 믿냐?ㅋㅋㅋ
-아 ㅋㅋ 설명서를 보면 기계치였겠냐고 ㅋㅋㅋㅋㅋㅋ
-트롤 on
이번엔 진짜 필요 없다니까 그러네.
* * *
한편.
어드벤처의 게임 커뮤니티 중 가장 큰 더 리그 커뮤니티엔 한 글이 올라왔다.
[이 새끼는 뭔데 2만 명이나 보냐? 처음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