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2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22화(122/431)
제122화
[이 새끼는 뭔데 2만 명이나 보냐? 처음 보는데]더 리그 커뮤니티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트래블 더 리그 카테고리에 처음 보는 스트리머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2만 명의 시청자 숫자는 스트리머로서 굉장히 높은 수치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 스트리머로 분류되겠지만, 무시할 수 없다.
중견 스트리머도 소수만이 오를 수 있는 위치였으니.
그런데 모르는 스트리머가 그런 자리에 있으니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
(트래블 캡처 사진)
누구임?
==
누군지 순수하게 묻는 글에 댓글이 달렸다.
-천마 모름?
└ㅇㅇ (글 작성자)
-이걸 모르네
└ㄹㅇㅋㅋ
└ㅂㅅㅋㅋ
사실 순수하게 묻지는 않았다.
글 제목부터 이 새끼라는 욕을 사용했으니 물음에 답해주는 댓글들도 매운맛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알아야 함? (글 작성자)
글 작성자는 억울해 보였다.
그리고 저 스트리머를 아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댓글을 쓰는 대부분이 아는 눈치였다.
애초에 모르는 커뮤니티 유저들은 댓글을 안 달 테니 그런 거겠지만.
└본인 트수인데 저 스트리머는 ㄹㅇ 듣보인데? (글 작성자)
듣보.
듣도 보도 못한 이란 뜻을 가진 은어다.
└듣보라니 천마님이시다
└이제는 검신인데요?
└어허 정파야. 개수작 부리지 말거라
└갈!
└음. 니들 혹시 노협에서 왔냐? (글 작성자)
이런 댓글을 본다면 게임에 좀 관심 있는 유저는 자연스레 협을 위하여를 떠올린다.
그나마 체급이 있는 무협 게임은 그것밖에 없다.
마침 전장이 끝났다는 사실을 떠올린 글 작성자는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전장이 그 정도인가? 흠ㅋㅋ (글 작성자)
글 작성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전장 그거 보는 사람만 보고, 많이 본다고 해도 방주나 조회수, 시청자 폭발하는 거지, 까보면은 중견급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 않나?
더 리그 평균에도 못 미치잖아.
의외로 맞는 말이었다.
이렇게 무시할 만큼 더 리그의 체급이 크기도 했고.
└이제는 협위를 무시하네?
└천마님께 패링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여기 더 리그 커뮤니티인데 니들이나 정신 차려라 (글 작성자)
전혀 듣지 못했던 100만, 200만 아이튜버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협을 위하여에서 그렇게나 이름을 널리 알렸고 활약을 했음에도, 서준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서준의 협을 위하여 시절을 아는 리그의 유저들은 한 번만 플레이 영상을 보라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별 되도 않는 스트리머나 빠는 수준 ㅋㅋ (글 작성자)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
└그냥 한 번만 플레이 보면 알 거다
└ㅈㄴ 잘함. 실력파 스트리머임. 한 번만 딱 보셈
└가져옴 (클립) (클립) (클립)
└이것도 보셈. 개 쩜. (클립)
하지만, 작성자는 이렇게 말했다.
└응 니들 그거 협을 위하여에서 싸워서 그래 ㅋㅋ 협위 수듄ㅋㅋ (글 작성자)
그들은 깨달았다.
지금 작성자는 클립도 안 보고 댓글을 쓰고 있다.
그야 서준의 플레이를 봤다면 저런 댓글을 쓸 마음은 쏙 들어갈 게 당연하지 않은가.
적어도 눈이 제대로 박혀있다면.
다행히 눈은 있는지 뭘 보기는 하는 것 같았다.
└와 씨 카엘을 선택하네? 카엘충 가나? (글 작성자)
그제서야 서준을 알고 있던 댓글 단 사람들은 편안한 마음을 가졌다.
└방송 보고 있나 보네?
└그럼 더 말할 필요 없지 ㅋㅋㅋ
└철수하라!
└뭔데. 니들 싸우다 말고 어디 가는데. (글 작성자)
└이 새끼 곧 마교도가 될 예정 ㅋㅋ
└ㄹㅇㅋㅋ
└뭔 개소리 하냐고! (글 작성자)
* * *
카엘은 급소에 살고 급소에 죽는 캐릭터다.
스킬부터가 일정 시간 안에 3번 급소를 베어내야 사용할 수 있다.
그 일정 시간은 급소를 공격한 후 10초다.
만약 다음 급소를 공격해내지 못하고 10초가 지나면 초기화가 된다.
의외로 널널하고, 좀 익숙한 사람이 집중만 한다면 할만한 조건이긴 하다.
물론 충이 양산될 정도의 난이도이기도 하다.
궁극기는 거기에 이어서 3번을 더 해 총 6번을 쌓아야 한다.
이것 또한 아예 못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충을 양산하기에는 충분했다.
‘조금만 흐트러지면 모든 걸 얻을 수 없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지.’
이런 카엘 유저의 실력을 보는 기준은 급소를 얼마나 빠르게 공격해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냐다.
어째서 그럴까?
급소가 생기는 게 어차피 랜덤이라며?
‘랜덤이 아니니까.’
서준은 눈앞의 급소에 검을 꽂으며 이어서 나타날 급소를 향해 검을 움직였다.
서준이 찰나의 순간에 예측을 하는 동안 시청자들은 조금 전 있던 일을 회자하고 있었다.
-아니 진짜로 뭐 규칙이 있고 외운 거냐? ㅋㅋㅋㅋㅋ
-스킬 쌓는데 2초가 ㅅㅂ 말이 안 되는데ㅋㅋㅋ
-고수들은 빠르긴 하지만… 이건 너무 빠르잖아! 방장아!
맞다.
고수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게 카엘의 급소를 연속해서 공격할 수 있다.
여기서 고수란 정확히 말하면 한 캐릭터를, 카엘을 수천수만 판 한 장인들을 말한다.
서준의 검이 주저 없이 움직인다.
빛이 보여주는 급소가 생겨난다.
가로 베기. 이후에는 찌르기.
챙! 챙!
그리고 생성된 순간부터 검 끝이 맞닿아 움직여 깨뜨린다.
정확히 2초.
[광휘의 축복]재장전된 화살이 날아오고, 서준의 몸은 빛에 감싸였다.
-아니 또?
-미친
-무적기가 복사가 되냐
-뭐냐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ㅈㄴ 어이없음
-이건 너무 op인데
극한까지 파고들어 온갖 기예를 부리고 적어도 그 캐릭터에 한해서 엄청난 실력을 갖춘 플레이어들을 장인이라 부른다.
그리고 카엘은 장인이 많은 편이었다.
그런 카엘의 장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기예는 무엇일까.
그것은 복잡하고 불리한 전투 상황 속에서 빠르게 스킬을 충족하고 궁극기를 사용하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20초 안에 결국 스킬을 충족해내면 좀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10초 안에 긋는다면 장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8초 안으로 스킬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는 챌린저급 피지컬을 가진 카엘의 장인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또 2초라고! ㅅㅂㅋㅋㅋㅋㅋㅋㅋ
-말이 되나?
-진짜 이거 족보 있는 거 아님?
-족보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의 검이 급소를 벤다.
베고 또 벤다. 쉴 틈 없이. 막힐 것 같으면 성능 자체만으로는 가장 좋다는 스킬을 사용하면서.
챙! 챙! 챙!
“어? 어. 잠만 멈춰!”
서준이 급소를 공격할 때마다 줄어들던 체력이 전부 소진되었다.
[퍼스트 블러드!]당황스럽게 눈을 크게 뜬 적이 죽었다.
[미드 나이스] [뭐야! 카엘 굿이요!]팀원들의 목소리다.
리그에선 게임 진행 중에도 팀 전체와 대화할 수 있다.
미니맵을 통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아군에게 간략하게 정보를 보낼 수 있는 핑을 꽂을 수도 있다.
생각으로 불러온 채팅창처럼 옆에 떠오른 인터페이스에서 원하는 옵션을 끌어오면 된다.
이러한 친절함은 더 리그가 PC 시절 때부터 갖던 장점이었다.
서준은 살짝 웃음을 지은 뒤 미니언을 잡으러 갔다.
“이런. 힘 조절에 실패했네요.”
* * *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서준은 나레이션에 잠시 인터페이스를 열었다.
적의 KDA가 보였다.
0/5/0이었다.
서준의 KDA는 5/0/0이니 상대 미드는 벌써 5번이나 서준에게 죽은 것이다.
[어이어이. 카엘 미쳤냐고!] [카엘의 장인이었냐!] [믿고 있었다.] [그냥 상대 미드가 트롤 아님?]서준은 팀원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말했다.
“아니 적 미드는 또 오자마자 가버리셨네요. 저 외롭게.”
-힘 조절 두 번 실패하면 펜타킬 할 듯ㅋㅋㅋ
-방장은 빨리 족보나 공개해라! 족보나 공개해라! 족보나 공개해라!
-아니 어떻게 하는 거냐… 진짜 규칙이라도 있나 본데?
-지금 침 질질 흘리고 있는 카엘충들은 개추 ㅋㅋㅋㅋ
과거, 서준이 했을 때의 카엘은 지금과는 좀 달랐다.
‘어제 정보를 확인했을 때 조금 놀랐었지.’
급소를 보고 이를 빠르게 공격하면 이점이 있다는 컨셉은 같았지만, 무적기가 없었고 궁극기에 조건도 없었다.
대신, 급소를 공격하면 얻는 속도 버프가 지금의 두 배 이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핵심은 그대로다. 하지만 스킬이 조금씩은 바뀌었다.
‘그래서 그때는 급소를 빠르게 공격하는 데에 다들 집중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진짜로 규칙 있는 거 빼박임
-아니 그게 있다면 그걸 못 발견했을 리가 없는데… 참. 진짜 신기하네
-이 맛이지! 결 발견했던 것처럼 한 거다! 방장은 외계인이다!
-머리가 좋아서 가능한 건가?
-ㄴㄴ 방장이 서피스 후계자라 게임사들이 비밀을 다 까는 것 같음
-그런 귀하신 분이 도대체 왜 트래블로? ㅋㅋㅋㅋㅋ
지금의 카엘은 속도가 생명이다.
‘랜덤이라면 속도가 생명이 아니라 운이 생명이었을 테고.’
장인들이 일반인들보다 빠르게 급소를 벨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은 수천수만 판을 하면서 규칙의 편린을 조금이나마 체득했기 때문이다.
카엘을 할 때만큼은 본능적으로 서준이 서 있는 영역에 약간이나마 발을 걸친 것이다.
“여러분, 애초에 왜 급소가 생성되는 규칙이 랜덤이라 생각하셨죠?”
-그야 ㅋㅋㅋ 못 찾았으니까
-많이 하면 직감으로 어디에 생성될지는 알 수 있긴 한데ㅋㅋㅋㅋ 자세히 들어가면 모르니까
-부분 랜덤이었지
지금까지 유저들과 장인들은 이렇게 유추하고 있었다.
대충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위인지 아래인지는 규칙이 정해져 있어서 경험을 쌓으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더 자세하게, 어깨에서부터 내려오는지, 원으로 찌르는 형태인지, 수직으로 그어야 하는지, 궤적의 시작이 어디서 생기는지는 랜덤이다!
왜냐하면 못 찾겠으니까!
이게 바로 서준이 게임을 하기 전까지의 정론이었다.
아마 서준을 안 보는 대다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여러분 이제 알겠죠? 게임사는 오직 뽑기 아이템을 팔 때만 랜덤을 좋아합니다.”
카엘의 급소에는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서준의 시청자들은 목도했다.
-ㅔ
-결 보듯 이것도 찾아낸 거네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뽑기 아이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챠 더럽게 좋아하긴 하지
-아니 근데ㅋㅋㅋㅋ 진짜 뭐 하는 사람인데 이런 걸 보냐고!
-반도의 흔한 뉴비입니다
-이게 방장이지
-더 자세한 설명 좀!!!!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하고요. 그러면. 6레벨도 찍었으니 궁극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볼까요?”
3개를 쌓는 데 2초 걸렸으니까 6개를 쌓아야 한다면?
마침 5 데스를 한 미드가 아무런 생각 없이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원래 저 정도 죽으면 영혼이 빠져나가고 기계처럼 움직이기 마련이다.
서준은 가까이 다가갔다.
멍하니 오던 상대 미드가 흠칫 놀랐다. 하지만 정신을 놓고 있었는지 반응이 느렸다.
첫 번째 궤적을 사선으로 그었다.
챙!
다음은 찌르기가 나올 차례.
‘왼쪽 가슴이겠군.’
뒤로 회수했던 서준의 검이 일직선으로 뻗어나간다.
챙!
수많은 각도의 길들이 나타나자마자 서준의 검에 의해 사라진다.
“그만 볼래…….”
유리가 깨지는 파열음이 순식간에 여섯 번 들렸다.
조건을 만족하자 적의 머리 위에 표식이 생겼다.
‘저게 이단 표식이군.’
저 표식이 머리 위에 뜬 자는 궁극기의 타겟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
‘옛날 궁극기는 잘 꽂아 맞춰야 했는데 지금은 표식만 생기면 확정으로 꽂을 수 있다고 했지.’
서준에게 뭐가 좋은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4초밖에 안 지났으니.
“이렇게 하는 거였죠.”
서준이 검을 양손으로 바닥에 꽂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검을 연상하자.
쿠쿠쿠쿵!
[심판검]대기에 큰 진동이 울리며 하늘이 갈라졌다.
단 4초 만에 카엘의 궁극기가 발동되었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검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적 미드의 얼굴 위에 떨어졌다.
“와. 직접 보니 카엘 스킬 진짜 멋지네.”
상대 미드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라인에 올 때마다 죽으면 저렇게 되기 쉽다.
“죽지는 않았네요.”
심판검은 일정 체력 이하라면 바로 죽는 처형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적의 체력은 급소를 6번 베였지만 그 정도로 깎여있진 않았다.
“네, 안 죽었네요. 그러면 이제 죽여주세요. 스킬 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ㅋ 멘탈 진짜 나간 듯ㅋㅋㅋㅋ
-원래 카엘이 0/6/0 해야 하는 건데 ㅋㅋㅋㅋ
-아 스킬 실컷 보고 갑니다~
-어서 방법을 설명해주세요… 나 카엘 하는데 진짜 못 참겠어요
* * *
서준은 몰랐지만, 카엘은 리워크(스킬 재설계)를 받은 이후 안 그래도 높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웅이었다.
PC 시절 대표적인 충 캐릭터인 늘 바람과 함께하는 검사의 후계자가 되었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그런데 이러한 인식을 만든 주범들은 충이란 소리를 들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스킬도, 게임의 승패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궁극기!
심판검을 쓰려고 카엘을 선택하고 게임을 하는 만큼,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심판검을 몇 초 안에 썼는지뿐이었다.
과거부터 속도는 중요했다.
PC 시절에도 레이피어를 들고 급소를 터뜨리던 카엘의 전신이 되는 캐릭터가 있었다.
이 2D 캐릭터의 궁극기는 전후좌우 4방향에 동시에 급소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4개의 급소를 1초 만에 터뜨리는 수많은 콤보를 만들어 냈다.
이 속도가 곧 위력이고 실력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가상현실로 넘어오면서 기본적인 환경, 급소의 메커니즘, 영웅의 컨셉 등등 수많은 요소가 달라졌지만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카엘의 실력은 다음번 급소를 어느 정도 ‘예측해서’ 얼마나 빠르게 터뜨리냐에 달려있다고 많은 카엘충들이 생각하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 그런 카엘충들이 본다면 한 명도 빠짐없이 환장할만한 소식이 커뮤니티에 하나 올라왔다.
[와… 미친… 4초 심판검 떴냐??]그리고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나른 사람은 아까 서준에 대해 물었던 글의 작성자였다.
비록 시작은 다르지만, 제2의 조선의 암살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