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2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24화(124/431)
제124화
서준은 카엘만 내리 3판을 더 했다.
그동안 다른 영웅을 플레이하는 걸 원하는 사람들도, 3인궁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둘 다 각이 안 나왔다.
전자는 그냥 서준이 다른 영웅을 하고 싶지 않아서였고.
후자는 사람들이 여럿 모이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버려서였다.
상대 미드가 탈주하거나 정글이 탈주하면서 서렌이 빨리 나왔다.
내분이 일어나기도 했다.
아무래도 요즘 뉴비들은 끈기가 없는 것 같다고 서준은 생각했다.
당연히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오늘도 재밌었습니다, 트바.”
트래블 방송을 마친 서준은 캡슐에서 나왔다.
* * *
서준은 자기 전이니만큼 몸부터 씻은 뒤 책상 앞에 앉았다.
서동부 회의다.
[한지민: 사장님! 게임 속 천하제일인이 되었다가 드디어 100만 찍었습니다!] [진서준: 와!]인기 급상승 동영상 3위에 올라갔던 랭커들과의 일대일 영상이 100만 뷰를 찍고 서준의 채널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가진 영상이 되었다.
2주나 걸렸지만, 100만이란 수치가 울리는 감동이 있었다.
[이건영: 역시! 바로바로 올린 보람이 있네요!] [한지민: 인정.]며칠 전부터 100만을 찍는 걸 그들은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고, 영상은 마침내 오늘 그 위치에 도달했다.
[이건영: 저 영상으로만 번 돈이 얼마야 ㄷㄷ] [한지민: 7~800정도 나올 것 같은데?] [이건영: 와… 미친.] [한지민: 축하합니다 사장님!] [한지민: (캐릭터가 대충 축하하는 이모티콘)]사실 돈보다는 단위가 달라졌다는 사실이 좋은 거겠지만.
‘어쨌든 내가 저 영상으로 얻는 돈은 350~400만 원 선인가?’
독립하고 검소한 대학 생활을 하고, 또 전생에는 청렴한 생활을 했던 서준에게는 영상 하나로 벌기에는 큰돈이었다.
과거를 되돌아본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청렴했군.’
탐관오리들은 나쁜 놈들에게 돈을 받아 뒤를 봐주고, 착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거나 피해를 방조한다면.
서준은 정확히 반대로 행했다.
그렇다고 그가 나쁜 사람들의 돈을 억지로 갈취하거나 그랬다는 건 아니다.
진실의 방에 데려가면 알아서 가져다 바치는데 왜 굳이 갈취하겠는가.
[진서준: 첫 100만 조회수 축하 기념 커피 쏩니다!] [이건영: 와! 더 일하라는 거군요!] [한지민: 빨리빨리 이거 마시고 집중해서 영상을 뽑아라 노예들아!] [한지민: 라고 하신 거 아니시죠?] [진서준: 네 ㅎㅎ. 케이크도 쏩니다.] [한지민: 케이크요? 맛있겠다. 감사합니다!] [이건영: 저도요!] [진서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좋은 헬스 센터 하나 아는데, 회원권도 쏘겠습니다!]직후 채팅창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음.’
대화 옆에 있는 1이 분명 사라졌는데 왜 답장을 안 하지?
건강도 생각하는 게 좋을 텐데.
아무리 무인이어도 세월 앞에 장사 없는 법이다.
물론 노화가 제대로 오지 않았고 그렇게 오래 산 건 아니어서 젊게 떠났던 서준이 할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미리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는 건 당연하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서준이 다시 채팅을 쳤다.
[진서준: 회원권 어때요?]대화가 올라오자마자 숫자가 사라졌다. 나가지는 않은 것 같다.
[한지민: 아 맞다! 사장님, 메일 보셨어요?] [진서준: 회원권은요?] [한지민: 그게 아니라 리오스 섭외 메일이 왔어요!] [진서준: 오?]의외의 소식에 서준의 눈이 커졌다.
대회의 주최 측에서 스트리머를 모으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청을 받는 거고, 하나는 섭외를 하는 것.
보통 섭외를 먼저 한 뒤, 그에 맞춰서 신청자들을 추리고 또 추첨하는데, 섭외의 비중은 10~20% 정도다.
원래 이 비율은 훨씬 더 높았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이 커지고 스트리머 수가 엄청나게 많아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흥행을 위한 최소한의 핵심 스트리머들을 제외하면 굳이 섭외로 미리 대회의 자리를 확정지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옵션이 다양해진 것이다.
쉽게 말해 스트리머의 전체적인 풀이 작았던 옛날에는 주최 측이 을이었다.
-대회에 혹시 나오실 생각이 있나요? 스트리머님 안 오시면 우리 망해요.
옛날에는 이랬다.
하지만 지금은.
-오실 사람 오세요! 상품도 빵빵해요!
이렇게 변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서준은 더더욱 그가 섭외받는 건 어려울 거라 여겼다.
오지혜도 그건 안될 거라 했고.
그런데 이렇게 섭외를 오다니 신기했다.
[진서준: 제가 다행히도 조금은 관심을 끌긴 했나 보네요.] [한지민: 사장님 리오스 나가시고 싶다고 하셨었죠? 잘됐네요!] [이건영: 조금 관심 끈 게 아닌 것 같긴 한데요……]서준의 채팅을 본 이건영은 저 멀리서 생각했다.
‘제발 자기 객관화를 해주세요, 사장님.’
그러거나 말거나 서준은 한결같았다.
[진서준: 이 정도 관심으론 좀 부족할 것 같았는데 이걸 섭외해주네요.] [한지민: 하긴. 사장님이 좀 힘을 비축하긴 했죠. 그럼에도 저들 눈에도 보인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완전 낭중지추네요.] [진서준: 오 똑똑한데요?] [한지민: ㅎㅎㅎㅎ] [이건영: …] [진서준: 그럼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한지민: 넵!] [이건영: 넵!] [한지민: 아, 맞다. 메일 휴지통 한 번 확인 해보세요!]메일 휴지통?
리오스 섭외 때문인가?
[진서준: 알겠습니다.]서준은 대화방을 닫고 사이트에 접속해 메일함을 열고 휴지통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지민이 꽤 열심히 메일함을 정리했단 사실과 안건이 리오스에 관련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리오스보다는 더 리그.
더 리그 중에서 카엘과 관련된 메일들.
[당신이 보는 시야가 갖고 싶소] [패턴 좀 부탁드립니다] [아마 너프 먹거나 바뀔 텐데 한 번만 저도 알고 싶어요] [얼마면 됩니까? 얼마든 펀딩하면 나올 겁니다! 카엘충들을 믿으시죠!]메일은 이런 식으로 수백 개가 쌓여 있었다.
이것들을 휴지통으로 옮긴 한지민이 대단할 정도다.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네.”
메일들을 본 서준의 감상은 딱 이 정도였다.
카엘에 진심이군.
서준은 보다 자세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커뮤니티에 들어갔고 더 리그의 카엘 게시판을 찾아냈다.
그곳에 들어가자 그 경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채팅 못 치는데?]==
팔로우 후 3시간 기다려야 함
==
이들은 처음에는 서준에게 직접 물어보려 했었다.
하지만, 채팅 제한에 막혔고.
-ㅈ됐다 깽판 못 친다. 협박도 못 친다.
└그러면 휴방 1주일 때려서 시청자 기강 잡을 양반임. 조심하셈
└와 씨 ㄹㅇ 조심해야겠네
-기존 시청자 니들이 채팅 쳐 주면 안 되냐?
└우리 아니어도 채팅에 알려달라는 거 계속 올라오는데 방장이 눈길도 안 주는 중
└도배해야 눈길을 주려나?
└그것도 기강 잡힐 듯ㅋㅋ
└그러면 후원으로 도배 ㄱ?
-얘들아 후원 말고 메일로 하자. 그게 깔끔할 듯. 이거 말곤 다 민폐다
이렇게 메일이 온 것이었다.
애초에 시청자들 보고 의견을 말하라고 열어둔 메일인 만큼 카엘 유저들의 선택은 적절했다.
서준은 잠시 고민해 봤다.
숨길 이유는 없기에 알려주는 건 딱히 상관없었다.
“그런데 말해줘도 의미는 없을 텐데.”
설명이야 가능하다. 하지만 원리를 안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거였다면, 진작에 서준이 아니었어도 누군가는 발견했을 거다.
“그래도 메일을 보낸 성의를 봐서.”
서준은 컴퓨터 앞에 앉은 상태에서 트래블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송을 켰다.
방제는 카엘이었고 화면에는 검은색 아무것도 없는 배경만 있었다.
잠시 기다리며 카엘 게시판을 지켜봤다.
[그 스트리머 방송 켰다!]-갑자기? 왜?
-원래 이런 적 있음?
└없음
-이거 우리 때문에 켠 거 아니냐?
-방제부터가 카엘임
-와 바로 알려주나? ㅁㅊ
-소통하는 스트리머 너무 좋다 당장 달려감
기대하던 반응이 나온 걸 확인한 서준은 갑자기 그가 방송을 켜 당황해하고 있는 그의 채팅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오??
-서하?
-형 실수했어?
-말 좀 해봐
-형이라면 괜찮아. 그냥 잘못 킨 거 아닌 척하면서 다시 방송하자
-혹시 실수로 방송 켰는지도 모르고 비방용 멘트 하다가 사고 치는 그 레파토리인가 ㄷㄷ
-그렇게 많이들 갔지 ㅎㅎ
그들은 살벌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방송이 켜진지도 모르고 사고를 치는 스트리머가 나오는 건 연례행사이긴 하지만 서준은 그 주인공이 될 운명은 아니었다.
“아니에요. 여러분, 제가 방송에서 나오는 성격이 좀 나쁜 건 아시죠?”
-서하
-목소리 나왔다
-성격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어? 의외인데?
“그 성격이 바로 방송용 컨셉이거든요. 실제 성격은 좀 달라요. 착하죠. 그래서 방송 켜진지 모르고 24시간 송출 되도 저는 안전해요.”
-또 개소리한다 또
-형 그거 아무도 안 믿어
-방송이라 성격을 죽이고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지 ㅋㅋㅋ
-그래서 왜 켰음?
-컴퓨터 게임?
“아. 제가 켠 이유는요, 다음번 카엘의 급소 패턴을 보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켰습니다.”
카엘의 유저들은 지금 채팅을 못 치지만 왠지 칠 수 있었다면 디귿과 기역을 연타했겠지.
“긴말 없이 바로 말할게요. 카엘 패턴은 머리 좀만 쓰면 보여요.”
3천 명쯤 모인 시청자들이 순간 벙쪘다.
“공지 곧 올라갈 테니 한번 확인해주시고요. 트바.”
그러거나 말거나 방송은 종료되었고.
-?
-뭔데
-미친놈ㅋㅋㅋㅋㅋㅋ
-다들 궁금하면 더 리그 카엘 게시판 확인 ㄱ
-ㅈㄴ 악질 쉑ㅋㅋㅋㅋ
-카엘충들 오열 ㅋㅋㅋㅋㅋㅋ
방송이 종료된 채팅창에 한동안 웃음이 많이 올라왔다.
패턴보다는 서준이 화제가 됐다는 소식에 카엘 게시판에 가서 놀던 이들일 게 분명했다.
그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키읔으로 도배를 했다.
아마 그러다가 곧 그 게시판으로 갈 거다.
지금의 서준처럼.
[??] [도발인가?] [시비 당한 거야?] [엌ㅋㅋㅋ] [‘머리 좀만 쓰면 보여요.’ ㅈㄴ 어이 털리면 개추 ㅋㅋㅋㅋㅋㅋ] [저 새끼 사기 쳐서 지도 몰라서 이러는 듯] [응 사기 레파토리 진작에 나왔어ㅋㅋㅋ]서준은 만족스럽게 웃은 뒤 아이튜브에 공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의 마음에 드는 글도 올라왔다.
[공지를 확인하고 화내도 늦지 않아 얘들아!]==
근데 ㅈㄴ 킹받긴 하네.
공지 잘 써야 할 거다 스트리머야 ^^
==
글 내용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이대로 두면 지금은 웃지만 진지한 사람들도 나올 수 있으니 빨리 공지를 올려야 했다.
서준은 빠르게 타자를 친 뒤 엔터를 눌렀고 서준의 아이튜브 커뮤니티에 공지가 올라갔다.
[카엘의 패턴은 내일 방송에서 직접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반응은 좋았다.
비구독자들의 댓글이 순식간에 올라왔다.
-오!
-캬!
-카엘충들이여 우리가 이겼다! 메일의 힘이다!
-이 스트리머는 대기업 갈 듯! 착한 사람임! 얼굴도 선해 보임!
-우리도 이제 2인궁 쓰는 거다 ㅎㅎㅎㅎ
-단순한 새끼들ㅋㅋㅋ
-인성질과 시청자 조련이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것 같습니다, 형님…
공지로 미리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분명 서준이 말한 내용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잠을 못 잤을 텐데 아쉬웠다.
‘카엘의 다음 급소는 이전 급소를 벤 뒤 연계하기에 딱 중간 정도 난이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걸 다른 설명도 없이 글로 썼다간.’
밤새워 건전한 토론과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서준에 대한 욕만 생산할 게 분명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중간 정도.
적당히.
알아서 잘.
감각은 이렇게밖에 설명이 안 되는 문제다.
직접 설계한 누군가는 공식을 그냥 올릴 수 있겠지만, 그 공식조차도 본다고 예측할 수 있게 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제작자조차도.
그래도 서준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니었다.
‘감각을 키우는 법을 알려주거나, 직접 도움을 줘서 조금이라도 깨우쳐 주거나.’
마침 신경 쓰이던 제목의 메일도 있겠다.
[이 옛날 영상의 카엘이 혹시 서준 님 맞나요? 팬입니다!]메일을 보낸 이는 최고 티어 챌린저의 실력자였다.
간단한 자기소개 및 가르침을 청하는 게 주 내용이어서 알게 됐는데, 서준은 마침 딱 알맞은 메일을 찾았다고 생각하며 손깍지를 꼈다.
그리고 퍽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과연 챌린저라는 건가.”
지금까지 서준을 봐 온 시청자들은 그가 가르쳐 준다고 하면 싫어하는 걸 넘어서 학을 뗐다.
대부분 브론즈와 실버라서 그랬다는 게 아무래도 방금 입증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