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3화(13/431)
제13화
-알하!
-방송 켰다!
-ㅎ2
-ㅇㅎ!
알파카는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창을 바라봤다.
정확한 수치계산은 안되지만 다른 날에 비해 유독 빠르게 올라오는 것 같았다.
원래 합방하면 평소보다 어그로가 끌리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리고 전날 올라온 홍보 영상과 조선의 암살자를 필두로 한 서준의 시청자들의 홍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알파카의 방송을 보던 2만 명의 사람들이 생방송으로 서준의 플레이를 본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서준에게 호기심을 가지며 알파카의 카페에서 끊임없이 합방 이야기가 재확산 되었기 때문이다.
[시청자 4,327명]켠 지 몇 초도 안 돼서 4,000명을 찍었다.
그리고 숫자는 멈출 기미를 안 보이며 쭉쭉 올라간다.
알파카는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보다 타이밍 맞게 가상현실로 뛰어들었다.
“트하!”
어두웠던 방송 화면이 밝아지면서 로비에 알파카가 들어섰다.
-알하!
-ㅎㅇ
-무명좌 보러 왔습니다
-트하
-ㅡㅅㅡ
[시청자 1만 명]시청자 수가 어느새 1만 명을 뛰어넘어 2만 명으로 향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 무슨 날인 지 아시죠?”
-됐고 넌 나가라
-그걸 모르고 왔겠냐?
-ㄹㅇ 빨리 알파카 얼굴 좀 치우자
“네네. 아니 근데 내 방송인데 저 보러 온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하.”
알파카가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시청자들은 일관된 반응을 보였다.
-ㅇㅇ
-네 맞아요.
-님 개 못하잖아.
-아닌데? 난 알파카 보러 온 건데?
“오? 대방어 님 저 보러 왔다고요?”
알파카는 방송을 오래 하면서 수많은 채팅 속에서 특정한 한 유저가 치는 채팅을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을 갖췄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와 부드럽게 대화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능력이었다.
그리고.
‘최선의 방어는 겨울철 대방어’가 다시 채팅을 쳤다.
-켠왕하는 건 봐야지 ㅋㅋ
“켠왕은 오늘 아니야 이 새끼야. 너 밴.”
-ㅋㅋㅋㅋㅋㅋㅋㅋ
-씹악질ㅋㅋㅋㅋㅋㅋ
-??? 왜 오늘 안 하죠?
“왜 오늘 안 하냐고요? 잘 물어보셨어요. 오늘은 무쌍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죠. 누구한테? 자! 오늘 저를 가르쳐 줄 교수님을 소개하겠습니다!”
알파카는 자연스레 시청자와 대화하며 방송을 진행했고, 이를 밖에서 바라보던 서준에게 신호를 보내며 외쳤다.
“스트리머 진서준 님입니다!”
-ㅉㅉㅉㅉ
-짝짝
-와ㅏㅏㅏ
-….
-왜 안 옴?
알파카는 로비의 스폰 장소를 비추며 기다렸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고, 그 시간이 보통의 로딩 시간을 넘어서자 알파카는 방송의 사운드를 비울 수 없기에 아무 말이나 뱉었다.
“어? 왜 안 오시지? 서준 님 방송 보고 계시면 빨리 들어와 주세요. 저, 지금 뻘쭘해요. 야! 매니저 뭐해!”
-폰합방?ㅋㅋㅋㅋㅋ
-혹시 합방 오늘이 아닌 거 아님?
“폰합방 아니에요. 저희 이따가 오프라인에서 뒤풀이까지 할 거예요.”
그때.
알파카의 친구 창에 알람이 떠올랐다.
귓속말이 온 것이었다.
“어? 메시지 왔네요. 헉. 무슨 문제 생긴 건가?”
알파카는 어떤 차질이 생겼는지 걱정이 들어 얼른 귓속말을 열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저, 어떻게 알파카님 로비로 가는지 모르겠는데 초대 좀 주시겠어요? ㅎㅎ…]알파카는 이번에는 진심으로 뻘쭘한 표정을 내비쳤다.
진심인가?
방송 컨셉인가?
일단 수습부터 했다.
“어……. 그, 서준 님이 캡슐 시작한 지 1주일 도 안 된 분이시니 여러분이 이해해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ㅍ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치는 거 킹받네 ㅋㅋㅋ
-이딴 게 교수? ㅋㅋㅋㅋㅋㅋㅋ
* * *
뿌애애애! 뿌애!
로비에 상주하는 알파카, 대박이가 하늘을 보며 울면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알렸다.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스트리머 진서준입니다.”
로비 중앙이 환하게 빛나고 캐릭터가 생성되며 서준이 나타났다.
서준은 시작부터 살짝 꼬여버린 탓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
“하하하! 그럴 수 있죠. 굳이 따지자면 아직 초보신데요.”
서준은 최근 들어 가장 당황했던 조금 전 캡슐 안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리고 딱히 신경 쓰지 않는 채팅창의 반응을 보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로비 못 오는 건 좀ㅋㅋ
-<<<<<< 그 초보한테 배우려는 놈
-미리 준비 안 한 알파카가 잘못했네 ㅋㅋㅋㅋ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는 채팅창은 화력의 수준 자체가 달랐다.
살짝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빠르게 올라온다.
그리고 전부터 느꼈지만, 이 방은 그 내용이 살짝 매운 느낌이 들었다.
스트리머를 놀리는 게 하나의 컨텐츠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각 방의 채팅창은 스트리머의 성향에 따라 갈린다.
어떤 스트리머는 시청자들을 묶어놓고 패고 그 시청자들은 그걸 오히려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스트리머는 완전히 깨끗한 방송을 추구한다.
서준은 그중에서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실력으로 까이지는 않겠지……. 아마…….’
그럴 것이다.
알파카는 합방을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모두 알다시피 서준 님께서 드레이크를 잡으신 덕분에, 제가 켠왕을 하게 됐죠.”
[‘어떤 멍청이’님이 1,000원 통 큰 기부!] [???: 그거 성공하면 내가 그 사람 스승으로 모셔서 가르침 받고 무쌍으로 드레이크 깰 때까지 켠왕한다!]때마침 타이밍 좋게 도네가 울렸고 서준은 전날의 장면이 떠올라 웃음을 터뜨렸다.
“너 진짜 밴한다? 아니 그리고 서준 님. 님이 웃으면 안 되시죠. 아무리 말한 제가 잘못을 한 거라 하더라도, 님이 드레이크를 잡지 않았으면 제가 켠왕할 일도 없었을 거 아니에요!”
“맞아요. 저도 알파카 님에게 일말의 책임은 느끼고 있어요.”
“그렇죠?”
“하필 게임 2일 차에, 드레이크를 무쌍으로 잡는 걸 못 한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잡아버린 제가 잘못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돌려깎기 on!
-해석: 미안. 근데 니 잘못이야.
-해석: 어쩌라고?
-해석: 알파카가 멍청했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이 사람들. 그의 핑계를 대면서 알파카를 깎고 있었다.
서준과 알파카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그리고 알파카는 서준이 대범하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많은 시청자 앞에서 전혀 긴장한 기색이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한 방 먹인 것이다.
“네.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니 제발 저 좀 구제해주세요. 교수님.”
“최선을 다해보죠, 알파카 님.”
이 자리에 있는 서준과 알파카, 그리고 시청자들도 그가 구제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자자! 아무튼. 오늘 할 거는 총 두 가지예요. 하나는 제 게임으로 들어오셔서 서준 님이 드레이크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
-날먹하지 마라
-수작 부리네 ㅋㅋㅋ
순식간에 찍히는 갈고리(?)들.
서준은 알파카가 빠르게 말을 돌리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걸 목격했다.
“네 뭐. 농담이고요. 교수님 게임에 들어가서 플레이를 보며 가르침을 받을 생각입니다.”
암살단의 여명에는 함께 암살하기란 기능이 있다.
이는 다른 유저를 본인의 게임에 초대하는 멀티플레이 기능인데, 초대된 유저는 암살 임무를 도울 수도, 호스트를 방해할 수도 있었다.
“아! 그런데 저도 맨몸 암살인데 서준 님도 맨몸으로 게임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기본 스킬은 뭘 찍으셨나요?”
“흠……. 스킬도 이유도 딱히 없는데요?”
“스킬을 지금까지 안 쓰고 있었다고요? 뭐 공이속 빨라지는 기본 패시브 스킬이나 뎀증 같은 거 말이에요.”
“네.”
“왜요?”
“굳이 필요 없어서요?”
사실은 플레이할 때까지만 해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밝히면 없어 보이니깐.
서준은 포장하기를 선택했다.
-캬!
-ㅈ됐다!!! 따라 하는 거 가능?
-이게 진짜 맨몸이지
-알파카는 맨몸 암살한다고 나대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ㅋㅋㅋ
-스킬 없이 잡았다는 거 ㄹㅇ임?
-ㅇㅇ
-알파카는 당장 스킬 포인트를 초기화하고 플레이를 해라!
알파카는 서준이 출현한 이후부터 뭔가 모든 상황이 자신한테 불리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어느새 2만 5천 명이 찍힌 시청자 수를 보자 마음이 풀렸다.
“그리고 스킬창이 게임 인터페이스에 아예 없던데요?”
서준이 스킬의 존재 여부를 모르고 있었던 이유였다. 합방을 준비하게 되면서 존재 여부는 알게 됐지만.
“그거 첫 의뢰 받으러 주점가면 크리스티나 누나가 스킬창 해금해줘요.”
“아. 튜토리얼 끝난 직후 인사하고, 그 후론 주점에 들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보네.”
이제 알겠네.
문뜩, 알파카는 대화하다 의문을 느꼈다.
“아니, 잠시만요. 그럼 드레이크는 도대체 왜 잡았는데요? 암살단한테 의뢰받은 것도 아니잖아요.”
“시장에서 소매치기하다가 갱단원한테 불려갔었거든요.”
“아……?”
서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는데 알파카의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었다.
“아…….”
어제 회의를 했지만, 이런 자세한 내막까지는 몰랐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wwww 코이츠 소매치기범 때문에 켠왕하게 생긴wwwww
-원흉이 소매치기범ㅋㅋㅋㅋㅋㅋㅋ
-장인 맞아?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 그럴 수 있죠. 시장의 평화를 지켜내셨네요 하하하……. 쩝. 자 그럼 두 번째는 바로 그 스킬에 관련된 겁니다.”
알파카가 조금 전 스킬에 대해 언급했던 이유였다.
알파카는 창을 하나 띄웠다.
“이건 제 스킬 창을 캡처 한 거예요.”
미 해금 스킬의 설명을 확대한 사진이 떠올랐다.
[약점 포착] [해금 조건: 결을 통해 무기 10회 파괴하기 (2/10)]-ㅋㅋㅋㅋ 이걸 한다고?
-말도 안 됨.
-저게 뭔데?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사진의 정체를 눈치챘고, 가볍게 즐기던 사람들은 설명을 요구했다.
“자, 이제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여러분 혹시, 이런 영상을 본 적 있나요?”
알파카가 새롭게 튼 영상의 내용은 이랬다.
적이 든 레이피어의 특정 부위를 영상 속 유저가 공격하자 레이피어가 산산조각이 났다.
다른 NPC가 든 같은 종류의 레이피어나, 공격을 다른 무기로 해도 특정 포인트만 제대로 공격한다면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 이후 나타나는 알림.
[해금 조건: 결을 통해 무기 10회 파괴하기 (2/10)]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여러분, 판타지 소설에서 결이라는 개념이 나오잖아요. 물체를 쉽게 가를 수 있는 약점! 그걸 10개만 찾으면 우리는 약점 포착이란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거죠!”
지금까지 찾은 결은 총 두 가지다.
하나는 영상에서 본 우연의 산물로 깨져 사람들에게 퍼진 레이피어.
다른 하나는 서브 퀘스트를 하다 보면 결에 대해서 알려주는 NPC가 있는데 그 NPC를 통해서 찾은 롱소드의 결이다.
-그래서 어케 찾으라고 ㅋㅋㅋㅋ
-규칙이 뭔데?
-아무도 모름.
-근데 약점 포착이 뭔 스킬이길래?
“무슨 스킬인지는 모르죠. 마지막 남은 미해금 스킬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준 님이 실력이 좋으니 결을 찾을 수 있겠냐고 물었어요.”
-왜 합동 방송에서 사심 채우세요?
“왜 사심 채우냐고요? 여러분은 해금이 안 된 스킬이 불편하지도 않으십니까!”
-그니깐 그걸 왜 교수님 초대해서 알아가냐고 ㅋㅋㅋㅋㅋㅋ
“난 실력이 부족하니깐!”
-당당하다! 알파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네. 결론은 서준 님이 영상을 보시더니 결의 규칙을 알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렇죠?”
“네, 뭐.”
서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늘 그렇듯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 허세도 정도껏
-무리수 두네 ㅋㅋㅋㅋㅋ
-저걸 어떻게 아냐?
-알사장 오늘 문 여나? ㅋㅋㅋㅋ
“그래서! 오늘 방송 안에 찾을 수 있나 없나 내기하자는 거죠!”
사실상 이게 방송의 메인 컨텐츠였다.
결? 지배자? 가르침? 다 이를 위한 빌드업이었다.
[채널 포인트 예측이 시작됩니다]바로 채널 포인트 예측.
시청자를 미치게 하는 그것.
-가즈아!
-알사장! 어서 내 포인트를 가져가게!
-오늘 베팅은 쉽겠군 ㅎㅎ
사람들은 이때는 몰랐다.
알파카, 아니 트래블 역사상 최대의 역배가 터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