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4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40화(140/431)
제140화
“와! 와! 윤호! 이걸 한다고? 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고!!!”
루미가 옆에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알파카는 몸에 힘을 줘 주먹을 꽉 쥔 채로 환호성을 지를 준비를 한다.
바람검은 이런 분위기가 어색한지 소리는 못 내고 있었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집중해서 보는 것 같았다.
‘긴장감이 있는데?’
서준은 맥 빠진 흐물흐물한 캐릭터들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비스트카르텔 속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마치 찰흙 같은 질감으로 이루어진 인형이었다.
그 생김새답게 움직임 또한 굉장히 맥 빠지고 물리 엔진이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힘이 없는데, 의외로 또 타격감이 있다.
퍽!
퍽퍽퍽!
[하윤호 팀장의 흐물흐물 펀치!] [아! 멱살 잡히나요? 잡혔습니다! 잡초 선수! 하윤호 팀장을 맵 옆의 분쇄기로 캐릭터를 들고 갑니다!] [둘밖에 안 남은 상황! 그리고 여기서 하윤호를 죽이지 못하면 끝납니다!]“안돼! 이번 판만 이기면 1등인데 지면 한 판 더 해야 한다고!”
루미가 걱정스럽게 말하고 알파카와 바람검의 눈이 커지는 순간!
노랑 찰흙 덩어리인 상대의 캐릭터가 윤호의 파랑색 캐릭터를 놓쳤고.
마치 중력이 부족한 달에 있는 듯, 바닥에 떨어진 캐릭터가 두어 번 정도 또잉 또잉 튕긴 후.
윤호는 일어서서 이번에는 반대로 상대를 붙잡고 들어 올렸다.
[역전 가나요!]통, 통, 통, 통!
진정한 의미의 문워크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옆에 있는 분쇄기에 상대를 집어넣으면서 문구가 떠올랐다.
[게임 오버!] [승자 하윤호!] [와아아! 축하드립니다. 첫 번째 게임의 포인트는 승리 판 수 3개를 가장 먼저 챙긴 하윤호 팀장님의 팀에게 돌아갑니다!]“와! 윤호가 한 건 했는데요?”
“그러게요!”
“그야…….”
바람검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서준은 왠지 그 뒤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단 서준뿐만 아니라 조금 전 팀의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추 가능하다.
‘윤호 님이 한 건 안 하면 죽을 수도 있었지.’
팀 분위기상 그랬다.
다른 E급 선수들은 그냥 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왔다면, 하윤호는 목숨이 걸린 문제였던 것이다.
마음가짐에서부터 차이가 나서,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서준은 생각했다.
[하하! 그러면 포인트를 공개해 주시죠!] [네! 하윤호 팀장님의 팀에게 갈 포인트는 500포인트입니다!]여기서 말하는 게임을 승리하고 얻는 포인트는 경매의 그 포인트가 맞았다.
오늘 최종적으로 포인트가 가장 많이 남은 팀이 그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경매가 끝난 후 남은 포인트들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500포인트면?!”
알파카의 눈이 커졌다.
“우리가 제일 많네요!”
경매에 많은 포인트를 안 썼어도 500포인트나 남겨 먹은 팀은 없었다.
-와!
-개 많이 주네ㅋㅋ
-어차피 내일이면 쓸 일 없는데 퍼 주는 거지
[아, 그리고 이제 두 번째 게임을 준비할 텐데. 참고로 말하자면 두 번째 게임의 우승팀은 2천 포인트를 얻습니다! 그럼, 모두 마지막까지 파이팅!]아린이 눈을 찡긋하고 광고가 틀어졌다.
-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그라운드 제로만 이기면 그룹 정하게 되네 ㅋㅋㅋㅋ
-수련회 메타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영팀: 마지막까지 파이팅 안 할까 봐 마지막 게임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ㅎㅎ
마지막 싸움에서, 이전에 쌓은 모든 걸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을 수련회 메타라 한다.
참으로 적절하다고 서준은 생각하며 웃음을 지었다.
기분 나쁜 웃음은 아니다.
다들 즐기자고 하는 대회이니까.
팀원들도 분통을 터뜨리진 않았다.
“아 맞다. 원래 이런 대회였지?”
루미의 말에 다들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승자가 왔습니다!”
로비에 주인장이 돌아왔다. 그는 한껏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수련회 메타란 게 밝혀진 이상 좋은 반응을 얻기는 힘들었다.
“어, 왔어?”
“수고했다.”
“잘 봤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미적지근한 반응에 하윤호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입을 열어 자랑하려는 순간.
“자, 그러면 우리 다음 게임 어떻게 할지나 의논해 봐요.”
알파카가 말했다.
하윤호가 내 승리는? 내 축하는? 그래도 이번에는 잘한 거 아냐? 같은 문장들을 눈으로 쏘아냈지만, 알파카는 가볍게 무시했다.
“배틀 로얄에 대해서는 아까 설명 들었죠?”
서준에게 하는 말이었다. 애당초 그 게임을 안 해 본 사람은 서준밖에 없었다.
“네.”
그라운드 제로.
FPS 배틀 로얄 게임이다.
배틀 로얄은 한 장소에 참가자들을 몰아넣고 최후의 일인, 혹은 최후의 팀이 기려질 때까지 싸우는 룰을 말한다.
다수가 한 번에 경쟁할 때, 그러니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가볍게 한 판을 하기에는 딱 알맞은 장르라고 볼 수 있었다.
“아하! 나 500포인트 받았는데 이거 이기면 2천 포인트구나!”
하윤호가 채팅창을 통해 원인을 깨닫고 혼잣말을 했다. 원인을 알았으니 억울함이 싹 가신 하윤호는 바로 회의에 끼어들었다.
“서준 님도 아시는 거죠? 그러면! 우리는 간디로 갑시다.”
배틀 로얄은 모로 가도 최후의 일인만 되면 우승하는 시스템인 만큼, 그 최후까지 가는 길이 다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존버 메타와 간디 메타, 여포 메타다.
존버 메타는 한곳에서 최대한 버티고 오는 적들만 처리하는 거다.
최대한 교전을 피해 비폭력을 지향하는 간디 메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정확히 이와 반대인 여포 메타는 적극적으로 교전을 찾아 나서는 플레이를 말한다.
이외에도 미리 좋은 위치의 건물을 선점하는 공인중개사 메타, 그냥 하늘에 비는 기도 메타 등등, 수많은 메타가 있지만 대부분은 예능용이라 보면 된다고 서준은 들었다.
하윤호가 말했다.
“일단 인원수가 꽤 적잖아요? 24명인데. 아마 좁은 맵이어도 아이템을 파밍하기에는 여유로울 거예요. 그렇다면 무난하고 안정성 있게 풀 파밍하고 사람들도 줄어들었을 때 싸우는 게 어떨까요? 그때쯤이면 익숙해진 서준 님이 날아다닐 수도 있는 거고.”
최대한 초반 교전을 피하자는 뜻이다.
“운 좋아서 보급 떨어진 거 먹으면 서준 님 주는 거로 하고.”
다들 동의하는지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믿나요?”
서준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그라운드 제로 전문 스트리머도 없어서 서준 님밖에 믿을 사람이 없긴 해요.”
그렇군.
“아, 그런데 꼭 이길 필요는 없어요. 원하는 사람들과 조별 리그에서 싸울 수 있는 게 좋긴 한데, 엄청나게 유리해지는 건 아니니까.”
부담을 덜어주려 한 말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애초부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이왕 하는 거 이겨야지.’
처음 하는 게임?
괜찮다. 정말 이상한 조작감을 가진 게 아니라면 다 거기서 거기고 이기는 방법은 똑같지 않겠는가.
“그러면, 간디 메타와 여포 메타 둘 다 하는 건 어때요?”
“네?”
-ㅋㅋㅋㅋ 또 뭔 짓을 하려고
-둘이 양립이 가능한 거였어?
-또 미친 소리 한다.
* * *
서준은 그라운드 제로를 실행했다. 그리고 대회 측 초대를 받았다.
눈앞 인터페이스에 이십 명이나 되는 명단이 나타났다.
게임의 참가 인원은 각 팀당 4명씩 24명.
가장 사람 수가 적은 맵도 64명으로 진행된다.
물론 이벤트로 32명이서 하는 맵이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사람 수가 일반적인 게임보다 적다는 건 확실하다.
[자! 그러면 시작합니다!]게임이 시작되자 서준이 보던 공식 방송이 끊겼다.
이어서 눈을 뜬 곳은 약간은 어두운 거대한 창고였다. 그리고 큰 진동과 굉음이 벽을 타고 그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아. 창고가 아니라 비행기라고 했지? 여기서 맵으로 내려간 뒤 싸움 시작이라고.’
스물네 명의 유저들이 팀별로 벽에 붙어 일렬로 앉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상한 헬멧을 쓰고 있었고 핑크로 도배한 사람도 있었으며, 더 충격적이게도 팬티만 입고 있는 스트리머도 있었다.
아무리 아바타라지만 본인 몸을 스캔한 건데 대단한 자신감이다.
‘저분은 조금 유의해야겠네.’
무림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여자와 아이 그리고 노인을 조심해라.
마찬가지로 게임에는 이런 말이 있다.
팬티만 입은 유저를 조심해라.
진짜 약자인 뉴비거나, 게임 내에서 할 게 없는 어마어마한 고수거나. 둘 중 하나니까.
그런데 처음인 서준의 복장이 그냥 무난한 바지에 자켓이니까, 저 사람은 고수일 가능성이 높다.
“서준 님! 이제 곧 비행기 문 열릴 거예요. 강하 준비하시고요! 일단 맵이 뭔지 살펴야 하는데 미니맵이 문이 열리고 볼 수 있거든요? 우선 맵하고 상황을 보고…….”
서준의 옆에 있던 루미가 말하는 와중 무언가 부딪히는 큰 소리가 울렸다.
덜컥!
지이잉!
그리고 비행기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유저들 중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그 밑의 지형을 보기도 전에 하늘의 색만 보고도 어디인지 눈치챘다.
“대사막이다!”
“미친 24명인데 가장 큰 맵을 준다고?”
“빨리 미니맵 확인해봐!”
난리가 났다.
그에 반해 그의 팀원들은 평화로웠다. 그냥 사람들 내려가는 거 지켜보다가 가장 한산한 곳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간디 메타다.
“우리도 일단 확인하죠.”
맵별로 비행기의 루트는 항상 같다. 그래서 맵을 확인한 순간, 어느 정도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급할 이유는 원래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 게임이 아니다. 대회 측에서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아니! 왜 벌써 폭풍이 생겨 있어!”
“와. 박 터지게 싸우겠네.”
“방금 바로 나갔으면 그대로 세이프 존으로 가다가 폭풍 데미지 때문에 죽었겠네. 어우.”
폭풍.
배틀 로얄의 필수적인 장치다.
서준은 미니맵에 그려진 원을 자세히 살폈다.
“이 원 바깥에 있으면 체력이 계속해서 닳는다는 거죠?”
“네. 그리고 저 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축소돼서 안전한 경기 구역을 제한해 가죠.”
폭풍을 피하려면 원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맵 전역에 퍼져 있던 유저들은 자연스레 모여 싸운다.
“그런데 원이 지금 맵의 절반도 못 담는 크기로 있다는 거는.”
시작부터 가까운 데서 있으라는.
“네. 주최 측의 농간이죠.”
-ㅎㄷㄷ
-하긴, 스트리머들 편하게 풀 파밍하고 싸우는 걸 보고 싶겠음? ㅋㅋㅋㅋ
-ㄹㅇㅋㅋ
“어떻게 하실 거예요?”
알파카가 서준에게 전략을 재고할지 물었다.
그리고 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대로 갑시다.”
좁다고? 오히려 좋네.
* * *
수송기가 세이프 존으로 진입하자 유저들이 하나둘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대열에는 챌린저 정글 도깨비도 있었다.
‘캠프는 우리가 먹는다.’
후우욱!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자유낙하를 시작한 도깨비는 속도를 조절하며 주변을 살폈다.
전자는 너무 속도가 빠르면 낙하산이 안 펴지기 때문이고, 후자는 캠프를 두고 싸울 경쟁자가 몇 명인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어?’
그는 한 번 더 세 봤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어? 뭐지?’
똑같다.
이럴 리가 없는데.
지금 그가 센 인원수에는 본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포함하면 9명 이 한 스팟으로 향하고 있다는 건데, 4인이 팀인 게임에서 9명이 나올 수가 있는 수치던가.
-어? 진서준 아님?
-그 시작부터 시끄러운 애?
-오늘 경매 때도 제일 시끄러웠는데 ㅋㅋㅋㅋㅋㅋㅋ
-995포인트짜리 비싼 몸값이시다
채팅을 보고 인원을 제대로 한 명씩 파악한 도깨비는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진서준.
팀장 세 명이 포인트를 올인한 이번 경매 최대의 의문인 선수였다.
‘혼자 잘못 뛰었나 보네.’
도깨비는 그때까지는 별생각 없었다.
‘캠프나 빨리 먹고 지하로 가서…….’
슈우욱!
하지만 수직으로 낙하하는 어떤 물체가 빠르게 그를 지나치자 그는 심히 당황했다.
‘속도 조절을 안 한다고? 저러면…….’
그를 지나친 물체의 정체는 서준이었다. 그리고 가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예상대로 시스템상 낙하산이 안 펴졌고.
쾅!!!
서준은 한 건물의 옥상에 착지했다. 9명 중 누구보다 먼저.
‘와. 그 와중에 마지막에는 몸을 돌려서 착지는 제대로 했네.’
도깨비는 감탄하며 낙하산을 펼쳤다.
-씹상남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와서 혼자 맨몸 다이빙하는 중 ㅋㅋㅋㅋㅋ
-체력 개 딸피 됐음. 쟤 잡으러 가자
“잡으러 가면 위험해요.”
낙하산을 펼치지 않고 떨어지면 좋은 점은 누구보다 먼저 땅에 착지해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한 대만 맞아도 죽는 체력인데 이걸 참아?
-그냥 가서 톡 치자
-딱 봐도 어리버리한 뉴비인데 배틀 로얄의 쓴맛 좀 보여주자
낙뎀.
낙하 데미지를 뜻하는 말로 일정 높이 이상의 위치에서 떨어지면 체력의 손상을 입는 게임 시스템을 말한다.
“저 체력이면 제가 아니어도 금방 가실걸요.”
도깨비는 낙하산을 통해 천천히 내려가면서 서준과 조금 떨어진 건물로 방향을 잡았다.
힐끗 보니 운이 좋게도 서준이 떨어진 건물의 옥상에는 권총이 있었다.
‘아, 내가 저기 먼저 가려 했는데.’
도깨비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서준을 지켜봤다.
서준은 처음에는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뭐라 뭐라 말하다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권총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서준의 손에 권총이 들렸다.
‘거리를 좀 벌릴까?’
그리고 그 순간.
서준과 도깨비는 눈이 마주쳤다.
서준이 싱긋 웃는다.
그러더니 손에 있는 권총을 멀리 던져 버렸다.
‘뭐지?’
이해할 수 없는 전개였다.
그런데 다음에 이어진 서준의 행동이 더 가관이었다.
‘두 손을 들어 올려? 저건 복싱 자세? 나한테 하는 거 맞지?’
-도깨비야 맨몸 싸움 들어오라는데? ㅋㅋㅋㅋ
-아니ㅋㅋㅋㅋ 한 대 맞으면 죽을 체력이면서 권총은 왜 또 버렸는데
-아 ㅋㅋ 도깨비 현실 복싱 준선수급인데 이걸 덤비라고 하네
-확실한 건 ㅈㄴ 상남자 맞는 듯?
‘와……. 이건 못 참지.’
도깨비는 낙하산의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