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5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53화(153/431)
제153화
서준의 인터뷰가 끝나고 하윤호 팀이 잠시 회의 시간을 갖는 동안 해설진은 마무리를 짓기 시작했다.
“해설위원님들, 우승팀이 어떤 선택을 내릴 것 같나요?”
“저는 일단 김태우 팀장님 팀은 무조건 선택할 것 같네요.”
펭귄이 먼저 의견을 냈다.
“어째서죠? 친구를 괴롭히려고요?”
아린이 물었다.
“아, 아니요? 친구라서 엿 먹인다는…….”
그.
캐스터님?
논리회로가 어떻게 작동하는 거죠?
라고 펭귄은 순간 생각했다가 오늘 하루 만에 파악한 서준의 인성을 떠올렸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
“……건 가능하겠네요. 네. 그래도 저는 다른 이유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뭔가요?”
“그라운드 제로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약체 팀으로 꼽히는 두 팀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안 했으니 달라질 수는 있다만.
일단은 여론 상 태우의 팀이 힘이 많이 빠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A급은 캐리력이 높지는 않은 서폿이다. 그리고 바텀에 너무 치중되어 있고 정글도 하위 티어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태우의 팀은 현재 최약체 팀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다른 최약체 한 팀이 서준 선수 팀이었죠?”
“네, 맞습니다. 다만, 그라운드 제로에서 보여준 모습이 워낙 파격적이라 아직도 최약체로 생각할지는 모르겠네요.”
“그건 맞죠. 하지만 여전히 더 리그라는 팀 게임으로 대회가 진행되는 이상, 어쩌면 하윤호 팀은 아직도 약체일 수도 있는 겁니다.”
서준의 캐리력? 뛰어나다.
혼자서도 실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임기응변과, 한 치의 실수도 없는 뛰어남.
그리고 인성(?)까지.
다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그라운드 제로보다 더.
어쩌면 서준이 리그의 프라이팬 같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그는 그라운드 제로에 비하면 훨씬 더 복잡한 게임이다.
게임 속 상황뿐만 아니라 캐릭터도 다양하고.
설령 서준이 리그의 프라이팬을 찾았다 해도 밴하면 그만이다.
이 점들을 태양이 설명했다.
-일리 있다
-진짜로 우승은 모르는 거임
-그라운드 제로 한 판 보고 설레발 ㄴ
-그라운드 제로 한 판 더 하면 또 결과 다르게 나올 거임. 다들 대비할 거라
그리고 펭귄은 코웃음을 쳤다.
‘응, 서준 님이 이겨.’
그냥 그렇게 믿기로 했다. 무지성으로.
냥체.
오늘은 펭귄의 인생에서 가장 치욕적인 날로 지정되었다.
심신의 충격이 은퇴 날 올라온 글 이상으로 컸다.
“그러면 태양 님은 어쩌면 다른 팀이 그룹 지명권을 가져갔다면 하윤호 팀장님 팀과 김태우 팀장님 팀을 뽑았을 거라는 거죠?”
아린이 물었다.
“네. 저라면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승리 팀이 그 둘 중 하나였네요. 그래서 태양 해설 님은 어떻게 짜일 것 같나요?”
“저도 마찬가지로 김태우 팀장님의 팀은 꼭 낄 것이라 보고 있고. 음…….”
-ㅋㅋㅋㅋ 최약체 팀의 서러움이지 ㅋㅋㅋㅋㅋㅋㅋ
-그룹의 3팀 중 떨어지는 팀은 한 팀임. 즉 확실한 바닥을 깔아주는 팀만 있어도 본선 쉽게 올라감ㅋㅋㅋㅋㅋ
-그래서 남은 한 팀은 어느 팀?
현재 그들은 팀을 강팀과 약팀 두 분류로 나누고 있었다.
강팀에는 먼저 경매 때 포지션 배치가 잘 된 레인 팀과 멘탈 팀이 있었다.
그리고 강팀의 나머지 한 팀은 스푼의 팀이었다.
A급 원딜. B급 정글. C급 미드. D급 서폿. E급 탑.
라인별 캐리력과 영향력은 많은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주제다.
매년 메타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그래도 굳이 현재 메타를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탑은 잘 커도 캐리력이 다른 라인보다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정글은 영향력이, 원딜은 팀 게임 기준으로 캐리력이 원탑이라는 것에도 대체로 동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푼의 팀은 밸런스가 잘 잡힌 강팀이었다.
D급 서폿이 본인의 라인이 아니라는 것과 E급 탑이 잘 버텨줘야 한다는 게 이 팀의 약점이었지만, 이런 약점은 모든 팀에 있다.
나머지 약팀 셋.
그중 최약팀 둘을 제외한 한 팀은 A급이 정글로 있는 도깨비의 팀이었다.
“아무래도 도깨비 팀을 선택할 것 같나요?”
그래서 태양이 고민 중일 때, 아린이 먼저 물어봤다.
“음, 저는 멘탈 님 팀을 선택할 것 같은데요?”
“아? 그런가요? 어째서죠?”
“멘탈 님 팀의 A급이 파도 선수로 미드죠. 아마 진서준 선수가 무조건 파도 선수를 누를 수 있다는 계산 하에서 생각한다면, 멘탈 님 팀만큼 쉬운 상대는 없어 보입니다.”
-오오 이것도 일리 있다
-역시 해설
-어디까지나 누를 수만 있다면이지ㅋㅋㅋㅋ
-그래도 더 리그에서 파도가 ㅈ으로 보이냐
-아무리 지금 파도가 그마 챌린저 왔다 갔다 한다지만, 그건 방송하면서 광대 돼서 그런 거다
-팬티 입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파도는 진성 즐겜러임
-당장 그라운드 제로에서 털려 놓고ㅋㅋㅋㅋㅋㅋ 기고만장하네
-원래 지나간 일은 잊는 법이지
-그라운드 제로는 특수한 경우고 ㅅㅍㅋㅋㅋ
-백번 양보해서 피지컬은 더 뛰어날지 몰라도 팀 게임에는 다른 요소가 더 많음
태양의 말에 싸움이 붙었다.
“그럼 방주 님은요?”
“다들 착각하고 계시네요.”
“네?”
“그쪽 팀이 왜 상대하기 쉬운 팀을 고를 거라 생각하시죠?”
“네?”
역시.
아직, 서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방주였다.
-아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도발했으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지
-한번 보자
* * *
“아! 하윤호 팀장님한테서 메시지가 왔다고 합니다!”
오디오를 끈 상태로 열심히 얘기를 나눈 뒤, 그들은 시간 내에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 첫 번째 A그룹에는 일단은 하윤호 팀이 들어가게 되고요! 그러면 두 번째 팀은!”
아린이 메시지를 읽는다.
“아! 레인 팀장님의 팀입니다! 두 해설진의 예측이 처음부터 틀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팀은! 스트리머 공벌레 님 팀입니다!”
공벌레의 팀은 스푼이 있는 팀이었다.
즉.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강팀만 둘 골랐네
-패기 하나는 인정한다
-어쩐지 루미 얼굴이 실시간으로 썩었었는데 이래서였군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 하윤호 팀이 ㅈㄴ 강할 경우 한정해서 헬 그룹이 된 건가?
“자! 이렇게 조가 편성됐고요! 그러면 이틀 뒤 스크림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트바!”
그룹 스테이지가 정해졌다.
* * *
“그러면 수고하셨습니다.”
하윤호가 인사를 하자, 다 같이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 그러면 앞으로의 일정을 얘기해 봅시다.”
일정은 중계방송에서도 나왔고 캡슐에서도 나가면 확인할 수 있지만, 먼저 의논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건 팀장이 하는 일이다.
하윤호가 빠르게 설명했다.
“앞으로 그룹 스테이지 본 게임에 들어가기 앞서서. 일단 내일은 쉬고 그다음 날부터 약 6일간 격일로 스크림, 즉 연습 경기를 한판씩 할 거예요. 상대는 다른 그룹 팀들이고요.”
다른 그룹이라.
‘케일, 파도, 도깨비?’
서준은 오늘 상대한 각 팀의 A급들을 떠올렸다.
그러는 와중 거의 인성질에는 자기최면의 경지에 오른 서준답게 이름을 날조했다.
본인까지 속이는 심후한 내공!
다만 아쉽게도 서준의 생각을 읽어서 그 실력의 편린을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이 기간이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에게 맞는 포지션과 팀에 맞는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합을 맞춰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 그럼.
원래 연습은 중요하지.
“그러면 우리 포지션은 내일 정하는 걸로 할까요?”
“그러죠. 내일 만나서 얘기하죠. 하루 여유 있으니까.”
알파카와 바람검이 동의했다.
“서준 님도?”
“네.”
“다들 시간 많으신 거죠? 뭐 혹시 몰라서 묻는 거예요. 당연히 우리가 맞춰주면 되니까.”
사실상 서준과 바람검 둘에게 하는 말이었다.
서준은 대학생, 바람검은 직장인이니.
나머지 셋은 전업 스트리머로 자리 잡은 지 수년이라 당연하게도 배려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연스레 세 쌍의 시선이 서준과 바람검에게 향했다.
‘의외로 표정이 밝아 보이네?’
서준이 바람검을 살핀 뒤 먼저 말했다.
“저는 4시 이후부터면 됩니다. 더 일찍부터 시간이 나는 날도 있으니 시간표 공유해 드릴게요.”
“오, 진짜요? 대박.”
“왜요? 바람검 님?”
서준의 말에 바람검이 신기하다는 듯 대답하자 하윤호가 물었다.
“우리 회사 사장님이 저 대회 나간다고 앞으로 4시에 퇴근하라고 하셨는데, 신기하게 시간이 겹치네요.”
“정말요?”
“그런 회사가 있나?”
“오 대박.”
“후후후.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좋, 아니 중소의 힘입니다! 이번만큼은 우리 회사를 중소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과연.
서준은 감탄했다. 규모가 작아서 사장이 재량껏 처리할 수 있구나.
“뭐, 사장님도 트수까진 아니지만 가상현실에 관심 있어서 배려해 주셨다고 해요. 사실 시간 안 되면 그냥 나갈까 했는데.”
하긴.
바람검의 시청자 수는 1, 2천 대로 많지는 않지만, 제대로 방송을 시작하면 금세 월급을 넘어서 벌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다음 직장을 갖기까지 버티는 것도 가능하고.
참고로 카엘충의 단합력은 세계 최강이고 바람검은 가장 유명했던 카엘충이었다.
지금은.
‘나지만….’
어쨌든 호재가 겹쳐서 좋다고 생각한 서준이 속으로 웃었다.
“그러면 연습 시간이나 그런 일정 조절은 제가 내일 다시 짜올 테니 다시 의논하도록 하고요. 우리 팀명은 어떻게 할까요?”
“우리 정해진 거 아니었어?”
“그러게요.”
“빈부격차 좋잖아요.”
“진짜 그걸로 하게요? 서준 님은요?”
“나쁘지 않네요.”
“하하……. 네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다른 팀명이 생각나면 공유해 주세요!”
“넵.”
그들은 그렇게 해산했다. 끝까지 음성을 켜는 걸 까먹은 채로.
-이것들아 우리 버려? 우리 버려? 우리 버려?
-이 자식들 밖에 나와서야 방송 중인 거 깨닫고 황급히 수습하네
-그래서 트수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ㅋㅋㅋㅋㅋ
이들은 캡슐에서 나온 뒤 그제서야 방송을 확인했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다.
이후 하윤호는 대회 기간 내에 한 번 만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지방에 산다고 말해놓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바람검에게는 비보였다.
* * *
서준은 캡슐에서 나온 뒤 씻었다.
그리고 편집자들과 얘기를 한 뒤 12시 정각에 잠에 들었다. 태우는 그때까지도 안 나오고 있었다.
다음 날.
체육관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밖에 나오자, 태우가 일어나 있었다.
서준은 흠칫 놀랐다.
태우가 그를 보자마자 눈에 불을 켠 것이다.
“고맙다!”
뭐지?
“그룹만 넘어가면 우리가 다 이긴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분석의 케릴이 있기 때문이다!”
아, 알겠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선택을 안 해서 그런 거구나.
서준은 납득한 뒤 약간은 충혈된 태우의 눈을 보며 물었다.
“야, 너 설마 밤샌 거냐?”
아무리 그 태우라도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컨디션을 망쳐 놓은 건가?
대단하군.
“아, 후후후. 그저 설렘 때문에 조금 늦게 잠들고 조금 일찍 일어났을 뿐이다!”
말투는 왜 저래. 마치 수마에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과장되게 말하는 것 같다.
“무슨 설렘?”
“당연히 우승이다! 농담이고. 패치 노트 보려고. 뭔가 심상치 않아서. 아 졸려.”
웬 패치 노트?
게임사가 업데이트하는 거 알려주는 그거 말하는 건가? 그게 왜?
이윽고.
시곗바늘이 6시를 가리켰고.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한 태우가 말했다.
“역시.”
“왜?”
“패치 노트에 카엘 언급됐다.”
패치 노트에 카엘?
이거 왠지, 전에도 겪어 봤던 것 같은데.
서준은 기시감을 느끼고 피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