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5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59화(159/431)
제159화
‘안 바쁘던데.’
물론 서준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알아보니 현재 프로게이머들은 쉬는 시기였고, 훈련 같은 일정이 그럼에도 빡빡하다고 하지만.
‘내가 가르쳐줬으니 그 정도 훈련쯤이야 빠질 수 있겠지.’
실제로 이동수가 그렇게 말했었다.
‘아니면, 차라리 팀원들이랑 같이 연습을 시켜 버릴까? 도와주는 게 고마우니까?’
서준은 이동수가 들었다면 절대 코치를 안 하겠다고 할만한 조건들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이후.
팀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동수 선수라고요? 진짜 그 이동수?”
“와 미친. 현역 프로게이머를 만나는 건가? 그건 처음인데.”
“혹시 서준 님. 그냥 옆집 사는 이씨 성에 이름이 동수인 평범한 대학생을 말하는 건 아니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 이동수 선수 맞습니다.”
-ㅎㄷㄷ
-진짜로 취미로 게임 하는 건가?
-아니 ㅋㅋㅋ 말 안 되는데? 어떻게 친해짐?
가상현실로 넘어오면서 스트리밍은 커졌다.
그리고 프로게이머는 그보다 훨씬 더 커졌다.
물론 프로게이머들이 안 익숙한 존재는 아니다.
소통을 적게 하고 일정도 잘 없지만 스트리밍을 켜기도 하고, 은퇴하고 스트리머를 택하는 선수들도 굉장히 많았으니,
하지만 현역, 그것도 세계 1위를 노렸던 팀의 프로게이머는 익숙할 수가 없었다.
이들은 스타다.
재능있는 사람 중 극소수를 추리고 또 추린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끼리 또 경쟁을 하고 소수의 팀만이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아무리 프로급을 논해도,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묻는다면 현역 프로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깊게 박힌 인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진짜 프로였나?
-도저히 저 테하고 저 얼굴이 나올 수가 없는데. 진짜 저게 성형한 얼굴이라고? ㅋㅋㅋㅋ
-제발 성형외과 추천 좀요
-그래. 네 정체를 반드시 까발려 주겠다!
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그리고.
서준은 채팅창에서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샌가 가까이 다가와 눈을 빛내며 서준에게 머리를 들이미는 팀원들이 보였다.
“꼭! 꼭! 코치로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4일 뒤 말고 그냥 내일부터 레슨 받죠?”
레슨 말고 사인이 더 받고 싶어 보인다.
“크크크크. 우리 팀 이겼네요! 잘 보셨나요, 시청자 여러분? 이래도 서준 님을 뽑은 제가 잘못했습니까?”
하윤호는 아직도 경매 얘기 중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동수 만나는 걸로 경매 값 다 뽑았지
-아니지 리오스 출전한 값 다 뽑았지
-사실상 탈락해도 됨ㅋㅋㅋㅋㅋㅋ
초상집이었던 분위기가 잔칫집으로 바뀌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말했어야 했나?
아무튼.
“그럼 제가 한번 연락 해 볼게요.”
“아! 아직 확정 난 게 아닌가요?”
“그게 말이죠. 걔가 먼저 저보고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제가 일단 상황 좀 보겠다고 했거든요.”
-미친ㅋㅋㅋㅋㅋㅋ 먼저 도와주겠다고?
-혹시 대기업 오성전자 아들임?
-도대체 왜?
-이동수 혹시 남자를?
-헉 ㄷㄷㄷㄷㄷ
서준이 알기로 이동수는 중학교 때부터 만난 안 밝혀진 여자친구가 있다고 한다.
비밀이라 굳이 정정해주진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 보니까 부탁해야 할 것 같은데.”
“알파카 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루미가 빠르게 단어들을 내뱉었다.
“알파카 형이 오늘 진짜 개 털리다 못해 박살 난 덕분에 우리가 이동수 선수를 코치로……!”
바람검도 순수하게 알파카를 맥였다.
물론 알파카도 괜찮아 보였다.
“기분 나쁘긴 한데 뭔가 기분이 좋네요!”
흠.
그 정도인가?
잘 모르겠다.
“알겠습니다. 일단 연락해 볼게요.”
* * *
게임이 끝나고 방송을 종료한 후, 서준은 이동수에게 연락해 섭외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됐다.] [크! 제가 형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날이 오다니! 혹시 한 대만 맞아 주실래요?] [싫어.] [넵. 근데 사실 사정은 스트리밍 보면서 알고 있었어요.]이것 봐.
한가하다니까?
[아, 그리고 저번에 얘기했다시피 구단 프런트에서는 완전 자유시간 보장해줬어요,] [진짜 허락해 준 거 맞지?] [당연하죠. 아마 형한테 뭐 더 빼먹을 수 있는 거 있으면 빼먹으라고 하던데……. 진짜 신기하게 보고 있다니까요? 왜 실력이 눈에 띄게 느는 거지? 난 분명 맞기만 하는데?] [잘됐네. 안 그래도 보답으로 너도 훈련 시키려 했는데.] [형. 선수 가오가 있는데…….] [너네 프런트에서도 하라며.] [그럼 형네 팀원들이랑만 같이 굴리지 않았으면…….] […….] [네. 아무튼. 그래서 우리 프런트에서 또 물어보래요.]이동수는 체념이 빨랐다.
서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뭐.] [선수 할 생각 없는지, 코치 할 생각은 없는지.]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괜찮다고 전해줘.] [이번에는 수익의 3배 불렀어요. 업계 최고를 넘었을걸요.] [됐어.] [넵. 그렇게 전달할게요.]제안 자체는 서준을 굉장히 대우해 준 게 느껴졌다.
서준에게는 지금까지 프로 구단에서 제안이 많이 왔었다.
누가 봐도 싹수 있어 보이고 성공할 확률이 높아서 그렇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은 보통 테스트를 보러 올 수 있는지 물었다.
그렇게 급한 게 아니란 거다.
하지만 프리폴은 그냥 바로 계약 조건부터 불렀다.
이미 주전 팀원이 꽉 차 있는데도.
그만큼 서준을 잡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지만.
‘응, 안 해.’
귀찮다.
돈 벌려고 했으면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전생의 재능은 현생의 몸에도 이어졌으니.
정확히는 어렸을 때부터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 그리고 재생되어서 그런지 뇌의 운동신경이 좀 많이 발달한 감이 있다.
[그러면 4일 뒤에 보나요? 어디서 만나나요? 뭘 가르쳐 드릴까요?] [다음에 얘기해. 그리고 고맙다.] [넵.]서준은 음성채팅을 끊고 뒤를 돌아보았다.
팀원들이 간절한 눈빛으로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된다네요.”
“와!”
“그리고 혹시 이동수 선수랑 함께 아침 운동하고 싶으신 분 있나요?”
서준이 씨익 웃는다.
“저요!”
“당연히 해야죠!”
“역시 대 선수님, 아침부터 부지런하시네요.”
“정말요? 오늘부터 무조건 일찍 잔다.”
된다고 했다. 이름을 팔아도 좋다고 했다.
서준은 체육관 위치를 얘기했고 의외로 다들 올 만한 거리에 있었다.
알파카는 자차를 탄다고 했고, 루미하고 하윤호는 근처라서 함께 오면 된다고 했다.
‘자동차도 필요 없었네.’
마지막 바람검은.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눈빛에 비친 고뇌가 보인다.
아침 운동은 함정이란 걸 바람검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동수랑 함께한다는데 안 갈 수도 없다.
하지만 또 간다고 하면 저번에 지방 산다는 거짓말이 들통난다.
서준은 낄낄 웃으며 말했다.
“바람검 님. 그냥 오시죠. 서울 사는 거 다 아니까.”
바람검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내 머쓱하게 목덜미를 긁더니 웃으며 답했다.
“하하……. 네. 뭐 운동한다고 죽겠습니까. 이동수 선수는 못 참죠.”
이렇게 서준의 낚시는 이동수라는 고급 미끼 덕분에 손쉽게 끝났다.
* * *
한편.
오늘의 스크림 결과로 많은 떡밥이 돌았지만 가장 주는 두 개였다.
하나는 서준의 업보청산.
[ㅋㅋㅋㅋ 이러고서 우승?] [정글 하나한테 다 헤집어지죠?] [실수 진짜 안 하긴 함 대단한 놈]그러나 이건 그렇게 화력이 강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래서 도깨비 <–이 새끼 왜 미드갱 안 갔는데?]도깨비의 미드갱 보이콧 때문이었다.
모두가 도깨비는 배가 고파서 정글을 먹으러 간 게 아니란 건 안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은 결국.
[진짜로 A, B가 2 대 1을 피할 정도임?] [그냥 시험해 본 거 아닐까?]서준이었다.
[그래도 우승 못 한 건 아니니까 말을 안 지킨 건 아니다 얘들아] [어쨌든 스크림이니까!] [뭐래 ㅋㅋ 졌으면 방 빼!] [빈부격차는 1승도 못 할 듯ㅋㅋㅋㅋ] [뭔 자신감으로 우승을 얘기한 거냐?]그러나.
서준이 코치를 얘기하자 상황이 반전되었다.
[뭔 자신감? 이동수다 우리는!] [갑자기 빈부격차 우승할 것 같다에 포인트 걸 흑우 있냐? 음머~] [아니 동수가 여기서 왜 나와???] [뭔데. 무슨 친분인데! 진짜냐고!] [프로는 아니지 씹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이거 믿은 거냐?] [다른 애들은 친분 없냐! 어!]“이거 상황이 이상하고 또 재밌게 흘러가네요. 진짜 왜 여기서 나오지?”
백도율이 턱을 괴며 핸드폰 스크롤을 쫙쫙 내렸다. 상황은 전반적으로 파악이 되었다.
탁자 반대편에 있던 코치가 말했다.
“그냥 선수만의 일일걸? 구단의 움직임이 아니라.”
“그런가요?”
“응. 굳이 스트리머 대회에 코치 일을 해서 구단이 뭘 얻겠냐. 정식적인 자리도 아니고.”
“그렇긴 하겠네요. 근데 신기하게도 재밌어 보이지 않아요?”
“뭐가. 코치 일이? 야. 아무리 아마추어 경기라지만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
“하긴. 그래도 노하우 같은 건 전수 가능하잖아요. 전략 같은 거 짜주거나. 밴픽도 그렇고.”
“그렇긴 하지.”
“저도 할까요?”
“뭘.”
“리오스 코치.”
“왜?”
“그냥 재밌어 보이잖아요.”
큰돈을 도네했다가 천마가 됐던 백도율이 호승심을 불태웠다.
무비 소프트를 통해 만나는 건 좀 걸릴 것 같은데.
먼저 저격 좀 해 볼까?
* * *
도깨비와의 스크림 이후 다음 날.
서준의 팀은 전략들을 짜고 정글에 대해서 공부하고 하윤호가 데려온 스트리머들과 연습 경기를 했다.
이전과 똑같았다.
사실 리오스는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았다.
여기에 코치가 추가되면 좀 더 체계적이고 외부의 시선에서 필요한 걸 말해주는 정도였다.
물론 그 대상이 프로라면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지만.
이동수는 아직 등판하지 않았다.
스크림은 끝나고 코칭 하라는 암묵적인 룰 때문이다.
그다음 날.
하윤호의 팀은 멘탈의 팀과 붙게 되었다.
-ㅋㅋㅋㅋ 이번에도 지는 건 아니지?
-그래도 상대팀 미드긴 하네
-문제는 아직도 알파카가 정글에 눈을 뜨지 못 함ㅋㅋㅋㅋㅋㅋ
-바람검도 진짜 카엘만 한 티가 팍팍 나더라 다른 영웅 조 많이 못 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패배는 사실 확정인 듯ㅋ
저번 스크림을 패배한 이후 채팅창은 계속 이 상태였다.
마치 한을 풀려는 것 같았다.
거참 진짜 평소에 뭐 안 했는데 왜 이럴까.
“다시는 이렇게 절 놀릴 기회가 안 올 테니 이러는 거죠? 다들.”
이유가 아무리 봐도 이것밖에 없다.
-ㅋㅋㅋㅋㅋㅋ 그러시겠죠
-네 패배자의 망상~
-이기고 얘기합시다 이기고
-팀원 둘이 0.5인분 하는데 어떻게 이길 건데?
“아, 제가 2인분 하면 되죠.”
정확히는 서준은 2인분이 아니라 진짜 몸이 2개가 되는 영웅을 오늘 할 생각이었다.
그림자술사 젠을.
-그래도 5인분 vs 5인분이죠?
-산수 못 함
-산수라니… 틀
“왜 5인분인가요? 적 미드가 저 때문에 1인분을 못 할 텐데.”
너무 당연한 거라서 언급을 안 했는데 이걸 몰라주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대도 챌린저야 이 사람아!
-파도라면 버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찐 자존심 싸움 가자!
-미드 A급 자존심 대전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