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6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61화(161/431)
제161화
“아니. 그걸 왜 지금?”
파도가 입을 다물 생각을 잊은 채로 물었다. 어이가 없었나 보다.
물론 서준은 할 말이 있었다.
“그야 채팅을 못 보니까요.”
“아…….”
파도가 곧바로 납득했다가 이내 다시 이게 맞나 싶어서 고개를 갸웃했고, 서준은 파도를 무시한 채로 말했다.
“자. 어서 설명해 보거라.”
-아닠ㅋㅋㅋㅋㅋ 왜 하필 지금! 당당하게 이러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보는 앞에서 튜토리얼을 한다고? 방장아 그만 한결같아라…
-가끔은 눈치도 좀 챙기고…
-그래도 우리의 소중함을 이제 알 듯?ㅋㅋㅋ
-방장은 원래 이랬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뭐,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니 약간의 가이드는 필요하다.
스킬이 어떤지는 알아도 그 감각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중간중간 올라오는 시청자들의 채팅 몇 줄이면 충분했지만, 그걸 못 보니.
[좋다. 후인이여 잘 들어라. 나의, 아니 우리의 비술은 그림자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그림자가 너의 온몸을 뒤덮는다고 생각해봐라.]스킬 이름.
그림자 비술.
서준은 아직 미니언이 오기 전 스킬을 사용했다.
사르륵.
바닥에 있는 서준의 그림자가 서준의 몸을 타고 올라와 어둡게 물들였다.
그림자에 신체는 뒤덮였고 서준에게는 무언가와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그 상태에서 너의 몸만 옆으로 움직여 보거라. 평상시보다 조금 더 빠를 거다.]“알겠다.”
-둘 다 이 악물고 서로한테 반말 쓰는 거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자존심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은 왜 AI한테도 이러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파도 그래도 멀리서 지켜만 봐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은 옆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겹쳐 있던 몸이 나뉘었다.
서준이 서 있던 자리에는 그림자로 된 몸이 그대로 서 있었다.
새로운 몸이 생겼지만 시야는 바뀐 게 없다.
‘이러면 시야 밖으로 멀리 보내서 싸우는 건 안 되겠군.’
어차피 지속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기도 하다.
거기다 그림자로 된 신체는 일정한 체력이 있어서 상대가 빠르게 역소환시킬 수 있었다.
[자 이제 너의 분신을 움직여 봐라. 원래 움직이는 방식대로 하면 너의 몸만 움직일 것이다. 연상해라. 눈앞에 있는 분신이 너처럼 걷고 팔을 휘두르는 모습을 네가 조종할 수 있다고 연상해라.]‘역시.’
이 감각은 분신과 연결된 게 맞았나 보다.
생소하고 이질적이다.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가상현실을 오래 하다 보면 이 젠을 잘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생소한 감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 있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게 아닐까 싶었다.
또 다른 몸을 움직이는 건 제3의 팔이나 다리가 달린 것 같은 기분이다.
그것보다 훨씬 더하면 더하다는 게 다른 점이다.
원래 있던 그림자가 고개를 꺾으며 목을 풀었다.
움직인다는 감각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눈으로만 분신이 움직인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질적이다.
[미니언이 생성됩니다.]이내 분신이 아래로 꺼지더니 땅을 타고 서준의 발아래로 이동해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서준의 발밑에는 그림자가 다시 생겼다.
“더 유의할 점은 없나?”
[그림자는 너의 의식을 쪼개어…….]“아니, 그런 거 말고.”
지금 말하는 건 딱 봐도 영웅 컨셉, 스토리에 관한 것 같은데 서준은 이를 쓸데없는 기능이라 생각했다.
사실 저런 얘기가 대화 모드를 넣은 이유인데도 말이다.
적어도 더 리그에서만큼은 제작자하고 서준은 전혀 안 맞는 존재일 수도 있었다.
[끄응. 네가 원하면 너는 너의 그림자와 위치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은 적도 눈치챌 수 있으니 조심해라. 그리고 그림자 술사들에게는 사명이 있는데…….]AI가 다시 쓸데없는 말을 하려 하자 서준은 인터페이스를 불러왔다.
“그러면 이제 꺼져라.”
[뭐? 잠깐…….]이 정도면 충분했다.
“어딜 만들어진 지 10년도 안 된 놈이 건방지게 반말을…….”
서준이 방송용으로, 어디까지나 정말로 방송용으로 말할 때 파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하하! 잘 봤습니다. 그럼 이제 라인전을 해보실까요?”
미니언이 왔다,
“네, 그러시죠.”
서준이 생긋 웃었다.
-그게 반말하는 이유였음?ㅋㅋㅋㅋ
-꼰대 그 자체ㅋㅋㅋ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님ㅋㅋㅋㅋㅋㅋ
-리그의 영웅 자식들 생각해보면 10년도 안 된 게 맞잖아?
미니언이 다가와 상대 미니언과 싸우기 시작한다. 진형을 이룬다.
서준은 그 너머의 파도를 지켜봤다.
잠시 기다리자 스킬의 쿨타임이 돌았다는 게 시야의 아래 인터페이스에서 확인됐다.
젠의 무기는 양손의 암살검이다.
암살단의 여명에서 착용했던 그 암살검과 비슷한 디자인이다.
상대의 영웅은 추적자 탈리.
‘대표적인 젠의 카운터였나?’
카운터는 상성 상 불리하다는 뜻이다.
파도는 괜히 후픽을 한 게 아니었다는 듯 그 이점을 살려 당당히 카운터 픽을 들고 왔다.
“저번 사고는 유감입니다.”
“아. 그 사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거든요. 저기 탑에 있는 바람검 님이 운전을 잘 못해서.”
“그러시겠죠.”
믿질 않는다.
“못다 한 싸움 여기서 해야겠네요? 그 프라이팬 최강자.”
“……. 그래요! 한번 해봅시다! 최선을 다하죠.”
서준의 몸을 그림자가 타고 올라와 덮었다.
[그림자 비술]그리고 그림자로 뒤덮인 신체가 달려들었고 원래 있던 자리에는 몸 하나가 자리를 잡았다.
분신인지 아닌지 파도는 구분할 수 없었다.
젠의 분신은 시간이 지나거나 일정 데미지 이상을 입어 파괴되기 전까지는 시스템상으론 구분이 아예 불가능하다.
움직임으로 유추는 가능하지만.
‘저건 서준 님이다.’
파도는 본체라 확신했다.
다가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조금 전 파도는 서준이 스킬을 사용하는 걸 주시했었다.
그때 안 건드린 이유는 그 숙련도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건드려도 얻을 게 있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본 서준의 분신을 움직이는 모습은 분명 처음 하는 초심자의 그 모습이었다.
‘그것마저도 연기일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서준은 적어도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람이란 건 알았다.
다시 봤을 때 그라운드 제로에서도 미리 계산한 적은 없었다.
그러니 크게 의심할 필요는 없다. 계략은 정말로 없다.
‘오만……. 아니지.’
본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기에 굳이 대비를 안 하는 것일 뿐.
‘그때도 그랬었고.’
그라운드 제로 이후 제대로 상대에 대해서 확인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파도는 낫 형태의 무기, 양손의 카마를 고쳐 쥐었다. 탈리의 주무기다.
손잡이 부분에는 줄이 연결되어 있어서 자유자재의 사거리로 공격이 가능하다.
“제가 카운터인 건 아시죠?”
파도가 팔을 휘두르며 자연스레 손을 놓는다. 카마가 줄에 매달린 추가 되어 반원을 그린다.
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참고로 분신도 말할 수 있어요.”
그림자가 가까워지다 잠시 멈췄고 카마가 그대로 공기를 가르며 서준의 앞을 지나쳤다.
그때 파도는 그대로 카마와 함께 몸을 회전시키면서 서준의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를 본 서준도 오히려 더 가까이 붙었다.
파도는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카마를 회전시키는 동안 줄을 당겨 잡아서 카마의 사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캉!
서준의 오른팔에서 나온 암살검과 카마가 부딪혔다.
동시에 그림자의 입이 벌어졌다.
“오. 정말로 분신도 말할 수 있네요. 튜토리얼을 더 했어야 했나?”
방어에 성공해낸 서준이 반대편 암살검으로 파도의 옆구리를 노렸다.
“분신인 척하지 마세요. 그거 본체잖아요.”
“그런가요?”
어두운 인영일 뿐이지만 서준이 웃는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파도는 파고들어 오는 서준의 공격을 막거나 피하려 하지 않았다.
젠의 본체의 공격은 술법이 끝난 이후 추가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맞지만 말이다.
젠의 낙인이다.
그리고 탈리에게도 낙인이 있다.
둘은 스토리상 같은 유파에서 나온 영웅들.
탈리는 카마로 공격을 할 때마다 상대에게 낙인을 새긴다.
최대 세 개까지 중첩할 수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낙인은 상대의 몸에 활성화 되어 있는 동안에는 받는 피해를 늘려준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흠…….”
공격당한 서준이 의미심장하게 숨을 내쉬었다.
“카운터라니까요, 서준 님.”
‘모를 리는 없겠지만.’
카마와 암살검이 서로의 몸을 찌르고 체력이 줄어든다.
그리고.
서준의 머리 위에 두 개의 카마가 맞댄 낙인이 하나 생겼다.
낙인의 진정한 무서운 점은 탈리의 스킬에 있다.
추적자 탈리의 스킬.
낙인 추적.
상대에게 생긴 낙인 한 개를 소모해 상대의 뒤로 순간이동 할 수 있는 스킬이다.
그리고 이 낙인은 정글 몬스터에게도 미니언에게도 생성 가능하며, 스킬은 충전식으로 현재 최대 3개까지 중첩 가능하다. 낙인의 숫자와 같다.
“앞으로 4초입니다.”
그림자 비술의 지속 시간을 서준이 말했다.
“그거 좋네요. 3 낙인은 충분히 찍을 수 있겠는걸요?”
파도가 웃으며 카마로 서준을 노린다.
다른 스킬의 개입이 없는 순수한 피지컬 싸움이 시작되었다.
암살검과 카마.
당연하게도 카마가 유리하다.
일반적인 카마라면 모를까 탈리의 카마는 줄에 매달고 휘두르는 것도 가능하다.
그에 반해 암살검은 전투가 아니라 숨겼다 급습하는 데 특화된 무기.
하지만.
4초.
암살검이 회전하는 카마를 튕겨내며 더 깊숙이 들어온다.
파도는 이번에도 공격을 내주며 그도 성공시키려 했으나 팔을 휘두르기에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찌르기만 하면 되는 서준이 공격을 성공시킨다.
체력이 줄어들었다.
3초.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왼손의 카마로 서준의 몸을 가까이에서 아래에서 위로 베려 했다.
하지만 서준은 몸을 회전하며 왼손으로 파도의 올려 베기를 저지하며 그대로 회전력을 이용해 오른손으로 파도의 볼을 수평으로 그었다.
2초.
초근접전이 펼쳐지는 와중 방어를 완전히 무시한 파도가 서준에게 공격을 성공시켰다.
낙인이 2개가 되었다.
1초.
서준이 원래 있던 그림자와 자리를 바꾼다.
‘여기까진 졌다.’
무기의 상성을 뛰어넘는 피지컬이다.
파도도 챌린저에서 노는 사람이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
어쩌면 파도의 팬 중에서 이런 싸움에서도 이기길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파도는 이 부분은 깔끔히 포기한 상태였다.
‘너무 놀아서 챌린저에서 내려오기도 하지만. 어쨌든 괜히 전력을 끌어내겠다 하고 후픽에 밴을 한 게 아니지.’
[낙인 추적]그림자들이 깜빡이며 위치가 한순간에 뒤바뀐 것처럼 파도의 시야도 바로 뒤바뀌어 버렸다.
위치는 돌아간 서준의 뒤.
젠의 기본 딜교환 방식은 그림자를 생성해 두고 본체가 가서 딜을 넣다가 위험하면 빠지는 식이다.
스킬 사용 중에 본체가 넣은 데미지는 추가 데미지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탈리는 이를 스킬로 무력화시킬 수 있기에 상성 상 유리하다.
‘분명 알고 뒤를 돌아보겠지만!’
추적 이후의 일격은 추가 데미지가 들어간다. 거기에 낙인이 한 개 활성화 되어 있으니 만회하고도 남는다.
여기서 서준이 뒤를 돌아보며 막으려 하겠지만, 낙인 추적 이후의 일격은 아무리 서준이라도 쉽게 막지 못할 것이다.
순간이동한 후 그의 몸은 1초간 은신 상태가 되기에.
파도는 그렇게 생각하며 시야가 뒤바뀌는 즉시 움직였지만 의외로 그가 뒤를 잡은 서준은 가만히 있었다.
‘포기했나?’
파도는 손쉽게 일격을 먹였고 체력이 파도와 같은 수준으로 까인 그림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체력이 확 까진 그림자가 역소환됐다.
파도가 본체라 굳게 믿고 있던 그것은 서준의 스킬이었다.
가만히 내버려 뒀어도 금방 사라졌을 분신.
그는 조금 전 싸우던 라인의 중앙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림자가 사라진 서준이 서 있었다.
“그러게 스킬이라 했잖아요.”
“진짜로 분신이었다고요?”
파도는 조금 전 자신과 일기토를 벌였던 분신의 움직임을 머릿속에서 재생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서준은 분명 젠을 미리 준비한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쩌면 튜토리얼 운운한 것도 계산된 연기라는 결론이 나온다.
“와. 너무 음흉한 거 아닌가요?”
후픽에 2 밴을 한 그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력으로 상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건데.
농담이고.
‘진짜로 한 번 만에 했다는 건가?’
파도는 긴가민가한 상태가 되었다.
서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알았으니 좀 더 맞으시죠?”
현재 그들의 위치는 뒤바뀐 상태였다. 그러니 뒤에 있는 포탑 대신 파도는 무조건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데 문제는 그곳에 서준이 서 있고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파도는 지금까지 서준의 분신과 싸웠으니 현재 서준의 체력은 한 대도 닳아있지 않았다.
파도와는 반대로.
‘죽지는 않겠지만 이거 손해가 너무 심한데.’
파도는 어쩔 수 없이 앞으로의 싸움에서 최대한 도움을 받기로 했다. 원래는 혼자서 해보려 했지만 역시 안 되겠다고.
그리고 서준은.
“어서 오세요. 자리 바꿔야죠.”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조금 전의 감각을 상기시키고 있었다.
‘이거 생각했던 것처럼 할만할 것 같은데?’
현재 서준이 생각하는 것은 한 단어로 간단히 설명이 가능했다.
멀티태스킹.
서준은 그것을 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