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8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81화(181/431)
제181화
채팅창을 보니, 유저들끼리 각자의 세력에 맞는 목표를 가지고 게임 속 세상에 들어가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게 리그의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한다.
세계적일뿐더러 프로 리그만큼 관심이 몰린다고.
그럴 만도 하다.
‘전세계 장인들의 대전이겠네.’
각 영웅을 가장 잘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뒤 자존심 싸움을 하라는 건데, 이걸 참을성 낮은 트수들이 참을 수 있을 리가.
그리고 당연히 각 영웅들의 장인들이면 인지도도 높을 터.
또한 리그의 공식적인 세계관이 될 테니 리그를 하는 이라면 자연스레 알아듣고 관심이 갈 테고.
대상이 트수인 스트리밍 대회와는 다르게 그냥 리그의 모든 유저가 대상이다.
“너는 안 나갔냐?”
올해를 묻는 거다. 보통 연초에 한다는데 지금은 연말이니까.
“프로들은 보통 안 나가요. 그때쯤 되면 스프링 시즌 준비하느라 바빠져서. 민간에 맡겨둔달까?”
민간은 무슨.
근데 꽤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긴장 완전히 풀렸네.
“아니, 근데 뭐가 됐든 그냥 하지 마요. 적당히 매너 있게 원하는 거 1등만 해요. 설마 형 말대로 그렇게 되겠냐고요. 진짜 서피스가 바보도 아니고.”
그래서 그런가.
잔소리도 한다. 대놓고. 프로가 이런 걸 걱정하면 어떡하니.
-ㅋㅋㅋㅋㅋㅋㅋ
-전 세계 기준인데 설마 두 개 이상 1위 먹겠음?
-검 쓰는 것들은 먹을 수도 ㄷㄷ
-세상은 넓다
-하지만 프로도 이겼다
-리그는 연무장이 아니다
-그래서 연상 언제 확인함?
“이건 못 참지. 아. 그거 말하는 거 아니다.”
이동수가 다시 뭐라 잔소리를 하려기에 서준은 정정해줬다.
진짜 궁금해서 물은 것뿐인데 너무 사람을 비매너로 본다.
“그럼 뭘 못 참는데요?”
“너네가 말하는 이벤트. 그 이름이 정확히 뭐야?”
“그냥 역사서라 불러요. 이벤트 때 리그 홈페이지에 책 하나가 올라오거든요. 정식 명칭은 매번 달라요. 역사적 사건의 주제에 맞게 명칭이 나오죠. 어둠의 감시자 뭐 이런 느낌으로.”
“그렇군. 어쨌든 그건 못 참죠. 안 그래요, 여러분?”
-캬!
-못 참긴 해
-세계적 어그로를 방장이 어떻게 참음 ㅋㅋㅋㅋ
-ㄹㅇㅋㅋ
-이 주옥같은 기만질을 한반도에서만 느낄 수는 없지 ㅋㅋㅋㅋㅋ
-국뽕 마시게 해 주냐?
-주모 불러? 샷따 내려?
-진정해 트수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리오스도 안 끝났어
“못 참는 수준이 아니라 스트리머로서 이걸 그냥 지나치면 직무 유기죠. 안 그래요?”
서준은 같은 스트리머인 팀원들을 향해 돌아보았다.
“그…… 서준 님?”
“네?”
뭐지.
왜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지? 넷 다?
리오스에도 나온 사람들이 말이야.
“우리는 서준 님이 아니에요.”
-ㅋㅋㅋㅋ
-팀원들마저 먹이네
-아 ㅋㅋㅋ
“우리는 참고 못 참고를 떠나서 그냥 못 참가해요.”
아.
그렇군.
“빨리 확인이나 하죠.”
채팅창이 다시 키읔으로 도배되었다.
말 돌린다고.
-그래도 각 영웅 1등은 쉽지 않을 텐데
-카엘이면 한다니까?
-카엘 올해 역사서에 선택될 확률이 얼마나 되겠냐
-4분의 1
* * *
“자 그러면 갑시다.”
이동수가 오브가 담긴 진열장을 열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오브에 손을 얹었다가 뗐다.
이후 그의 앞에 떠 오른 메시지 창을 만지는지 허공을 건드렸다.
이윽고 이동수의 몸이 사라졌다.
서준이 어리둥절해하는 동안 루미하고 하윤호도 이어서 오브를 만진 뒤 사라졌다.
바람검이 사라지는 동안 알파카가 말했다.
“서준 님. 그냥 훈련장 가는 거라 생각하면 돼요.”
“훈련장은 1층에도 있잖아요.”
“좀 특별한 훈련장이죠. 미니게임도 할 수 있게 각 영웅에 맞춰진? 그런 장소죠.”
“아.”
테스트를 저렇게 해서 보는 거구나?
어쩐지 지금까지 인터페이스에서 관련된 것들을 본 기억이 없더라.
서준은 진열장 쪽으로 걸어갔다.
손을 뻗어 오브를 건드렸다.
그러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맵 ‘이드의 탈출로’로 이동하시겠습니까?]서준은 네를 눌렀고 몸이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나무에 둘러싸인 숲속 넓은 공터였다.
잿빛의 벽돌로 된 바닥과 마른 우물. 무너져 뼈대만 남은 건축물.
먼저 온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 게 있었구나.’
서준은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런 걸 찾아볼 필요가 없을 거라 무의식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서 그렇다.
“알파카 님까지 오셨네요. 자 그러면 또 우리 소중한 에이스이자 설명 안 해주면 때릴 것 같은 형을 위해 처음부터 아는 모든 걸 설명해보자면.”
서준을 제외하고 다들 키득키득 웃었다.
“일단 이드에 대한 정보는 많이 나와 있지 않아요. 아니, 그냥 모든 영웅이 비슷하긴 한데.”
“그 역사서 때문에?”
“그렇죠. 뭐, 따지자면 그냥 못 푸는 걸 거예요. 자세한 것들은 아직 미정이니까. 기본적인 것만 설정한 거죠. 아무튼 이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일단 수식어.”
“버려진 오토마톤?”
“네. 오토마톤이 뭔지는 아시죠?”
“대충 기계 말하는 거 아닌가?”
“이걸 아네.”
“……?”
-ㅋㅋㅋㅋ 이동수 원래 이런 성격이었냐?
-형한테 은근슬쩍 대드는 사촌 동생 같다
-점마 아직 급식이잖아 ㅋㅋㅋㅋㅋㅋ
-스트리밍 잘하네!
“농담이고요. 아무튼 그거랑 영웅 한 줄 설명이 있는데…….”
“있는데 왜.”
-버려진 오토마톤 이드 : 이드는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기계다. 알 수 없는 힘으로 생명을 얻게 되었지만 버려지게 되었고. 그를 노리는 적들을 피해 도망쳤다. 혼자가 된 소년은 누군가를 만나는데.
-그게 끝?
-ㅇㅇ
-ㅈㄴ 쓸모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채팅에 올라왔는데 형 채팅에도 올라왔나요?”
“어.”
“설명충 트수들아 고마워!”
갑자기 하윤호가 끼어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동수가 이어서 말했다.
“어쨌든 그렇다네요. 그리고 마지막 단서가 맵 이름이에요.”
“탈출로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맵 이름.
이드의 탈출로.
“그래서 배경에 대해서는 이게 끝이라 설명 못 하고요. 시험, 정확히는 이드의 시련은 탈출하는 거라는 것 정도?”
“그냥 탈출?”
“뒤쫓아 오는 표적들 처리하면서요. 그건 해보면 알고 그러면 이제 확인해 봅시다. 이드의 스킬은 오브 소환입니다…….”
스킬은 서준도 알고 있다.
[오브 소환]단순한 마력 구체가 아닌 진열장에 놓여 있던 그 복잡해 보이는 오브를 소환하는 스킬이다.
오브에는 종류가 있다.
형태는 같으나 크기로 구분되는데 가장 큰 것부터 차례대로 가장 작은 것까지 3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큰 오브는 한 번에 1개만 소환할 수 있다. 대신 그 오브는 네 번 타격할 수 있다.
중간 크기의 오브는 한 번에 2개 소환 가능하다. 두 번 타격 하면 사라진다.
가장 작은 오브는 한 번에 네 개까지 소환할 수 있다. 이 오브들은 한 대만 타격에 성공해도 사라진다.
“데미지는 가장 큰 게 제일 강하긴 하지만 엄청나게 큰 차이는 없어요. 그리고 날아다니는 오브는 적한테 타격당하면 다시 소환하기까지 쿨타임이 걸리죠. 그러니까 네 개인 게 무조건 유리해요.”
데미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큰 오브를 소환했다가 파훼 당하면 아예 스킬을 못 쓰는 꼴이 된다.
하지만 네 개를 소환했다가 하나가 타격당해서 쿨타임이 걸리더라도, 다른 3개는 자유자재로 계속해서 소환하고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네 개면 다루기는 더 힘들어도 마찬가지로 적이 막기도 훨씬 어렵다.
즉 네 개를 소환하는 게 리스크도 분산되는데 공격에 성공하기는 더 쉽다는 거다.
그렇기에.
“밸런스상 오브를 소환하는 것부터가 굉장히 어렵죠. 처음 하는 대다수는 한 번에 세 개를 소환하는 걸 못 할 정도로.”
이동수는 그렇게 말하며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편 뒤 눈을 감았다.
“이 스킬은 그냥 대놓고 연상과 관련돼 있어요.”
이동수의 손바닥 위에 사과보다 작은 골프공만 한 오브 네 개가 한순간 나타났다.
그리고 이동수의 주변을 후웅 바람 소리를 내며 돌기 시작했다.
‘저 자식.’
멋진 척하네.
서준은 혀를 찼다.
-그래서 재능 판단용이지
-게임 처음 하는 친구 데려가서 시켰다가 한 번에 네 개 나오면 재능충이니 그 친구가 뉴비이던 시절에 많이 놀려 먹도록 하거라
-너도 그랬냐? 나도 그랬다 ㅋㅋ
“어려운 이유는 뭔데?”
“이거 내부가 조금 복잡하잖아요. 그것까지 정확하게 연상해내야 해요. 그냥 스킬을 사용한다로 생각을 끝내는 게 아니라.”
“의미도 없어 보이더만.”
“그렇긴 하죠. 그래서 대놓고 연상을 잘하면 잘 할 수 있는 영웅인 거고. 그러면 모두 한번 해보시죠.”
“넵!”
루미가 힘차게 외친 뒤 이동수처럼 손바닥을 하늘을 향하게 올리고 오브를 소환했다.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크기는 골프공.
가장 작은 오브.
그러나 개수는.
“3개? 대단하시네요?”
“몇 번 해보긴 했어서…… 헤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소환했다.
알파카는 3개였다.
“저번이랑 같네요. 하하.”
바람검은 당연히 4개였다.
하윤호도 마찬가지.
“이게 80의 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서준은.
“풉.”
이동수가 웃었다.
“어…… 이게 진짜네?”
“장난치는 거 아니죠?”
-엌ㅋㅋㅋ
-ㄹㅇㅋㅋ
-진짜 방장이 이런다고?
-아니 실화였어?
한 개였다.
서준은 당연히 당황…… 하진 않았고 어깨를 으쓱해 준 뒤 말했다.
“처음이라 좀 어색했네요.”
그 뒤 처음 소환했던 걸 없애고 다시 소환했다.
크기는 골프공.
봐뒀던 형태와 모양의 오브 네 개를 손 위에 그리며.
그러나.
“두 개?”
“오! 이러면 세 개도 금방인가?”
“그건 아닐걸요?”
‘2개가 한계인가?’
서준은 잠시 소환했던 감각을 떠올렸다.
조건이 촘촘한 게 느껴진다. 에릭의 마법진은 궤적을 그리는 대로 바로바로 나왔다면 이거는 무언가 막힌 느낌이 든다.
‘대놓고 연상용 영웅이라 했지?’
이윽고 두 개가 더 소환됐다. 하지만 한 번에 소환한 것이 아니었기에 의미는 없다.
‘내가 이런 기분을 느낄 줄은 몰랐었지.’
7년 전에는 동화율을 알기 전까지 원래 다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게임을 하는 줄 알고 어찌나 감탄했던가.
서준은 피식 웃었다.
“약코 하는 거 아니라니까요? 생각해봐요. 저 동화율이 10이에요.”
약코는 약자 코스프레의 줄임말이다.
-하긴 동화율 10이면ㅋㅋㅋ
-그래 이게 맞지
-드디어 세상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약점을 찾은 건가
-엌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이 이제 좀 사람같이 보이면 개추 ㅋㅋㅋ
-진짜지? 또 이러고 갑자기 네 개 소환해서 사실 약점 따위 없다고 기만하는 거 아니지?
반응이 좀 이상한데?
그나저나 동수야.
‘비웃었냐?’
뭐 그럴 수 있지.
서준은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줬다.
‘내일 보자.’
아무튼 넘어갔다.
“흐흐. 아니, 서준 형님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좌절 안 했다.
“이거 소환하는 게 다가 아니라 이드의 시련까지가 연상의 기본기를 평가하는 거니까요. 그러니 좌절하지 마세요. 물론 두 개라면 좀 더 불리하긴 하지만 또 중간 크기의 오브로 소환하면 엄청 뒤처지지 않을 거니까. 하하하!”
대충 도망치면서 표적들을 처리하는 거라 얘기했다.
아마 한 번에 다루는 오브가 많을수록 표적들을 짧은 순간에 더 많이 처리할 수 있으니 유리하려나?
그래서 저렇게 말한 것 같긴 한데.
그때였다.
띠링.
[‘사기주사위’님이 미션을 걸었습니다.] [이번엔 진짜 안전자산인 거 맞죠?] [이드 시련 랭킹 10위 안에 들기 — 미션 보상금: 1,500,000원]미션이 걸렸다. 꽤 오랜만에.
동화율 10이라는 게, 그리고 서준이 에릭에서 연상에 완전 초보는 아니라는 걸 보여 준 게 주요했다.
보통 완전 뉴비라면 연상에 대한 노하우가 늘어감에 따라 성장할 수가 있는데 서준이 노하우나 기술이 부족할 리가 없지 않은가.
동화율이 문제지.
즉, 그저 선천적인 체질의 문제다. 고칠 수 없는.
거기다가 랭킹 10위 안에 드는 거다.
그렇다는 건?
-네 맞는 듯요
-이번엔 다르냐!
-주식시장의 유명한 격언이 있지. 이번엔 다르다라는 생각은 언제나 틀렸다
-하지만 이건 못 참겠다
-아 ㅋㅋ 나도 게임 좀 하고 난 후 테스트 해 봤을 때 세 개는 소환 했음
-한 개는 좀… 이긴 하지 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이 쌩 뉴비도 아니고!
-이번엔 진짜 다른 듯!
그렇게 10만 명이 넘게 보는 스트리밍에서 상금의 액수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준은 속으로 웃었다.
‘실패하면 수수료가 10%였나?’
당연히 성공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실패해도.
[+상금 10,000원 추가] [+상금 15,000원 추가] [+상금 100,000원 추가].
.
.
-가자!
-킹.전.자.산. 가즈아!!!
-드디어 우리도 방장한테 한 방 먹일 수 있음!!!
이득이긴 하다.
“또 이러시네. 아니 여러분들 제가 성공하면 어쩌려고요. 넣어둬요. 넣어둬.”
그래서.
불을 붙인다.
-아 ㅋㅋ 오브 두 개 ㅈ밥 뉴비쉑 참교육 가야지 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이런 기회 진짜 잘 안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상대로 1승만 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