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8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86화(186/431)
제186화
몇 주 만에 기나긴 휴가 끝에서 다시 본래 있어야 할 세계로 돌아온 한 미국의 프로가 한국의 눈부신 유망주 풀과 그 유스 시스템(아는 거 하나도 없음)에 감탄하고 있기 조금 전.
이드의 시련 랭킹을 확인한 서준은 그가 1등이라는 사실에 약간은 당황했다.
“음…….”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은 정도?
#1 – 검신 (한국) – 360
#2 – 레이첼 (미국) – 356
#3 – 버나드 (미국) – 344
아무리 2등과 4개, 즉 0.5사이클의 차이밖에 안 난다지만 그래도 1등을 노린 적은 없기에.
하지만 그는 크게 문제는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어차피 사플이 된다는 걸 깨닫는 지금부터 저 2등은 분명 서준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거라고.
2등이 아닌 3등, 4등, 5등도 서준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거다.
‘아마도 그러겠지, 뭐.’
이 순간만큼은 사람의 집중도에 대해, 랭커들에 대해 꽤 과대평가를 한 서준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브를 한 번에 4개를 쓰는 사람이 최고치는 더 높지만, 그걸 44번 다 해내는 건 지금까지 몇 년간 단 한 번밖에 안 나온 기록이라는 걸, 그게 356개고 그걸 서준 본인이 넘어섰다는 걸 서준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랭커의 영상을 보고 본인과 비교해 가늠만 했을 뿐이다.
세세한 시간까지 재보고 계산할 필요가,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던 서준은 그래서 금방 정신 차리고 이렇게 말했다.
“쉽던데요?”
‘금방 기록 되찾겠지, 뭐.’
-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이 세계를 향해 기지개를 켠다 ㅈ됐다
-주모! 샷따 내려!
-레이첼 프로 아님? 이거 좀 논란이 되겠는걸?
-뭘 맨날 논란이 된대 ㅋㅋㅋㅋㅋ 니들이 논란으로 만든다고요 인터넷 여론들아
-ㄹㅇㅋㅋ 논란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서양인들에게 김치의 매콤한 맛을 좀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김치는 인정이긴 하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계산서를 산뜻하게 청구했다.
“자 그러면 아시죠?”
웃음이 만개했다.
물론 서준이 아닌 시련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팀원들의 얼굴에.
“믿고 있었다고요!”
하윤호가 실실 웃는다. 방송이 흥하니까 하윤호는 그냥 기분이 좋았다.
-맨날 믿어
-니들도 좀 믿어
-안전자산이라는 트수를 믿었지……
-방금 전까지는 웃더니 갑자기 침울해졌네 이 새끼들ㅋㅋㅋㅋㅋ
-내 돈…
바람검도 엄지를 치켜들며 한마디 보탰다.
“진짜 돌으셨습니까? 뒤에서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아세요?”
돌지 않아서 놀란 거 아닌가?
서준은 피식 웃으며 한 가지 더 물어봤다.
“카엘 급소 때는요?”
“그때가 훨씬 더 놀랐죠.”
바람검은 별 망설임 없이 답했다.
-한결같은 새끼 ㅋㅋㅋㅋ
-그저 카엘 원툴ㅋㅋㅋ
-비록 방장에 밀려 탑에 가게 됐지만 마음만은 카엘충이다…
이곳까지 온 팀원들은 이 둘이 끝이었다. 나머지는 시작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멀지 않아서 소리는 다 들린다.
50걸음이니.
“형. 레이첼 님이 누군지 알아요?”
서준이 그쪽으로 걸어가는 와중 이동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번엔 그렇게 어그로 안 끈 것 같은데?
“누군데?”
“미국의 신하연이라고 있는데……. 하여간에 형 이제 수고하세요. 조금 귀찮아질지도?”
“왜?”
-그러게?
-그야 랭킹을 깼으니 이제 비무첩이 오는 건 상?식이잖아
-ㄹㅇㅋㅋ 상식이지
-레이첼도 유명함!
-일단 ㅈㄴ 예쁘심
-신하연 vs 레이첼 외모 대결 하면 누가 이김?
-마법소녀한 방장이 이김
-엌ㅋㅋㅋㅋㅋㅋㅋㅇㅈ
-마법소녀 본 적도 없으면서 ㅋㅋㅋㅋㅋㅋ
‘이 자식들이…….’
미쳤나?
“마법소녀 말한 사람 10분 밴입니다. 반성 좀 하세요.”
-앗
-채팅 올려!
-도망쳐!
-무
-무
-빙
-무
-빙
-무
서준은 채팅을 위로 올려 몇몇 시청자들을 기어코 찾아내 10분 밴을 먹였다.
그리고 서준이 범인들을 색출하는 와중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하윤호가 알아냈다.
“네? 그게 뭔. 아 레이첼 님하고 신하연 님하고 누가 예쁜지 물어봤다가 마법소녀 치장한 서준 님이 더 예쁘다고 했다고요? 풉. 아니, 그런데 서준 님 마법소녀 한 적 있으세요?”
“오. 나도 보고 싶다.”
“알파카 형은 도대체 왜?”
“흐흐. 코치님. 그냥 보고 싶지 않아요?”
“흠……. 굳이 보고 싶지는 않은데 그 사진은 좀 갖고 싶네요.”
“왜요?”
“당장 내일 훈련 빼먹게?”
“아! 역시 이게 프로?”
“와. 근데 마법소녀 코스프레 나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걸 서준 님이 했다고요?”
그때 서준이 불순분자들을 다 처리한 뒤 대답했다.
“루미 님. 저도 안 해봤어요. 오해 말아주시고요.”
-결국 순직하셨다…
-10분 밴이라니! 이건 폭거다 폭거!
-방장은 당장 폭거를 멈추고 미션의 실패를 눌러라!
-앗…
-미션… 내 돈 내 채권 내 주식 내 부동산…
“하하. 그러면 이제 성공 누릅니다? 여러분들 다음부터는 국어 예습 좀 해 오세요. 공부 안 하면 이렇게 돈을 잃는 거예요. 사운드 플레이는 뭐다?”
“뭔데요?”
하윤호하고 루미, 바람검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동수와 알파카는 따지고 보면 초창기 시청자!
“문학입니다, 형님 누님들.”
-아닠ㅋㅋㅋ 이동수가 이걸 왜 알아?ㅋㅋㅋㅋㅋㅋ
-방장단이었냐?
-그래서 나온 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알았으니 문학 선생님! 한 번만 봐주세요!
-공감각은 야팔 방장아 말이 되냐? 듣는 걸로 알아채는 게 말이 되냐고! 생각해 보니 이건 사기야! 사기! 버그 아니냐고!
-돈 잃어서 슬픈 건 알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폭주 자제 좀요
-내가 국평오라…
-국평오는 그게 아닌데?
-학창 시절 국어 평균 오등급이었다고ㅋㅋㅋㅋㅋ 청각의 시각화가 뭐임?
-안전자산이라 착각할 만하네ㅋㅋ 난 안 걸었지
희비가 교차한다.
온갖 인간군상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고.
‘돈과 추억을 잃는 곳.’
그것이 트래블이다.
“흠, 그런데 여러분들.”
막상 성공을 누르려니 서준은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
-왜 또 뭐
-설마 여기서 더 뜯으려고?
맞았다.
[이드 시련 랭킹 10위 안에 들기 — 미션 보상금: 9,760,000원]“24만 원만 더 추가해 주시면 안 되나요?”
-기어코 천만 원을 만들려는구나ㅋㅋㅋㅋㅋㅋ
-ㄷㄷㄷ
-베팅 실패한 미션에 보상금 추가하라네 무친놈ㅋㅋㅋㅋ
“와.”
“이건 좀.”
“골수까지 빨아먹으려고……. 사운드 플레이도 사실 알고 있던 거 아닌가?”
팀원들이 오해를 한다. 비난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걸린 보상금에 비하면 고작 24만 원이다.
무엇보다.
“제가 맨입으로 얘기하겠습니까?”
-오?
-묻고 더블로 가?
-한 번 더??
-24만 원에 기회 한 번은 우리한테 너무 혜자인데?
-못 먹어도 고지 이건
-모금할 준비 됐다ㅋㅋㅋㅋ
“여러분이 만약에 24만 원을 더 채워주시면…….”
“채워주시면?”
“오오!”
“또 뭘 하려고…….”
“카엘 시련 랭킹 1위로 내기의 내용을 바꾸겠습니다.”
서준은 당당히 말했다.
나름 합리적이다. 고작해야 24만 원. 시련의 랭킹 10위 안도 아니고 1위다.
그런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안 좋은 쪽으로.
-에라이
-썩을 놈
-이쯤 되면 저 인성에 기대한 트수가 잘못한 거 아닐까?
-ㄹㅇㅋㅋ 이거 내기에서 이긴 방장이 티배깅 중인 거였네
-능욕당하는 트수들ㅋㅋㅋㅋ 아 난 돈 안 걸었어~
왜 이럴까.
“서준 님. 그런데 카엘 시련의 내용이 뭔지는 아세요?”
“네.”
당연히 안다.
채팅으로 봤기 때문에.
“와…….”
“지독하다 지독해.”
이제는 내적 친밀감이 어느 정도 쌓인 루미의 비난이었고 서준은 빙긋 웃을 뿐이었다.
“빨리 쏘세요.”
참고로 카엘의 시련의 내용은 이단(異端)을 상대로 급소 100번을 얼마나 빨리 벨 수 있냐다.
이단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허수아비 같은 반격을 안 하는 무언가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렇기에 누가 아무리 난리를 치고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1등은.
“천만 원 중 이십사만 원이잖아요.”
서준의 것이었다.
-에라이ㅋㅋㅋㅋ
-그래 한번 보자 대신 원트다
-돈미새쉑
-이쯤 되면 진짜 자본주의가 잘못한 게 아닐까?
-어떤 괴물을 낳은 겁니까 자본주의시여……
-자본주의시여 ㅇㅈㄹ
[+상금 240,000원 추가] [퉤!]상금 추가와 함께 딸려 온 메시지에 스트리머 전원이 폭소했다.
서준도 함께 웃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저는 카엘 하러 금방 갔다 올 테니 먼저 보고 계세요.”
“네.”
* * *
이동수는 열심히 걸음이 꼬이지 않게 신경 쓰느라 오브를 제대로 생성 못 하는 바람검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정상. 3개? 이번에는 한 개 실패했네.’
이드의 시련을 보면 십중팔구는 저렇게 나와야 한다.
누가 기계적으로 척척 1초에 한 걸음씩 걸으면서 오브가 사라지자마자 소환해 표적에게 날리겠는가.
도대체 누가.
첫판이나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론 그 형은 예외인 건 알지만 어쨌든!’
바람검은 현재 오브를 제대로 소환하기도 버거워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네 개쯤이야 가뿐히 소환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이 또한 연상의 기본기라고 그는 평가했다. 애초에 이걸 보려고 시련을 한 거고.
‘동화율이 78이라고 했지?’
그거에 비해선 많이 빈약하다.
기본기도 조금 부족한 것 같고.
‘일단은 몸의 자동화부터 여기서 훈련하는 게 좋겠네.’
피아노를 칠 때 초심자의 곡이 아니라 조금 난이도가 있는 곡들은 건반을 멀리 점프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조금 난이도가 있는 곡은 실력자가 치지 않는다. 초심자가 치지.
그럴 때 초심자들은 멀리 떨어진 건반을 누르는 걸 어려워한다.
그때 가르치는 게 바로 근육에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손을 이동해 건반을 누르는 행위를 몇 단계로 나누고 한 단계씩 계속해서 반복해서 하게 하는 거다. 몸이 기억하게.
여기서 이동수가 훈련을 통해서 가르쳐주려는 건 몸이 기억해서 얻는 행동이 아닌, 몸이 기억하는 요령 그 자체.
그 이유는
‘아마 기어코 천만 원을 받아 간 그 형이 바람검 형한테 기본기 동작들을 엄청 주입시킬 것 같은데…….’
몸이 기억하는 요령 그 자체에 좀 더 익숙해지는 게 서준의 훈련에 도움이 된다.
즉 이동수는 서준과 발을 맞추는 중이다.
만약 서준이 지금 이동수의 생각을 읽었다면 박수를 치며 훌륭한 코치라 칭찬했을 것이다.
괜히 프로가 아니라는 듯 고등학생의 나이에도 게임이나 동작에서만큼은 발군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동수였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안 와…….’
카엘의 시련은 허수아비 상대로 급소 100번 베기.
단순한 허수아비는 아니다. 아니, 그냥 허수아비는 비유다.
정확히는 오뚜기.
때리면 움직이고 흔들리고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오뚜기 말이다.
물론.
‘지금쯤 끝나야 하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저 서준이 100번 베는 데 아무리 길어봤자 1분 정도 걸린다는 것과.
지금은 2분이 넘게 지났다는 것이 중요할 뿐.
‘설마 딴 길로 샌 건 아니지?’
이를테면 에릭이라든가, 에릭이라든가, 에릭이라든가.
아니면 젠이라든가, 젠이라든가, 젠이라든가.
* * *
다행히도 그런 건 아니었다.
그저 잡담하다가 늦게 시작했을 뿐.
그리고 결과가 이제 나왔다.
“감사합니다. 천만 원, 잘 먹겠습니다.”
-진짜 미친놈 ㅋㅋㅋㅋㅋㅋㅋ
-와 씨 1초에 2번씩 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냥 허공에 휘둘러도 그거보다 느릴 듯
-이드 시련하고 왜 카엘 시련하고 걸리는 시간이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천만 원 그냥 가져가라ㅋㅋㅋㅋ
-방장은 진짜 ㅈㄴ 뭔가 다르긴 한 듯
-아 ㅋㅋ 카엘의 신ㅋㅋㅋㅋ 괜히 저격 너프한 게 아니지
-근데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엘의 시련 랭킹]#1 – 검신 (한국) – 50초
#2 – 파인애플피자죽어 (이탈리아) – 266초
* *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9시가 됐다.
[아오 씹. 야근하고 왔다 오늘 방송 어디가 꿀잼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