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9화(19/431)
제19화
이동수는 30분간 러닝을 마치고 관장님이 있는 쪽으로 갔다.
“동수야.”
“네.”
“스파링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 알려줄게. 스파링은 어디까지나 너의 기술을 점검하고 실력을 향상하기 위한 거지,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한 게 아니야.”
동수는 관장님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분명 옛날에 태어났으면 산적 두목 확정인데.
“……그니깐 예의도 꼭 차리고 흥분하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도 안 되고. 응? 듣고 있냐?”
“아? 네. 당연하죠.”
사실 하나도 못 들었다.
‘뭐, 대충 연습 경기라 생각하면 되겠지.’
이동수는 아직 어리지만 프로 선수답게 스포츠맨십은 갖추고 있었다.
치기 어린 생각을 가끔 하지만.
“자 그럼, 저기 쟤네 끝나면 하자. 그동안 네가 스파링에서 연습해볼 기술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거다. 배운 건 별로 없다만.”
“네, 알았습니다!”
“그래, 좋다!”
관장이 이동수의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근데 누구랑 할지는 정했냐?”
이곳에 다니는 격투기 선수들도 게임을 좋아했다.
가상현실 게임이 나온 이후, 가장 먼저 사장될 거라 예측된 분야가 격투 스포츠 분야였지만, 가상현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격투 스포츠의 인기도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스킬을 쓰는 게임 속 싸움과 원초적이며 피가 터지는 현실의 싸움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상현실 게임은 격투기 선수들에게도 그냥 재밌었다.
그래서 이동수는 체육관 내에서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 사이에선 그냥 게임 잘하는 놈이 신이다.
그런데 가장 잘나가는 게임으로 세계 2위의 자리에 앉은 친화력도 좋은 18살의 프로게이머?
친해지지 않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관장은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부담 없이 정해. 다들 잘 봐줄 거야.”
스파링은 상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가 만약 합을 제대로 맞춰 주지 않는다면 스파링으로 얻는 게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고, 부상 위험도 크다.
그리고 상대가 만약 더 높은 실력을 갖춘 데다가 성격이 고약하면?
팡! 팡!
그들이 바라보는 곳에서는 스파링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관장은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체념의 웃음을 지었다.
진서준.
저 미친놈은 오랜만에 와서는 새싹을 잘근잘근 밟고 있네.
‘또 스트레스 풀러 왔구먼. 쟤는 그냥 피하라니까.’
관장은 이제 곧 프로로 데뷔할 자신감에 가득 찼던 신입이 서준에게 농락당하는 광경을 보며 과거를 떠올렸다.
아버지를 똑 닮은 잘생긴 고등학생이 졸래졸래 다가와 그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현대의 무공 좀 알려주세요.’라고 개소리를 시전했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미친놈이라는 걸.
이동수가 선수들 사이에서 장난치고 싶은 귀여운 동생이라면 저놈은 그래.
쐐기풀이다.
관장은 너무나 적절한 비유를 찾았다고 생각해 고개를 혼자서 끄덕였다.
건들면 찔린다. 어디서 키웠는지 모를 천부적인 실력으로.
아니, 그냥 가만히 있어도 자기가 다가와 찌른다.
오늘만 해도 오랜만에 와서는 하라는 운동은 안 하고 선수들 주위를 얼쩡거리면서 훈수를 두다가 결국 아무것도 모르던 신입과 싸움이 나지 않았던가.
‘좀 아는 놈들이 말려주지. 서준이 저놈은 적당히를 모르는데.’
관장은 신입을 말리지 않은 다른 선수들을 노려봤다.
그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흥미진진한 눈으로 링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늘 위로 좀 해줘야겠네.’
관장은 한숨을 내쉬며 옆을 돌아봤다.
그리고 이동수의 시선이 서준에게 가 있는 걸 보고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거 아니야.
‘너는 쟤한테 맞아도 얻을 거 없어.’
서준이 아무리 훈수를 두고, 뛰어난 실력으로 농락하고 다녀도 그를 체육관에서 쫓아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상하게도 그의 훈수를 받아들인 선수들의 성적이 올랐기 때문이다.
‘서준 놈의 아빠가 가족들 전부를 체육관에 등록하는 호구라서도, 언젠가 이쪽 세계에 저놈을 데려오기 위해서도 아니지.’
암. 그렇다.
생각해보면 쐐기풀도 줄기와 잎에는 독 가시가 돋아 있지만, 독 가시를 제거하면 영양가가 풍부하고 용도가 다양한 식물이 되지 않는가?
선수들에게 서준은 유용한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의 이동수에게 서준은 그냥 쐐기풀 그 자체다. 가시를 제거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상태 말이다.
서준 저놈이 그래도 선은 알아서 선수 외에 다른 일반인들은 먼저 건드린 적이 없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먼저 건든 적이 없을 때다, “저 형은 안 되나요?”
결국 이동수의 입에서 절대 나오면 안 되는 것이 나왔다.
관장은 애써 눈을 돌리며 다른 사람을 가리켰다.
“아, 저 형?”
관장이 개미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어딜 가리키는 거예요. 너무 다르잖아요.”
이동수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냥 저기 스파링하는 저 형이요. 처음 보는데 부탁하면 예의 없는 건가요?”
“어! 맞아. 그거 진짜 예의 없고 경우 없는 부탁이야. 네가 아는 형한테 부탁하자. 아니면 그냥 내가 해줘도 되고.”
미트 잡은 지도 오래됐는데, 스파링까지 하게 생겼다.
관장은 그래도 다행이라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동수는 짙은 아쉬움을 느꼈다.
왜냐하면 저 진서준이란 스트리머의 영상을 보고 신하연도 감탄했으니깐.
‘민현이 형이 그렇게 호들갑 떨고 하연이 누나가 감탄할 정도라고?’
이동수는 이를 인정 못 했다.
안 그래도 오늘 오후에 암살단의 여명을 깔고 서준의 플레이를 그대로 재현해 볼 생각이었다.
박민현은 그가 인정하는 팀 동료였고 신하연은 그에게 동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이 남을 인정한다는 사실 자체가 못마땅했다.
그런데 굳이 게임을 할 필요 없이 이렇게 현실에서 직접 상대를 누를 기회가 생겼는데 이를 놓치다니.
“뭐 어쩔 수 없죠.”
예의가 아니라는데.
“그럼 관장님이 해주세요.”
이동수는 금방 마음을 털고 2주간 배운 동작을 뻗으며 스파링을 준비했다.
관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보호 장구를 가져온 뒤 그의 자세를 교정해줬다.
훈훈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그놈이 오기 전까진 말이다.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관장은 그 정체를 확인하고 탄식을 내뱉으며 링 위를 봤다.
충격에 빠진 듯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신입.
그리고 땀도 나지 않은 듯한, 평온하고도 무심한 얼굴로 헤드기어를 벗는 무서운 놈.
“안녕. 아까 얘기 들었는데 나랑 스파링할래?”
관장은 이동수를 통해 프로게이머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계획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 저야 좋죠. 서준 형 맞으시죠?”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형 방송 봤어요. 아, 형이라 불러도 되죠?”
서준은 합방의 영향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바로 알아보는 사람이 나오다니.
“뭐 그러던가.”
“쉬는 건요?”
“바로 해.”
둘은 링 위로 올라갔다.
“형 근데 게임 잘하시던데요? 저보다는 못하시지만.”
“그래. 근데…… 네가 누군데?”
이동수가 서준을 도발했다.
하지만, 서준에게는 별 영향이 없었다. 애초에 이동수가 누군지도 몰랐던 탓이다.
알았다 하더라도 별생각 없었겠지만 말이다.
이동수는 순간 충격을 받고, 서준이 역으로 도발을 한 건 아닐까 싶었지만, 그가 게임 시작한 지 3일째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건 제가 이기고 알려드리죠. 나중에 영광으로 알게 될걸요?”
“그래. 그럼 간다?”
서준은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잽을 날렸고, 이동수는 안면에 주먹이 꽂히면서 생각했다.
‘스파링은 예의를 차려야 한다면서…….’
퍽!
그날.
현실에서는 무리라는 걸 깨달은 이동수의 게임 라이브러리에 암살단의 여명이 추가되었다.
* * *
서준과 그의 아버지인 진하준은 함께 체육관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둘은 옆집, 정확히는 하준의 건물에 같이 살고 있었다.
이유는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하려던 아들을 붙잡고 싶어 한 아내 때문이다.
둘은 타협점을 찾았고 결국 하준이 반값에 옆집을 제공해주기로 하면서 결론이 났다.
당연히 집주인인 하준의 의견은 반영이 안 되어 있었다.
“서준아, 아까 살살하지 그랬냐. 걔는 몸 보니깐 일반인 같던데.”
그의 아들이 관두게 만든 선수만 지금까지 몇 명이던가.
하여간에 매정하다.
“괜찮아요. 스텝 밟는 거 보니깐 웬만한 격투기 선수만큼 재능 있던데 몸 키우는 중인가 보죠.”
이동수는 결국 서준에게 자신이 프로게이머란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그러냐? 방송은 잘하고 있고?”
“네.”
“이 아빠는 뭐, 이제는 안전하다고 하니깐 니네 엄마처럼 막 반대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방송 그거 잘 안되지 않냐?”
하준은 태우에게 들었다.
처음 시작하는 스트리머는 한 명의 시청자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아빠가 꿀팁 하나 주자면 항성 크래프트 한 번 해봐. 요즘 다시 PC 게임이 유행을 끌고 있는데 너가 그 블루오션을 딱 먹는 거지. 어때?”
참고로 하준은 골수 PC 게이머였다.
그의 아들이 캡슐을 하면 위험할까 봐 추천하는 것은 아니었고.
PC게임이 유행을 끌고 있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거 유행하는 거 맞아요?”
“아 됐고. 그래서 몇 명 보는데?”
“음, 저번에 본 건 440명인데. 아마 오늘 방송 켜면은…….”
하준은 시청자가 440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팔로워가 3,000명이라서 적어도 1,500명은 들어오지 않을까 싶은데.”
“컥.”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숫자에 하준이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
“왜 그렇게 높은 건데?”
“뭐 운이 좋았죠.”
서준의 팔로워 수는 합방을 마친 직후에는 1,000까지 늘어났었다.
원래 400대였던 걸 생각하면 2배나 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수한이 핵심 부분만 추려서 아이 튜브의 쇼츠로 영상을 올렸고.
그 쇼츠 영상이 게임 카테고리 인기 급상승 동영상 15위에 오르면서 서준의 팔로워 수가 2,000명이나 더 올랐다.
아이튜브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운이 얼마나 좋았으면…… 설마 괴상한 짓 하면서 사람들 주목을 끈 건 아니지? 그럼 엄마한테 바로 캡슐 빼앗길 거다.”
하준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제가 그럴 것 같아요?”
“그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3,000명은 너무 한 숫자 아닌가.
* * *
1,000명은 사실 서준과 태우가 생각한 최소치였다.
서준은 방송 시작 전에 잠시 커뮤니티를 열었다.
커뮤니티는 어제 합방의 여파로 온종일 그와 알파카와 관련된 게시물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서준은 시간대를 처음 합방 시작하는 부분에 맞추고 살피기 시작했다.
[지금 나오는 서준에 대해서] [지금 알파카 방송에서 나오는 결에 대해서.] [실시간 1%에 25만 포인트 건 역대 최고의 흑우ㅋㅋㅋㅋㅋㅋ]-몇 년 치의 추억을 이렇게 날리네 ㅂㅅㅋㅋㅋㅋ
-ㄹㅇ 야수의 심장
-조암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
– (best) 저게 터지면 크리스마스이브에 명동 한복판에서 고기 구워 먹을 거다
└이거 옛날 베플 공약 아니냐? 옆에서 노래 불러준다는 사람이랑 탬버린 치겠다는 사람 빨리 나와라.
└노래는 내가 부름
└난 탬버린을 맡도록 하지
서준은 스크롤을 내려 시간이 지난 후에 올라온 답글들을 확인했다.
└??????????????? 왜 진짜 터짐? 왜????
└댓삭하지 마라
└얘들아 우리 ㅈ된 것 같다.
└누구는 2,500만 포인트 벌었는데 누구는 명동에서 수치플 하게 생겼네 ㅋㅋㅋㅋㅋ
[리처드 네빌 무쌍 공략법]– (best) 오? ㅋㅋㅋ 영상 분석하고 몇 번 박다 보면 금방 갑옷 파괴하고 리처드 잡을 듯?
└ + 방금 도전하고 왔는데 장갑 파괴 10트째에 겨우 성공했는데 그 직후 리처드한테 대가리 갈라짐. 포기해 저거
└그걸 서준은 원트에 도전해서 한 큐에 전부 다 파괴했단 거네?
└그니깐 말 안 된다 ㄹㅇ로 잠만, 근데 나 왜 베스트 댓글이야.
└너 박제 당한 거야
[결이 도대체 뭐길래 전용 스킬 까지 있음?] [지배자 대신 잡아서 확인해 줄 사람?] [서준은 결을 어떻게 찾은 거임? ㄹㅇ 말도 안 되네] [비틱 주의) 실시간 2,500만 포인트의 주인 (은 나임ㅋㅋㅋ)] [약점 포착 조건 예측] [아 야발 서준 ㅈㄴ 잘생겼음. 바로 팔로우 취소함.]하나하나가 전부 30개 이상의 추천을 받은 글들이었다.
더 이상 서준에 대해서 인지도로 까는 글들은 나오지 않았다.
적어도 이 커뮤니티 내에서는 서준을 아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아 이거 보셈
태우가 보낸 링크를 타고 들어가자 비추를 받고 블라인드(글이 숨겨짐) 처리된 게시글이 보였다.
서준이 내용 보기를 누르자.
[스트리머 서준이 핵 유저인 이유]진지하고 길게 썼지만, 요약하자면 방송 중에 결을 보는 이유도 부정확하고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도 안 나오기 때문에.
서준이 최소 게임 개발 관계자거나 핵이라는 주장이었다.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비추 폭탄을 받고 글 내용이 가려졌지만, 태우가 보낸 링크를 확인해보니 비슷한 어조의 글이 몇 개 더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준은 빵 터졌다.
‘응 유명해지면 다른 거로 까일 거야~.’
라고 했던 태우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게임 관계자라는 건 뭔가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서준은 웃으며 암살단의 여명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고 글을 보내고 캡슐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송 제목을 작성한 뒤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저. 자수했습니다.]‘이러면 방송 3일 차 만에 해명 방송을 하게 되는 건가?’
실없는 생각이었다.
진짜 해명 방송도 아니었고.
‘얼마나 들어올까?’
서준의 입꼬리가 기대감에 슬며시 올라갔다.
[시청자 400명]시작한 지 몇 초도 안 지났는데 400명이 들어왔다.
[시청자 700명] [시청자 1,300명] [시청자 1,500명]1분쯤 지났을까.
순식간에 태우랑 예상한 최소치를 가뿐히 넘어서는 숫자와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창을 보며 서준은 인사했다.
“트하.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