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9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91화(191/431)
제191화
무림맹 장로의 간곡히 스승을 맡아달라는 부탁에 부담감을 느끼며 거듭 고민해 보겠다고 하던 진연에게 갑자기 남궁천이 씨익씨익 성을 내며 달려왔었다.
“허…….”
남궁천은 아이랑 대화를 하던 것 같았는데 모욕당했다면서 비무를 신청했다.
아니, 그런데 제 이름마저도 모르는 순수하고 불쌍한 아이가 갑자기 웬 모욕을 했다는 말인가.
진연은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흘렸다.
그는 남궁태의 수작일 거라 생각했다.
가문의 아이들에게 선민사상을 심어주는 남궁세가다.
그래서 오늘 처음 검을 든 아이를 상대로 무슨 짓을 하냐고 말려봤지만.
-하하. 한번 봐 보지. 천이는 적당히 봐줄 걸세. 모욕을 갚는 선에서만 말이지.
짜증나는 노인네가 음흉하게 처웃었다.
-말려주시죠, 장로님.
-적당히 보다가 심해지면 직접 중지하게나. 저쪽은 왜인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는 것 같군. 자존심 때문에라도. 쯧. 이래서 세가 놈들이란.
어쩔 수 없었다.
확인해 보니 아이가 실제로 처음 하냐는 투로 얘기를 하긴 했다고 했었다.
무시하려는 의도건 아니건, 그 말을 했다고 아이가 인정했으니 저쪽의 강행을 막을 수 없었고 그래서 비무를 하게 됐는데.
-아이야 조심해야 한다.
-네!
-살짝만 아파도 최대한 크게 소리 지르거라. 이건 정당한 비무가 아니란 걸 명심하고.
-네!
-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네게 미안하구나. 네가 상대하게 될 아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검을 수련한 아이니.
-네? 진짜요?
-그……. 아니다. 초심자 맞다. 그러니 열심히 해 보거라.
-네!
비무의 내용이 이상했다.
“이, 이게……. 우리 천이는 대연검법을 거의 대성했는데…….”
“허……. 정말로 오다가 거뒀다고? 화산파의 기재가 아니라? 그 용담호혈이 도대체 어디냐?”
“천아! 뭐 하는 것이냐! 제대로 하지 못할까!”
“남궁 장로께서는 눈으로 보고도 못 받아들이나 보군요. 크하하하!”
“장로님? 너무 크게 웃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 오늘 처음 검을 잡은 아이에게 지는 남궁세가의 역대급 천재라니! 하하하하!”
무당의 장로는 정말 산이 떠나가라 시원하게 웃었다.
아홉 개의 문파와 1개의 개방을 부르는 구파일방.
천하에서 가장 강한 다섯 개의 가문 오대세가.
이 문파들이 정파를 지탱하는 거대한 두 축이었고 구파일방의 수좌는 소림사가, 오대세가의 수좌 역할은 남궁세가가 맡았다.
그래서 남궁세가는 무당파를 깔보는 기조가 있었다.
소림사는 인정하지만 무당은 아니라는 거다.
그렇기에, 감정이 좋지는 않았다.
“하하하하! 저 아이는 육합검 그중에서도 거의 내려치기만 사용하는군요! 누가 봐도 다른 검술은 잘 모르는 듯하지만, 완벽한 순간에 육합만으로 남궁의 검술을 파훼하고 있으니. 저거 혹시 거의 대성했다는 대연검법 맞습니까?”
“장로님. 그……. 그만하시는 게?”
진연이 작게 속삭였지만 먹히지 않았다.
“아직 대성까지는 멀었었나 봅니다. 하하하하!”
“크윽……. 천아, 그만하거라!”
남궁천은 비무 중에 몇 번 공격을 허용했지만 아이는 한 대도 맞지 않았다.
오히려 가볍게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상대의 검을 관찰하고 파훼하는 그 순간을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저 아이는 무언가 다르다.
이 사실은 박장대소하고 있는 무당의 장로도, 가문의 기재가 완벽하게 압도당해 날뛰는 남궁의 장로도, 그저 어안이 벙벙한 진연도 느낄 수 있었다.
무공에 처음 입문한 아이가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과 통찰력이다.
남궁태는 그 뒤 남궁천과 남궁황을 데리고 연무장에서 나갔다.
사과는 없었다. 남궁의 신동의 눈가에는 분한지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그들이 사라지자 아이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열심히 했습니다!”
옆에 있던 장로는 허리를 숙였다.
“오냐. 잘했다. 네가 정말로 이전에 검을 잡은 적이 없는 거냐?”
몇 번이나 진연을 설득하러 왔던 장로였기에 아이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네.”
“다른 기억도 없다고 들었는데, 잠시 손 좀 보자꾸나.”
장로는 손을 살펴본 뒤 이만 다시 돌아가 놀라고 했다.
“사질! 어떻게 한 건가!”
진연은 현운이 방방 뛰면서 신나 하는 광경을 뒤로했다.
그러곤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흑검귀. 아니, 마교의 소교주. 그자가 처음 검을 잡았다면 저랬을까?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이의 손에 무공을 익힌 흔적은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지.”
“지금 저 아이가 흑검귀와 비슷한 재능을 가졌다는 겁니까?”
“그래. 아니 어쩌면 더 할지도 모르지. 수준을 보지 않았는가. 남궁천은 확실히 뛰어났어. 그 남궁세가에서 신동 소리 듣는 게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로. 하지만 저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이겼군.”
누가 초심자고 누가 신동인지 알려주지 않았다면 모두가 착각하게 될 광경이었다.
“하하……. 머리가 복잡해지는군요.”
“무엇 때문에? 아이의 재능이 너무 뛰어나서? 아니면 과거를 모르니까?”
“둘 다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 아직도 제가 제대로 본 게 맞는지 의문입니다. 몇 년은 더 수련한 아이를 기초공으로 가지고 놀다니.”
재능의 영역으로 설명이 가능한가?
아.
‘그래서 흑검귀 얘기를 했던 건가.’
“그래서 어쩌려는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뭔가?”
진연은 다시 뒤를 돌아 뒷짐을 쥔 채로 아이를 응시했다.
“제가, 그리고 화산이 저 아이를 책임질 거라는 사실요. 그러기로 약속을 했으니.”
“바람직하군, 끌끌끌. 하지만 화산은 힘들 걸세.”
“예?”
장로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
“설마 남궁태가 가만히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보복이라도 한다는 겁니까?”
“아니, 그보다 더 골치 아픈 일을 하겠지.”
“그게 뭡니까?”
“소문을 낼 걸세. 남궁의 신동이 검을 처음 든 아이한테 깨졌다고.”
“네? 설마 그럴 리가……. 본인이 직접 소문을 낸다니요. 그렇게 되면 남궁천은…….”
“지금 저 아이는 소속이 없다는 걸 명심하게. 화산에서 뽑혀 온 아이가 괴물 같은 자질을 보였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저 아이는 그저 자네가 오다가 거둔 아이라 하지 않았나.”
“아…….”
“회유, 납치, 협박 혹은 살인. 자라나는 타 문파의 새싹을 밟거나 빼앗을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지. 그런데 남궁태 입장에서 일을 벌이려면 나와 화산으로 돌아가는 자네를 둘 다 동시에 죽여야 하지 않겠나.”
“그건 힘들겠군요. 저를 제거하는 건 몰라도 장로님은 맹에서 계속 있을 테니.”
“그래.”
그들은 정파다.
그렇기에 앞에서는 함부로 일을 벌이지 않는다.
하지만 뒤에서는 사파나 마교 못지않은 암투가 벌어진다.
그들의 문파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진연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 그 엉덩이가 무거운 남궁태 같은 자들이 모인 이유가 뭔가. 자신들의 제자가 수많은 스승 밑에서 가르침 받고 우뚝 서 천마의 대적자, 정파의 영웅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으니 모인 거네. 흑검귀가 약관의 소교주였으니 명숙들이 힘을 합쳐 어느 문파라도 좋으니 인재를 키우자? 그게 아니란 건 잘 알겠지?”
“그렇겠죠.”
“하지만 방금 우리, 그리고 남궁태는 봤지. 무림 역사에 남을 소교주 같은 위치에 올라갈 재능은 한눈에 구별된다고. 그들의 제자들은 전부 신동이기는 하지만 상식을 부수는 괴물은 될 수 없다고. 검을 쥐는 순간부터 알아챌 수 있다고.”
이쯤 되니 정말 궁금해진다.
마교의 소교주는 검을 처음 쥐었을 때 어땠을까.
그리고 저 아이가 보는 세상은 어떨까.
“어쨌든 남궁태는 소문을 낼 거네. 혼자서 막으면 바로 특정되고 자네와 내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지만 일을 키운다면? 납치는 불가능해도 화산에 들어가는 걸 막는 건 가능할 걸세. 일단 막으면 그다음 일은 수월해지지. 내일이면 소문이 퍼지고 이틀 뒤면 이곳에 모인 이들이 사실을 확인하러 자네의 문고리를 두들기겠지. 그 뒤에는?”
안 봐도 뻔하다.
“그래. 이제 자네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알겠는가?”
“예. 어떻게 화산으로 잘 도망칠 수 있을까 말이죠?”
“하하하. 아니지. 방법이 있지 않은가. 자네도 떠올렸을 거라 생각하는데.”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 아이는 평생 화산에 못 들어갈 겁니다. 아니, 소속이 없는 채로 살게 될 겁니다.”
“그래도 자네가 스승이 되어주면 되지 않은가.”
“그래도 사문이 없는 무인은…….”
“걱정하지 말게나. 저런 재능을 보고도 무시를 걱정하는가? 그래. 단에 들어와서 아이가 여러 스승들에게 무공을 배우면 나중엔 그걸 빌미로 화산에 입적하지 못하게 하겠지.”
“…….”
“진연. 자네는 화산이 절대 고수를 얻어 천하제일 문파가 되는 것을 원하는가?”
“예……. 하지만 저 아이의 목숨을 위험하게 하면서까지 원하진 않는군요. 그저 화산은 좋은 곳이기에 데려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데려가게. 꼭 화산의 도사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겠는가. 저 아이가 계속해서 자네의 제자라면 말이지.”
“후. 저 아이의 사조가 될 줄 알았는데 사부가 되겠군요. 운현이도 사질이 아니라 사제가 생기는 거고. 좋습니다. 새로 생기는 단의 스승 역할을 맡도록 하죠. 저 아이도 지금 이 상태로 그 단에 들어가고.”
“하하하. 그러면 소문이 나도 아무런 걱정이 없겠군. 오히려 세력이 없기에 저 아이가 이상한 짓만 안 하면 오히려 눈치를 보겠지. 미래의 제일인에게 더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좋은 일이야. 암. 그렇고말고.”
장로는 하늘을 바라보며 웃었다.
“저 아이가 소교주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십니까?”
“아니. 난 지금 화산이 더 강해지지 않아서 기뻐하는 거라네.”
하하하.
두 사람의 웃음소리에 아이가 검을 휘두르다 말고 그들을 돌아보며 함께 배시시 웃었다.
검을 들어서 정말로 신났나 보다.
“장로님. 남궁태가 소문 안 내면 장로님이 내실 거였습니까?”
“허허허. 그건 모르는 일이지.”
* * *
서준은 잠시 동안 조용히 기억을 되짚은 뒤 대답했다.
“네.”
당당하게.
‘남궁 뭐시기. 나중에 알았지만, 꽤 재능이 있는 편이었지.’
처음에는 진짜 초심자인 줄 알았다.
어쨌든 그는 검을 처음 든 순간부터 잘했다. 정말로.
아니, 들기 전부터 잘했다.
그러니 당당하다.
“진짜 처음부터요?”
“네. 아니 제가 못 하는 게 상상이 가시나요?”
그는 상상이 안 간다.
‘그나저나…….’
서준은 입가에 그리움이 슬며시 흘러나오는 미소를 피워냈다.
팀원들이 재수 없는 무언가를 본 듯한 똥 씹은 표정을 짓는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결국 못 봤지.’
진연은 끝내 그를 화산에 데려가 보지 못하고 일찍 죽었다.
이후에는 그가 의도적으로 가질 않았고.
-아이야 너도 매화가 가득 피어난 화산을 보면 분명 좋아할 거다.
언어를 배우는 와중 지겹도록 들은 한 문장.
‘과연 좋아했을까.’
지금에 와서는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
뭐.
과거는 과거일 뿐.
“그건 그렇고 여러분? 밥 빨리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준 님. 제발 밥 먹을 때만이라도……!”
“점심시간 한 시간은 보장하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