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19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197화(197/431)
제197화
스푼이 두 번째 사슬을 피하고 약 3초 뒤.
촤르르륵!
사슬이 재차 쏘아졌다.
[파괴의 사슬]마법진에서 튀어나오는 얇고 긴 사슬은 이번에도 미니언을 절묘하게 스쳐 가면서 스푼의 위치로 날아갔다.
스푼은 미니언을 치면서 움직이다가 사슬을 발견하고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꺾어 피했다.
방금 공격은 서준의 포석이다.
서준은 이렇게 첫 공격을 쌓은 뒤 이후의 모든 걸 설계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변수는 많고 사소한 오류까지 고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3초 뒤라면, 그것도 계속해서 검(에릭을 사용할 때는 사슬)을 맞댄다면.
적을 유도하는 것쯤은 가능하다.
그러니 1초 뒤 또 나가는 지금의 사슬이.
[파괴의 사슬]서준의 노림수다.
만약 5레벨을 찍어서 스킬을 동시에 3개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대로 계속 몰아치는 것도 가능하다.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손오공처럼 상대를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오공인 스푼이 기세등등하게 서준에게 도발을 한다.
“또 도박 실패하셨네요? 하하하!”
스푼이 이동하다 멈췄고 그런 그의 얼굴 앞을 사슬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사슬은 결국 뒤쪽 원거리 미니언에게 박힌 뒤 사라졌다.
“헉.”
서준의 앞에 있던 루미가 기겁을 했다. 서준이 실패해서 놀란 게 아니었다.
스푼이 계속해서 도발해서 그렇다.
“그거 안 좋을 텐데.”
“모르겠고 다음 사슬도 들어와 보시죠!! 하하하!”
-엌ㅋㅋㅋㅋ 패기 미친
-스푼 잘 깐족대는 듯ㅋㅋㅋㅋㅋ
-아니 스푼 방송에선 이게 안 들린다고! 다들 여기 오라고 해야겠네
-저 새끼들 뭐하길래 보이스를 쳐 끄냐
-방송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듯
-그래서 이 새끼 언제 사슬 맞힘?????
스푼은 서준을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딜교환이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서준이 날리면 스푼이 회피하는 모양새다. 반격의 기미는 없다.
그가 보기에 현재 스푼의 목표는 라인 관리. 그리고 죽지 않는 것이었다.
루미와는 미니언을 항상 사이에 둬서 루미의 스킬에 맞지 않게 각을 본다.
그리고 서준에게서 날아오는 스킬은 피하고 기본 공격은 적당히 흘려 넘긴다.
미니언은 서준보다 한두 대씩 덜 치면서 천천히 라인을 그들의 포탑 쪽으로 당긴다.
일련의 과정은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가장 큰 건 루미가 별다른 변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준의 공격을 고려하고 이후의 상황을 보는 움직임이 아니라, 단순히 스푼을 따라다니는 데에 그치고 있었으니.
이건 어쩔 수 없었다.
기본기가 아닌 좀 더 깊은, 바람검 정도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움직임의 기본기는 잘 배웠군.’
서준은 그저 흡족하게 웃으며 다음 공격을 했다.
만들어 내는 건 그의 역할이다.
한 번에 두 개의 사슬을 사용할 수 있기에 그는 잠시 기다렸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다음 상황이 그려지는 구도가 나오자, 그 즉시 그의 뒤에 상대 시야에 가려지게 마법진을 연상해 냈다.
마법진의 생성 범위는 그를 기준으로 반경 2m.
뒤에서 소환하면 사거리를 4m나 손해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서준이 마법진을 그의 뒤쪽에 생성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숨기기 위해서.
적이 마법진을 본 순간부터 3초 동안 대비해서 온갖 뻘짓들을 하면 맞추기가 어렵지 않겠는가.
하지만 마법진이 생성됐다는 걸 모르고 있다면 서준이 유도하는 게 가능하다.
1초.
2초.
그 순간 서준이 슬며시 몸을 비켰고 스푼은 마법진을 발견했다.
3초.
촤르르륵.
사슬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와 함께 쏘아진다.
처음부터 유도가 아닌 맞출 각오로 날린 사슬.
그리고 그 사슬은.
푹!
조금 늦게 왼쪽으로 피하던 스푼에게 맞았다. 스푼의 체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맞추기 힘든 만큼 높은 데미지를 가진 스킬이었으니.
서준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스푼은 약간은 곤란한 표정을 자아내며 뒤로 빠졌고 공벌레는 바로 회복을 시작했다.
공벌레의 손이 초록빛으로 빛났다. 그리고 잠시 뒤 사라졌다.
[희생]-오!
-드디어 맞췄음!
-근데 이거 보고 예언자니 뭐니는 좀 아니지 않냐? 평범한 에릭 플레이인 듯
-아오 영도^^ 마렵네
-원래 안 이랬다니까!
-그래서 이제 감 잡은 건가?
-방장 반응 보니 아닌 듯
그리고 두 번째 사슬은 완전히 엉뚱한 곳을 지나쳤다. 스푼이 맞고 그대로 뒤로 빠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ㅇㅇ 아니네
-원래 방장이었으면 저거 뒤로 빠진 것까지 다 계산했다 이 말이야
-애초에 뒤로 빠지지 않게 했을 듯
-어떻게 하는데?
-그야 둔검의 창시자니까
-이 새끼 그냥 10일 동안 놀아서 너프 먹은 듯ㅋㅋㅋㅋ
채팅창이 서준을 놀리며 놀거나 말거나 서준은 빠르게 상황을 복기했다.
첫 번째 공격에서 보여준 움찔했던 모습.
그리고 두 번째 공격에서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피한 것은 첫 번째와 달랐고.
세 번째도 마찬가지.
규칙이란 게 없다.
왜 처음에는 본성대로 가다가 틀었으며 두 번째에는 그런 모습을 안 보여준 거지?
무슨 방법을 쓴 거지?
사실 짐작 가는 게 없지는 않다.
“본능을 거스른다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건 아시나요?”
서준이 입을 열었다.
“네?”
다시 평온한 상태에서 파밍을 시작했다. 스푼은 그에게 딜교환 따위 절대 걸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는 동안 서준은 루미에게 설명했다. 스푼도 들을 것이다.
“인간은 많은 것을 자동화합니다. 걷고 달리고 앉고 눕고. 의식적으로 행하려면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행동하죠.”
아마 뇌가 그 수많은 행동 하나하나를 의식적으로 행동하면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진화했을 것이다.
“그렇겠죠……?”
루미뿐만 아니라 새로 온 미니언들을 치던 스푼도 귀를 기울였다.
-비법을 전수하려는 건가!
-아니지. 지금까지 계속 실패해서 뻘쭘해서 핑계 말하려는 듯
-그거 맞는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안 본다고 또 나댄다 이 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
-지난 10일간 논 방장한테는 이래도 쌈
-당근 보면 안 논 것 같긴 하던데
-열심히 조진 듯
“전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지금 상태에서 같은 상황에 처하면 백번이면 백번 같은 반응을 할 겁니다.”
전투마다 조금씩이라도 상황이 달라져서 인식하지 못할 뿐.
“이유는 의식적으로 행동할 시간이 없어서죠. 생각하고 반응하면 늦으니까. 몸이 기억하는 대로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겁니다. 그렇게 무수한 전투들이 치러지죠.”
기본을 중시하고 가장 많이 반복시키는 이유다.
결국 위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건 몸에 가장 익은 동작이고 그때 발휘되는 탄탄한 기본기는 무시할 수 없으니.
[파괴의 사슬]촤르르륵!
푹!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라인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전보다 더 치열하게. 딜교환만 없을 뿐이다.
“그렇군요.”
루미는 최근에 이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들은 적이 있었다.
서준이 훈련의 이유로 비슷하게 말했기 때문.
그래서 궁금했다.
왜 이걸 얘기하는 거지? 지금?
-방장 쉑 지금 핑계 대려는 거 맞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귀엽네
-본인의 실패가 그래서 뭐 때문이란 거냐 방장아!
-채팅 물이 나빠진 것 같은데… 스푼 음소거 때문에 이쪽으로 유입되서 그런가?
-ㄴㄴ 그냥 기존 시청자들 방장 당할 때마다 ㅈㄴ 좋아함 당한 게 많아서
-당장 최근만 해도 천만 원이 ㅋㅋㅋㅋ
“저는 지금까지 그걸 읽었죠. 그건 본능이나 마찬가지고 의외로 단순하고 잘 보이거든요.”
“그렇군요. 뭐, 정말 단순하다면 서준 님만 하실 수 있는 게 아닐 텐데요. 안 그래요? 그리고 그런 만큼 더 기쁘네요.”
“왜죠?”
“다행히 준비해 온 게 잘 먹힌 것 같아서요.”
“아, 준비해 온 방법이요? 확실히 본능을 거스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죠.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그게 설령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서준이 여유롭게 스푼을 바라봤다. 마법진을 옆의 허공에 띄운다. 뒤가 아니었다.
일순 스푼이 행동을 멈췄다. 금세 정신 차렸지만 말이다.
“하, 하, 하. 그게 무슨 소리죠?”
서준은 피식 웃었다.
“젠장. 들켰나요?”
“뭐, 뻔한 건 아니고 그냥…….”
미니언이 오기 전 가볍게 싸울 때는 환호했지만, 점차 언제 그의 사슬이 날아올지 모르게 되자 말 한 번 안 하게 된 공벌레를 보면서 깨달았다.
말이 없는 건 팀 보이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그리고 공벌레는 인터페이스를 조작해서 보이스를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실력이 부족하다. D급이니.
그래서 계속해서 팀 보이스 상태로 놓는 건 납득이 된다.
여기서 의문을 가져야 하는 건 그 이유다.
왜 공벌레가 계속해서 팀 보이스 상태여야 할까. 그것도 처음에는 안 그러다가.
오더?
아니다. D급이 오더하는 건 정말 극히 드문 경우고 한입만은 그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충 유추가 된다.
본능을 거스르기 위해 공벌레가 오더하는 것이다.
아마 방향을 말하겠지. 그냥 무작위로.
그리고 저 방법은 서준에게 꽤 치명적이다.
만약 매 순간 습관을 바꾸는 방법을 찾은 거였다면 매 순간 파악하면 그만이다.
서준은 그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타인이 무작위로 말하는 방향은 예측이 안 된다.
“정말로 도박이 된 거죠. 맞죠?”
“네. 공벌레 님은 어차피 그런 거 모르겠고 서준 님이 스킬만 쓰면 방향을 말하거든요.”
물론 공벌레가 말한 게 서준의 예측과 일치할 수도 있다. 무작위니.
하지만 그건 곧 스푼이 움직이려던 방향과도 일치한다는 뜻이 되고.
그러면 그냥 스푼이 알아서 공벌레가 말한 곳의 반대 방향으로 가면 된다.
“하하하. 전음을 쓰시다니. 재밌네요.”
사실 서준에게는 익숙했다. 그래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전음 ㅇㅈㄹㅋㅋㅋㅋㅋㅋ
-공벌레가 고수임? 뒤에서 훈수두는 거고?ㅋㅋㅋㅋㅋ
-ㅇㅎ 그래서 껐구나. 혹시 그룹 스테이지 넘어가서 다음에 만나도 활용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게 안 들키겠냐 ㅋㅋㅋㅋㅋㅋ 애초에 몰라도 그냥 알아차려 버리네
-이제 보이스 켜라 스푼아!
“흐흐. 이건 서준 님도 공략하지 못할 겁니다. 저는 오직 파밍만 할 거라서요. 그래서 바텀에 왔을 때 오히려 속으로는 환호했죠.”
공벌레는 사거리가 안 닿는 뒤에 아주 박혀 있고 말이다.
그러니 맞는 말이긴 하다.
스푼은 힘차게 외치며 총알을 체력이 얼마 안 남은 미니언을 향해 다시 조준했다.
그리고 바로 피할 준비를 했다.
조금 전에 서준이 생성한 마법진.
그곳에서 사슬이 날아 올 것이다.
[왼쪽]공벌레의 전음(팀 보이스)을 듣고 스푼은 본인이 원래 이동하려는 방향을 의식해 봤다.
다르다.
그러면 그냥 그대로 따르면 된다.
어차피 서준의 에릭이 평범한 에릭이 된 이상 몇 대는 맞아도 괜찮다.
싸움에 호응만 그가 안 해 준다면 서준의 견제는 힐을 결국 뚫지 못할 테니.
그가 생각하기에 현재 서준은 확정적으로 맞추는 게 아니라 확률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지금.’
탕!
두 발 중 하나만 꽂혀도 미니언을 파밍한다.
그러고 몸을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두 번째 발을 쏘는데.
어?
서준의 눈이 그를 쫓고 있지 않았다. 시종일관 여유로운 얼굴을 한 번이라도 무너뜨리고 싶었는데.
탕!
두 번째 발까지 마저 발사되었을 때.
서준의 마력 구체와 사슬은 이미 허공을 화살처럼 쏘아지고 있었다.
스푼이 아닌, 스푼이 쏜 총알을 향해서.
“어디 미니언 한번 잘 드셔 보세요.”
촤르르륵!
캉!
연달아 들리는 효과음은 미니언을 관통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스푼이 노렸던 미니언은 결국 총알이 닿지 못한 채 스푼 팀 미니언 손에 죽었다.
그리고 서준은 옆에 다시 마법진을 띄웠다.
“제가 꼭 스푼 님만 예측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여전히 여유롭게. 이전과 똑같이.
-캬!
-믿고 있었다고!
-오? 예언자 50% 인정합니다 ㅋㅋㅋ
-와! 몸을 맞히기 어려우니 총알을 맞힌다! 미친놈!
-라인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건가?ㅋㅋㅋㅋㅋㅋ
-먹으려는 자 vs 막으려는 자
“……이후에도 서준 님 생각대로 될까요?”
“보면 알겠죠. 쏴 보세요.”
입장이 다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