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3화(23/431)
제23화
[마탑주 공략(미완성본)] [한 스트리머 덕분에 요즘 지배자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나도 마탑주에 대해 아는 정보를 풀어봄. (음슴체 주의. 그리고 나도 깬 적 없음. 공략이라 하기도 민망한 정보글임.) 천장에 하늘이 펼쳐진 마탑의 최상층, 마탑주의 사무실이 있는 8층이 배경임.마탑주는 확인된 바로는 총 두 단계의 페이즈로 나뉘어 있음.
1페이즈는 일반 마법들을 씀.
화구, 얼음 화살, 숲의 속박, 대지 방벽, 텔레포트 등등.
만약 무쌍을 좋아해서 이전 층에서나 도심에서 퀘스트를 하면서 마법들을 많이 겪어봤으면, 좀 어렵지만 피할 수 있는 수준임.
왜 좀 어렵냐 하면 마탑주의 마법은 규모가 크거나 캐스팅 속도가 훨씬 빠르고, 쉴 새 없이 몰아침.
참고로 다중 캐스팅도 간간이 함.
유틸 관련된 스킬이랑 방어력 높은 장비들을 챙기는 걸 추천함.
어쨌든 무쌍을 즐길 정도로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유저라면 1페이즈는 넘길 수 있을 거임.
근데 2페이즈부터가 문제임.
한번 타격받으면 그때부터 2페이즈에 돌입하는데 여기서부터는 마탑주가 배리어를 두름.
야발.
일반 공격은 안 먹히더라.
데미지가 높은 폭탄을 썼는데 이건 배리어를 뚫고 데미지를 아주 조금 줄 수 있음.
근데 바로 배리어 다시 씀.
그러면 폭탄 엄청 챙겨두고 가면 되지 않냐고?
그렇긴 한데 그 피를 다 깎을 때까지 살 수 없다는 게 문제임.
2페이즈부터는 마탑주가 번개를 날림.
이게 진짜 개 빨라.
(영상)
보면 알겠지만 피하는 거 진짜 힘듬.
근데 무차별 난사임.
마나가 얼마나 많은 거야.
나는 친구 불러서 옆에서 피뢰침 시켜도 봤는데 무한한 마나 앞에서 장사 없더라.
(참고로 친구랑 같이하지 마셈. 밸런스 조정한답시고 마법 두 배로 쎄짐.) 나는 이제 다른 특별한 템 같은 거 찾으러 가봄. 애초에 게임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뭔가 공략하는 방법이 분명 여러 개 있긴 할 거임.
3페이즈가 있을 수도 있음.
아직 하루밖에 안 됐으니, 뭐 앞으로 여러 가지 연구해보겠음.]
* * *
“그렇군요.”
서준은 머쓱한 표정으로 아이템 창을 열었다.
있는 거라곤 낡은 경비병의 검과 기본 후드.
그리고 갱단을 소탕하면서 모은 40여 자루의 마체테.
조금 초라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진 게 없음
-번개는 어떻게 한다 쳐도 배리어를 뚫을 수가 없겠네
-지금이라도 암살ㄱㄱ
-잠입은 어차피 8층이 제일 재밌음. 마탑주가 직접 설치한 온갖 함정들이 가득해서.
“뭐, 방법이 있겠죠. 미션 내용만 확인해보면 암살해도 성공인 것 같지만. 저도 양심이 있으니 그러진 않을게요.”
<마탑주를 상대할 때 약점 포착 안 쓰고 클리어.>
미션은 분명 암살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다.
물론 서준이 여기서 암살을 한다고 하면 시청자들은 폭동을 일으킬 게 뻔했다.
“그나저나 마법의 결도 진짜 모르겠고, 흠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겠네요. 배리어도 보면 그냥 원형인데 결이 있는지 의심이 되고.”
서준은 공략 글에 있던 영상을 틀었다.
분명 현실의 번개만큼 빠르진 않겠지만, 인간에게는 구분이 의미 없을 만큼 빠른 속도였다.
-솔직히 저건 약점 포착 써도 못 가르지. 너무 빨라
-미션 실패 각이다.
-안전 자산임.
서준이 말을 마치자 알림음이 울렸다.
그리고 서준은 씩 웃었다.
[+상금 5,000원 추가] [+상금 7,000원 추가] [+상금 3,000원 추가].
.
.
첫 번째 알림이 울리자 연달아서 연쇄작용이 일어나듯 올라가는 상금.
트래블의 미션 시스템은 한번 스트리머가 미션 수락을 해 방송 화면에 올라간 이후부터는 누구나 자유롭게 상금을 추가할 수가 있었다.
지금 서준의 발언으로 인해 미션이 실패할 확률이 올라갔다고 생각한 시청자들이 돈을 올리는 것이었다.
어차피 실패하면 돌려받는 소위 말하는 안전 자산이니깐.
[마탑주를 상대할 때 약점 포착 안 쓰고 클리어 — 미션 보상금: 1,230,000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속지마!
-방장 약한 소리 한 거 딱 봐도 계산된 건데. 상금 더 받으려고 영상 한 번 더 튼 거 봐. 속으로는 이미 어떻게 할지 다 생각해뒀을 듯.
-익숙한 자본주의의 향기가 난다.
-쳇 이래서 눈치 빠른 꼬맹이는…
서준이 웃자 이를 본 시청자들이 눈치채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할지 알 리가 없잖아요. 제가 무슨 게임 제작자도 아니고.”
-헉.
-혹시??
-킹리적 갓심이 든다.
-어쩐지 자진 신고할 때도 당당하더라니 ㄷㄷ
서준은 채팅창을 닫으며 8층의 문을 열었다.
“아니라니깐……. 에휴 됐어요. 이제 들어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음? 자네는 누구지?”
한 젊은 남자가 책상 위로 손깍지를 낀 채로 앉아 있었다.
깔끔하게 뒤로 넘긴 백발의 머리와, 각진 제복, 손에는 흰 장갑을 낀 단정한 스타일이었다.
마탑주 듀크.
그의 집무실의 내부는 책이 빼곡히 꽂혀 있는 높은 책장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고, 천장은 하늘이 보일 듯 뚫려 있었다.
마탑주의 뒤에는 복도가 있었는데, 이상한 기계장치 들과 술식들이 언뜻 보였다.
“무명인데?”
서준은 마탑주의 말에 대답했다.
“무명이라. 여기는 왜 온 거지? 아니, 어떻게 온 거지?”
“그건…….”
화르륵!
서준은 대답하다 말고 검을 뽑아 갑작스럽게 날아온 마법을 갈랐다.
“실력은 있나 보군. 이것 참 아쉬워. 쉽게 끝날 수 있었는데.”
손짓 한 번만으로 3개의 화구를 다시 생성해 서준에게 날리고 마탑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준 또한 한치의 움직임도 없이 오로지 팔만을 움직여 화구를 없앴다.
저벅.
그리고 앞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거참, 예의가 없네요. 안 그래요?”
“나한테 말하는 건가?”
다시 손짓 한 번에 생기는 열 개가 넘는 얼음 화살.
반대쪽 손은 뒷짐을 지고 있는 게 재수 없었다.
“너 말고 있단다. 그런 게.”
서준은 화살을 피하며 마탑주에게 다가갔다.
저벅.
“그래? 그래서 이곳에 어떻게 온 것이지?”
사사사사삭.
쿠쿠쿠쿵.
앞서 그를 속박하려는 덩굴과, 속박당한 그를 덮치려는 뾰족하게 솟아오르는 암석이 순차대로 다가왔다.
서준은 덩굴을 헤쳐나가며 암석에 검을 박아서 마법을 파훼시키고 다시 한 발짝 다가갔다.
저벅.
“그냥 이렇게 걸어서 왔지. 문이 다 안 잠겨 있길래.”
-개멋져
-팩트)다
-아 ㅋㅋ 문 관리 똑바로 했어야지 ㅋㅋ
-여기까진 쉬워
“흐음……. 과연 이것도 피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덮쳐오는 마법의 파도.
하지만 아무리 좀 더 빨라지고 위력이 커져도 근본적으로는 같은 마법임은 틀림이 없었다.
“응. 눈 감고도 피해.”
저벅.
-팩트)다 22222
-방장 입담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시청자한테 기만질 하던 거 생각하면 인성이 좋을 리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
“어느새 우리 가까워졌네?”
서준은 이전과는 달리 순간 거리를 좁혀 검을 좌에서 우로 베었다.
촤아아악!
마탑주는 빠르게 순간이동으로 뒤로 빠졌지만, 마탑주의 목에 실선이 그어지고 피가 튀었다.
살짝 늦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탑주는 놀란 기색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늘 서준이 짓던 평온한 표정이었다.
“흠. 좋다. 전력을 다해 상대해주지.”
마탑주가 흰 면장갑을 벗고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마탑주를 주위로 푸른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2페이즈다
-일단 멀어져
-도망쳐!
파지직!
마탑주가 서준을 향해 손을 뻗었고.
공기가 파열하면서 천둥이 울렸다.
콰카캉!
테슬라 코일에서나 보던 푸르고 선명한 번개가 순식간에 서준의 옆을 스쳐 바닥을 강타했다.
마법은 잠시 허공에 붙잡혀 있다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새까매진 상태로 파인 바닥이었다.
‘허.’
전생에서 겪어 본 절대고수의 쾌검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였다, “이걸 어떻게 하라고.”
서준은 식은땀을 흘렸다.
초속 10만 km의 속도.
기존의 속도에서 10,000배를 늦춰도 초속 10km다.
영상을 보고 와서 다행이네.
-어케 피했누 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진짜 프로급 아니냐? 왜 방송 하냐?
-방장은 방송에 미친놈이니깐 ㅋㅋㅋㅋㅋ
보고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마탑주를 보고 타이밍을 맞춰 예측해선 피할 수 있었다.
파지지직!
마탑주의 손에 스파크가 튀면서 다시 전류가 모인다.
서준은 마탑주의 손에 눈을 떼지 않았다.
콰카캉!
다시 한번 번개가 바닥을 내리쳤다.
서준의 오른쪽 어깨 부분을 스쳐 지나간 마법.
서준은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라 생각한다.
파지직!
마탑주의 손에 모이는 전하.
콰카캉!
그리고 다시 내려치는 번개 마법.
파지직!
서준은 이번엔 왼쪽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콰카캉!
방아쇠를 당기자마자 격발되는 총알과 달리 마법에는 발동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고, 서준은 그 지연시간을 이용해 피하며 계속해서 관찰했다.
그렇게 몇 번 집무실을 엉망으로 만들어가며 전투를 한 결과 서준은 몇 가지를 눈치챌 수 있었다.
우선 마탑주.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저 뒤편에 가까워지는 걸 원치 않아 보이네.’
그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마탑주는 그보다 더 오른쪽으로 마법을 날려서 서준이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게 유도했다.
‘왼쪽으로 가도 마찬가지.’
직선으로 아슬아슬하게 번개를 피해 가며 거리를 좁혀도 마탑주는 뒤로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서준을 밀어내기 위해 실드를 쓰고 자리를 사수했다.
서준은 실드를 부술 방법이 없었기에 다시 뒤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럴 경우, 뭐 뻔하다.
‘뒤편에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지켜야 하나 보군.’
서준은 마탑주 뒤쪽 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축구공 크기의 고리 형태의 물체가 유리관 속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건드려 보고 싶은데.’
서준은 인벤토리에서 마체테를 뽑아 던졌다.
하지만 거의 3m 가까이 되는 마탑주의 실드에 가로막혔다.
-응 안돼.
-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피할 거임?
-답도 없죠? 리트라이해야 하죠?
-우리 폭탄이라도 얻고 와 보자.
‘역시.’
이럴 줄 알았다.
파지직.
“어딜!”
마탑주가 소리치며 손을 뻗었다.
흥분한 것 같았다.
콰카캉!
서준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번개를 피하며 생각했다.
‘이게 두 번째 의문.’
서준은 허공에 약 1초 정도 잔류하는 푸른 번개를 눈에 담았다.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한 줄기의 번개일 뿐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여러 갈래의 얇은 푸른 빛의 줄기들이 뭉쳤다 갈라지면서 하나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왜, 굳이 미션으로 약점 포착을 사용하지 말라 했을까.’
어차피 번개는 절대 가르거나 파훼할 수 없다.
이건 서준이 전생의 신체와 경지를 가지고 와도 불가능하다.
‘일반인이 그냥 한 말?’
그렇다고 100만 원을 써?
서준은 액수 때문이 아니더라도 미션을 건 사람이 게임 관계자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잔류하는 번개를 볼수록 더 강해졌다.
저기에 뭔가 있다.
서준은 정신을 다잡고 본능에 몸을 맡겼다.
콰카캉!
공기의 파열음이 들리고 서준의 눈앞을 푸른 전하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줄기가 순식간에 지나친다.
깨진 유리창처럼 여러 갈래의 번개들이 서로 뭉쳤다 흩어지면서.
작은 가지들의 겹치는 교차로. 그 중심점.
찰나의 순간에 서준은 직감을 따라 그곳에 검을 꽂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