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3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35화(235/431)
제235화
서준은 대장간 맵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무리를 바라봤다.
‘기다린 건가.’
인원은 셋이었고 닉네임을 보면 시청자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검신999, 검신998, 검신997.
무리라 한 이유였다.
-쟤들 뭐임?ㅋㅋㅋ
-검신1000 어디 감?ㅋㅋㅋㅋㅋ
-방장 기다린 듯
셋 다 서로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절대 닉네임이 저렇지 않았겠지.
‘뭔가 묘하군.’
그가 생각하는 평소의 시청자들이라면 만나는 순간 이번엔 또 어떤 세 얼간이일까 하고 무의식적으로 기대해 버렸겠지만.
‘가면 때문인가.’
저 셋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안 들었다.
오히려 위협적이었다.
동물 가면, 콧수염 가면, 오페라 가면.
그 셋은 키득거리며 그들에게 오고 있었다.
‘통일성은 없고.’
서준은 잠시 기다리며 채팅창을 습관적으로 훑어봤는데.
방송 화면에 시청자들도 확인할 수 있게 올려놨던 시식코너와의 트래블 대화창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얘들아 그거 아냐?]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솔라인에선 대부분의 유저들이 가면을 안 사고 안 끼는 거?]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비매너 유저들이 다 가면 끼고 활동해서 그럼ㅋㅋㅋㅋㅋㅋ 이게 솔라인이다!]그러니까 시식코너가 한 말은 솔라인에선 가면은 비매너 유저의 증표란 소리였다.
그렇다면 루나온에선 아니라는 뜻이 된다.
루나온에서도 그랬다면 굳이 솔라인에서는 이라고 하지 않았을 테니.
그리고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루나온.
‘저 채팅을 굳이 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어쩌라고 새끼야
-솔라인은 도대체……
-그것이 마계니까!
-루나온 유저들이 충격받는 사실ㅋㅋㅋㅋㅋ 솔라인에는 매너 길드가 따로 있다!!
-헉 ㄷㄷ
서준이 추리하는 사이 세 명의 가면돌이들은 서준의 앞에 도착해서 인사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검신 님.”
“네, 안녕하세요.”
서준은 평범하게 들어오는 인사에 받아주며 세 사람의 몸짓을 차분히 살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싸한 게 당소는 맘에 안 들었는지 한 발짝 뒤로 빠졌다.
참고로 태우는 아직 맵에서 나오지 않았다.
“우리 위에 닉네임 보이시죠? 팬이에요, 팬.”
동물. 정확히는 토끼 가면이 자신의 머리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그렇군요.”
연예인들을 만난 팬이 자신이 팬임을 밝히는 말투와는 달랐다.
오히려 흑심이 있어서 접근하는 듯한.
‘아, 팬이 아니군.’
가면 너머의 눈과 마주친 서준은 싱긋 웃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토끼 가면은 피식 웃고는 서준에게 친절히 물었다.
“그래서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님 팬인데?”
“네, 뭔데요. 듣고 결정하죠.”
-뭔데 재들 부탁하니 마니냐
-싸한데
-방장은 그래도 이상한 건 절대 안 들어줄 것 같아서 걱정 없음
-ㄹㅇㅋㅋ
-아니 수작 부리려 하면 맞는다니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세 명을 님 파티에 껴 주시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하하하. 너무 결정이 빠르신데?”
“그러게요.”
“이제 겨우 3명이니까 자리 많잖아요. 5명은 더 모으셔야 하는데.”
“그렇긴 하죠.”
음.
‘그냥 또 다른 당소 같은 놈들이었나?’
초면부터 수리검을 던지고 등장했던 당소가 떠오른다.
원래 애는 착해도 게임을 하다 보면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법.
“그러면 우릴 받아주면 되겠네요.”
“실력이 없잖아요.”
“있는데요?”
물론 웃으며 억지를 부리고 살살 긁으려는 말투를 보니, 대놓고 바보 같은 당소와는 결이 달랐다.
그렇다면 그냥 먼저 타격을 해야겠지?
“님들 가면부터 벗어봐요.”
“음?”
“파티에 들어오고 싶다면서요? 얼굴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ㄹㅇㅋㅋ
-음흉하게 어딜 가면이여!
-지금 가면에 발작하는 애들 특) 솔라인임
-마계……
“뭐 아바타라 열 수는 있는데…….”
“그럼 열어 주세요.”
“흠…….”
꺼리는 것 봐라.
토끼 가면이 그를 노려봤다.
“검신 님. 어차피 이거 가면 열어도 진짜 얼굴은 아닌데요? 굳이 파티에 들어가는데 가면을 까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게임에선 자체적으로 아바타를 만지는 시스템이 많지 않다.
가상현실 아바타를 애초에 설정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게이머는 현실의 몸을 그대로 쓰거나 베이스로 약간의 성형 정도를 할 수 있었다.
그 약간의 성형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둔갑하는 게 또 가능하다고는 한다.
그렇기에 저 가면 속의 얼굴은 현실의 모습이 아닐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면을 굳이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도 그 얼굴로 라클에서 노실 거 아니에요. 뭐 설마 님 진짜 얼굴이 궁금하겠어요?”
“하하…….”
일단 얼굴을 수정하는 건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오죽했으면 아바타 관련 직종까지 있을 정도로.
악질 유저라면 얼굴을 계속해서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그냥 가면 하나 쓰고 노는 게 낫다.
지금처럼.
-…뒤가 진짜 구린데?
-왜 가면을 못 벗는 것이여
-라클에 혹시 귀속 저주 아이템도 있음?
-있겠냐?ㅋㅋㅋ 저 가면 심지어 치장템인데?
“그래서 안 벗는다고요?”
“이게 제 아이덴티티라서…….”
오.
“방금은 좀 당소 같았네요.”
“네?”
“갑자기 나는 왜 소환하는 거냐!”
질 나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머리가 모자란 것 같다는 뜻이었다.
“아무튼. 저는 안 받겠습니다. 길드에 먼저 들어오세요. 선착순이라 대기 번호는 뒤겠지만.”
“…….”
“다른 두 분 중에는 이 자리에서 지금 가면 벗을 사람 없나요? 있으면 우리 길드에 우선적으로 초대해 드리죠.”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둘은 고개를 저었다.
가면을 안 까겠다는 거다.
미묘한 기류는 계속해서 유지되었기에 서준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하. 아니 여러분. 가면 못 까는 게 뒤가 구려서가 아니라 못생겨서라니요. 그냥 불쌍하게 여기자니요. 그런 말 하면 안 됩니다.”
-???
-??????
-누가 그럼
-이 새끼 또 채팅 왜곡 시작됐다ㅋㅋㅋㅋㅋㅋ
“아. 죄송합니다. 투수분들이 많이 짓궂네요.”
토끼 가면은 기분 나쁘게 서준을 응시하다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있다는 걸 아시면 파티에 받아주실 건가요?”
서준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아니 뭔데 자꾸 저러지?
-네?
-방장아 그냥 무시해라
채팅창의 반응이 안 좋군.
소위 말해 병먹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물론 서준은 안 그래도 추가로 덧붙일 생각이었다.
“저보다 잘하면 받아들일게요. 아니, 모실게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방장보다 잘하면 당연히 모셔 와야지
-사실상 안 받겠다는 선언이잖아ㅋㅋㅋ
“후, 알겠습니다.”
“네. 가세요. 뭐 따라오실 건가요? 팬이니까?”
“아마 오늘은…… 아니요. 즐겜해요.”
토끼 가면은 끝까지 기분 나쁘게 웃었다.
“네, 잘 가세요.”
검신997, 998, 999는 그렇게 멀어져갔다.
각자 탈것을 타고.
그 광경을 본 서준이 눈을 좁혔고 시식코너가 한마디 했다.
“다 마일리지 탈것이군요.”
“그러게요.”
“네. 저거 많이 질러야 하는데 말이죠. 방금 라클린에 검색했는데 저 셋 다 루나온에 부캐가 안 보였고 장비 레벨은 300이었어요. 마치 스킵권 이제 하나 받은 뉴비처럼.”
-헉
-설마 그럼?
-ㄷㄷㄷ
“알겠네요.”
“뭐죠?”
“태우처럼 300만 원 질러서 300레벨 찍었나 봐요.”
“헉.”
그 말을 마쳤을 때, 마침 태우가 대장간에서 나왔다.
좀만 더 일찍 나와서 들었으면 타이밍이 예술이었을 텐데.
마치 짜고 친 것처럼.
그리고 태우가 소리 질렀다.
“방송 보고 있었다, 새끼야!”
그렇군.
“잘 나왔어. 그럼 가자. 자 안내하시죠.”
서준은 태우를 무시했다. 어차피 못 다가온다.
“넵. 다들 탈것부터 타고 저 따라와요.”
당소가 가장 먼저 탈 것을 소환했다. 태우도 미리 사 뒀는지 이상한 거북이 위에 올라탔다.
서준은 시청자에게 받은 황금왕의 까마귀 위에 올라탄 뒤 시식코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시청자들이 못 보게 설정하고.
[진서준: 아까 운 확인하러 가신다 했잖아요?]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ㅇㅇ] [진서준: 그러지 말고 PVP 관련된 곳으로 가는 게 어때요?]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 [진서준: 아까 걔들 오나 확인해 보려고요. 재밌겠죠?]쉽게 말해 수상하니 미끼로 유인해 보자는 거였다.
시식코너는 잠시 채팅을 치는 걸 멈췄다가 재개했다.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진짜 제정신 아니네 ㅋㅋ]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 ㅇㅋ]서준은 씨익 미소를 지었고 빨리 출발하라는 당소의 재촉에 시식코너는 말을 더듬으며 출발했다.
“가, 갑시다!”
* * *
황금왕의 까마귀는 달리는 것보다 빠른 자전거 타는 정도의 속도였다.
그리고 그렇게 빠른 속도로 이동했음에도 꽤 긴 시간이 걸려서야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째서 빠른 이동이 없는 거죠? 어서 해명하세요.”
“제, 제가요?”
“네, 시식코너 님이요. 고인물이잖아요.”
그들은 페론 대륙의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가느라 약 10분을 소모했다.
거쳐 간 맵만 몇 개인지.
“RPG의 로망이라서? 아니 대륙 간 이동할 때는 빠른 이동이 있는데요……?”
“음. 내가 생각할 때는 탈 것 팔아먹으려고 그런 것 같네! 안 그런가 천마여!”
“그럴 수도 있겠군. 당소 너 의외로 똑똑한데? 어째서 이걸 몰랐죠, 시식코너 님?”
“…….”
-ㅋㅋㅋㅋㅋㅋㅋ
-시식코너 손가락 또 근질근질해진다ㅋㅋㅋㅋㅋㅋㅋ
-1대1 대화방에 무수히 쏟아지는 육두문자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해명하세요. 여기가 어디죠?”
“페론의 두 번째 도시입니다.”
“오.”
“페론은 두 개의 컨셉이 존재하죠. 여기 보니까 무슨 생각 안 나세요?”
서준은 마을의 건물들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고개를 획 돌려 당소를 바라봤다.
“협을 위하여?”
-오 맞네
-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이군
-당소 고향에 왔구만
-그냥 동양풍이잖아 새끼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보) 페론은 맵의 가장 동쪽에 있다. 그래서 페론의 동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더 동쪽에 있는 대륙의 주민들이랑 교류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설정이다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그렇군! 우리는 마음속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것인가. 후후후, 자.”
당소는 서준에게 다가왔다.
“이제 진짜로 진정한 천마로 돌아올 시간이네!”
가볍게 무시했다.
“그래서 뭘 하는 거죠?”
“따라오세요.”
-설마 그건가?
-운 확인한다며 운이 아닌데?
-PVP on
그들은 도시의 외각으로 향했다.
그리고 담장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건물 입구에 서서 1초 정도 기다려 맵을 이동했고 풍경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태우가 물었다.
“여기는 어디죠?”
일행은 담장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서 중앙을 바라봤다.
지면보다 30cm 정도 높게 올라온 거대한 연무장에 사람들 네 명이 전투 중이었다.
“저기 옆에 있는 NPC 마스터의 시험장이에요. 시험을 통과하면 스킬 강화권을 보상으로 얻는?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네.”
“최대 30명이서 저 연무장 위에서 무차별 개인 PVP 하는 거죠.”
“왜요?”
“저기 유저 보면 머리 위에는 타이머가 있죠?”
“네.”
6분 33초. 4분 17초. 1분 53초.
유저들의 닉네임 위에는 타이머가 있었는데 숫자가 실시간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저걸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저 위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다 10분짜리거든요. 죽으면 초기화되고.”
“아.”
“저 타이머가 끝나는 순간 퀘스트는 성공하는 거죠.”
마침 유저들이 일제히 1분 48초 남은 유저에게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될 줄 알았냐!”
이렇게 외치면서.
“그러니까 10분 동안 죽지 않으면 성공이고 보상으로 스킬 강화권 얻는다는 거군.”
당소의 요약에 태우가 중얼거렸다.
“그러면 스킬 강화권을 얻으려는 사람과 그 사람을 방해하려는 진서준 같은 사람들이 모인 건가?”
-ㅇㅎ!
-할 짓 없을 땐 저기 가서 뉴비들 통곡의 벽이 되어 주곤 했지 ㅋㅋㅋㅋㅋ
-아 ㅋㅋ 숫자 작은 애들 보이면 일단 무조건 죽이러 간다고
-저기에서 죽치고 뉴비 괴롭히는 애들 어떤 시간에도 꼭 한 명씩은 있더라ㅋㅋㅋㅋ 진짜 주옥같은 놈들ㅋㅋㅋ
“대표적인 PVP 명소죠.”
시식코너의 말에 서준은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과연 명소 맞네요.”
설명하는 순간에도 시식코너의 뒤쪽에서 검신들이 하나둘씩 맵으로 들어오고 있었는데.
“왔어요?”
“네.”
마침 닉네임이 검신997, 998, 999인 가면 트리오들도 나타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