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3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36화(236/431)
제236화
서준은 미끼에 걸려든 물고기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
눈을 마주친 토끼 가면도 마주 흔들어줬다.
“어우, 미친 것들. 제정신이 아니구만.”
당소가 혀를 내둘렀다.
서준은 웃으면서 일행들에게 부탁을 하나 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갔다 올게요. 아니면 먼저 시작하셔도 되고. 뭐 상관없잖아요?”
어차피 저 연무장 위에 올라가면 각자 시작되는 거다.
스킬 강화권은 모두에게 필요할 터.
“그걸 또 만나고 온다고? 이봐 천마여…….”
“쟤 내버려 둬요. 당소 님.”
전직, 아니 현직 악질 어그로꾼 당소는 서준을 말리려 했다.
서준은 이를 동족 혐오가 발동된 거라 해석했다.
“태우여 어째선가?”
“악질들 패는 건 쟤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악질은 방장이 가장 잘 패!
-제일 악질이거든ㅋㅋㅋㅋ
-ㄹㅇㅋㅋ
-저 가면 트리오 진짜 뭔가 싸함.
-아까 보니까 매너도 없던데
“태우야 음해하지 마라. 여러분 저는 그냥 팬분 만나러 가는 거예요.”
“그래 잘 갔다 오게. 난 먼저 해서 강화권을 빨리 얻고 처리해야겠네.”
“흠, 나도 해 볼까? 시식코너 님 PVP에 대해서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설명을 듣기 시작한 태우와 당소를 뒤로 하고 서준은 다시 입구 쪽으로 되돌아 걸어갔다.
토끼도 방송을 보고 있었는지 이쪽으로 똑바로 다가왔다.
저들은 비매너 유저일 확률이 높았다.
정황상으로도 루나온이 아닌 솔라인 유저인 데다가 가면으로 모습을 가린 것에 더해.
‘시식코너 님이 비매너 유저들이 다른 서버에 캐릭터를 만든다는 종류의 글을 봤다고 했었지.’
시식코너는 중간에 오면서 방송에 안 나오게 서준에게 넌지시 흘려서 알려줬다.
쟤들은 아마도 솔라인 1위 길드 괴물의 길드원일 거라고.
그런 인물에게 서준이 악감정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당한 적은 없었다.
정지를 안 당했다는 건 또 어느 정도 선을 넘지도 않았다는 거기도 하니 정의를 운운하기에도 애매했다.
다만, 서준은 그저 좋은 먹잇감이 나타났다고 여기고 있었다.
애초에 그를 만만하게 보고 건드려 보려 한 거일 테니.
“하하 이게 우연히 만나게 되네…….”
“아니잖아요. 토끼 가면 님.”
“네, 네?”
서준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실력 입증하러 오신 거죠?”
“음…….”
-캬! 바로 들이박네
-해석: 간 보지 말고 한판 뜨자 새끼들아!
-다소 오역: 니들 ㅈ밥이잖아
-그거 오역 아닌 듯?
-애초에 드립 치려면 다소 의역이라 했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대놓고 오역이라 한 거네 ㅋㅋㅋㅋ
토끼 가면 뒤쪽의 콧수염 가면과 오페라 가면이 키득거리며 오우 같은 추임새를 넣었다.
‘귀엽군.’
저런 추임새를 사용하는 무리들을 적당히 만나봤어야지.
“맞죠?”
“음……. 네, 그렇게 됐네요. 직접 실력을 입증해서 파티에 들어가는 게 빠르니까요.”
“네, 그럼 들어오세요. 곧 올라가겠습니다.”
“흐흐흐.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 PVP는 해 보셨나요?”
“아니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세 분이서 절 한 번이라도 잡을 수 있으면 인정해 드리죠.”
“푸흡.”
오페라 가면은 대놓고 비웃었고 토끼 가면은 눈웃음을 치며 몸을 풀었다.
“알겠습니다.”
“네, 그럼 올라오세요.”
서준은 할 말을 마치고 뒤돌아서 원래 자리로 향했다.
-ㅋㅋㅋㅋㅋ 대놓고 비웃네 저 유령쉑ㅋㅋㅋㅋ
-근데 다른 검신들도 있어서 위험하지 않을까?
-근데 여기 시청자의 80% 정도는 라클 PVP 한 번도 안 해봤을 듯? 방장이야 당연히 안 해 봤고
-하지만 첫트에는 무조건 성공하는 게 방장이죠?
[‘모르겠고.’님이 50,000원 후원!] [다른 검신들아 알아서 좀 비켜주자 우리 방장님 제대로 쟤들 발라버리게]-ㅇㅋ
-아쉽지만 이번에는 봐주도록 하지! 다음에 방장 괴롭히는 걸로!
-팩트) 괴롭힘당하는 건 언제나 트수였다
-PVP에서 방장은 절대 못 이기지
“후원 감사합니다. 꼭 그러실 필요는 없었는데.”
서준은 ‘그래서 27명의 검신들이 님 망해 봐라 하고 달려들면 진짜 감당 가능?’이라는 채팅을 보고 생각을 고쳤다.
“음. 뭐 저분들 이기고 다시 도전할 테니 그때 우리 같이 놀죠.”
비호감 가면 트리오라서 그런가 시청자들이 배려해 주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요?”
PVP도 안 해 봤는데 10분 동안 버티는 게 가능하냐는 채팅들이 중간중간 섞여 있었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서준은 주변을 돌아보다가 연무장 위로 시선을 옮겼다.
태우하고 당소가 주변에 없더니만, 올라가서 벌써 다른 검신들이랑 놀고 있었다.
원래 이곳에 있던 기존의 유저들도 검신들하고 놀고 있었다.
“뭐야 이거 나 무서워.”
“아씨 지금 꼭 여기서 스펙업 해야 하는데. 오지 마!”
서준은 피식 웃고는 시식코너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 딱 하나를 물었다.
“PVP에서도 흘리기가 되나요?”
그리고 대답을 들은 서준은 시청자들과 같은 생각을 했다.
-ㅋㅋㅋㅋㅋㅋ ㅈ됐네
-쟤들이 ㅋㅋㅋㅋㅋ
-딱 대라
* * *
콧수염 가면과 오페라 가면은 멀리 떨어진 서준이 시식코너에게 흘리기가 되냐고 묻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웃었다.
“아니, PVP에서도 저걸 찾네?”
“유저한테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다니. 하여간에 자신감 하나는 참 좋다니까. 괜히 쟤가 오자고 한 게 아니네. 골려주는 맛이 있겠어.”
콧수염이 말한 쟤는 토끼 가면을 말하는 거였다.
그들 셋은 모두가 솔라인 1위 길드 괴물에 속한 유저들이었고 이 모임의 주동자는 토끼 가면이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람을 구했던 것도 토끼 가면이었고.
물론, 라벤에 올린 글에는 호응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평소 인원대로 모였지만 말이다.
토끼 가면이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얘들아. 저 스트리머 지금 PVP에 대해서 교육받는다. 아 진짜 개 웃기네. 무슨 생각으로 싸움을 본인이 건 거지?”
그는 진심으로 이해가 안 돼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진짜로 우리를 파티에 받아주려고 그러는 걸 수도.”
“에이 설마.”
“아니면 우리를 매너 유저들로 본 거 아닐까? 저기 저 마트시식코너인가 뭔가 하는 애처럼 데리고 다니려고?”
“그럼 나보고 가면은 왜 벗으라 한 건데.”
“진짜 그냥 얼굴 보고 파티하고 싶어서?”
“아. 저 스트리머가 머리가 좀 모자란 거라고?”
토끼 가면과 오페라 가면은 시시껄렁하게 서준을 씹으면서, 그가 연무장 위로 올라가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때 콧수염 가면이 놀란 눈치로 말했다.
“한국대라는데?”
“레알?”
“어. 아니 야. 좀 저격하려면 제대로 정보 좀 알아 와라.”
“한국대인 건 좀 화나네. 그걸 너는 어떻게 알았는데? 지금 채팅에 올라왔나?”
“아니. 방송 대충 보는 건 나도 마찬가지고. 길드 채팅에서 올라왔지.”
토끼는 바로 길드 대화앱을 열었다.
-저 븅신들 진짜 갔어 ㅋㅋㅋㅋㅋㅋㅋ
-개 털고 와라 새끼들아. 상대는 초보자다
-와씨 그러네 아무리 PVP는 모두 보정을 받는다고 해도 씹ㅋㅋㅋㅋㅋㅋ
-한 1시간 정도 쟤들한테 막히면 스트리머 저 친구도 방송에서 눈치 보다가 GG치겠네ㅋㅋㅋㅋ
“맞다 초보자였지?”
토끼가 중얼거리자 다른 두 명도 그제서야 깨달은 듯 손뼉을 쳤다.
“와. 너무 당당해서 까먹었었네.”
“나도. 아니 진짜 머리가 모자란 거 같은데 한국대에 어떻게 들어갔지?”
토끼는 격하게 동의했다.
“그건 그렇고 길마가 뭐라 한 건 있냐?”
“그냥 우리인 걸 들키지만 말라는데? 보는 사람들 숫자가 너무 많다고. 뉴비들이랑. 아 그리고 하하하!”
“왜 뭔데.”
“그래서 저쪽 파티 들어갈 거냐는데? 자기 버리고?”
그들은 길드 괴물에서도 정예 멤버였다.
길드 마스터의 레이드 퍼클 파티에 합류할 정도로.
또한 PVP 실력도 길드 내에서 가장 좋은 편에 속해 있었다.
토끼는 낄낄 웃다가 말했다.
“절대 안 가지. 퍼클은 우리가 할 건데. 뉴비 스트리머한테 왜 가냐.”
“그러게.”
“근데 재미없게 됐다.”
“왜?”
“그냥 좀 어떻게 괴롭힐까 했는데 이렇게 시시하게 일이 성사돼서?”
“토끼야. 여기 루나온이라 어차피 뭐 제대로 하려 해도 안 돼. 여기서 확실히 이기고 차라리 계속 퍼클 파티에 합류하는 척하다가 업데이트 날 빠지든가 하자. 와 씨. 방금 말하다가 생각한 건데 이거 아이디어 개 좋은데? 오?”
“진짜네. 좋은데?”
그들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그렇게 웃는 토끼의 기분의 실상은 많이 안 좋은 상태였다.
‘건방지게.’
서준과 대화하면서 그는 서준이 그를 깔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게 마음에 안 들어서 반격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상대를 건드릴지 정해지지 않았던 상황상 함부로 들이박을 수 없었다.
그걸 알고 살살 긁던 것이었을까.
[올라오세요. 방송 보고 있죠?]상대가 마침내 간단한 설명들을 전부 듣고 연무장 위로 올라갔다.
10분 타이머가 시작됐지만, 그들은 느긋하게 근처에 있는 NPC 마스터한테 말을 걸었다.
정확한 명칭은 마스터 ???로 당장 앞의 연무장을 여러 명의 분신으로 둘러싸고 있는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NPC다.
말을 걸자 자격을 시험하라는 목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서 있던 바닥이 달라졌다.
연무장 위 랜덤한 곳에 스폰된 것이다.
토끼 가면은 곧바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운이 좋잖아? 사냥감이 바로 옆에 있네.’
상대와 가까웠다.
그에 반해 길드원들은 조금 먼 거리에 스폰됐고.
그는 바로 움직였다.
셋 중 둘은 직업이 어쌔신 계열이었다. 한 명은 워리어고.
이유는 단순하다. PVP에서 좋다.
어쌔신은 많은 이동기와 빠른 공격 속도, 변화무쌍한 스킬들을 가지고 있는데 컨트롤만 좋으면 고점이 가장 높은 직업이었다.
대신 체방, 즉 체력과 방어력이 낮다.
전사는 좀 더 단단하지만 공격 속도가 느리다.
‘콧수염은 좀 조심해야겠어.’
어찌 되었든 한 번이라도 상대한테 죽으면 망신일 것이다.
상대의 직업은 초보자기에.
‘하지만 잘하긴 하지.’
공격 속도가 느린 워리어라면 흘리기도 당할 정도로.
무엇보다 PVP에서는 제각기 다른 공격 속도 때문에 흘리기가 아예 안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판정 기준이 널널하다.
그래서 워리어인 콧수염은 더 조심해야 할 것이다.
‘유저들이 공격 패턴이 정해진 몬스터도 아니고 쉽지는 않겠지만.’
애초에 PVP에서는 카운터 정도는 몰라도 흘리기는 신경도 안 쓴다.
피하고 맞추는 데에 집중해도 모자르다.
잘못하면 훅 가버릴 수 있다.
둘의 거리가 근접해진 순간 상대의 롱소드는 움직였고.
‘베기? 풉.’
토끼 가면은 스킬로 연막을 펼치며 흑안개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러나 토끼 가면은 그의 몸이 검은 장막 사이로 사라진 순간에 맞춰 쉴 새 없이 이동기를 사용했다.
몸이 순간 영체가 되어 일정 거리를 빠르게 돌진해 상대의 후방을 잡았고 은신 효과는 이동기 때문에 바로 풀렸지만.
그의 무기 대거가 스킬을 품고 날카롭게 상대의 등을 노리고 있었으니.
그의 빌드는 시프.
후방 타격 시 큰 추가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지금!’
그리고 1초 뒤.
그는 그의 대거가 허공을 찌르고, 서준의 검이 정확히 그의 대거의 손잡이 부분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긁어 나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곧 탈력감이 전신을 덮쳤다.
* * *
“빨리 다시 올라오세요. 멍때리고 뭐 해요?”
그리고 약 1분 뒤.
죽으면 리스폰 되는 맵의 입구.
토끼 가면은 잘생긴 스트리머가 그의 동료들마저 처리하고 입구 근처로 와 그를 내려다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시간 많이 안 남았을 텐데요?”
시간은 이제 1분 지났을 뿐인데 사냥감은 그들을 재촉하고 있었다.
마치 둘의 지위가 바뀐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