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4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40화(240/431)
제240화
뽀삐아빠는 혈맹의 한 서버를 다섯 시즌 넘게 먹었던 군주 중 한 명이었다.
혈맹은 사냥터부터 유저들 간의 전쟁터일 뿐만 아니라.
서버를 시즌마다 초기화시키면서 각 길드 간의 서버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오는 치열한 눈치싸움과 전쟁을 유도한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대부분의 길드들은 패배하고 와해된다.
그런 잔인하고 또 큰 과금을 요구하는 게임의 시스템 속 거의 3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계속해서 서버를 점령해 온 그는 분명히 특별한 소수 중 한 명이었다.
당연히 한 서버를 먹는다는 건 과금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었다.
길드 개개인의 피지컬 또한 특출나야 하고 통솔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니 뽀삐아빠가 뛰어나고 특별한 게이머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런 위치에 있어도, 그런 실력을 가져도 결국 질리거나 지치기 마련이다.
뽀삐아빠는 그래서 힐링하는 마음으로 라클을 찍먹하러 와 봤고 나름 재밌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뽀삐아빠는 몸이 점차 근질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레이드에서 오는 재미와 PK를 하고 한 서버를 관리하면서 오는 재미는 다를 수밖에 없었고, 길드전을 이겨도 사냥터를 차지한다거나 성을 갖게 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니 필연적으로 그 치열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은 무슨.’
애초에 일반적인 필드에 나가서 PVP를 하려면 상대가 동의해 줘야 한다.
그마저도 죽어도 패널티가 없다.
전쟁이 벌어지고, 이기면 척살령을 내려 싸그리 쓸어버리는 혈맹과는 그냥 결이 다른 게임이고 나름 만족하며 즐겼지만 약간의 부족함을 느끼는 상황.
그럴 때 젊은이들의 싸움이 눈에 들어온 거고 뽀삐아빠는 끼고 싶어서 무턱대고 찾아왔다.
‘어디에 끼든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이쪽 편이 더 재밌을 것 같단 말이지.’
그런데.
“그래서 실력을 확인해 보시고 싶다는 거죠?”
서준이 미소를 짓고 한 말에 뽀삐아빠는 가슴에 불이 지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죠? 뽀삐아빠 님?”
“네, 그렇죠.”
그가 한 말은 만약 확인 안 시켜주면 적에게 붙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사실 괴물이 같이할지는 알 수 없었다.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실력을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좀 접점을 만들어 친해지고 그러다 보면 재밌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해서 무작정 왔는데.
“그러면 그냥 실전에서 확인해 보는 게 어때요?”
“네?”
“어때요?”
서준이 웃었다.
뽀삐아빠도 웃었다.
“허허.”
그의 시야에 서버를 먹은 그들에게 도전해 왔던 수많은 신흥 강자들과 서준이 겹쳐 보였다.
그렇다.
상대는 지금 해보자는 거였다.
“허허허.”
솔라인 1등하고 전체 1등 둘보고 들어오라고 하는 거였다.
결은 다르지만 PK에 이골난 아저씨들에게, 귀찮으니 그냥 덤벼 보라는 거였다.
“크하하하!”
이거 완전 재밌는 청년이잖아?
뽀삐아빠는 서준에게 호감이 생겼다.
하지만 옆에 있는 파천도황, 흑월검제 등등 솔직히 말하면 혈맹이 아닌 이곳에서까지 데리고 다니긴 쪽팔린 그의 동생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왔나 보다.
“해보자 이거지?”
“젊은 친구가 겁이 없구만.”
서준의 시선이 그에게서 옆으로 움직였다.
파천도황과 흑월검제는 최대한 무섭게 서준을 노려봤지만, 서준은 웃으면서 그 시선을 받아냈다.
‘대단하군. 아니, 이미 스트리머로 저 정도 위치까지 올라갔으니 범인은 아닌가.’
게임에 대한 재능?
‘저 스트리머처럼 압도적인 재능이면 또 정말 불가사의지만, 어쨌든 피지컬은 타고나는 비중이 크지.’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경험이 필요하다.
사회적 지능은 발달시켜야 한다.
학창 시절에 처음 사람들 앞에 서서 발표를 하게 되면 떨리는 게 당연하단 거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저씨들의 시선을 받아낸다?
더 호감이 간다.
“자자. 그만하고. 우리 진서준 스트리머님? 저랑 따로 얘기 좀 하실까요?”
“헉! 위험하네!”
옆에서 이상한 말투를 쓰는 애가 소리 질렀지만 뽀삐아빠는 신경 쓰지 않고 잠시 채팅창을 신경 쓰는 서준을 꿋꿋이 바라봤다.
“자네! 저 아저씨들은 진짜 딱 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젊은 친구가 못 하는 말이 없구만. 너는 길마 형님 대신 이 아저씨 따라올래?”
“싫네! 무슨 닉네임도 파천 뭐시기로 구리게 지어 놓고는!”
“이 자식이?”
“그만 다가오게! 경찰에 신고할 거네!”
“내가 뭘 했다고! 그리고 더 다가가지도 못 하거든!”
* * *
[길드 괴물의 길마 괴물입니다]==
검신단 측에서도 원하고 지존군주에서도 원해서 우리는 이번 길드전에서 지존군주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
-캬!
-무슨 개 빨리 결정됐네?
└지존군주면 괴물에서도 군침 돌긴 해
-근데 이 비매너 새끼 자꾸 커뮤니티 오는 거 킹받아
└ㄹㅇㅋㅋ
└그래서 존댓말 쓰고 공손하게 쓰는 거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 최대한 사리는 중
└얘네 관련된 글이 30추 올 때마다 욕으로 도배 되었었으니 눈치 안 볼 수가 없었겠지
└하지만 게임사 제재 안 받았죠? 문제없죠? 욕한 라벤만 대법관질 한 거죠?
└너 괴물이냐?
└솔직히 그래서 할 말 없긴 함
-그래 이러고 놀아라 좀ㅋㅋㅋㅋㅋㅋ
[근데 뽀삐아빠 개 쩌는 분 아님?]==
초초초초초과금 유저도 컨트롤로 이기고 서버 먹으신 초초초초과금 유저심.
저기 혈맹에서 컨트롤 좋기로 유명함.
==
-씹ㅋㅋㅋㅋㅋㅋ 컨트롤로 이긴 초초초초과금 유저 ㅋㅋㅋㅋㅋ
└초x5 과금보단 초x4 과금이 과금이 부족하긴 하지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돈도 ㅈㄴㅈㄴ 많으시다는 거네 부럽다!
[정보) 지존군주의 유저들은 50명 다 장신구가 최소 9강이다.]==
10강의 확률은 0.036퍼센트.
9강은 0.36퍼센트.
지존군주님은 참고로 10강 둘둘임ㄷㄷㄷㄷㄷㄷㄷ
==
-근데 10강 가려면 9강에서 10퍼센트만 성공하면 됨 ㅋㅋ
└9강 가려면 8강에서 20%만 성공하면 되고 ㅋㅋ
└은근 확률 혜자인 듯? 0.036퍼센트는 무슨 ㅋㅋㅋ 너무 갔다!
└ㄹㅇ!!! 8강 가려면 7강에서 30%만 성공하면 되잖아! 뭐야! 쉽네!
-위에 쟤들 말 진짜 믿는 사람 없지? ㅋㅋㅋㅋ 아무튼 혈저씨들 진짜 개쩌네
-아까 방송 중에 당소란 놈이 지존군주 장비창 확인하고 ㅈㄴ 놀라서 어케 했냐니까 혈저씨들 대답이 가관임
└뭔데?
└그냥 별거 아니라고 될 때까지 하면 된다고 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렇게 되면 진짜 검신단 패배할 듯?]==
길드전 합도 제대로 안 맞춘 오합지졸 vs 악질이지만 1등 괴물 + 그냥 ㄷㄷㄷ 한 형님들
이거 안 봐도 후자가 이기는데?
==
-ㄹㅇㅋㅋㅋ
-검신단 구원투수로 또 다른 혈저씨 길드 나오면 모르겠는데 그러면 지존군주한테 혈맹으로 돌아갔을 때 척살당할 수도
└개무섭네 ㅋㅋㅋㅋㅋㅋ
-아아. 라클은 무차별 PK가 안 돼서 좋아요!
└그래서 재미없는 거임
└혈맹에서 오신 어르신입니까? 그러면 아이스크림 하나만 ㅎㅎ
└어르신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다 새끼야
[ㄹㅇ 어떻게 막을 건데] [괴물 승!] [괴물 이기면 솔직히 그날만큼은 라벤에서도 빨아줄 듯]-그건 아님
-괴물 검거
-뭐만 하면 다 검거래 이 새끼들 (글 작성자)
“확실히, 뭔가 무서운데?”
방송을 종료하고 거실에 나와 서준을 기다리던 태우는 커뮤니티 글을 살피다가 팔을 쓸었다.
조금 전 척살령을 언급하던 뽀삐아빠가 생각난 것이다.
“혈맹에서는 그렇게 찍혀서 척살당하기 시작하면 진짜 엄마 아빠랑 사돈 팔촌까지 다 같이 길마님한테 사과드리러 간다는데…….”
미친 게임이다.
그리고 그런 미친 게임에서 탑을 찍은 사람이고.
라클에서는 그런 걸 아예 못 하니 그저 젠틀하게 게임을 해 왔겠지만,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지 않던가.
비매너 길드로 낙인찍히든 말든 상관없다고 했던가?
어차피 어린애들 장난 아니냐고.
“그런 분이랑 서준이 이 새끼는 뭐 하는 거야. 아니, 그리고 왜 같은 팀으로 안 받고 적으로 만들고 난리야.”
태우가 깊은 한숨을 내쉬던 때였다.
방문이 열리더니 서준이 나왔다.
“야. 무슨 얘기 했냐?”
“음…….”
“빨리 말해봐. 상황 파악이라도 해야지.”
“알았어. 일단 길드 괴물이랑도 바로 얘기했고.”
“그리고?”
“뽀삐 얘기했어.”
“……?”
“뽀삐 사진 계속 보여주면서 귀엽지? 귀엽지? 이러시더라. 입은 헤벌쭉하게 찢으시고.”
“…….”
“근데 귀엽긴 하더라.”
“……골때리네. 그거 말고는?”
“없어.”
“…….”
“아, 근데 전반적으로 그 아저씨가 나한테 호감작 하시는 건 알 수 있었다.”
“호감작은 새끼야.”
“농담이고. 아무튼 호감 가지신 건 맞는 것 같더라. 길드전에서 어떻게든 철저히 밟아 주시겠대.”
태우는 생각했다.
그게 어떻게 호감을 가진 거니 서준아.
“그래서 우리는 누구랑 할 건데!”
“그건 내일부터 정해 보자고. 길드 분들이 연습 게임 해 보자는데 하다가 합 맞는 길드랑 하면 되지 않겠어?”
“아오! 그냥 그 형님분들이랑 했으면 편했을 텐데! 다 장신구 9강이라는데! 어!”
“아 맞다, 그리고 나 할 말 있어.”
“뭔데?”
“나 목걸이 9강 찍음. 그 형님들이 다 더 눌러보라고 하길래 눌렀더니 붙더라.”
“뭐!”
태우는 오늘 들은 소식 중 가장 충격적이고 비참한 소식에 입에 거품을 물었다.
꼬르륵.
* * *
그 이후.
“아그들아 빨리빨리 준비하자.”
“…….”
“뭘 봐?”
“죄, 죄송합니다, 파천 형님들.”
“확 씨. 니들 혈맹에서 이렇게 빠졌으면 진짜 게임 못 했어. 알아?”
괴물과 지존군주는 만나서 연습하기 시작했고.
“뽀삐 아버님. 오늘은 좀 어떠셨는지요?”
“그냥 괜찮았네요. 그런데 그 아버님 소리는 좀…….”
“하하.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이상하게 군기가 잡혀가거나 쪼는 유저들이 많지는 않지만 괴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서준도.
“네. 오늘 연습도 비방용입니다. 수고요.”
몇 번 다른 길드들이랑 모여서 공성전을 해 봤다.
“나락 치셔도 안 보여줍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어느 길드랑 하냐고요? 음. 지금까지는 다 괜찮았는데 아마 헌터하고 사랑, 미온, 이 셋 중에 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그 셋이 연습경기 한 소감이 개웃김
-헌터: 상대 팀에 전략무기가 있다…… 같은 팀 아니면 피해라
-사랑: 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 그러니 봐주세요
-미온: 우리가 전체 랭킹 3위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검신단이 없어서 그랬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습경기를 보여달라! 보여달라!
-이러면 진짜 가능성 있는 건가?
-근데 혈저씨들도 뭔가 진짜 엄청나 보임. 괴물 자체도 쉽지 않은데
-아그들아. 장신구 올 9강이 밥으로 보이냐?
“네, 안 됩니다. 그러면 트바.”
그리고 시간이 흘러.
길드전 날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