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4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49화(249/431)
제249화
80줄.
검이 사라진 순간.
트수들이 보는 화면에 이질적인 프레임들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1초도 안 될 정도로 짧은 순간.
마치 옛날 세계 최고의 프로 게이머가 탭을 0.1초 만에 눌렀다 떼듯이 화면이 깜박인 것이다.
그리고.
서준은 자리를 찾아 여유롭게 걸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른 인원들도 뒤늦게 자리를 찾아 달려간다.
두꺼운 빨간 선이 겹쳐지고 또 겹쳐져 맵을 점령하고, 겨우 살 수 있는 흰색의 공간은 사람 한 명이 설 수 있는 정도였고.
“달려!”
그런 공간은 맵 전체로 봤을 때 띄엄띄엄 띄워져 있었기에.
유일하게 걸어서 자리를 잡은 서준이 뒤를 돌아봐 맵 전체를 바라본 순간 검이 빠르게 맵을 쇄도했고.
그 경로에 있던, 그리고 안전한 곳으로 달려가던 태우와 당소가 검이 지나가며 픽하고 쓰러졌다.
“다시 합시다. 하하하.”
서준은 웃으며 다시하기를 눌렀다. 4명으로 진행하면 힘들다.
이유는 한 대 한 대가 맞으면 거의 체력의 70%나 깎을 정도로 위협적이라 아직 패턴에 익숙하지 않은 공대원들이 마음 놓고 딜링을 못 해 딜이 부족했기 때문.
“천천히 해요.”
한 번 트라이 할 때마다 80줄까지 현재 7분 정도 소모된다.
그리고 지금이 세 번째 트라이였으니 21분 지났다.
-다른 팟 들도 꽤 힘들어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보고 피하려는데 방장 빼고 ㅈㄴ 빠듯함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초 만에 보는 새끼보다 여유로우면 그건 신이지 ㅅㅍㅋㅋㅋㅋ
아직은 여유로웠다.
그리고 1단계에서는 방송을 켠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스트리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말이다.
어차피 중요한 건 2단계라 생각하는 것이다.
서준도 동의하는 편이었다.
다시 하기에 사람들이 찬성하자 그들은 바로 코앞, 검이 내려오기 직전의 상황으로 돌아왔다.
“자 갑시다!”
태우가 힘차게 소리쳤다.
“이번에는 잘 피해 봅시다. 껄껄.”
뽀삐아빠도 마찬가지.
그렇게 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검을 향해 스킬을 박아 넣고 체력을 깎았다.
서준이 슬쩍 보니 슬슬 팀원들의 움직임이 풀렸다.
그게 눈으로도 보였다. 체력 줄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피하는 데 급급하면 딜을 넣을 수 없지만.
저 검이 갑자기 눕고 뒤로 살짝 빠지는 전조증상을 보이면 어디로 반월형의 경로를 그리며 회전할지.
수직으로 서서 살짝 뒤로 기울여졌으면 그 상태에서 내리꽂는다는 사실을 익힌다면.
발만 살짝 움직여 피하고 딜을 욱여넣을 수 있다.
‘좋군.’
서준은 처음부터 한 번 보고 그렇게 했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그는 초보자였다.
그러는 사이 80줄까지 까였다.
‘5분 지났군.’
-템포 따라오세요!
-조합 굳!
-이제 슬슬 템포 따라오는 듯?
-폼 올라온다
-그래봤자 첫 번째 기믹이죠?
검이 일순 눈앞에서 사라졌다.
서준은 다시 맵을 확인하고 여유롭게 이동했다.
-ㅅ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깜빡이라고 ㅋㅋㅋ
-이 새끼 진짜 어떻게 하는 거냐곸ㅋㅋㅋㅋ
-얘 진짜 0.25배속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됨
-ㄹㅇㅋㅋ
-모든 의문이 풀렸다. 전생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0.25배속으로 사는 거였음!
뒤를 돌아봤다.
이번엔 태우하고 당소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관절이 약하신 뽀삐아버님과 검신119가 아직 달리고 있었다.
“자자 괜찮아요.”
서준이 말을 마치자 검이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고 그 둘은 쓰러졌다.
검의 크기는 빨간 선의 두께를 커버할 정도가 아니었으나, 마력 같은 것 때문에 검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아도 사람들은 죽는다.
“다시 합시다.”
“후. 여기서부터 막힐 줄은 몰랐네요.”
뽀삐아빠가 멋쩍게 뒤통수에 손을 올렸다.
“그러게요. 헤헤 어렵다. 죄송합니다.”
검신119도 사과를 했다.
공대원들은 다들 한목소리로 괜찮다고 했다.
한 사람이 계속 실수하는 것도 아니다.
태우가 말했다.
“지금 서준이 빼고는 아직 다 시야 공유로 공격을 파악하는 데에 마스터가 되어 있지 않아요. 그냥 운 나빠서 안전한 곳이 멀리 있으면 죽는 거죠. 지금 쟤 빼고 다 똑같은 상황인걸요.”
“그러네. 분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나도 파악이 아직도 힘드네.”
당소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서준 님 대단합니다. 한 번에 마스터하고 그냥 여유롭게 자리를 찾아가는 게.”
검신119의 찬양이었다.
“하하. 아무리 늦어져도 괜찮으니 천천히 하나씩 마스터 하면서 갑시다.”
“좋아요! 서준 님!”
“아직 다른 공대도 완벽히 공대원 전부가 살아남은 공대는 없다고 계속 시청자들이 알려주니까. 어? 나왔다네요? 그리고 왜 저를 욕하시지?”
다른 방에서 성공한 팀이 나왔나 보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웃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이 방장 나쁜놈아 ㅋㅋㅋㅋ
-개 웃기네
-해법도 나왔음ㅋㅋㅋㅋ
“뭐지?”
“왜? 그러고 보니 우리 시청자들도 웃는다.”
“그래요? 해법이 그래서 뭔데요?”
뽀삐아빠가 태우에게 말했고 태우는 채팅을 읽다가 썩은 표정이 되었다.
아쉽게도 둘의 대화가 들리는 서준의 채팅창에서는 해법을 안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왜 표정이 그런데.”
“해법이 말이지 서준아.”
“어.”
“보고 피하는 게 아니래.”
태우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
“당연히 보고 피하는 건 맞는데, 특정한 규칙이 있어서 미리 자리 잡아 뒀다가 근처로 가는 거래. 그렇게 안 하면 결국 진짜 엄청 빠르지 않는 이상 못 가는 사람이 절반은 생긴다고.”
“그래? 그러면 왜 지금까지 그렇게 했지?”
“…….”
“……..”
“시청자들 말로는 누군가가 미친 듯한 속도로 계속 여유롭게 하니까 굳이 규칙을 볼 생각을 못 했다고 하던데 그 누군가가 누굴까 서준아.”
모두가 서준을 노려봤다.
“심지어 그 사람은 우주에서 가장 먼저 패턴을 파훼하고 쉬우니 보고 피하자고 말로 사람들의 뇌리에 박아 버렸어.”
그렇군.
-한 마디로? 방장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그냥 ㅋㅋㅋㅋ 쟤를 기준으로 보면 안 됨ㅋㅋㅋㅋㅋ
-누구처럼 보고 피할 생각 하지 말고 미리 대충 위치에 서서 준비하라고 ㅋㅋㅋㅋㅋㅋ
“자 한번 패턴이 뭔지 봅시다!”
서준은 뒤에서 작게 속삭이는 119와 시식코너의 대화를 무시했다.
“우리 퍼클 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
시식코너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 * *
80줄 패턴에서 살 수 있는 안전지대의 위치는 랜덤처럼 보였지만 어느 정도 규칙이 있었다.
일단 위아래 12시와 6시 방향에 하나씩 생겨난다. 정확한 위치는 진짜 랜덤이지만 이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반으로 갈랐을 때 왼쪽 오른쪽에 3개씩 생기는데, 원의 중심 부분 근처에 1개나 2개가 생길 수 있다.
보통 중심부 근처에 1개가 생기면 가장 먼 곳 위아래 중 한 곳에 2개가 가깝게 생기고, 중심부 근처에 2개가 생기면 한 개는 랜덤이다.
그러니 위아래 한 명씩, 그리고 양옆 중간에 두 명씩 기다렸다가 보고 뛰면 그 빡빡함이 훨씬 덜해진다.
그들은 바로 방향을 정했다.
레이드를 하다 보면 보스는 어그로가 끌리는 데로 계속 이동한다.
그러니 80줄 근처에 다가갈수록 패턴이 시작하면 정해둔 자리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게 미리 염두에 두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파훼법을 안 이상.
그들의 공대에게는 그 정도 일은 쉬운 일이었다.
“나이스!”
“드디어 모두가 살았다!”
“다시 빡딜 하자고요!”
슈우웅.
검이 필드를 빠른 속도로 누볐지만 아무도 죽지 않았고 중앙으로 팍하고 날아온 검하고의 레이드가 계속 진행됐다.
체력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검은 이전의 기본 공격 패턴에서 궤도나 속도가 조금 달라진 공격으로 바뀌었고.
“천천히 합시다! 아직 시간 얼마 안 지났어요!”
레이드에 제한 시간은 있긴 하다.
정확히는 일정 시간 이상으로 넘어가면 레이드가 힘들어진다.
Overdrive 혹은 Enrage로 불리는 게임 레이드의 국룰 광폭화 때문이다.
광폭화란 제한 시간이 지나면 레이드 보스에게 들어가는 버프다.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거나, 데미지가 커진다거나 하는 것도 있고 아예 그냥 전멸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그냥 레이드 실패로 끝내버릴 수 있지만 좀 성의 없이 느껴질 수 있다.
이 광폭화를 넣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통은.
딜은 비슷한 스펙의 유저보다 훨씬 부족하지만 절대 죽지 않는 세팅으로 유저들이 레이드를 깨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유지력과 체방을 엄청 좋게 해서 레이드를 하면 난이도가 급감한다.
그러니 봉쇄를 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걸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왜냐면 뒤쪽 기믹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와! 잠만 또 맞았어! 이거 왜 이렇게 아파!”
몸을 옆으로 눕히고 회전하며 이동하는 검을 태우가 맞았다.
“나 포션 없다. 힐 좀. 헤헤.”
태우뿐만이 아니었다.
“허허허. 부끄럽지만 나도 이제 포션이 하나 남았군.”
계속해서 힐이 들어가고 보호막이 서포터의 쿨마다 그들에게 들어오는데도 5개의 포션을 거의 다 써버린다.
이는 서준의 공대만의 특징이 아니었다.
서준은 상황을 파악하며 태우에게 말했다.
“난이도가 좀 높긴 하네요. 포션 줄까? 난 5개 다 있어.”
“야. 버스 태워준다며.”
왜 인성질을 오늘도?
그런 눈빛으로 태우가 검을 피하며 서준을 노려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포션 주는 게 되겠냐?
-기만질ㅋㅋㅋㅋㅋㅋㅋㅋ
-검서운 이야기 : 이 새끼는 아직 처음부터 시작해서 한 대도 안 맞았다
-와 씨 개소름ㅋㅋㅋㅋㅋㅋㅋㅋ
-2단계 가면 맞으려나?
그래도 적기사의 대검의 체력은 계속해서 줄어들었고 아무도 죽지 않고 두 번째 기믹을 보는 데에는 성공했다.
체력은 40줄.
검은 다시 사라졌고 서준은 바로 시야를 바꿨다.
하지만, 이번엔 무언가 달랐다.
원래는 사방에서 그어지며 겹쳐지는 직선들이 맵을 덮고, 유일하게 빈 곳은 깔끔하게 있었다면, 이번엔 비어있는 곳이 없었다.
대신, 저번처럼 비어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위치에는 옅은 빨간색으로 되어 있을 뿐.
서준은 즉시 위기를 감지하고 옵저버의 위치를 바로 위 하늘에서 옆에서 맵을 바라보게 옮겼고, 팀원들은 일단 당황하면서도 연한 색으로 이동했다.
옵저버의 이동 속도는 엄청 빠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검이 공격을 시작한 순간 절반쯤 온 옵저버가 맵을 비췄고 눈을 떼지 않던 서준은 바로 머리를 숙였다.
두 번째 기믹은 자리를 잡은 뒤 머리를 숙이거나 뛰기까지 해야 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대각선에서 바라봤다면 더 잘 보였으려나?’
확인해 봐야겠다만은.
“이런 다 죽었군요.”
서준은 다시하기를 눌렀다.
또 혼자 남았다.
* * *
-진서준 0데스 (4트 실패)ㅋㅋㅋㅋㅋㅋㅋ
-진서준 0데스. 그리고 0타격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자식… 체력이 닳지 않아! 안 맞았으니까!
-마지막에 그걸 또 끝까지 집중을 놓지 않고 사네 무친놈
-두 번째 기믹은 그래도 다른 파티도 좀 봤네
-아니 그것보다 다른 방은 ㅈㄴ 퍽퍽 죽더라. 포션 다 빨았어도 하지만 살았죠 시전한 태우가 ㅈㄴ 고수였음
-검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공격 패턴이 어려움
-어쨌든 두 번째 기믹 파훼법은 알겠네
-근데 이 새끼 흘리기는 왜 안 함?
-카운터야, 카운터를 치면 그대로 반대로 돌아서 또 공격해서 못 한다만은
-흘리기도 마찬가지로 안 되는 거 아님?
-흘리기 될 것 같은데 아직 시도를 안 해 봐서. 얘가 해 줘야 알 듯
아주 잠시 동안.
서준의 리플레이를 팀원들이 보면서 두 번째 기믹이 어떻게 나왔는지 확인하는 동안 서준은 채팅창을 보고 대답했다.
“흘리기라. 그쪽으로 주제가 넘어갔군요. 일단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요. 흘리기 할 때 보스가 저보다 빠르면 불가능한 거 아시죠?”
-네
-ㅔ
-불가능하다는 거임?
“아니요.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은 불가능한데 가끔 가능한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아주 미세하게. 아마 공격 속도의 차이를 둔 이유가 흘리기를 그때 하라는 거겠죠?”
-아하!
-된다는 건가?
-근데 그 미세하게 공격 속도가 느려진 타이밍을 어케 잡나요!
-잘!
-그래서 어렵다는 거임?
“어렵겠죠.”
-하긴
-ㅇㅇ
-제작자들이 작정했나 봄
-역대급이라잖아
-ㅈㄴ 미세하다는데 어쩌겠음
“여러분들한테는요. 항상 말하잖아요. 아무튼 이제부터…….”
서준은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속도의 차이를 파악할 때까지는 아니었다. 그건 한 번에 알아봤다.
그는 팀원들이 어느 정도 패턴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효율적으로 공대가 싸울 수 있게.
“레이드가 한결 쉬워질 겁니다. 아 제발 방장 망했으면이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