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6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69화(269/431)
제269화
“여기가 신하연, 백도율, 그리고 진서준의 나라인가?”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절차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남녀 외국인은 인천공항을 두리번거렸다.
“그거 너무 바보 같았어, 버나드.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한국 온 적 있거든?”
둘은 6년 차 프로게이머다.
그리고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세계 대회에 진출할 수 있었고 그중 개최국에 한국이 껴 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쟤는 저기서 뭐하냐?”
레이첼은 입국 장소 바로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서 그들을 반기는 한 금발 선수를 가리켰다.
“우리랑 같이 날아온 거 아니야? 쟤네 팀도 뉴욕에 있잖아.”
크리스티나.
레이첼이 스스로를 신하연의 라이벌(아님)이라고 자청하고 다닌다면 크리스티나는 북미에서 레이첼의 라이벌(아님)이라고 자청하고 다닌다.
서로 맡은 라인도 다른데.
사이가 나쁘지는 않다.
프로들끼리 나쁜 사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성격이 좀 안 좋고 눈치도 안 보는 성격이라 대회에서마저도 인성질을 하지 않는 이상 굳이 나빠질 일 자체가 적다.
그리고 국제대회를 같이 나가면서 친해지기도 했다.
“이제야 오네! 내가 마이클 팀장님한테 언제 오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는지 알아! 레이첼 버나드 반가워!”
그 둘은 일단 떨떠름하게 손으로 인사하며 다가갔다.
그러곤 목소리를 낮게 낮춰서 말했다.
“팀장님이 말한 한국 가이드가 크리스티나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겠군. 레이첼 아무리 봐도 쟤 이미 며칠 동안 관광한 관광객 같은데 내 기분 탓인가?”
“아닐걸. 나도 그렇게 느껴지거든.”
“저 옷 뭐야?”
“한복? 그거 아니야?”
캐리어를 들고 다가온 둘을 한복을 입은 크리스티나가 반겼다.
“매니저님들한테 가방 맡기고 우리 같이 놀러 가자! 나 심심했어!”
“이런……. 됐고 일단 숙소부터 가자.”
버나드의 말에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관광은 그들도 좋아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컨디션 회복이다.
남은 기간은 6일.
역사서를 타국에서 하게 된 만큼 더 많은 난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크리스티나를 따라서 가 대기 중이던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짐을 차에 넣고 숙소로 출발했다.
그들은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네가 먼저 가 봤으니 숙소는 확인했지? 어땠어.”
레이첼의 물음에 크리스티나가 대답했다.
“그냥 저번이랑 똑같지. 시설 좋고 정신건강을 위해 큰 방에 시야 탁 뚫려 있고. 고급 캡슐도 있지만, 원하면 내 것도 가져올 수 있고.”
“그래서 가져왔냐?”
“아니. 내 플레이는 캡슐 안 타.”
“재수 없군.”
버나드가 끼어들었다.
“너네는 둘 다 가져왔냐?”
“아니. 나도 마찬가지로 캡슐 안 타.”
“나는 가져왔다.”
“버나드 너 너무 예민한 듯? 외국까지 네 캡슐을 가지고 와야겠냐?”
“자기들이 여기로 불렀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
“하긴, 프로들이 30명이 넘는데 도대체 게임사는 왜 사람들을 한국으로 부르냐고 우리 구단은 엄청 뭐라 하던데. 흐흐. 너네는 안 그랬어?”
“우리도 불평불만 하던데? 그런데 보니까 다들 시련 때문에 폼뿐만 아니라 그냥 실력이 생각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서 그런가 큰 불만은 없더라.”
“알아서 해라 이거지 뭐. 어쩌겠냐. 아직은 그래도 더 쉬어도 된다고 흐흐. 한국이면 모르겠지만. 그런데 잠만 크리스티나 너 도대체 한국에 언제 온 거야?”
“일주일 전. 그때부터 관광하고 시차 적응 다 했지.”
“이러니 구단이 뭐라뭐라 하지. 아니 도대체 왜? 게임사에서 너한테만 먼저 티켓을 줬을 리는 없을 테고. 분명 우리랑 같이 오는 비행기였을 텐데.”
“그야…….”
“그야?”
순간 크리스티나의 눈빛이 돌변했다.
사냥감을 생각하는 눈빛이다.
그녀의 포지션은 정글러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면 힘들 것 같더라고. 미리 올 수밖에. 관광은 그냥 한 거고.”
무엇이 힘들 것 같은지는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알 수 있었고 버나드는 흠칫 몸을 떨었다.
‘이번 역사서에서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나 보군.’
어쩌면 많은 프로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 사람을 노리고 오지 않았을까.
당장 버나드 그조차도.
‘음……. 나는 붙어보고 싶나?’
처음 봤을 때부터 대단하던 그 사람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단 만나보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아 그런데 그거 아냐? 버나드?”
“뭐.”
“그 검신이란 사람. 예전에 탑원딜 했었대.”
갑자기 붙어보고 싶어졌다.
그게 탑이었다.
버나드는 그리고 탑이다.
“흐흐흐흐. 이건 못 참겠군.”
레이첼이 버나드에게서 시선을 떼고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버나드는 이를 포착하고 말했다.
“레이첼 너는 붙지도 못 할 거면서.”
“…….”
“내기. 절대 못 잊지. 하하.”
“…….”
“무슨 내기?”
***
그들은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서울에 있는 거대한 호텔이었다.
“듣기로는 여기에 다 있나 본대? 시작하기 전에 주변 관광 다니다 보면 마주칠 수도 있을걸? 나는 멀리 다녀서 아직 안 마주쳤지만.”
레이첼은 어차피 크리스티나처럼 일찍 온 사람은 거의 없어서 근처를 돌아다녔어도 안 마주쳤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군.”
“어.”
원래 역사서에서는 그냥 적당히 참가자들 근처로 숙소를 배정했다. 각기 따로따로.
굳이 참가자들을 한곳에 모을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게임 내에서 모인다.
또한 인원이 많지도 않다.
이번 역사서에 참가한 나라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나라는 미국이다.
6명이고.
대부분의 나라에는 참가자가 한 명도 없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으로 모였으니 숙소를 모으게 된 것 같았다.
“그러면 우리끼리 라운지 바나 식당 가서 정보 공유하면?”
“하지 말라 하지 않을까?”
“감시당할 듯.”
“양심에 맡기지는 않을 테고.”
“아예 방에서 못 나오게 하지는 않을 텐데. 어차피 관리하겠지.”
소통이 어려운 특수한 상황을 현실을 통해서 해결할 수도 있으니, 게임사에서는 그들의 소통을 금지 시킬 것이다.
또한 역사서 기간 동안은 인터넷을 절대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리 끝내 버리고 녹화된 영상을 후에 내보내지 않고 라이브로 내보내니, 인터넷을 참가자가 하는 건 게임 자체가 진행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이 호텔에 총 몇 명이 있는 거야? 나라별인가?”
“무슨 상관이겠어. 방만 넓고 가끔 나올 수 있으면 그만이지. 그럼 쉬어라. 언제 놀까?”
“오늘은 안 나가.”
시작 6일 전.
해외에서 각자 일정에 맞춰 한국에 입국한 참가자들은 모두 숙소를 배정받았다.
역사서가 시작하는 날부터 그들은 배정받은 숙소에서 관리를 받아야 하지만, 그전에는 자유롭다.
그곳에서 계속 숙박해도 되고 지금 당장 다른 5성급 호텔을 가도 된다.
심지어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물론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레이첼하고 버나드는 한국에 온 첫째 날에는 그냥 컨디션 관리를 위해 푹 쉬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는 미국 일행들과 함께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음식을 먹으러 다녔다.
그들은 그들을 관리해 주는 매니저와 크리스티나의 도움을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보니 대부분은 그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이거 봐 버나드 다들 시내에서 계속해서 만나는 것 같은데?”
“내일부터는 우리도 그냥 근처를 돌아다닐까?”
“스트리밍도 켜는 건?”
“그건 좀. 장비 없어.”
역사서 시작 4일 전.
그들은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제 시차에 어느 정도 적응도 했고, 아는 사람도 만날 확률이 높기에 만나면 대화나 나눌 예정이었다.
2일 전에는 전야제가 있다.
“한국인들도 지금 여기서 지내고 있을까?”
크리스티나가 호텔에서 밖으로 나가는 길을 걸으며 말했다.
그 사람한테 관심이 가 있는 것이다.
“한국, 올해에는 4명이던데. 많다.”
원래 한국은 한두 명쯤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백도율과 서준이 나와서 6명의 미국, 5명의 중국에 이어, 인도와 공동으로 세 번째로 많은 참가자가 있는 나라가 됐다.
“어? 저기 봐봐.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어. 한국인들은 아니고 아니, 저거 욘이잖아?”
그들은 호텔 바깥을 조금 걷다가 수상하게 입구에 사람들이 몰린 가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PC 시절부터 이어진 게임 강국 덴마크의 선수 욘.
키가 203cm에 바로 윗세대가 바이킹 활동을 했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구의 인물이다.
그런 그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얼굴이 삐죽 나와 있으니.
“뭐 하는 거지?”
“옆에 보면 대부분 참가자들 같은데? 일반 팬 분들은 별로 없어 보여.”
길거리 음식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는 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이내 버나드가 사람들이 왜 모여 있는지 알아냈다.
“펀치 기계가 앞에 있네! 하하하! 이건 못 참지!”
일반인들은 주변에서 구경 중인 것 같았다.
“남자들이란.”
버나드가 팔을 풀면서 먼저 다가갔고 크리스티나와 레이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버나드를 따라갔다.
이건 못 참는다.
“진짜 많네.”
레이첼이 말했다.
“그러게.”
“참가자만 10명? 15명?”
“프로들은 확실히 눈에 익어서 파악하기 쉽군. 스트리밍 중인 사람은 없고.”
“귀찮나 보지, 다들.”
퍽!
큰 소리와 함께 매트와 주먹이 맞닿고 위로 머신은 퍽 하고 올라가 점수를 계산한다.
“877! 오오오! 잘 치잖아!”
“와아아!”
분명 잘 맞았는데.
보통 길거리에 있는 수준으로 맞춰진 설정은 아닌 게 분명했다.
UFC 기준이야 뭐야.
“그 사람은 없어.”
크리스티나는 이번에도 한국의 진서준을 찾았다.
“한국에 살잖아. 숙소에는 전날에 와도 컨디션은 쌩쌩할 거라고.”
어깨를 으쓱였고 이번에는 버나드가 앞으로 나섰다.
도착하자마자 대화를 나누고 한번 하겠다고 한 것이다.
다들 영어를 하니 소통은 원활했다.
퍽!
[901]기록 갱신이었다. 이전 최고 기록은 895.
“드디어 900 넘었다! 와!”
남자들은 신나 했다.
이러니 아침부터 모여 있지.
뒤에서 가장 큰 덩치를 가진 욘은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호승심이 강하고 싸움과 경쟁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아직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보였다.
“봤냐?”
“그래봤자 욘이 나서면 금방 깨질 듯.”
선수들은 낄낄거리며 펀치 머신을 치고 환호하고 야유했다.
908.
독일의 스트리머가 세운 현재 최고의 기록이다.
아직도 욘은 슬슬 한번 쳐 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도 귀엽다는 듯 약간 떨어져서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멀리서 캐리어 끌고 들어오는 한 한국인에게 한 명.
두 명.
세 명.
그리고 그 시선을 따라서 모두의 눈이 고정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듯 관찰을 시작했다.
그 자리에 있던 대다수가 이 부류였다.
시련의 일은 자신이 최고라고 의심하지 말라고, 실력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을 도발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자격을 갖추고 있었고 증명했기에, 그는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탐스러운 사냥감과 다를 바 없었다.
일부는 시선에 단순한 흥미만을 담았다.
주로 스트리머와 싸우면 안 되는 레이첼이 그랬다.
또 그보다 더 일부는 지금 당장 가볍게라도 붙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입꼬리를 올렸는데.
마지막 부류에 해당하는 욘이 가장 먼저 그 한국인, 서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