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7화(27/431)
제27화
본디 게임사에서 광고를 줄 스트리머를 선정할 때는 보통은 아이튜브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 이유는 트래블과 아이튜브를 보는 시청자의 규모 자체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생방 시청자가 5,000명인 대신 튜브 조회수가 100만 회 나오는 스트리머와 생방 시청자가 1만 명인 대신 튜브 조회수가 10만 회가 나오는 스트리머.
어느 쪽을 살펴야 홍보에 좋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물론 몇몇 예외인 사람들도 있다.
시청자층이 충성도가 높다거나 팔로워 수가 높아 트래블 다시 보기를 많이 보고 구매력이 높으면 아이튜브 구독자 수가 낮아도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물론.
‘둘 다 내게는 해당하지 않다는 거지.’
아이튜브 구독자?
아직 채널도 없다.
아니 채널은 무슨 계정도 없다.
시청자층은 뭐 이제 3일 됐는데.
‘신작을 런칭할 때 대대적으로 광고를 뿌린다고는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이것도 해당 안 된다.
“어떻습니까? 서준. 저희의 제안을 수락하시겠습니까?”
“좋은 제안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당장 계약하고 싶지만…….”
“……지만?”
“조금 당황스럽고 의문이 생기네요. 왜 이렇게 제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였는지 말이죠.”
천만 원.
많지는 않다.
물론 메이저 기준이다.
현재의 서준에게는 100만 원도 좋은 대우였다.
일단 광고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하하. 서준은 굉장히 신중한 사람이군요.”
“그냥 궁금했을 뿐입니다.”
대가 없는 호의가 있을까.
서준은 여유롭게 웃고 있었지만, 여차하면 계약을 파투 낼 생각도 하고 있었다.
협조는 해주되 말이다.
그리고 김윤찬은 몰라도 이브 파이모는 서준의 그런 기색을 읽은 것 같았다.
“흠, 아무래도 납득을 시켜드려야겠군요.”
이브 파이모가 껄껄 웃었다.
약간의 주름진 푸른 눈이 보기 좋게 휘었다.
“쉽게 말하면 투자입니다. 여기 있는 저와 김윤찬 팀장은 서준 님의 플레이를 빠지지 않고 다 챙겨 본 사람들입니다.”
옆에서 김윤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서준 님이 앞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낼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회사 차원에서 관계를 만들어 두고 싶더군요. 사실 티저 영상은 좀 늦어져도 아주 큰 문제는 없습니다. 거기다가 베타 테스트를 할 때쯤이면 서준 님이 훨씬 더 성장했을 거라 봤습니다. 쉽게 말해 윈윈이죠.”
솔직하군.
이제야 납득이 된다.
그니깐 이건 침 바르기다.
미리 잘 보이는 것이다.
또한 선물이기도 하다.
“네. 진짜 말 그대로 저희만이죠. 다른 회사 사람들은 모르니깐.”
김윤찬이 옆에서 입을 열었고.
“내가 사장인데 뭐 어때.”
이브 파이모가 넉살 좋게 웃었다.
그리고 서준은 충격을 받았다.
사장이었어?
김윤찬은 손을 뻗어 계약서를 돌리고 여러 조항을 서준에게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전부 그들이 말한 대로였다.
설명이 끝나갈 때쯤 이브 파이모가 서준에게 말했다.
“서준. 광고는 암살단의 여명으로 해도 됩니다만, 제가 게임 하나 추천해도 되겠습니까?”
“뭔가요?”
“협을 위하여입니다.”
협을 위하여.
무비 소프트에서 만든 가상의 대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무협 풍 액션 게임이었다.
“서준의 실력이라면 분명 그곳에서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주겠죠. 그걸 보고 싶습니다.”
이미 이브 파이모는 회사의 게임 홍보보다 서준의 플레이를 보는 게 우선이 된 상태였다.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게요. 그런데 사장님은 어느 나라 사람이신가요?”
“아, 전 프랑스 사람입니다.”
“그래요?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시네요.”
“한국에서 짧게 유학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솔직함은 프랑스인들의 미덕이던가요?”
“아니요. 그저 서준에게는 솔직한 쪽이 더 좋을 거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거참 솔직하네.
역시 사장답게 사람을 잘 본다.
서준은 웃으며 계약서를 챙겨 들고 일어섰다.
“감사합니다.”
“저희야말로 감사하죠.”
“그런데 일주일 안에 저 말고 다른 사람 중에 질서의 파편을 다 모으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서준은 문뜩 이동수가 생각났다.
“흠.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가능성 있는 유저가 한 분 있더라고요. 다행히 스트리밍은 안 하시니깐 공개만 하지 말아달라 부탁할 생각입니다.”
둘은 서로 같은 대상을 두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서준이 협조하게 된 이상 이동수에게 부탁할 필요가 사라졌다는 사실도.
이동수는 어디까지나 서준 때문에 암살단의 여명을 플레이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군요. 그러면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브 파이모는 서준의 손을 맞잡으며 씨익 웃었다.
“저희도 무비 소프트와 서준 님이 만들어갈 시너지를 기대하겠습니다.”
* * *
서준은 부탁받은 대로 지배자를 잡는 대신 암살단의 여명 속의 여러 활동을 하며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여전히 임무나 퀘스트는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 건 변함 없었다.
그리고 서준에게서 지배자를 잡을 기색이 보이지 않자 몇몇 스트리머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먼저 질서의 파편의 정보를 캐면 대박 아닌가?
그런 생각이 퍼지면서 지배자에 도전하는 미약한 유행의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이튜브 편집자인 한지민의 고용주도 같은 생각을 했다.
문제는.
“나쁜 년.”
한지민은 한숨을 바닥이 꺼지라 내쉬며 의자에 몸을 깊게 파묻었다.
[좀만 더 이 스트리머 같은 느낌 나게 수정 해줘.] [수정했으니깐 확인 좀.][1] [야][1] [좀 봐봐][1]이틀이 지났는데도 읽지 않는다.
한 달 전부터 이런 식이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눈을 지그시 눌렀다.
“하아아.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가족도 친구도 없다더니.”
한지민은 미래를 같이 꿈꾸고 고민을 나누었던 친구이자 고용주를 씹어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상한 부분에서 계속 꼬투리 잡을 때부터 알았어야 했는데.”
1년 반 전, 한지민은 영상 편집을 막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한 하꼬 스트리머를 발견했고 재밌게 방송을 보던 중, 혼자서 편집하느라 아이튜브가 잘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는 같이 성장하자는 의미에서 하꼬 스트리머에게 작업물을 보냈고 그때부터 둘의 동업이 시작되었다.
하꼬 스트리머는 한지민에게 안정적인 월급을 못 주는 대신 못 벌 때는 같이 못 벌고 잘 벌 때는 같이 잘 벌자며 아이튜브 수익을 5:5로 나누자고 했다.
“그때 구두로 약속하는 게 아니었는데.”
인제 와서 후회하면 뭐 하나.
한지민은 처음 반년 동안은 정말 힘든 상황에서도 미친 듯이 편집에 몰두했다.
당시 구독자는 217명.
수익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럼에도 한지민하고 스트리머는 의기투합하며, 서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텨냈다.
한지민은 잠도 못 자가며 하루에 영상을 한 개씩 만들어가며 아이튜브 채널을 키웠고.
한지민의 편집 실력이 오르면서 점점 채널이 알고리즘을 타기 시작하더니 반년쯤 지났을 때부터 구독자 3만 명을 찍으며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좋았지.”
한지민의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무난하게 8개월이 지났다.
채널은 어느새 구독자 10만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생방도 아이튜브 덕분에 사람이 늘었다.
그리고 수입이 점점 많아지면서 다른 편집자를 구하게 됐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사람 참 치사하다.”
한지민은 책상 위에 모니터를 바라봤다.
거의 1년 반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지겹도록 본 사람의 영상이 있었다.
한 달 전 그녀는 친구라 믿었던 고용주하고 싸웠다.
그 이유는 한지민이 편집자치고 너무 많이 가져간다는 것.
채널을 키운 건 사실상 그녀였는데.
“후. 채널 관리해 주는 게 쉬운 줄 아나 보네.”
그녀는 편집 프로그램을 껐다.
이제 관계를 정리해야 할 것 같았다.
이번 달 수익도 안 보내 준다.
입맛이 쓰다.
“뭐? 이 스트리머 같은 느낌 나게 수정 해 달라고? 제 실력으론 안 되는 거 알면서 시발.”
친구라 믿었다.
같이 어려운 생활을 헤쳐 나가며 누구보다도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배신당할 줄 몰랐다.
배신감에 치가 떨리고 울고 싶다.
“이제 남은 게 뭐가 있지?”
사실상 편집일이 바빠서 돈을 잘 쓰지 못해서 쌓인 목돈.
그리고 편집 실력?
눈이 먹먹해졌다.
1년 6개월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일은 쉬지 말아야지.
그녀는 정말 오랜만에 편집자 구인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 게시글을 발견했다.
“…….”
우습게도 전 고용인이 보내줬던 영상 속 스트리머였다.
실력 하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람.
그 사람은 당장 몇몇 영상을 편집해 줄 프리랜서를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얘기해보고 괜찮으면 전속 편집자도 고려 중이라고 했고.
“너도 수익을 나눈다고? 그래, 어디 한 번 계약서 쓰나 보자. 안 쓰고 부려 먹을 생각이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한지민은 일단 서준에게 메일을 보냈다.
* * *
-내일은 지배자 잡는다고요? 드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가 간다.
-지금까지 타 스트리머들 실패하는 거 보고 방장이 넘사라는 실감했음
-이제야ㅠㅠㅠ
-솔직히 그 실력 가지고 소매치기나 미니게임 하는 건 선 넘었지.
-ㄹㅇ 그럴 거면 그 실력 나 줘
“네 여러분 그럼 내일 봐요.”
-ㅅㅂ!
-트바!
-ㅌㅂ
철컥.
서준은 스트리밍을 끈 뒤 캡슐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씻은 뒤 컴퓨터 앞에 앉고 메일을 확인했다.
[티저 영상 다 만들었습니다.] [(광고) ★929회 1등/996회 2등 당첨★, ‘1등 예상 번호’ 무료 이벤트!! 이번엔 당신 차례일지 모릅니다] [서준 님 방송에서 너무 암살단의 여명만 하시면 방송이 망할 수도 있으니 팬으로서 충고 하나만 하자면…] [제보합니다. mijhvn0216 욕했습니다.]가장 먼저 티저 영상 다 만들었으니 이제 맘대로 하라는 무비 소프트의 메일이 보였다.
그리고 여러 광고와 방송에 훈수를 두는 시청자들의 메일이 주를 이뤘다.
편집자 지원 메일은 없었다.
“쩝.”
그가 편집자 공개모집을 한 뒤 첫째 날하고 둘째 날에는 몇몇 영상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중 서준의 마음에 든 영상은 없었다.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실력이 부족한 편집자를 뽑을 순 없었다.
“일단은 아이튜브에 올릴 영상이 2개는 확보되었는데.”
하나는 알파카의 편집자 이수한이 도와준 합방 영상이었고, 하나는 편집자 구인 사이트에서 의뢰한 첫 방송 편집본이었다.
서준은 한지민이라는 편집자에게 받은 영상을 틀었다.
감상은.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네. 경력자야?”
서준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응.”
이미 인기척으로 태우가 왔음을 눈치채고 있던 서준이 대답했다.
“저 사람이랑 전속계약하게?”
“흠…….”
서준은 편집자에게 아예 채널을 맡기고 싶었다.
그편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려면 편집자가 방송을 다 챙겨보는 팬인 경우가 훨씬 좋다는 얘기를 이수한을 통해서 들었다.
“얘기 중이야. 우선은 몇 개 맡겼는데 확실히 실력이 좋네.”
“그래? 잡을 수 있으면 꼭 잡아라.”
만약 편집자가 안 구해지면 MCN에 들어가 볼 생각이다.
“응. 근데 좀 더 기다려보고. 저분이 제안받아 줄지도 모르지만.”
둘은 잠시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렇긴 해. 아니면 직접 찾아봐. 팬 영상 올린 사람 중에 네가 직접 스카우트하는 거지.”
태우는 그 말을 하고 서준이 앉아있는 의자를 두드려 준 뒤 자기 방으로 갔다.
매번 방송이 끝날 때마다 서준이 잘하고 있는지 챙겨주려는 태우였다.
서준은 태우의 조언을 따라 아이튜브에 들어갔다.
그리고 검색을.
“뭐라 하지?”
무명.
무쌍.
지배자.
스트리머 팬 영상.
등등.
아무리 검색해봐도 나오는 건 없었다.
서준은 포기하고 그냥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어서 편집자 지원 영상을 검색했다.
그런데 친숙한 아이튜브 계정 닉네임이 보였다.
[공중화장실벽돌갈취왕]그의 스트리밍은 계속 봤지만, 매니저 부탁에는 묵묵부답이었던 시청자였다.
서준은 그 영상을 살폈다.
조회수 157회에 ‘.’ 이라 쓰인 제목.
영상 소개에 ‘스트리머 서준 님 편집자 지원 영상입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서준의 눈길을 끌었다.
“왜 공개지? 그리고……, 메일에서 못 봤던 것 같은데.”
서준은 메일함하고 휴지통을 다시 확인해봤다.
혹시나 실수로 삭제했나 싶었다.
확인해 본 결과 그가 놓친 것은 아니었다.
‘일단 한번 보자.’
한참 뒤.
영상을 확인한 서준은 턱을 괴고 고민에 빠졌다.
“이거 엄청 괜찮은데? 왜 메일을 안 보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