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7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74화(274/431)
제274화
판게아의 남쪽에는 인간이 살 수 있는 지형이 크게 있었다.
그렇기에 대륙의 남쪽은 유일하게 국가가 들어선 위치기도 했다.
대륙의 나머지 땅들에서도 인간들이 모인 사회는 있었으나, 도시국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란과 아시어스.
대륙의 남쪽에 있는 두 원수 국가다.
무릇 이웃 국가들끼리 사이가 좋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법.
다른 인간 세력들은 험난한 자연환경을 지나서야 겨우 교역할 수 있으니 그들은 자연스럽게 국경을 넓히려면 상대 국가에게서 뺏는 수밖에 없었다.
아시어스는 빛의 신을 믿는 신성 국가다.
빛의 신을 믿는 신도들은 모두 평등하다는 교리 때문에 노예가 없으며 나라의 모든 일이 교단의 아래에서 돌아간다.
다란은 노예와 신분제가 있는 국가다.
왕은 없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자격을 부여받고, 또한 아시어스와의 싸움에서 활약하는 위대한 다란의 귀족들의 의회가 나라를 다스린다.
그리고 이 두 나라는 싸움이 끊이질 않으며 지금도 분쟁 중이라 할 수 있다.
“카엘이여.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는가?”
아시어스에서 20명뿐이 없는 추기경인 이안은 이 나라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자라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NPC도 빛의 대리자인 카엘의 눈치는 볼 수밖에 없다.
“혹시, 예언을 정말로 그냥 알고 싶은 건가? 하지만 그건 정말 힘든 일이네. 법에 따르면…….”
“됐고 빨리 말해라. 뭘 원하냐고.”
서준은 이안의 말을 끊었다.
이안은 세계관 설명 문구에서도 몇 번 언급이 되고 이전 역사서 속에서도 얼굴을 비친 적이 있는 NPC다.
가장 큰 특징은 신실한 신자라는 것. 즉, 선역 NPC다.
서준이 굳이 막 나간다 하더라도 쓸데없는 시비가 생기거나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 설마 그때 그 일 때문에 교단에 대한 회의가 깃든 것인가…….”
“시끄럽고 빨리.”
이안이 말한 이전의 일이라는 건 카엘이 아시어스의 국민들을 다란에 몰래 노예로 팔던 추기경을 잡아낸 일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카엘 배경 스토리에 있는 내용이다.
그에 대한 회의감이라.
실시간으로 AI가 서준의 반응을 맞춰가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그러니까 지금 그는 교단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어서 반말을 한다는 설정이었다.
“알겠네. 여기 몇몇 문제들이 발생한 것 같은데 자네가 나서서 해결해 준다면 교단은 그에 대한 감사 표시로…….”
서준은 이안이 건네주는 서류들을 잡아챘다.
시작부터 이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지만, 어쩌다가 싸가지 없게 가기로 컨셉이 잡혔으니 그대로 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역사서의 참가자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일관성이다.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AI 입장에서도, 관전하는 입장에서도 일관성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 법이니.
이랬다 저랬다 하면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못하는 법이다.
“…….”
이안이 떨떠름하게 서류를 가로챈 서준을 올려다보는 동안, 서준은 서류를 살폈다.
“한번 볼까?”
[악마 퇴치]—
아시어스의 동부에 있는 작은 마을 토리온에 하급 악마 발생.
사제급 이상 파견 요망.
목표: 악마 처치
보상: 업적 포인트 +5
—
첫 번째 장을 서준이 들어 올리자 그의 시야 속 서류 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업적 포인트 5.
분명 많지는 않으리라.
사제급이라 하면 그냥 좀 교육받은 일반 병사 수준이다.
엘리트들이 심판관.
인간을 뛰어넘은 존재들이 영웅.
‘그리고 참가자들이지.’
이어서 다음 장을 폈다.
[브리온의 연쇄살인마 조사]—
대도시 브리온 내 연쇄살인 발생.
악마 추종자와 관련 있어 보임.
심판관 파견 요망.
목표: 살인자를 찾아내 체포하기
보상: 업적 포인트 + 20
—
이것 봐라.
심판자 하나만으로 업적 포인트가 4배나 뛰었다.
그렇다면 영웅이 필요한 임무는?
정확히는.
‘다른 참가자와 붙을 수도 있는 퀘스트라면?’
이어서 다음 장을 넘겼다.
마지막 장이었다.
[분쟁지역 지원]—
다란과의 분쟁지 아투라 지원.
최대한 많은 지원 요망.
목표: 전선 50m 이상 밀어내기
보상: 업적 포인트 + 50
—
‘이 업적 포인트로 빛의 교단에 소속된 참가자들은 빛의 교단의 공헌도를 교환할 수 있겠지.’
무소속 영웅이라면 아마 그 영웅의 개인 창고에서 물건을 빼낼 수 있을 것이고, 도시의 소속이라면 그 시장의 화폐를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거로 하지.”
서준은 세 번째 퀘스트의 수락 버튼을 누르고 서류를 돌려줬다.
“그, 그래. 알겠네. 그런데…… 잠시만!”
“뭐지?”
“자네의 믿음은 여전한가?”
이안은 서준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카엘을.
서준은 피식 웃으며 대답하지 않고 밖으로 나간 뒤 누군가보고 들으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마음에 안 들면 그때는 저도 깡패가 되는 겁니다.”
팬서비스였다.
이안의 걱정 어린 눈빛이 떠올랐지만 서준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설마 진짜로 배신이라도 하겠냐고.’
아투라로 가는 건 쉬운 일이다.
텔레포트 마법진이 주요 지역마다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시작하는 참가자들은 모두 이 텔레포트를 이용할 것이다.
‘다른 영웅이라면 업적 포인트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카엘은 무료다.
스타트가 좋긴 하다. 이 나라 한정해서는.
이미 아시어스의 수도의 지형은 다 외워놨기에 서준은 지체 없이 이동소에 도착했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거울을 보며 몸 상태를 살폈다.
전신 갑주와 허리춤에 맨 검.
리그의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 창과 함께 서준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벨은 없었다. 이미 성장이 다 끝난 상태다.
여기서 업적 포인트로 룬을 사거나 아이템으로 강화할 수는 있다.
‘성장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고 했지.’
그리고 이어서 서준은 인터페이스의 업적 상점을 열어 예언서에 몇 공헌도가 필요한지 확인했다.
업적 포인트와 공헌도는 구매할 때 알아서 1 대 1의 비율로 교환이 된다고 한다.
예언서의 비용은 200.
‘생각보다 많이 크군.’
초반에 못 모을 정도는 아니지만, 예언을 보는 게 아무리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 하더라도.
200포인트는 크다. 마냥 좋은 게 아닐 수 있을 정도로.
거기다 정보의 특성상 늦게 알수록 그 힘이 줄어들 테니.
‘빨리 못 사겠으면 그냥 아예 안 사는 게 나을 수도 있겠군. 일단 모은다.’
계산을 마친 서준은 그의 머리 위에 타이머가 0초에 가까워진 것을 확인했다.
직원이 말한 마법진 충전 대기시간이 끝났다는 알림이다.
게임이란 건 변함이 없다.
“심판관님? 따라오세요.”
“알겠다.”
직원의 안내로 서준은 특수한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
아시어스와 다란의 관계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아투라다.
사실 대륙 남쪽의 평원은 산맥으로 인해 반으로 갈라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두 나라로 나뉜 것이기도 하고.
물론 두 나라를 산맥이 완전히 절단한 것은 아니었다.
협곡 아투라.
협곡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넓고 평평한 들판은 아시어스와 다란을 이어주는 길목이다.
수많은 전설들이 탄생하고 예비 영웅들을 망치로 두드리는 이곳에서는 수많은 분쟁들이 치러졌고 지금도 치러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치러질 것이다.
이번에 아투라에서 시작하는 영웅은 각 나라당 한 명씩 있었다.
많은 편도 적은 편도 아니었다.
[안녕하세요.]데니스.
독일의 일반인 장인 참가자.
서준의 첫 기계 파괴술을 본 1인 중 한 명인 그가 서준에게 인사했고 서준도 받아줬다.
[안녕하세요. 우리 그때 봤었죠?]“아, 그때라면 언제를 말하는 걸까요!”
방주는 웃으며 말했다.
궁금하다.
또 어떤 괴담이 나올지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네. 서준 님, 지원 오신 거죠?] [임무가 떴네요.]데니스의 영웅은 전쟁광 리안.
아시어스 소속 군인이다.
참고로 다란의 영웅들은 대부분 귀족이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아직 퍼스트 블러드 안 나온 것 같으니 바로 싸우러 가죠.] [다란에서도 지원하러 오면요?] [2 대 2로 이기면 되죠. 서준 님이신데.]데니스는 웃으며 든든하다는 듯 말했다.
“양국이 계속해서 병력과 자원을 밀어 넣고 있는 아투라는 싸움이 끊기지 않는 협곡입니다! 지금도 분쟁 중이겠죠!”
리안의 시작 지점이 이곳이라면, 그 카엘이 지원을 올 수도 있다는 걸 예상하는 건 쉬웠다.
[그럼 데니스 님? 갑시다. 바로.]“여러분 퍼블! 그러니까 그 역사서 내 최초의 영웅 리타이어는 업적 포인트를 주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 영웅을 리타이어 시키기란 아주 쉽지 않죠. 이곳이 아투라만 아니라면요!”
아투라에 만약 참가 영웅이 있으면 대부분 퍼스트 블러드는 이곳에서 나왔다.
즉, 이제 곧 최초의 탈락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 잠시만요. 뭐라고요? 데니스하고 상대 영웅이 이미 좀 전에 만나서 대화도 나눴었다고요? 무슨 대화죠! 아! 서준 님을 배신하겠다는 대화를 나눴다고요? 위협적인 경쟁자 제거를 위해?”
시작부터 배신이다.
이게 인간, 아니 역사서 평균이긴 하다.
“어차피 전쟁광 리안이라서! 아투라의 악귀라서! 나름 합당하긴 하지만 왜 하필 지금!”
이번 역사서는 세력전일 수는 없었다. 참가자들의 위치 분포가 너무 넓었다.
그러니 배신이라는 소식에.
-헉
-방장아 조심해라
-위험하긴 하네
-다란 쪽도 지원 왔나? 공식 계정 봐야 하나? 확인 좀
서준을 응원하는 팬들은 걱정한 반면.
[나이스 데니스!]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제일!] [그래. 그놈부터 처리하고 가자고 하하]세계인들은 별생각 없었다. 뒤통수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은 없었다.
뜬금없긴 했지만,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
전쟁광은 제대로 된 신자가 아닌 오직 강자와의 싸움을 위해 아투라에서 살고 있으며, 혼란을 좋아한다.
카엘을 노리는 것도 후에 충분히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얘기는 공식 북미 방송에서도 나왔다.
[한국인 스트리머의 가장 치욕적인 날이 될 수도 있겠군요.] [시련에서 아무리 잘했어도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선택을 내리지 못한다면 첫 번째 탈락자가 되는 겁니다. 하하하.] [현재 다란에서 오는 영웅은 네 지금 보이네요. 둘이 미리 얘기를 맞춘 장소로 가고 있습니다. 천만 다행히 다란 쪽 지원은 없지만, 아, 이걸 어떻게 하나요.]그들은 서준의 죽음을 반쯤 확신하고 있었다.
극초반에 너무나 빠르게 진행된 전개.
데니스가 상대편과 미리 어느 정도 말을 맞췄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미리 시작 내용을 예상하고 준비한 거라면 그것 또한 훌륭한 일이다.
뭐, 서준을 죽이는 게 경쟁자 제거라는 목적이라면 말이다.
아직 무엇이 이번 역사의 변곡점인지 몰라도 50명 전원이 살아 있어야만 하는 역사서 같은 건 없을 테니 합당했다.
[그런 만큼 이번 역사서가 정석적이고 이변이 없는 스타팅을 보여줬고. 그렇기에 미리 준비한 대로 다른 참가자들이 움직일 수도 있으니 이 점을 생각해 카엘은 좀 더 경계 레벨을 높였어야 했다고 봅니다. 아쉽게도 첫 참가죠?] [맞습니다.] [아투라는 정말 혼란스럽고 위험한 지역입니다. 차라리 다른 임무를 달라고 갱신을 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했다면……. 어?]그때였다.
다란 쪽 영웅과 조금 멀리 떨어진 상공에 눈에 띄는 균열이 그어져 있었다.
하늘을 찢고 나오는 거대한 검.
저런 스킬은 지금, 하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죠?]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었다.
카메라가 서준을 잡는다.
하늘의 검이 심판하려는 이단은 데니스였다.
체력이 이미 실컷 데미지를 입어 줄어든 채로 하늘을 보며 눈에 띄게 당황하는 데니스 말이다.
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안에 심마가 가득하구나.]마치 이단 심문관 같은 경건한 목소리였다.
이를 지켜보는 곧 죽을 데니스는 어이없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려고 입을 여는 순간.
콰아아앙!
데니스는 떨어지는 빛의 검에 막고 죽었다.
[최초의 승리: 업적 포인트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