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9화(29/431)
제29화
“자 그러면 게임을 시작할게요.”
[암살단의 여명을 실행합니다.]알림음이 떠오르고.
세상이 어둠에 잠긴다,
* * *
서준은 시장에서 깨어났다.
“자 이제 가봅시다.”
어디로?
암살단의 근거지로.
“이봐. 여기 싱싱한 과일 하나 잡숴봐.”
“어이. 길 막지 말고 비켜! 급하니깐.”
“아저씨. 사탕 하나만 사주세요.”
서준은 시장통을 헤쳐나가면서 태양의 주점으로 향했다.
튜토리얼을 깨고 마탑주를 잡기 전까지는 한 번도 가지 않은 곳이었지만, 지난 며칠 간은 서준이 매일 한 번씩은 들른 곳이었다.
-응 오늘도 다를 바 없어
-걔들 뒤 구리다니깐ㅋㅋ
-일처리 ㅈㄴ 못함
“인정합니다. 얘들 일 더럽게 안 해요.”
서준은 태양의 주점에 들어선 뒤 자연스레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닥의 비밀 통로를 열고 들어갔다.
암살하면 쌓이는 일정 평판 이상을 달성하면 출입할 수 있는 암살단의 비밀 장소였다.
“무명 무슨 일로 왔지? 임무가 필요한가?”
-임무 받으면 질서의 파편 못 얻죠? 그냥 임무는 받으면 안 됨ㅋㅋ
-ㄹㅇ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겨우 지배자 잡은 애들 오열했음
-겨우 잡았는데 안 떠서 빡종함ㅋㅋㅋㅋ
서준의 앞으로 여러 선택지가 떠올랐다.
그는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했다.
“이제 지배자를 처리하고 싶은데.”
“미안. 그건 시기상조다. 우리의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
-또 이러네 ㅋㅋㅋㅋㅋ
-평생 준비 안 할 듯.
-솔직히 현실이라면 방장이 양심 없는 거긴 해. 며칠 만에 어떻게 일을 다 끝내냐?
-하지만 여긴 게임이지
-설마 이것 때문에 오늘 퀸 안 잡을 건 아니죠?
며칠째 같은 대답을 하는 크리스티나.
“뭐 어쩔 수 없죠.”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돼!
-너 이런 애 아니었잖아
-말 잘 들어?
“그냥 잡는 수밖에. 제가 기다릴 것 같았어요?”
씨익 웃고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낸다.
이곳 암살단 전용 상점에서 나름 비싸게 주고 산 검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야 우리 방장이지
-아니, 이럴 거면 지금까지는 왜 안 잡았던 거임?
“왜 안 잡았던 거냐고요? 그냥요. 님들이 잡아달라 하니깐 잡기 싫더라고요.”
사실은 계약 때문이지만, 말하진 않았다.
비밀보장 조항 같은 건 없었지만, 이왕이면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니 말이다.
서준은 부탁받은 건 웬만해선 지키는 편이었다.
-X랄 났다 청개구리냐?
“스읍. 욕하지 말아 주세요.”
-이 스트리머는 반대로 해 줍니다 ㅋㅋㅋㅋㅋ
-시청자한테 휘둘리지 않는 스트리머!
-불통 그 자체
“나 참. 저만큼 소통 잘하는 스트리머가 어디 있다고요.”
서준은 무수히 올라오는 물음표를 뒤로하고 태양의 주점에서 나와 맵을 보면서 궁전이 있는 도시의 중앙으로 향했다.
그는 기계치기는 했지만, 다행히 길치는 아니었다.
“자 여러분 이제 궁전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서준은 걸어가면서 시청자들에게 게임 속 정보에 관해 물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한테 맡겨놨냐?
-제발 예습 좀 해라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시청자들을 복습시켜주려는 서준 교수님의 깊은 뜻인 걸 모르겠냐
“농담이에요, 사실 저도 대충 알아봤어요.”
-오? 웬일이래?
-스읍 방장은 모르는 거에 당해야 재밌는데
-그리고 그걸 가볍게 파훼하는 게 멋지지
서준은 옥상을 넘어 다녔다.
이게 가장 편했다.
저 멀리 도시 중앙에 있는 화려한 궁전이 보였다.
전면부 길이 160m에 높이 32m. 총 4층으로 1,015개의 방과 2,038개의 문, 825개의 창문을 가진 알버크 궁전이었다.
알버크를 둘러싸고 있는 여왕의 야외 갤러리와 거대한 호수, 알테온에서 가장 큰 정원 등이 서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저곳에서 일하는 고용인만 1,000명을 넘기고 로얄 가드라 불리는 경비병이 300명이나 있다는데 말입니다. 창문도 그렇고 이런 걸 다 직접 샜다는 유저가 궁전보다 더 대단한 듯하네요.”
-ㄹㅇㅋㅋ
-여러 의미로 대단하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 부자
-시간 빌게이츠ㅋㅋㅋㅋㅋ
서준은 높은 건물의 옥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알버크 쪽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궁전에 가까워지다 보니 주변에 경비대가 많아 보였다.
이런저런 잡담을 하며 오가고 있을 때 도네가 울려 퍼졌다.
[‘사기주사위’님이 10,000원 후원!] [서준님 혹시 미션 같은 거 받나요?]서준은 걸어가다 멈췄다. 그리고 말했다.
“사기주사위님 후원 감사합니다. 미션 내용이 뭔가요?”
-방장 속마음) 고객님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나요?
-미션은 못 참지
-하남자 특) 자본에 약함
잠시 기다리자 도네가 들어왔다.
[‘사기주사위’님이 300,000원 후원!] [여왕을 잠입해서 암살로 한 번 잡아주세요! 서준 님이 잠입하는 거 보고 싶어요!]-와, 한 번에 30 ㄷㄷ
-쟤 왜 일단 쏘고 보냐 ㅋㅋㅋㅋㅋㅋ
-돈을 일단 쏴라 그리하면 스트리머가 미션을 할 것이다.
-근데 방장이 하는 암살? 좀 보고 싶을 수도ㅎㅎㅎ
-뭔 소리야. 암살을 하면 질서의 파편은 어쩌고. 받으면 안 되지.
그 뒤 미션 내용에 대한 여러 의견이 올라왔다.
잠입과 암살.
서준이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은 플레이였다.
‘해 보는 것도 재밌긴 할 텐데.’
도네를 쏜 사람은 아까 게임 시작 전에 암살단의 여명을 시작할지 말지 고민하던 시청자였던 것 같았다.
아마 그가 하는 잠입 플레이를 보고 싶었나 보다.
[‘사기주사위’님이 100,000원 후원!] [아, 생각해보니 질서의 파편이 있었네요! 미션 취소하겠습니다. 그리고 환불은 괜찮습니다.]-와 큰손 ㄷㄷ
-미션 취소도 10만 원으로 쏘네
-아까 걔 아님? 나였다면 저 돈으로 게임 샀다 그냥ㅋㅋㅋ
서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 보죠. 뭐. 잠입하고 암살 직전에 그냥 깨우면 되잖아요.”
그러면 알아서 무쌍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경보음이 울려서 잠에서 깨는 거나 침입자가 직접 잠에서 깨우는 거나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으니 말이다, “받은 만큼 일은 해야죠. 안 되면 죽고 무쌍으로 하지 뭐.”
-참된 스트리머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게임 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감사합니다!
서준은 사기 주사위의 채팅을 읽은 뒤 암살 방법을 생각해봤다.
암살과 잠입을 하는 방법이 무궁무진한 게임인 만큼 궁전에 들어가 여왕에게 접근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1차원적으로 로얄 가드의 눈을 피해 잠입하거나, 무도회 초대장을 훔칠 수도 있고, 귀족과 친해져 궁전에 초대받을 수도 있었다.
당장 가능한 건.
“그냥 들어가야겠네요. 암살하기로 했으니깐 궁전 설계도를 좀 구해야겠네.”
서준은 신호석을 사용해 크리스티나와 연락한 뒤 가장 가까운 암살단의 근거지를 다시 찾아갔다.
마찬가지로 이번 근거지도 주점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서준은 주방 바닥의 비밀 장소로 들어간 뒤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의 앞으로 가서 앉았다.
“혼돈에 잡아먹히지 않게 조심해. 진정한 혼돈이란 질서를 파괴하지 않으니 말이야.”
이 구역을 맡은 암살단원이었다.
“형제여 무슨 일로 왔는가. 허허허.”
[–> 물건을 거래한다.] [–> 대화를 나눈다.]선택지가 떠올랐다.
전자를 선택하면 암살단의 장비들을 구매할 수 있고 후자를 선택하면 쓸데없는 잡담이나 구경해야 했다.
서준은 전자를 선택했다.
“물건을 거래하고 싶은데.”
“좋지. 형제여 돈은 넉넉하게 챙겨 왔겠지?”
인터페이스가 떠올랐고 서준은 분류 칸에 있는 설계도를 눌렀다.
암살단은 알테온의 건물 대부분의 설계도를 모아두고 있었다.
서준은 스크롤을 내려 궁전의 설계도를 발견했다.
“이게 가장 비싸네요.”
이를 구매하려면 평판 혹은 돈이 필요했다.
[알버크 궁전 설계도] [700 암살단 평판] [교환하기] [3,000 골드] [교환하기]궁전 설계도는 설계도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템과 비교했을 때도 가장 비싼 아이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서준은 둘 다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암살단 평판 – 3,427] [보유 골드 – 10,000]평판은 지배자를 셋이나 잡아서 높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서준이 임무를 받지 않고 플레이해서, 기존보다 부족한 보상을 받았을지라도 말이다.
돈은……
-부자네…
-나도 소매치기나 할까?
-하루 30분이면 건물을 살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by 서준.
보통 1,000골드면 상점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비싼 무기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서준이 가진 10,000골드는 충분히 많은 양이었다.
그리고 이 골드는 소매치기로 번 돈이 아니었다.
오히려 미니게임 같은 요소들로 번 돈이 훨씬 많았다.
“자 날조는 멈춰주시고요. 평판으로 사겠습니다.”
서준은 평판 옆의 교환하기 버튼을 눌렀다.
“고맙네, 무명. 다음에 또 오시게나.”
비싼 물건을 팔아서 신난 것 같았다.
이게 암살자야 상인이야.
서준은 떨떠름한 눈으로 NPC를 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자 그러면 한번 가봅시다.”
서준은 알버크에 다가갔다.
아까와는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설계도를 얻었기 때문에 궁전의 형태가 레이더처럼 표시되었기 때문이다.
“오 이런 아이템이 있구나.”
-게임을 한 지 일주일 만에 이런 기능이 있다는 걸 안 방장님ㅋㅋㅋ
-신문물 맛이 어떠냐?
-투시경도 사면 적들의 위치도 알 수 있는데 어떰?
서준은 궁전의 앞에서 섰다.
보초를 서는 로얄 가드가 보였다.
“투시경이요? 됐어요. 잡입하는 게 뭐 어렵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발언 감당 가능?
-업보 쌓기 on
-암살까지 잘하진 않겠지 설마
-몇 번 발각되고 흑화해서 무쌍으로 때려잡을 예정
“자 그럼 갑니다.”
옆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의 시선이 잠깐 돌아간 순간 서준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철창을 넘었다.
여왕의 야외 갤러리가 철창을 넘자 바로 나타났다.
다른 쪽은 트인 공원이나 천연 해자인 호수가 있었기 때문에 궁전 내부로 접근하기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서준은 소리에 집중했다.
로얄 가드라 불리는 왕실 근위대는 알버크의 모든 곳에 퍼져서 순찰하니 말이다.
저벅저벅.
서준은 소리의 진원지에서 멀어지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구조를 알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진 않았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하는 점은 바로 알버크의 옥상에 있는 저격수들.
서준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갤러리에서 벗어난 뒤 2층으로 외벽을 타고 올라가 발코니에서 숨을 돌렸다.
“흠. 좀 쉽네요.”
-이제 시작인데ㅋㅋㅋㅋㅋ
-기고만장 ㄴㄴ
알버크 궁전은 미로처럼 복잡한 여러 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형태였다.
여러 번의 개축과 증축을 거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왕의 거처는 미로 같은 궁 속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있는 만큼 플레이어가 들키지 않고 접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서준은 창문에 귀를 갖다 댔다.
누군가가 잠자는 숨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아니고.”
서준은 다시 벽을 탔다.
비어 있는 게스트룸을 찾기 위해서였다.
“여기는 비어 있네요.”
서준은 발코니의 문을 조심스레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ㄱㅇ
-이래서 암살이 어렵지
-조심했어도 소리가 너무 컸다.
시청자들이 웃고 있었다.
왜지?
그리고 서준은 곧바로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뭐지? 무슨 소리지?”
게스트룸의 문 뒤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
로얄 가드에게 들킨 것이다.
철컥.
반대편에서 문손잡이를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 밑으로 들어가셈
-벽장 속으로 ㄱㄱ
-응 그거 다 해도 걸려. 궁전 암살이 ㅈ으로 보이냐?
-이미 경계 태세에 들어갔음. 여기 NPC들은 좀만 소리 나도 바로 경계임.
경계 태세는 잠입 게임에 흔한 시스템이다.
유저가 기척을 냈을 때 NPC가 취하는 시스템인데 이때의 NPC는 소리의 원인을 찾기 전까지 주변을 맴돈다.
그리고 궁전의 NPC들은 시간이 지나고도 원인을 찾지 못하면 경보음을 울린다.
그렇게 되면 실패다.
서준은 채팅을 보고 상황을 순식간에 판단했다.
이대로 숨어도 걸리고 도망칠 순 없다.
‘역시 난이도가 높네.’
그렇다면.
끼이익.
-걸렸다
-최초로 실패하냐 ㅋㅋ
-암살이 ㅈ으로 보였지?
서준은 문이 열리는 찰나의 순간에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냈다.
그리고 문이 채 다 열리기 전에 로얄 가드의 위치를 파악했다.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그리고 문이 반쯤 열렸을 때 단검을 날렸다.
컥.
짧은 단말마와 함께 로얄 가드가 쓰러졌다.
“뭐야 이러면 되네. 암살도 쉽네요.”
서준은 언제 긴장했냐는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 순간에 단검을 날릴 생각하는 것도 대단하다 진짜 ㅋㅋㅋㅋ
-또 무쌍하네 저거저거
-죽이지 좀 말고 조용히 잠입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암살이냐!
암살단의 여명에는 급습판정이란 게 있다.
NPC가 적의 존재를 확정하기 전에 급소에 공격당하면 한 번에 죽는 판정이다.
이 역시 암살 게임에선 흔한 시스템이다.
중요한 점은 로얄 가드가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다.
이 말의 뜻은.
“하지만 못 봤죠?”
-아오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빨랐죠ㅋㅋㅋㅋ
-급습판정이 났으면 암살 맞긴 하지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적이 모르는데 어떻게 무쌍임? 암살이지
-아ㅋㅋ NPC가 경계 태세에 들어가면 그냥 보기 전에 급소 맞추면 된다고
-정보) 의외로 잠입 중에 적을 암살하는 건 정상적인 플레이다.
-근데 저게 정상적인 암살은 아니잖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