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9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96화(296/431)
제296화
“저기요 카엘 님. 하. 그러지 말고 나랑 100포인트 걸고 제대로 붙어보죠?”
독일의 게르트는 더 이상의 건방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정석대로 붙는다.
그리고 저 스트리머의 오만을 꺾는다.
그 스트리머는 반색하며 말했다.
“오? 바로 합시다.”
그래서 게르트의 기분은 더 나빠졌다.
잘하긴 하지만 무조건 자신이 이길 거라는 듯 구는 게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빨리 퀘스트 만드시죠. 이번 건 저만 들어갑니다.”
100포인트가 걸린 퀘스트라면 어차피 다른 사람이 끼어들기를 할 리 없겠지만 게르트는 선포했다.
어쩌면 질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바이킹들의 함성처럼 스스로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행위였다.
“잠시만요. 방금까지 그룹용으로 퀘스트 수정 중이었어서.”
“네, 제대로 붙으시죠.”
제대로.
재차 그 말을 한 이유는 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나서주는 사람은 필요해서다.
지금 이대로라면 프로들이 완전히 휘어 잡히고 가니깐.
흐름을 끊는다.
아직 서준과 싸워보지 않은 게르트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전체적인 싸움이 이를 악무는 대신 설렁설렁 했다는 점이었다.
8포인트나 걸렸음에도 프로들은 모든 것을 쏟지 않았다.
그걸로 이긴 스트리머는 자신감에 가득 차 2 대 1을 논했고.
그는 쏟을 생각이었다.
“왔군.”
새롭게 떠오른 퀘스트창.
[100포인트 막고라ㅋㅋㅋㅋㅋㅋ]==
승리 조건: 한 대라도 타격에 성공 시 승리
패배 조건: 체력이 20% 이하에 도달
대가
승리 시: 카엘의 트레인의 추방 1일, 100포인트 습득
패배 시: 105포인트 차감
==
“어……!”
“어서 들어오시죠.”
“왜 내 승리 조건이 이렇지?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냐?”
“아니요. 어차피 저는 한 대만 맞아도 집니다.”
“…….”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스트리머는 웃고 있었지만 놀리거나 다른 비하의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게 참 이상했지만 알겠다 하고 게르트는 총을 들어 올렸다.
“후회하게 해 주지.”
“갑시다.”
퀘스트를 수락하고 지정된 위치에 서자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5.
4.
3.
2.
1.
탕!
***
“이봐 게르트.”
“왜.”
“재밌었나?”
“뭐 재미? 방금 100포인트를 잃었는데? 미친. 겁나 아깝군.”
“그런데 약간 설렁설렁하는 것 같아 보여서. 나는 네가 그냥 100포인트 기부하나 했지. 협력이라면 강력한 놈 하나 만들자?”
친분 있는 동료와 소곤거리던 게르트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렇군……. 내가 그렇게 보였던 건가. 그렇다면 다른 프로들도?”
이를 악물고 악에 받쳐서 싸운 것은 아니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는 다했다고 그는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완전히 피하기로 작정한 상대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틈을 노리려 해도 확실한 상태에서만 공격해 왔고.
이건 한 대만 맞아도 패배니 당연한 플레이였지만.
중간중간 일부러 허점을 줘서 공격하게 유도해도, 그 속내는 간파당하고 허점을 줬던 걸 이용해 상대에게는 완벽한 순간으로 바꿔가며 공격해 왔다.
‘괴물이군.’
그리고 그 치열했던 모든 순간들이.
“나도 한번 해 볼까? 뭔가 실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완전 이레귤러군.”
가볍게 보였다.
가볍게.
“그러게. 이레귤러야. 정말 특이해.”
그 어떤 흔적도 없이, 갑자기 저런 실력자가 나타나는 게 가능한 일인가?
“게르트, 너 말고 다른 상대했던 프로들도 모두 칭찬하더군.”
하긴.
상대해 봤던 이들은 모두 오히려 즐거워하며 2 대 1을 해 보려는 듯했었다.
얕본다고 흥분했던 건 게르트처럼 상대를 안 해봤던 이들.
“무언가 있어.”
“뭐가.”
“저 스트리머 분명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무슨 당연한 소리를. 그러니까 지금 저러고 있겠지. 시련에서 그 깽판 쳤던 거 보면 모르겠냐? 나도 그게 신기해서 만나 보려고 온 건데.”
“다 비슷비슷하겠지.”
“나도 달려들어 볼까?”
1 대 2로 싸우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전처럼 싸움들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단조롭고 설렁설렁해 보였다.
하지만.
게르트는 순간 그 세 명의 인원 중 한 사람에 빙의해서 서준을 상대했고.
그제서야 무언가 보이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허…….”
“왜?”
“감탄이 나와. 정말로.”
전체를 보면서도 또 이입해서 그런가, 게르트는 서준의 움직임에서 감동을 받는 경험을 했다.
‘단순히 피하는 플레이에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서준을 상대하는 두 프로 선수도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기분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둘 합을 계속해서 맞추고 있었다.
두 프로 선수의 실력이 올라간다.
정확히는 방법을 잡는 것일까?
상대방은 쉽게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더럽게 잘 피한다.
방향을 잡는다. 그리고 시험해 본다. 그렇게 숙련도가 쌓인다.
‘이보다 더 좋은 연습 상대는 없다, 이 건가?’
프로가. 자신과 같은 동료들이 실시간으로 실력이 올라가는 걸 보는 게르트는 조금 전 그의 싸움도 복기해 봤다.
‘수많은 실마리들이 있었다…….’
아.
이제야 모든 게 명확히 밝혀진다.
고작해야 3포인트로 적었던 대가. 사실상 포인트가 목적이라기엔 애매하다.
그 리스크에 비해서 훨씬.
2 대 1이라고 늘렸지만, 그것도 정말 소소하게 5포인트로 늘렸을 뿐이다.
전말이 밝혀졌다.
“야.”
“왜.”
“같이 도전하자.”
“도전? 게르트 미쳤냐?”
저 스트리머는 지금 흑막을 대비해서 프로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프로들을!
오로지 역사서를 위해.
게르트는 인정했다. 저 스트리머는 충분히 훈련 시킬 자격이 있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악역을 자처하면서까지 역사서를 대비하는 것 아닌가.
저런 사람이 아니면 그 누가 그들을 훈련시킬 수 있을까.
인성과 실력.
둘 다 훌륭하다.
“그래 도전. 지금도 저 봐라.”
도대체 어떻게 저런 방식으로 피할 생각을 하는 걸까.
기발하고 또 창의적이며 천재적이다.
분명 새로운 경험을 프로들에게 겪어보라고 움직이는 것일 테지.
“잘 들어. 지금 저 스트리머는…….”
***
서준은 생각했다.
‘아오. 귀찮군.’
답도 없다.
그는 혹시나 해서 피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에서 가장 창의적인 방법을 중간중간 섞으면서 피하는 중이었다.
서준이 취했던 모든 행동들이 데이터가 될 테니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남겨두어야 했다.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부터 가장 비효율적인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합이 맞아가는 프로들을 보면서 서준은 오히려 더 그들의 퍼포먼스가 오르길 빌었다.
‘이계의 괴물들이랑 싸웠던 데이터가 있으니 그래도 평타는 치겠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
더 극한의 상황에서 서준이 해쳐나가는 데이터를 쌓아야 하지 않겠는가.
“수고하셨습니다.”
이어서 다음 퀘스트를 했다.
솔직히 프로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포인트를 일부러 더 많이 걸었지만, 그리고 도발하는 척도 했지만 잘 모르겠다.
‘두 판 전에 얻은 100포인트까지 넣을까?’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
퀘스트 수락을 누군가가 했다는 알림이 바로 올라왔다.
의아해하며 퀘스트 진행 위치로 움직이는 상대를 확인해 보니 조금 전에 일대일로 싸운 독일의 프로게이머.
이름은.
‘기억 안 나는군.’
아무튼.
다시 되찾으려는 건가 싶었는데 상대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보니 적의라고는 정말 1그램도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적의가 없을 수가 있을까. 100포인트를 뺏기기 전에도 넘쳐흘렀는데 지금은 뺏긴 후다.
“한 수 배워도 되겠습니까?”
“그, 그럼요.”
서준이 당황했다.
최종 흑막이었지만 허무하게 죽은 습격자를 만났을 때만큼이나.
“감사합니다.”
“네.”
“그럼 저도 얘 따라서 한 수 잘 부탁드립니다.”
“…….”
이 사람들이 도대체 왜 이러지.
서준은 호감이 듬뿍 담긴 두 시선을 받으며 심히 당황했고.
둘이 싸우는 동안 게르트가 파악한 서준의 의도는 또 다른 프로에 의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참가자들에게 전파됐다.
이윽고 분위기는 물론이고 서준의 이미지까지 모든 게 훈훈해졌다.
본인들을 훈련시키려는 서준에게 고마움을 느낀 프로들은 보답도 하고 혹시나 실력도 키울 수 있을까 해서 서준의 퀘스트에 쉬지 않고 참가하기 시작했고.
이는 서준으로서도 좋은 일이며 밖에서 보는 이들도 감탄했으니.
[이것마저 예상한 겁니다! 적을 키워주는 행위! 어차피 이긴다면 이 정도야 뭐! 포인트도 복사하고, 이미지도 좋아지는 방장입니다! 이렇게 친해지고 호감을 쌓은 만큼 나중에 배신할 순간이 기대되는데요! 가슴이 떨려옵니다!]-원래 제일 믿었던 놈이 배신하는 게 충격이 크거든
-그만큼 배신의 효과도 크고 ㅋㅋㅋㅋㅋㅋㅋ
-캬!
-이게 흑막이지
-지금까지 이렇게 했던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슬프구나 ㅋㅋㅋ 수준이 낮군
-ㄹㅇㅋㅋ
***
유적.
판게아의 도시 거점이 아닌 필드는 굉장히 광활하고 그렇게 넓은 만큼 수많은 역사의 흔적들이 새겨져 있다.
유적은 그중에서도 역사서의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던전이다.
애초에 넓은 대지에서 아무런 단서 없이 유적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그렇기에 AI가 제공해 주는 단서로만 유적을 찾을 수가 있는데.
당연하게도 그렇게 찾은 유적은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보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필요한 보상이 있는 유적에 보내준다는 거다.
그렇기에 단서로 유적이 나오면 무조건 찾아야 한다. 형세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신검은 방금 막 유적을 클리어했다.
“하하하! 그 자식이랑 떨어지니 술술 풀리잖아! 그래!”
운이 좋았긴 하지만, 그는 사막에서 유적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고 그대로 판게아의 산맥으로 돌아와 유적 탐사에 나섰다.
그리고 찾았고 신상 앞에 도달했다.
신상.
유적에서 나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물 중 최고 티어의 아이템이었다. 필요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이미지로 때려주는 아이템이었으니.
물론, 신상으로 얻는 이미지는 오직 그만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차피 경쟁도 아닌데 남들이 믿어주고 말고가 중요하겠는가.
“운이 좋아도 너무 좋잖아. 그래, 꼭 그 자식이랑 부딪힐 필요는 없었지.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거야.”
그는 서준의 표현을 빌리자면 회개했다. 그의 잘못을 알았다.
그러고 플레이를 하니 술술 잘 풀렸다.
“협력해야지. 그 자식과도. 화해하고 사과도 하고.”
물론 계속 긁는 게 맘에 안 들긴 하지만 미운 정이라는 말도 있지 않겠는가.
신검은 산맥 속 거대한 유적의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신상에 손을 대자 초록색 안개로 가득 찬 환영이 그의 눈동자 속에 영사되었다.
가장 필요한 정보.
그게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신검은 집중해서 봤고.
‘초록색 안개는 이계 같군. 이계의 땅속에 누가 잠들어 있는 건가? 아. 그 존재가 힘을 주고 있다고. 누구한테? 밖으로 나왔다. 설마 그때 그 습격자가 트레인에 있어서?’
어차피 습격자를 보여줘도 큰 정보를 얻지는 못할 텐데?
모르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인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던 신검은 기함했다. 환상 속에서 나타난 것은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뭐야. 카엘? 카엘이 왜?’
환상 속 시점이 이리저리 이동하다가 카엘의 머리 위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카엘이, 아니 그 스트리머가 하늘을 잠깐 보려고 고개를 든 순간.
사르륵.
카엘의 신실한 눈동자 속에서 신검은 볼 수 있었다.
초록빛 광채가 번뜩였다.
그리고 환영이 끝났다.
“이 카엘이? 와. 이래서 예언도 무시하고 트레인에 온 거네. 아니 애초에 예언 같은 퀘스트가 없었겠네. 흑막이니까!”
습격자가 굳이 그와 태산을 습격했던 것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운이 나쁜 게 아니었다.
흑막의 성격이 나쁜 거였다.
“빨리 가야겠어. 죽인다.”
증거는 없지만, 말하면 누가 안 믿겠는가.
그 성격에 이미지가 좋을 수가 없는데.